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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합니다. 멀바우나무 조각공원에 오신 당신을....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것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간혹 하게된다. 멋드러지게 아름다운 그림, 눈부시도록 예쁜 풍경을 담아낸 사진, 기괴하기도 하고 독특하기도 한 다양한 조각 작품들... 이런 예술품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야기를 품은 작품들, 우리에겐 별것 없어보이고 추상적인 모습이지만 예술가의 혼이 담긴,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들이 바로 '예술' 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 아닐까. 수많은 예술품들, 예술가들... 그 중 '정상기'라는 한 조각가의 일상속으로 시선을 맡겨본다.
2010년 15년만에 자신의 개인전을 준비한다는 조각가 정상기. 이 책은 그런 그의 조각품들과 그가 틈틈히 써놓았던 그의 일상의 이야기들을, 조각품의 이야기를, 삶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사랑의 느낌이 있고, 기다림의 시간이 있고, 날짜 별로 쓰여진 간결한 일상이 있다. 조각가로서 자신의 혼을, 이야기를 담아낸 조각들과 함께, 책속에 쓰여진 짧은 시어들, 일상의 이야기들이 어는 따스한 봄날 조각공원을 걷듯 정겹고 편안한 분위기로 우리를 이끈다. 잠시 그 길에서 사랑과 기다림, 삶과 일상의 모습을 되뇌어 본다.
... 그대가 있음으로 나에게는 힘과 위안이 되어 가파른 언덕을 넘기 위해 발을 내디딥니다. 그대가 내딛는 걸음 앞, 뒤에는 내가 있을 것입니다. 나는 두렵지 않습니다. 그대라는 또 다른 내가 있기에 그대가 있어 다행입니다. - P. 36, [그대가 있어 다행입니다] 中에서 -
정상기는 조각가이자, 시인이며 신 이상주의자이다. 책을 펼치노라면 어디선가 망치소리와 나무 깎고 끌 치는 소리가 은은한 종소리처럼 들려올듯 하다. 조용히 앉아 나무를 깍는 조각가의 모습도 떠오른다. 책의 제목속에 나오는 멀바우 나무가 어떤 나무인지 찾아보게 된다. 멀바우 나무는 강질목으로 오래도록 잘 썩지 않으며 충해에 무척이나 강한 나무라고 한다. <멀바우 나무에 새기는 사각의 시간>이라는 제목은 그래서인지 이 강한 나무처럼 사랑도, 자신의 삶도 그처럼 오래도록 변치않기를 바라는 작가의 바램이 담겨진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게한다.
그렇게 눈물이 흐른다. 그대가 보고파 눈물이 흐른다. 그대의 채취가 아직 나의 입가에 남아 있는데 그대가 곁에 없어 눈물이 흐른다. 사랑스런 꽃들이 내 눈물처럼 진다. 바위틈에서 자란 강한 생명력의 그 꽃들이 내 눈물처럼 진다. - P. 21, [애화] 中에서 -
세상은 어찌보면 참 불공평한지도 모른다. 조각가로서 자신의 생각과 상상을 표현하면서도 일상을, 사랑을, 다양한 이야기들을 글로써 표현할 수 있는 재능까지 저자는 모두 갖추고 있으니 말이다. 작가 자신이 말하듯 자신의 글을 돌아보면서 '굉장히 어설프지만 그때 그때의 상황에 충실했구나라는 생각에 혼자 웃어 본다'고 말하는 정상기 조각가. 이 글들을 쓰게해준 당시의 시간들에게 감사한다고 그는 말한다. 하지만 이 책을 만나는 독자로서 책과 만남이 있는 이 시간에 감사하고 싶어진다.
