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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늦깎이 휴머니스트의 청춘 리뉴얼 프로젝트. 청춘으로 돌아가는 데 기술이나 경험은 필요치 않다. 필요한 건 오직 기개와 열정뿐!
왼손에는 'How to be a fresh man'이란 책을 들고 오른손에는 노를 들고 있는 인상좋은 할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진 표지. 거의 매일 YES24에서 신간 소식을 살펴보는데, 이 귀여운 표지에 반해 덜컥 구입해버렸다.
30여 년간 대학 교수와 총장을 지낸 로저 마틴의 에세이.
세인트 존스는 university(종합대학)가 아니라 liberal arts college(인문과학대학)이다. 이 대학에는 전공이 따로 없고, 고전을 읽고 와서 토론을 하는 세미나 방식의 수업을 한다. 그런 멋진 대학이 있었다니.. 마틴은 특별 입학생이라 토론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학생들의 열띤 토론이 이루어지는 시간을 좋아한다. 세인트 존스의 학생들은 무조건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게임, 구연동화, 영화, 운동 등의 동아리 활동도 하는데 마틴은 조정부에 가입한다. 한물가긴 했어도 스포츠맨이라고 하는 걸 보면, 책을 읽는 것보다 조정부 활동에 더욱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본업이 대학 총장인 그가 딸아이 또래의 아이들과 같이 학교를 다닌다는 것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젊음과 열정이 넘치는 신입생들과 함께 해서인지 본래의 성격탓인지, 다행스럽게도 예순한 살의 나이가 무색할만큼 마틴은 꽤나 적극적이고 활동적이다. 마틴이 먼저 말을 걸고 고민도 들어주며 진심으로 대하려고 노력하니 친구도 늘고 학교 생활에도 완벽히 적응한다.
어느 때보다 값진 안식년 휴가를 보낸 마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몸소 증명하는 듯하여 왠지 흐뭇하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나이가 들어 늦었다는 말은 이제 함부로 하지 못할 것 같다. 아직은 젊어서 괜찮다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게으름을 피우는 나를 질책하는 것도 같다.
[작가 한마디] 나는 인생의 황혼녘에도 다시 대학에 들어가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음을 증명했다. 나보다 훨씬 어린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그들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병실에 누워 있을 때 염려했던 것처럼 내 인생이 내리막길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오히려 여러 면에서 내 인생은 시작이었다. 새로워진 마음으로 더 열심히, 더 자신 있게 생활할 수 있었다.
참, 이 책에서 마틴은 주로 세미나 시간의 주제였던 호메로스의 '일리아드', '오딧세이', 플라톤, 소크라테스 등을 자신의 상황과 결부시켜 이야기하고 있다.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기피하고 있던 고전이 꽤 재미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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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주말 새로 나온 신간을 소개하는 신문을 꼼꼼히 읽는 편이다. 대부분 내 취향과는 다른 묵직한 책들이 많이 소개되기는 하지만 신문을 보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재미난 책들도 간혹 발견할 수 있어서다.
얼마 전 읽은 [아임 어 스튜던트]도 그런 책이었다. 이 책은 무려 대학총장씩이나 되는 60대의 할아버지(?)가 6개월 동안 다른 대학의 신입생이 되어보는 이야기를 기본 골격으로 하고 있다. 아니 대학총장이나 되는 사람이 왜 다시 신입생이 된다는 거지? 언뜻 이해가 안 되는 일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할아버지 암으로 1년밖에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그리고 기적적으로 살아나서는 그동안 너무 바쁘게 살아온 자신의 인생이 아쉬워, 자기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던 아름다운 스무 살 시절로 돌아가보는, 어쩌면 무모한 시도를 해본 거다.
어쩌면 식상할 수도 있는 줄거리이지만 할아버지가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자기 나이의 1/3도 안 되는 어린 학생들에게 말 좀 붙여보려다가 '변태' 취급받기 일쑤고, 심지어 자기 딸에게마저 '쿨한 척'하지 말라고 한소리 듣기도 하는 둥, 당연히 고난 자체인 새내기 생활에 대해 그야말로 '쿨'하고 위트 있게 써내려간다. 그러는 중간중간 인생을 더 많이 산 어른으로서 한마디씩 툭툭 전하는 의미 심장한 이야기들은 가슴을 찌릿하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젊은이들도 지각과 결석을 밥 먹듯하는 조정부 연습에 하루도 빠짐없이 참가하고, 심장이 터져라 헉헉대면서도 매일 아침 2시간씩 조정 연습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회사에도 매일 지각하는데... ㅠ.ㅠ 마틴 총장님이 속한 팀이 학교 조정 경기 연습에서 1등을 하는 순간에는, '청춘으로 돌아가는 데 기술이나 경험은 필요치 않다. 필요한 건 오직 기개와 열정뿐'이라는 책의 문구가 저절로 가슴에 새겨진다. 우리나라였으면 무게 잡고 권위 내세우기에 바빴을 텐데... 재미와 감동을 모두 주는, 간만에 읽은 아주 재밌는 책이다.
여담으로, 영어만 된다면 나도 마틴 총장님이 다녔다는 그 세인트존스 대학에서 서양 고전으로 4년 동안 수업 받아 봤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는 그런 대학 없을까? 있어도 유지되기가 쉽지 않겠지? 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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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읽은 "토스카나 달콤한 내 인생"은 이탈리아의 토스카나라는 지역에서 노후를 보내며 토스카나의 불편함과 느림에 툴툴대며 불평하다 어느새 토스카나에 동화돼 버리는 전직 시트콤 작가의 이야기이다. 이 책을 단숨에 읽어버린 것은 책이 재미있기도 했지만 톡톡튀는 번역 덕분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도 대학총장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 일리아드 국가 등의 고전을 읽고 의무적으로 토론에 참가해야 하는 등의 특이한 커리큘럼을 가진 대학에 적응해나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토스카나와 컨셉이 비슷한데다 번역가도 전작과 같아서 망설임없이 선택을 할 수가 있었다.
역시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누구나 새로운 시작에 설레고, 크고작은 시행착오를 겪고, 마음도 상하고 빈정도 상하기 마련이다. 저자 역시 현직 대학 총장이라는 신분으로 대학 새내기로 돌아가서 생활하자니 부딪히는 일들이 한 두가지가 아닌데, 그러한 사소한 이야기들을 할아버지가 이야기 주머니를 풀듯이 쏠쏠하게 써내려가고 있다.
사실 초반에 다소 자세히 그려진 세인트존스 대학의 고전 읽기 과정에 대한 설명과 토론 수업 시간에 오고간 대화가 고전에 무지한 나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긴 했었다. 살짝 책을 놓아버릴까 하는 유혹도 있었지만, 꾹 참고 몇 장을 읽고 지나가니 단편적이나마 고전에 대한 지식도 생겼을 뿐만 아니라, 세인트존스의 또다른 자랑거리인 동아리 활동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들이 쭉 펼쳐져 숙제를 끝내고 얻어낸 휴식과도 같은 기분도 느낄 수 있었다.
대학 총장으로서 신입생들에게 이것저것 훈계를 하려하지 않고 똑같이 적응하려 애쓰고 살아남으려 애쓰는 모습이 때로 처절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말라고 누군가 썼듯 - 나는 안정된 생활을 잠시라도 떠나 어떤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이겨내려 한 적이 있었던가 되돌아 보면 0.1초만에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새로운 출발에 앞서 두려움과 함께하고 있다면, 권일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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