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의 목적은 좋은 책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많이 파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다 보니 꼭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어른의 사정" 이라는 것일까요?
출판사도 역시, 생산 비용은 줄이고 판매량은 높인다는 기본 경제 법칙에 묶여있었습니다.
컴퓨터 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오라일리 책은 한번쯤은 반드시 사서 본 적이 있거나, 보게 될 것입니다.
뭐, 워낙 유명한 것도 있고, 또 책도 예쁘게 잘 만들거든요.
표지에서 처럼, 깔끔한 흰색 바탕에 동물 그림 하나. 그리고 빨강, 파랑등의 띠 위에 흰색 책 재목.
자랑스럽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책 표지입니다.
그러나, 그 내용은 그렇게 친절하지 않습니다.
초보자가 보기에는 힘듭니다. 굳이 이 책뿐만 아니라, xslt, perl 등의 다른 프로그램언어를 다룬 책들도 처음부터 따라하기에는 어렵게 만들어져있습니다.
차라리 같은 출판사의 "뇌를 자극하는" 시리즈나, "IT Cook book" 시리즈가 훨씬 읽기 편하게 나와있지요.
더구나, 알고리즘 책은 책 한두권 읽어서 뭔가를 배우거나 깨칠 수 없는 학문입니다.
관련된 수학 지식과 코딩 경험이 있어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원제인 "Algorithm in nutshell" 인 것처럼, 이 책은 마치 "영문법 요약집" 같은 내용입니다.
즉 "알고리즘"에 관해서 좀 안다는 사람들이 말하는 대표 알고리즘을 모두 정리해놓고 있지만, 그 내용을 하나 하나 자세히 설명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른 책이나 수업을 통해서, 알고리즘을 어느 정도 배운 사람이, 노트 필기 대신 또는 생각 정리용으로 보기에 적합한 책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이 책을 시작점으로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다만, 다른 책으로 이미 시작 하셨다면, 잘 정리된 노트 내용으로 사용할 수는 있습니다.
그럴때는 좋아요. 그러기 위해 만들어진 책입니다.
그럼 이 제목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마치 초보자들을 꼬시는 듯한 "사전처럼 바로 찾아쓰는" "바로 동작하는 실전 코드로 정리한" 이라는 말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요?
사실 거짓말은 아닙니다.
알고리즘은 각각이 해결하려는 방법대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노트 요약본 처럼 말이죠)
그리고, 실제 코드로 표현되어 있기는 하지만, 바로 갖다 쓰지는 못합니다.
Copy & Paste가 안됩니다. C 코드의 경우는 extern 함수로 선언되어 있어서, 따로 헤더 파일을 조절해줘야 하고, java 용도 마찬가지입니다.
(루비는 제가 사용안해본 언어라 루비 코드는 뭐라고 할 말이 없네요)
단지, "기존의 슈도코드보다 실제 코드이다" 라는 것이 맞지, 말처럼, 카피&페이스트 해서 사용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럼 이런 초보자들을 꼬시는 듯한 문구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요?
출판사와 역자의 야합의 결과입니다.
알고리즘책 누가 사서 봅니까? 프로그램은 자료구조 + 알고리즘 이라고 말하면서도, 알고리즘은 3/4 학년 과목의 전공 선택으로 들어가는 것이 현실입니다.
어렵다는 것입니다. 자료구조 (2학년 전필) 정도만 알아도 일반적인 프로그래밍에서의 어려움은 없습니다.
극한을 배우지 않고 미/적분을 배울 수 없는 것처럼, 알고리즘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이전에 거쳐야할 단계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코딩의 경우, 그 이전 단계들로 충분하지요.
그러다 보니, 이런 진짜 알고리즘 책은 안팔립니다.
그런데, 역자랑 출판사는 이미 판권 구입해 놓고, 역자가 번역 끝내논 상황이니 어떻게든 출판해서, 판매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지요.
억측일수도 있겠지만, 다른 오라일리 책은 출판 종이가 보통은 됩니다. 그러나 이 책은 재생지에 출판한 것 같더군요.
또한 다른 "in a nutshell" 책들은 다 "인어넛셀" 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더군요.
제목을 지은 사람이 누군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식의 초심자들의 등을 치는, 초판만 팔고 발빼자는 식의 판매는 오라일리의 명성에도, 출판사의 이름도, 이 책을 잘못 구매한 구매자들 모두에게 피해가 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tomas h. cormen의 "Introduction to Algorithm" (역시 한빛 출판사입니다) 을 읽어봤다면, 이 책 역시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여러 모로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내용은 좋습니다. 읽어볼만 합니다. 다만 좀 어렵습니다.
초심자에게 속여서 팔려는 가증스러운 가짜 제목이 화가 날 따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