글은 나의 또 다른 감성을 보여 줄 것이다. 책속에 담긴 100여편이 넘어보이는 그의 조각품들, 그 숫자를 넘어서는 사랑의, 삶의 이야기들... 봄이라는 계절을 맞이하는 우리에게 <멀바우 나무에 새기는 사각의 시간>은 잠시 '여유'라는 시간을 선물해준다. 우리가 잊고 있던 것들, 바쁜 삶속에서 마주하고 지나치는 사물과 사람들을 우리는 무심히, 단순한 시간의 흐름속에 맡겨두고 있었다. 작은 것들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그 속에서 찾아내고 창조해낸, 한 조각가의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 자신도 우리만의 시간속에 우리만의 이야기를 새롭게 꿈꿀 수 있는 시간과 마주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정말로 만약에! 다시 태어나는 일이 생긴다면 그런 것들이 정해진다면 나의 바램은 나무로 태어나 다시금 땅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 P. 159, [내가 원하는 만큼 움직여줄까] 中에서 -
나무로 다시금 태어나고 싶다는 조각가. 앞서 언급했던 멀바우 나무가 가진 특성처럼 오래도록, 변치않고 한결같을 수 있는 사랑, 삶을 작가는 꿈꾸는지도 모른다. 아니 우리 모두가 그런 삶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잠시 이름 모를 한적한 조각공원을 걷다 문득 문득 추억의 시간을 떠올리고, 작품들속에서 이야기를 찾아내고, 또 우리의 이야기를 그 곳에 추억으로 남기듯, <멀바우 나무에 새기는 사각의 시간>은 우리에게 또 다른 추억과 이야기들을 선물해주고 있다. 편안한 맘으로, 따스한 손길로, 만지고 바라보는 이 시간이 행복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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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 나무 깎이는 소리와 책장 넘기는 소리가 멤도는 평화로운 시간. 그 시간 동안 저자의 마음 속에 드나들던 생각들이 조각과 글로 표현되었다. <멀바우 나무에 새기는 사각의 시간>
사랑. 고독. 마음.
이 세 가지가 저자의 번뇌의 주인공들이다. 잡으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고, 기억에는 아스라히 넘나든다. 언행불일치. 자꾸만 그리워져가다 결국 나 '혼자'임을 깨닫고, 언제나 그렇고 그런 일상들을 이루어간다. 언제나처럼,,, 그리고 마음속엔 두 마음이 오간다. 보냈던 마음, 그리워 하는 마음. 결국 두 마음 모두 내 마음인 것을 모르고, 예전에 놓아버린 그 마음을 찾으려 한다.
가끔 삶도 건담시리즈 만들기 같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메뉴얼대로 몸통 다음 팔, 팔 다음 다리, 다리 다음 머리, 머리 다음 날개 이렇게,,, 삶에는 메뉴얼도 순서도 없다. 팔 껴보고 틀렸다 싶으면 팔 꼈던 그 순간을 후회하고 그렇게 보낸 시간을 붙잡으려 팔, 다리 함께 껴보기도 하고, 그러다 더 틀리면 고칠 수도 없게 시간은 흘러와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부딪히고 다쳐가면서 알아가는 알알이 우리 인생이 참 다채롭다. 저자의 마음 속 번뇌들 하나하나가 사각사각 나무결로 벗겨지는 것처럼, 그 흩뿌려진 모양처럼, 또한 인생이란 것도 다채롭다.
