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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상으로부터 미친놈 소리를 들어야 잘 사는 거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누구보다도 나 자신에게 떳떳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고 나니 아직도 한참은 멀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앤디 비클바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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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맨 프로젝트>라는 영화가 있다. 트위터에서 사람들이 말 그대로 '강추'를 해준 작품인데, 집 근처에선 개봉하는 곳이 없어서 버스 + 지하철로 거의 두시간을 달려 보러 갔었다. 지금도 그렇게 달려간 걸 후회하지 않는데, 내가 가지고 있던 '사회운동'에 대한 시각을 이 영화가 완전히 뒤집어놓았기 때문이다. 대학교 입학 후 학생회 활동을 2년 정도 하다 보니 그 때 경험했던 집회의 틀에 너무 익숙해서, 좀더 쉬운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걸 전혀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1인시위, 선전전, 큰 집회, 민중가요 등등.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왜 사람들은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사회현실에 너무 무감각하다'라고만 생각했지 다른 방법이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이런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말해준 것이 바로 그 영화였고, 나는 이 영화에서 나온 획기적인 방법까진 아니지만, 내가 경험했던 것과 전혀 다르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공감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요즘 집회 문화를 아무 거리낌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그대신 학생회에서 쓰는 방법들 - 선전전, 대자보, 1인시위 등을 조금 구시대적인 걸로 바라보게 되었다는 게 흠이라면 흠일까.) 이 책은 내 시각을 180도 바꿔준 이들이 정확히 어떤 사람들이고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영화에서 다룬 내용 그 이전을 보여주고 있다. 안그래도 영화를 보면서 '당최 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겨?'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앤디와 마이크 모두 각자의 직업이 따로 있었고(앤디는 프로그래머 + 작가, 마이크는 대학교수), 틈틈이 예스맨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둘은 '바비 해방 프로젝트'라는 활동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되었고, 예스맨으로직접 나서진 않지만 그들의 활동을 도와주고 있는 밥의 조언에 따라 '명의보정'을 시작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주로 GATT와 WTO의 명의보정을 맡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방법은 영화에서 본 것과 똑같다. 홈페이지를 만들고, 누군가 낚이고(!), 그럼 대신해서 강연을 하고. 아무래도 초반이다 보니 명의보정작업이 들키지 않을까 두근대지만 아무도 자신들을 잡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처음에는 강연 위주로만 가다가 점점 말도 안되는 상품들(남성 성기 모양을 닮은, 종업원 감시장치 / 햄버거를 먹은 사람의 배설물을 가공해서 만든 값싼 재활용 버거 등)을 내놓지만 결국 그때뿐. 그들이 세상을 완.전.히. 뒤집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결국 강연에서 'WTO 해체'라는 초강수까지 두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책 중간중간에 그들이 하는 행동이 결코 덧없는 것이 아님을 나타내주는 장면이 있다. 특히 마지막 WTO 해체 이야기때는 정말로 공감하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물론 이게 다 가짜라는 게 밝혀지긴 하지만, 사람들이 단순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살아가는 건 아님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나 할까. 사실 영화가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책에 기대를 너무 많이 했었다. 그래서 강연 원문 부분을 읽을 때는 살짝 지루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관련 사진들이 많이 나와있어 큰 문제 없이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영화에서 '사회운동에 참여하세요'에 그쳤던 내용을 이 책에서는 조금 더 풀어준다. 그들이 추천하는 책들과 웹사이트들을 마지막 부분에 알려준다. 물론 영문사이트라서 사이트 하나하나를 다 꼼꼼히 살펴보긴 힘들겠지만, '명의보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체들이 많다는 것, 그것이 지역적이든 전 지구적이든 어쨌거나 여러 사람들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좋게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한국어판 번역 때 우리나라 단체들도 알려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사회운동에 대한, 불편하고 재미없는 편견을 가진 분들이라면 이 책을 읽거나 '예스맨 프로젝트' 영화를 보면서 그 편견을 깰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주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내가 그랬기 때문에, 자신있게 이 책을 추천한다. * 한국어판 서문에 나온, 아는 사람은 아는 이름. 농민운동가 故이경해님. 이 이름을 보는 순간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지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