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다보면 유난스레 힘들게 읽히는 책들이 있다. '다시 그 경계에 서다'가 그랬다. 그런데 말이다. 내가 이 책을 힘들게 본 것은 나의 선입견도 선입견이지만 이 책에 이름이 올려진 독립운동가 이름 대부분을 알지 못한다는데 있다. 책의 반을 훨씬 넘기고 나서야 작가에 대한 선입견을 어느 정도 잊고 책에 대해서 집중할 수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작가에게 살짝 미안하다는 생각도 든다. 않으려는 야박함을 내게서 엿보았기 때문이다. 매천 황현의 자결 후 '매천집'을 간행한 창강 김택영의 글에 나라가 망하면서 자결한 당대 의인 열다섯 분을 적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작가는 묻는다. 이들 중 우리가 이름이나마 들어본 사람은 몇 명이나 되는가? 우리는 어떤 교육을 받고 있는 것일까? 나라가 망할 때 자신의 목숨도 망한 선조들도 기리지 못하면서 우리는 무엇을 기리고 있는 것일까? 과연 대한민국은 이런 선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인가? 하고 말이다.
역사적 평가가 아니라 후손의 현달 여부에 의해서 현재 묘소의 대접이 달라지는 현상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답답해진다. 자신의 행애를 역사에 바친 선조에 대한 대접은 후손이 아니라 후대인 모두가 해야 할 것인데, 이시원과 이 건창의 묘소는 대접이 말이 아니다.
이 책에는 작가의 할아버지외에는 함께 한 독립운동가 동지들의 이름이 수없이 거론되고 있다. 가시만 박혀도 아파서 눈물이 찔끔나오고, 거스름돈을 조금 잘못 받아도 아까워 속이 상하는데 그런데 말이다, 죽을 줄 알면서 하는 일이고, 내 식솔이 굷는데 모든 재산을 내놓는다는게 과연 인간의 속성으로 당연하게 행할 수 있는 것인가? 그리하지 못한다고 욕할 수 있는 일인가 말이다. 편협함으로 그리고 무지로 인해 읽기에 쉽지는 않았지만 기회될 때 마다 다시 읽어보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어느 독립운동가 후손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조상님께는 죄송해도 이리될 줄 알았으면 자신은 절대로 독립운동 못하게 했을거라는..' 하루빨리 이 분들 정당한 대접을 받는 날이 오길 소원해본다. |
|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란 프랑스어로 "귀족의 의무"를 의미한다. “고귀하게 태어난 사람은 고귀하게 행동해야 한다.”라는 뜻이기도 하다. 부와 권력, 명성은 사회에 대한 책임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이자, 사회지도층에게 높은 도덕성으로 사회에 대한 책임이나 의무를 모범적으로 실천하라는 요구다.
어느 날 TV를 통해 국회 국방부장관과 어느 의원의 설전이 벌어지고 있는 광경이다. 민주당 이종걸의원이라는 자막이 흘러 나왔다. 이종걸이 누구인지 궁금하여 인터넷 검색을 했다. 결과 이 의원은 온 가족을 이끌고 만주로 간 우당 이회영의 손자로 안양 만안구가 지역구인 민주당 국회의원이다고 소개하고 있다. 우당 이회영 일가는 우리나라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소개되어 있다. 특히 독립운동을 논하는 데 있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집안이다고 한다. 한동안 우리 사회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지도자가 없다는 지도자들이 스스로 이러한 덕목을 갖추기를 주문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한다면 ‘사방 백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경주 최씨 문중이라고 알고 있었다. 우당 이회영 일가 또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그리고 최근 이종걸 의원이 <다시 그 경계에 서다>는 책을 출판하고 출판 기념회가 가졌다는 기사도 보인다. 이것이 <다시 그 경계에 서다>를 읽게 된 경위다. 이 책은 인권변호사로 사회활동을 한 국회의원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의 손자인 이종걸이 글을 쓰고 '옥당'에서 출판했다. 저자는 지난 총선에서 겨우 당선되어 3선 의원이 되었지만 국민들이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10년의 집권기간에 대해 가혹한 심판을 내렸는지, 정치에 대한 자기반성을 위해 조부와 함께 했던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역사의 현장을 직접 찾아 2년여에 걸쳐 조부의 흔적을 살펴본 결과를 책으로 만들어 냈다고 한다. 이 책은 모두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독립군이 활동한 광활한 만주일대 유적지를 살펴보기 위해 서울에서 만주 추가가까지, 길림에서 산시로, 하얼빈에서 대련으로 가는 만주와 대륙에서의 조부와 그 독립운동 동지들의 흔적을 찾아보는 노정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제2부는 국내 유적지를 가다에서는 강화학파 사람들이 집단으로 망명한 이건창의 그의 동생 경재 이건승 등을 소개하고, 충청도 진천의 부재 이상설, 기당 정원하, 문원 홍승헌을 안동에서는 석주 이상룡, 일송 김동삼, 백하 김대락 일가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전라도 구례에서 매천 황현이 절명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던 충정과 전북 정읍에서 우당의 젊은 동지 구파 백정기가 망명길에 나섰던 일들 등 저자가 직접 2년여에 걸쳐 현장을 답사하며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았다. 