조각이 그의 감성을 보여주듯 사각의 시간이 주는 글들을 통해 나의 감성과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나무처럼 종류가 다양하고 나뭇결처럼 굴곡지지만 나이테처럼 성장해가고 푸른 잎처럼 생생한 나의 삶. 그것이 무엇인지 <멀바우 나무에 새기는 사각의 시간>을 통해 돌아본다. 나의 나이테는 지금쯤 어느 단계에 머물러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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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멋진 목각 작품들과 작가의 이야기를 동시에 누릴 수 있어서 뿌듯했다. 반복되는 직장생활과 아이들의 육아로 가까운 곳의 예술작품 관람도 쉽지 않아진 현실... 예술가분들이 책을 많이 내주셨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보게 되었다. 정말 다양한 느낌의 나무들...그리고 작가의 정교한 손놀임으로 인한 조각칼의 터치... 나무의 입장에서야 자연 그대로 인공의 힘이 들어가지 않은 상태가 좋으리라. 그렇지만, 예술혼이 담긴 나무는 그 자체로 또하나의 자연으로 다가왔다. 작품이 클로즈업되는 것과는 달리 작가분은 거의 흔들리거나 흐릿한 사진으로 제시된다. 굳이 그러실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 말이다^^ 얼핏 뵈서 꽤 훈남이셨다^^ 자연인의 모습~! 작업실의 풍경이나 작품...그리고 그의 이야기에서 그의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외로움과 그리움은 현재 사랑하는 사람이 있건 없건 인간의 삶에 늘 존재하는 감정이리라. 세월을 느끼게 하는 나무의 단면... 나이테를 통해 나무가 겪었던 인고의 세월이 느껴지기도 하고... 만져보고 싶으리만큼 다양한 질감의 나무들...나무의 향도 진하게 풍길 것 같다. 정말 그림의 떡인 채로 존재하는 작품들이라 아쉬움이 남지만 요즘 사람들의 시선을 한번에 사로잡을 수 있도록 색을 칠하고 많은 변형을 가져오지 않아도 나무와 작가의 예술혼이 담긴 칼만으로도 멋진 작품이 될 수 있다. 어떤 작품은 크게 손길이 닿지 않아도 나무 자체만으로도 멋스러워 보였다. 우리들에게 모든 것을 제공하는 나무...열매로, 땔감으로, 또는 종이로 변화하며 더울 때는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고, 뿌리로 든든히 버텨 산이 무너지지 않게 해주는... 의외로 우리 주변에 정말 가까이 살아숨쉬며 우리 인간의 삶을 무심한 듯 내려다 보고 있는 나무들에게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제는 추억이 되었지만 어린 시절 미술시간에 다양한 모양의 조각칼을 쥐고 이리 저리 비누도 깎아보고, 고무도 깎아 보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작가의 다양한 작품세계 뿐만이 아니라 작가의 삶 전체를 넓게 포용해 줄 수 있는 분... 작가가 너무나 갈구하는 그 분도 가까운 시일내에 작가님의 곁에 계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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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정말로 만약에! 다시 태어나는 일이 생긴다면 그런 것들이 정해진다면 나의 바램은 나무로 태어나 다시금 땅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p.42
이 글귀를 읽는 순간 조각가 정상기가 얼마나 자연을 사랑하고 나무를 사랑하며 자신이 하는 조각가의 삶을 사랑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참 이상하다 이 글귀 하나로 나는 이 책을 다 읽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무로 태어나 다시금 땅으로 돌아가는 것이 바램이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나무를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할 수 있다니 나는 한번도 내가 인간이 아닌 다른 생물로 태어나기를 바란 적이 없었다. 늘 좀 더 나은 인간이 되지 못한게 안타까웠고 다음 세상이 있다면 지금의 나와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인간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정상기 작가는 자연으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개인적으로 예술에 젬뱅이인 나는 예술 하는 사람을 동경한다. 그래서 미술이든 조각이든 공예이든 뭔가를 창조해 내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으면 그들이 말해주는 글을 좋아한다. 그들이 글로 말해주는 것에는 그림이나 작품으로 보여주는 말과 감성과는 또 다른 예술가의 혼과 감성이 글속에 감춰져 있기 때문이다. 사실 정상기 조각가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그러나 왠지 책을 보았을 때 나는 이 책이 참 읽고 싶었고, 정상기 조각가의 작품을 보고 싶었다.
