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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저자가 현대사라는 숲을 회고하는 것이 매우 흥미롭기 때문이다. 마치 뿌리를 딱하니 땅에 박고 숲에서 일어나는 일을 하나하나 깊숙히 들여다 보는 듯하다. 때로는 거세게 부는 풍랑을 다 받아들이고, 때로는 새들과 곤충들에게 안식처도 주는 나무와 같다. 그러한 모습이 2권에서는 전쟁, 율법 그리고 다시 현대사로 돌아오는 숲을 형성하고 있다. 전쟁을 겪은 필자의 생각은 전쟁문학들이 다루는 것처럼 그 전쟁의 상황설명과 처참함이 길지도 않고 매우 깊지는 않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짧게 서술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에서 겪은 참상과 그 느낌은 굵고 정확하게 묘사되어 있다. (인상깊은 구절)에 쓴 것처럼 저자가 겪은 경험을 일반화해서 서술한 대목은 여러 전쟁영화나 소설에서 다루어지는 그것과 똑같다. 그리고 전쟁 전의 우리나라의 상황과 전후의 모습을 접하면서 참으로 가슴이 아팠다. 전쟁을 겪지 못한 세대로서 간접체험을 할 수 밖에 없지만, 그 아픔과 소용돌이 같은 그 때의 상황은 비록 책을 통해서이지만 진솔하게 전달되었다. 그냥 6.25가 아니고 한국전쟁이 일어난 날 6.25로 다가오는 차이이다. 전쟁에 승자와 패자는 엄연히 존재하나 그것은 한낱 국가적 차원의 추상적 존재의 일이요, 역사 속 민초의 관점에서 보면 모두가 패자요 고통임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그리고 전후 저자가 유학을 떠나면서 겪은 일들이 기록되는데, 유학 그 자체보다는 그 과정에서 저자가 다시 거듭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율법에 치우쳤던 저자의 학창시절 신앙관이 점차 그 껍질을 탈피하는 모습이 매우 흥미로웠다. 왜냐하면 개인적으로 과거 종교생활이란 것을 하면서 이러한 율법에 관한 갈등을 작게나마 겪었기 때문에 더욱 흥미를 자극하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내 종교적 지식이 미약하여 술, 담배를 금하는 자들에게 종교적인 반박을 거창하게 할 수 없었지만, 결국 내용은 같은 주장을 목사인 저자가 대신 말해주는 것 같아 혼자 속으로 뿌듯했다. 유학 생활을 마치고 저자는 다시 귀국하여 현대사란 숲에 발을 들여다 놓는다. 쉽게 말해 사서 고생하는 길을 택한 것인데, 한사람의 운명이란 것이 다 이렇게 선택의 기로에서 결정적으로 정해지는 것에 운명의 기묘함을 느낀다. 지금 3권을 읽고 있는 가운데 책이 주는 흥미로움과 다음 내용이 뭘까 하는 궁금증은 만화 몬스터에 견줄만할 정도이다. 특히 행간에 있는 깊이있는 내용에 감명 받고 있다. 젊은이에게 들려주는 나의 현대사 체험이라는 책의 부제처럼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반드시 일독을 권하고 싶다. [인상깊은구절] 전쟁이 惡인 것은 다른 무엇보다 그것이 인간의 가치를 부정하고 인간에 대한 신뢰를 저버린다는 데에 있다. 전쟁은 인간이 믿고 있는 모든 아름다운 세계를 파괴시켜버린다. 평소 친구니 이웃이니 선배니 스승이니 하는 아름다운 관계 속에서 억제하고 감추어 왔던 이기적인 본성이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 처해지면 아주 적나라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은 일반인뿐만 아니라 종교인의 경우에도 별 다름이 없다. 인간의 추한 모습을 보게 되는 것, 바로 이런 체험이 나를 가장 고통스럽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