이 책의 내용은 간략하게 소개하면 저자가 정치에 대한 자기반성을 위해 조부의 고난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기 위해 할아버지를 회상하는 내용이다. 우당 이회영은 1905년 을사늑약 체결후 그의 형제들과 전 재산을 처분한 뒤 1910년 12월 추운 겨울에 만주로 떠난다. 저자가 찾아간 곳은 조부의 생활터전지자 독립운동 활동 무대였다. 중국 길림성 유하현 삼원보, 독립군 양성의 중추기관인 신흥무관학교 등을 방문하면서 고생한 영웅담을 소개하고 있다. 독립군의 전적지를 찾는 일은 먼저 신흥무관학교를 외면하고서는 있을 수 없다고 할 정도이니 신흥무관학교의 위용과 중요성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중국으로 망명하여 독립군으로 활동하기 위하여 원세개를 만나 도움을 받던 일,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여 학교의 교주는 둘째인 이석영이 맡고, 교장은 석주 이상룡, 교관으로는 이동녕, 윤기섭, 이관직 등이 맡은 일등을 회상하며 유적지를 돌아보고 있다. 이후 우당이 온갖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베이징, 상하이 등을 전전하며 독립운동에 헌신한 곳을 찾아가면서 일신의 안일을 돌보지 않는 조부의 애국심을 읽는다. 우당은 결국 1932년 11월 지린성에 연락근거지를 확보하여 만주 일본군사령관을 암살할 목적으로 상하이에서 다롄(大連)으로 가던 도중 일본경찰에 체포되어 혹독한 고문 끝에 옥사한다. 우당은 우당을 포함하여 4형제 5명이 끝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조국의 해방도 보지 못한 채 타국 땅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한 것이다. 독립운동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우당처럼 6형제 모두가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 가진 것을 모두 팔아 조국을 버린(?) 경우는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당은 가족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었음에도 일신의 안위는 물론, 가족들조차 돌보지 않고 황량한 만주벌판으로 험난한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 떠났을까? 그 때 처분한 재산은 기준에 따라 다르나 요즘 가치로 환산한다면 600억 원에 해당하는 거금이라고 하니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 일을 한 것이다. <다시 그 경계에 서다>를 속에는 더 큰 비극이 있다. 우당 이회영의 형제는 물론 그 자제들도 대부분 독립운동에 투신했으나, 그들 또한 이국땅에서 엄청난 고초를 겪었고 상당수가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이 사실을 어머니와 할머니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담담하게 그 때를 회상하고 있는 대목에서는 우리가 조국광복을 위해 온 몸을 던져 싸운 그들에게 너무 무관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학교에 다닐때 허위 선생의 손자와 같은 반을 했다. 신천변에 자그마한 집으로 들어가는 친구가 생각이 난다.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알게 된 우당 이회영 일가족이 일시적인 안락과 영광을 박차버리고 고난의 길을 선택한 뜻은 영원히 존경을 받아야할 대상이며, 모든 재산을 독립군 양성에 바친 이후 비참한 생활을 했다는 것에는 국가의 보살핌이 부족했다는 것을 인정해야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정치생활을 반성해 본다는 명목으로 100년전 독립운동을 한 조부가 독립운동을 한 만주, 대련, 천진, 북경 등 유적지를 다니며 압록강에서 만주로 경계를 넘으며 선택했던 분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면서 자신이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알아보기 위한 기행문이다. 경계(境界)는 사물이 어떠한 기준에 의하여 분간되는 한계이다. 저자가 100년전 독립운동을 한 조부의 독립운동유적지를 찾게 된 이유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보기 위한 결단이 필요하고 용기가 필요했고 새로이 뜻을 세우기 위함이 아닌가 한다. 또한, 항일 투쟁과정에서 장렬하게 옥사하신 할아버지의 발자취를 더듬는 것을 평생 그리움으로 남겨 놓기가 싫어서가 아닌가 싶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한국독립운동사 연구는 물론, 방대한 자료와 객관적인 사실들의 조사를 위해 많은 연구를 하고 경술국치 100주년을 맞이하여 때맞춰 나온 책이다는 생각이다. 조선조 최고의 명문가로서 모근 부귀영화를 버리고 온 가족이 고난의 길인 독립운동에 투신했던 이회영 희생정신은 이 시대의 사회적, 도덕적 책무를 다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귀감으로 남기 바라면서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
|