개인전을 열기 위해 15년이라는 시간을 작업했으며, 글도 작업의 일부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나무를 다듬고 만지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며 나무를 보고 생각하고 손에 쥘때 생각나고 느끼는 감정을 글로 적는 것도 조각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무를 만지고 글을 씌고 지금도 어디선가 좋은 목재를 보고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고, 책을 펼치면 나도 모르게 나무 냄새를 느끼고 조각칼로 나무를 다듬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나무에 새겨지는 시간과 그 시간을 글로 담아 책을 낸 정상기 조각가의 이 책이 나는 읽는 내내 참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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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바우 나무에 새기는 사각의 시간 / 정상기 / 시디안
세상에서 가장 좋은 향기
나무하면 나는 향기를 떠 올린다. 언젠가 한옥을 만드는 사람이 했던 말이 기억난다. 나무를 켜면 그 향기가 사람의 몸과 마음을 맑게 한다고... 하물며 향나무라는 이름의 나무는 얼마나 향기가 더 할 것인가. 향나무를 삶아서 죽은 사람의 몸을 씻어서 향을 대신 입혀 주기도 한다. 이 책은 조각가 정상기씨의 조각이 있는 시집이다. 늘 나무의 향기를 맡으며 일하는 그가 부럽기도 하다. 틈틈이 써 둔 글과 만든 조각 작품을 사진과 함께 잘 조화 시킨 시집이다. 사진으로 조작을 감상하고 시를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원과 사각의 시간
그의 작가적 출발점은 원과 사각이다.
‘지구는 네모라고 생각을 하며 살아 온 우리 조상들이 지금의 둥근 지구를 상상이나 해 보았을까!' (p.149)
그는 네모는 원 일 수도 있다고 가정을 한다. 자신은 원인 나무를 깎아서 네모로 만드는 작업을 한다. 어쩌면 현재에서 멈추어진 과거를 깎는지도 모른다. 둥근 조각칼로 둥근 나무 조각을 떼어 낸다. 그리고 다듬어 커다란 곡선을 만든다. 때로는 사각의 칼로 나무를 밀어서 평평한 사각의 나무 조각을 만든다. 나무는 원기둥이다. 그의 손을 거치면 멈추어진 사각의 시간이 되는 것이다. 원은 굴러간다. 그래서 살아 있다. 사각은 구르지 못한다. 그래서 멈추어진 시간이다.
외로우면 글이 되는가
조각가인 그가 왜 틈틈이 글을 남겼을까?
‘만약! 정말로 만약에! 다시 태어나는 일이 생긴다면 그런 것들이 정해진다면 나의 바램은 나무로 태어나 다시금 땅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p.43)
어떤 사람도 그랬다. 자기도 죽으면 꼭 나무가 되고 싶다고, 왜 사람들은 가끔은 나무가 되고 싶어 할까? 그런 일은 결코 생기지 않을 터이지만 사람으로 산다는 게 힘들다는 말일 것이다. 나무는 생각이 없단 말인가? 나는 모르겠다. 아직은 나무의 마음이 되어 보지 않아서 말이다. 늘 나무와 함께하는 그가 나무의 마음을 읽고 나무와 사랑에 빠진 것인가. 사람은 가장 사랑하는 것과 가까이 있고 싶어 한다. 나무도 조각가처럼 외로웠을까. 나무에 미처 새기지 못한 말을 그는 틈틈이 나무로 만든 종이 위에다 칼 대신 펜으로 글을 남기는 것은우연이 아닐 것이다.
죽어서 다시 사는 나무
물을 마시고 호흡을 하며 살던 나무가 어느 날 베어졌다. 목이 말라 서서히 죽어 간다. 어떤 나무는 잘게 부서져 흰 종이로 다시 태어나기도 한다. 어떤 나무는 식탁이 되어 날마다 사람들을 앉히고 밥을 먹인다. 어떤 나무는 배가 되어 사람들을 태우고 넓은 세상구경을 하며 다닌다. 어떤 나무는 결국 불에 태워져 물을 데워주고 한 줌의 재로 사라지기도 한다. 그 중에서 조각가의 손에 붙들린 나무는 칼로 몸에 아픈 상처의 자국을 남긴 후에 멋진 예술 혼이 들어가 다시 태어난다. 이 책은 바로 그 나무의 이야기와 시가 들어 있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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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멀바우 나무' 한 권이 내게 말했다. 너는 내가 전하는 모든 것을 읽고, 책을 덮은거니. 책은 진득하게 이 놈, 하고 꾸중하듯이 말했다. 나는 예라고 하기에도, 아니오라고 하기에도 확실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멀바우 나무 이야기를 다 읽어 마지막 구절까지 조용히 읽어내긴 했지만, 금세라도 다시 책을 펴 깊숙히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나무, 나무 또 나무들을 보아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멀바우 나무에 새기는 사각의 시간'은 틈틈히 다시 들리고 싶은 마음 속의 '맛집'같은 책이었다.
무심코 창 밖의 나무를 본다. 같은 나무인데, 다르다. 나무보다 그 모든 것을 지탱하고 있는 잎이니 꽃이 더 아름답고 이쁘게 보인다. 나무는 단지 든든하게 그것을 지탱하는 것이 기특할 뿐이다. 특히, 목련이니 벚꽃과 같은 아름답게 흩날리는 꽃이 만개했을 때는 더욱 그렇다. 그렇게 나무는 내게, 그저 조용한 '꽃의 그림자'였을 뿐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 나무가 돌연 주인공이 되어 책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었다.
나는 '나무의 이야기'를 처음 본다. 정확하게는 조각가 정상기가 만들어낸 나무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작가는 말한다. '나는 조각을 할 뿐,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 될지는 그건 나무들의 마음이다. 나는 나무를 항상 지켜볼 뿐이다.' 그러니깐, 나무의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는 작가가 틈틈히 적어놓았던 많은 글귀가 있는데, 한 장 한 장마다의 나무를 보면서 글이 읽혀진다. 그렇게 읽다보니 나처럼 '나무'에 대한 식견이 적은 사람에게도 조각가 정상기의 이야기가 보였다. 마치 그의, 인생 일기를 읽고 있는 느낌이었다. 나무가 내게 이야기해 주고 있었다.
책에는 작가가 조각을 하면서 했던 생각이나, 나무를 보면서 남긴 기억이나 기타 삶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글에서 작가의 삶의 흔적을 볼 수 있어서 좋다. 그게 모조리 느껴진다. 작가는 말한다. '이 글들을 쓰게 해 준 그 당시의 시간들에게 감사한다.'고. 다른 좋은 시들이, 글귀들이 많이 있었지만, 이를 가장 마음에 와닿은 구절로 뽑은 이유는 공감되었기 때문이다.
내게도 지난 날의 이야기가 담긴 일기가 있다. 지난 겨울에는 눈을 보면서, 거무튀튀한 계단을 눈 사이로 뛰엄뛰엄 찍힌 발자국에 의해 마치 12단 피아노 마냥 볼 수 있었던 것도, 고고하게 피어있는 눈꽃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낀 것도 모두 눈이 펑펑 올 때, 그 때 그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도 늘, 그 일기를 쓸 수 있게 해준 그 당시의 순간, 그 시간에 감사했는데, 작가가 그 이야기를 서두로, 뒤이어 자신의 시간을 깊고 자세하게, 나무와 글에 담아 이야기해주어 읽는 내내 무언가 배우는 느낌이 들었다.
아직도, 책을 너무 빨리 읽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음 한 켠이 불안하다. 분명, 아직 나무가 내게 해 줄 이야기는 더욱 많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작가가 새겨놓은 '사각의 시간'에 내 시간을 조심스레 담으려고 한다. 왠지, 멀바우 나무 이야기는 읽을 때마다 색다른 느낌이 드는 소중한 책이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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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도둑 맞았다
나른한 몸을 이끌고 다가간 곳은 달빛이 내리쬐는 강변의 숲이 우거진 인적 없는 오솔길 부둥켜안은 그림자는 서로의 마음을 보이듯 어루만지며 흔들린다. 어느 별 밑에 있었을까! 어둠이 짙게 깔린 그 시간에 누구의 힘을 받아 그렇게 환한 빛으로 빛을 발하고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이 아닌 물과 섬이 만들어 낸 그 언어로 몸이 그 말을 하고 있었으니 밝음이야 달빛에 견주리오만은 돌아 가려하는 조급함은 선착장에 홀로이 선 가로등이 벌레의 무리들에게 밝음을 질투당하여 강변은 벌레 그림자의 빗방울들로 이 밤 시간을 도둑맞았다.