우당 이회영. 독립운동사에 조그만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이름이다. 조선이 망하자 여섯 형제와 그 가족이 전 재산을 들고 만주로 망명해서 독립운동에 투신했다는 정도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일제 35년이 지나는 동안 여섯 형제분 가운데 다섯 분은 세상을 떠나고 막내인 이시영만이 광복된 조국에 돌아와 반쪽의 나라에서 초대 부통령을 역임하였다는 것도 알만 한 사람은 아는 이야기다. 이 책은 그 분의 손자인 국회의원 이종걸이 할아버지의 행적을 찾아 유적지를 견학하면서 느낀 소회를 하나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우당 선생 등은 나라가 망하자 뜻을 같이 하는 분들과 만나 함께 만주로 망명하여 독립운동 할 것을 결의하고 만주를 사전 조사하고 망명을 결행하였다. 우당 선생이 갖은 고난과 고초와 가난과 병마를 이겨내면서 독립운동에 헌신하는 과정이 손자의 목소리로 담담하게 쓰여 있다. 그리고 우당과 관계하면서 역시 독립운동을 하는 수많은 투사들의 행적을 볼 수 있다. 독립운동사를 전공하거나 특별히 관심을 갖고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은 아마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 많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과 가족을 희생해가면서 독립을 위해 싸운 그 많은 분들이 이름조차 잊혀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지고 부끄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지금 우리가 이 만큼 풍요와 자유를 누리고 살 수 있는 것은 그 분들의 희생이 아니었다면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1부는 만주와 중국에서 우당 선생의 행적을 찾아보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고, 2부는 국내에서 독립운동가의 행적을 찾아보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조선이 망하자 음독 자결했던 매천 황현 선생이 자살 직전에 썼다는 절명시의 부분이 나온다. ‘내가 죽어야 할 의무는 없지만 국가가 선비를 기른 지 500년에 국가가 망하는 날 한 사람도 죽는 사람이 없어서야 어찌 슬프지 않겠는가. ... 인간 세상 식자 노릇 어렵구나.’(p.180) 조선이 망할 때 많은 양반과 지식인들이 일본의 작위와 은사금을 받고 일신의 안녕을 도모했었다는 것을 돌아보면, 정말로 양심에 거리낌 없이 사람의 도리를 다하며 사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이 시간 이 나라가 다른 나라에 의해 망한다고 할 때 과연 누가 이 나라를 위해서 자신의 재산과 목숨, 가족의 안위를 버리고서 독립에 뛰어들 수 있을까?
“같은 나라의 같은 사람이고, 같은 양반 사대부인데 망국에 임하는 자세는 이렇게 달랐던 것이다. 나라를 팔아먹는데 가담하는 사대부가 있는가 하면 이들이 팔아먹은 나라를 되찾기 위해 압록강을 건너는 사대부가 있었다. 그리고 매천 황현처럼 지식인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결한 사대부도 있었다. 지금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과연 100년 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일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 아마 모르긴 몰라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p.24)
강화학파의 거두 이건창, 이건승 선생의 이야기도 나온다. 이분들의 조부가 병인양요 때 강화도가 프랑스 병사들에 의해 유린당하자 피난을 마다하고 동생과 같이 음독 자결한 이시원 선생이다. 이분의 마지막 말씀이 참으로 절절하다. ‘관원들도 다 도망을 가 순사한 자가 하나도 없는 마당에 향대부마저 도망을 가면 후세의 사가들이 무어라 하겠느냐’(p.192) 이건창 선생은 매천 황현의 지우였고 이건승 선생은 망명하여 독립운동에 목숨을 바쳤다. 이 책에 나오는 이시원, 이건창 선생의 퇴락하여 초라한 작은 분묘를 보면 이 나라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인가 하는 한숨이 나온다. 조그만 행세를 해도 옛날 왕후장상 묘지 부럽지 않게 꾸미는 시대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의 묘를 이처럼 방치하고 있다니, 하는 분통이 저절로 터진다.
일본의 수상이 독도는 일본의 고유한 영토라고 또 다시 선언했다고 한다. 독도 분쟁은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점, 지배했다는 역사가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독도는 일제가 1905년 러일전쟁을 치루는 과정에서 유명무실한 조선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자신들의 영토로 편입시킨 것이다. 다시 말하면 본격적으로 한반도를 침탈하기 전에 전초전으로 독도를 강도질한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일제의 망령이 이 땅을 떠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순국선열들이 안다면 지하에서 통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
다시 그 경계에 서다 이종걸 지음 옥당 刊
이 책은 KS 출신의 민주당 3선 국회의원의 이야기다. 이의원의 조부인 독립운동가인 당연히 그런 분들을 어른으로 모신 분의 자랑스러움은 독자에게는 참 부러운 일이다. 어쨌거나, 이 책은 저자 이종걸 의원이 조부인 우당 이회영 선생과 동지들의 발자취 그 5형제가 모두 순국 하고 대한민국 건국 초대 부통령이신 성재 이시영 선생이 막내 저자는 대련 여순 천진 등, 만주와 북경으로 간 독립운동 선현들의 필수적인 집결지인 그동안 별로 부각되지 못한 선현들과 양명학을 가문의 학문으로 잇다가 망명한 이건창 우리는 항일에서 부일 극일까지 거쳐 악랄하고 도움이 된적이 없는 질이 좋지 않은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