발췌한 시 잘 보셨나요? 돌이켜보면, 시간을 도둑 맞는 일 참 많습니다. 친구와의 헛된 잡담시간이나, 홀로 누군가를 길거리에서 기다리는 시간 등. 그래서 이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시집이나 작품집을 읽을 때면 작가가 어떤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지는 잘 느낄 수 있습니다. 다른 소설이나 산문집에 비해서 더 그렇죠. 하지만 서평을 쓸 때, 어디서 어떻게 어느 부분을 말하고 써야 할 지 참 막막해집니다. 서투른 글솜씨로 이러니 저러니 지적하기도 뭐하고, 덮어놓고 이런 감성이 멋지다 칭찬하기도 그렇고... 하지만 그녀만을 사랑하고, 자연을 위할 줄 아는 마음은 잘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숱한 시간을 공들였을 목조작품들까지 관람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독특한 점이 있다면, 일부러 그랬다고 느껴질 만큼 여러컷이 흔들리게 찍힌 사진이네요. 조각가 정상기님의 프로필 사진도 그렇고, 혹시 도촬일 가능성이 농후한데요. 조각작품은 온전한데 비해 정상기님이 출연한 사진컷에만 서너컷이 모두 움직이다 찍은 듯 잔상이 남아있습니다. 사진 찍는 것을 죽을만큼 싫어하시거나 얼굴을 보이기 싫으시거나 그것도 아니면 쑥스러우시거나. 왠지 후자일 거라 믿고 있습니다. 조각가이자 시인인 예술가 정상기 씨는 목재 조각가로, 영원히 살아 있는 소재라 주장하는 나무를 가지고 나무 작업과 글 작업을 함께 하신다고 합니다. 그런 생각이 글귀로 보이더군요.
나무는 항상 살아있다. 나는 조각을 할 뿐.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 될 지는 그건 나무들의 마음이다. 나는 나무를 항상 지켜볼 뿐이다.
나무 사랑이 대단하시죠?! 가볍게 읽을 수 있으니 휴식 공간에 놓고 여러 사람들이 읽게 된다면 더욱 좋을 책입니다. 나무의 색감이나 다양한 형태도 좋은 눈요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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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바우 나무에 새기는 사각의 시간”
< 나무는 항상 살아있다. 나는 조각을 할 뿐,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 될지는 그건 나무들의 마음이다. 나는 나무를 항상 지켜 볼 뿐이다. > - 처음시작부터가 나무를 소중히 보듬는 그의 겸손함이 느껴진다. - 개인적으로 시집을 즐겨 읽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시만큼 짧은 글 속에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짧지만 긴 여운으로 다가오게 하는 건 그리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야 어찌 되었든 이제 슬슬 봄의 기운이 올라오는 시기이고, 무엇보다 시와 조각이 어울려져 담겨 있다는 것이 내 관심을 사기에는 충분했다. 조각가이자 시인인 조각가님과 시..왠지 어울리는 조합이다. 조각가로써의 < 만약! 정말로 만약에 다시 태어나는 일이 생긴다면 그런 것들이 정해진다면 나의 바램은 나무로 태어나 다시금 땅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 20페이지 그대를 그리워 하는 애절한 마음이 일상이 되어 무뎌지려 한다 123페이지 시간과 공간이 맞아 그대와 소중한 시간을 보내서 감사드립니다 123페이지 우리에겐 지나온 과거가 있고 … 모르고 지내야 속이 편한 미래가 있고 지금 그리고 여기에 그대와 내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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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를 떨져버리고, 초록이 몸을 일으키는 계절. 그 계절의 변화 시기에 너무 근사한 책을 만났다. 계절이 지나가는 즈음에는, 찬바람이 겨드랑이를 파고드는 시절에는 문득 서점에서 詩集을 한 권 사 읽곤 했다. 읽었다는 표현보다는 곱씹었다는 표현이 맞을법한 시간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내 손에서 詩는 멀어져갔고, 모니터를 통해 간혹 만나는 詩語들은 가슴을 뛰게하기엔 사각틀이 좁아보였다. 그러다 며칠전에 만난 책. '멀바우 나무에 새기는 사각의 시간' 물론 저자는 이 책을 시집으로 정의하지 않았다. 사진과 그림이 적당히 어우러진 책이라 정의내리며, 15년만에 준비하는 개인전을 앞두고, 글도 내 잡업의 일부이기에 살짝 모아 묶어본다 하였다.
기존 시집, 기존 글모음집과 완연하게 다른 점은 바로 저자가 조각가의 관점에서 바라본 나무들의 모습, 조각칼들의 모습이 글을 돋보이게 해 준다는 것이다. 기존 시인의 글체와 조금 다른 관점의 시어들이 나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은 느낌이다. 왜일까? 나무를 만지는 분이라서 그럴까? 글에서 옅은 나무 향내가 배어난다. 사랑을, 비를, 안개를, 여행을, 술을,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대를 노래하는 시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사진첩과 시집의 중간. 참 좋다.
곳곳에 날짜만으로 표기된 짧은 글은 흡사 요즘 유행하는 트위터 글과 너무 닮아 깜짝 놀랐다. 대부분의 날짜가 2003년이기에 결고 트위터와는 무관하련만 어찌하여 저자는 시대를 앞서가고 있는 것일까? 글귀 사이에서 바람 소리가 들린다.
오랜만에 나무 내음과 글의 사각거림을 듣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조용하고 예쁜 책이다.
초강력긍정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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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한 구석에 홀로 서있는 나무도 있고, 산언저리에 바위틈에 힘겹게 자신의 모습을 세상에 보이는 나무도 있다. 어울려 살아가는 산 속에 나무들도 서로의 모습을 다르게 하여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은 급한 마음에 나무의 더딤을 바라보기 힘들지만 세월의 힘은 한 예술가의 손을 타고 아름다운 시와 함께 내 곁을 지켜주고 있다. 나무를 소재로 한 작품은 인위적인 모습보다 자연스러움을 전해주고, 그 자연스러움은 무언가 내게 전해주고 싶은 말을 간직하고 있는 듯 한 사람의 손을 통해서 더 의미 있는 말로 전달된다. 그 모습에 작가는 글을 더하여 나무의 말을 우리에게 전해주는 듯하다. 더딤이 만든 아름다움을, 세월이 만들어준 비바람의 모습을 말이다. 시와 조각이 어우러진 이 책이 전해주는 느낌은, 평온함과 따뜻함이다. 세상의 모든 사물의 번잡함을 묵묵히 지켜보며 세월이 전해준 느낌을 나무가 안고 있듯이 작가는 그 나무의 말을 우리에게 전해 주려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나무를 사랑한 한 조각가의 마음이 담겨 있는 시와 작품이 여느 시에서 받은 느낌보다 살아있는 나무와 대화하는 듯한 느낌은 이 책이 전해주는 또 다는 색다름이라 할 것 같다. 작가는 나무를 사랑한 것일까? 얼마나 헤매 다니다가/ 지금 이곳에 와 있는지 / 그대 앞에 Page39 다시 사랑이 중에서 글의 대상에 나무를 그려 봅니다. 나무와 사랑에 빠진 작가의 모습을 생각해 봅니다. 세월을 몸속에 담아두고 세월을 지켜보는 나무의 모습을 작가는 가지가지 모습으로 표현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조용하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작품과 글 속에서 오늘도 무심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 한 그루를 바라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