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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수학을 좋아하는 조카가 있다. 순수한 열정으로 미래의 취업과 상관없이 수학자가 되겠다는 녀석이다. 어렸을 때는 그 수학적 지식과 지혜가 미미했을뿐이지만 지금은 나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나는 그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이 책을 집어들었다. 조카와 오랫만에 수학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만 빠져있었기때문이다. 그렇게 나의 관심과 나의 지적 수준이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이제 나는 나 자신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다는 것을 절감했을뿐이다. 하지만 0을 찾아서,라는 건 그 말 한마디만으로도 흥미를 끌었던 것은 사실이다. 지적 탐구라는 허영과는 전혀 상관없이 나 역시 0이라는 숫자의 발견은 대단한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0을 중심으로 마이너스라는 숫자가 있고 십진법이 있고.. 이 모든 것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지만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숫자의 탄생은 처음부터 그렇게 당연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 숫자의 기원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저자의 여정이 그랬다는 의미도 있지만 내게 있어서도 이 여정은 그리 쉽지 않았다.
저자가 수학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선장인 아버지와 함께 일하는 라씨에 의해서이다. 그런데 그 라씨의 이력도 독특하며 저자의 어린시절 역시 평범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그렇게 수학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결국 수학자가 된 저자는 숫자의 기원을 찾는 기나긴 여정을 떠나게 되기까지 했다. 지금 우리가 쓰는 숫자가 '아라비아' 숫자이고, 인도의 수학이 최고의 수준이라 할만큼 발전했다는 것도 새삼 떠올리게 되고 그랬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는 이야기들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는 할 수 없어서 내가 과연 이 책을 제대로 읽었나, 싶기는 하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된 k-127 비문에 실려있는 글은 0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그리고 단지 0의 기원을 찾는 여정에서 숫자의 세상을 만나는 것만이 아니라 그 여정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을 통해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만나게 되기도 한다. k-127, 이라고 하면 뭔가 미래의 프로젝트같은 느낌이 들겠지만 이 책을 읽는다면 그것에 실려있는 글이 얼마나 우리의 세상을 풍요롭게 했는지 - 물론 수학의 세상이라 할 수 있겠지만 그런 수학 세계의 확장은 우리의 논리와 철학적 사고를 확장시키기도 했으며 그것은 곧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데 일조를 했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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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아 숫자는
아이들 교과서부터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우리 현실에 너무도 익숙한 모습으로 사용되고 있어
별 의문이 들지 않는다.
단지 3~4살 아이들은 아라비아 숫자들 중 1~9까지 곧 잘 말하고 읽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기호의 정확한 의미를 모른다. 0부터 9까지의 10의 숫자의 의미와 수를 읽는 방법은 초등학교 들어가야지만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된다. 기초적인 셈조차 익숙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언어와 숫자의 기원은 인류의 진화 중에 맨 나중의 산물이기에
우리는 배우는데 시간이 걸리나 보다.
선장인 아버지를
따라 배로 여행하면서 저자는 아버지의 부하 직원인 수학전공자 라씨와의 고대숫자와 관련된 고대유적탐방과 수학에 과한 토론으로 숫자의 기원에 대한
호기심과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었고 어릴 때의 지적 모험과 여행의 경험은 그를 수학의 길로 인도했으며 숫자의 기원을 찾게 한다.
어떤 것은 참이거나 혹은 참이 아니고 혹은 참인 동시에 참이 아니고 혹은 참도, 참이 아닌 것도
아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나가르주나의 <중론>중에서 본문 53쪽
말유희처럼 괴상해
보이는 난해한 논리로 보이는 불교철학자의 책 구절을 저자는 가볍게 여기지 않으며 그 의미가 무엇인지 집요하게 파고든다.
인도어에선 제로를
슈냐라고 하는 데 슈냐는 슈냐타라고 하는 불교 철학적 개념인 공(空)과
같은 의미라고 한다. 공은 아주 깊은 불교의 철학적 개념인데 제로는 여기서 나왔다고 한다.
저자는 우리가 사용하는 숫자 체계는 종교적, 정신적, 철학적, 신비적 이유 때문에 동양에서 발전했고 특히 불교의 슈나타
개념인 공과 자이나교의 지극히 큰 수와 무한의 개념이 중요한 역할을 했을것으로 가설(본문 96쪽)하여 그것을 증명하기 위한 여정을 보여준다.
언어에 남다른 재능을
보이며 동아시아 고대문명을 연구한 조르주 세데스가 발견한 크메르 사원의 비문 K-127에서 괄리오르의
제로보다 200년 앞서있음에 대한 연구자료를 입증할 증거를 캄보디아에서 직접 확인하며 4년에 걸쳐 세데스의 비문을 찾아 오늘날의 제로개념의 기원을 증명할 뿐만 아니라 K-127의 비석과 둘러싼 쟁탈전(?)을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감상
고고학자 인디애나존스의
모험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언어의 수수께끼를 알아가는 즐거움을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가만히 앉아서 이론을
연구하는 수학자의 모습이 아닌 기원을 찾기 위해 동양의 철학과 종교를 공부하고 수학자들과 토론하며 사원과 박물관을 직접 발로 찾아가 조사하고 연구하는
모습이 매우 신선하였으며 제로라는 수학적 발상이 갖는 의미가 얼마나 혁명적인 발상인지 저자의 눈으로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수학과 언어, 종교, 철학은 보통 별개의 학문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 연관성을 숫자의 기원으로 저자는 잘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와 관련된 일화들이 들어있어 따분한 숫자들의 매력들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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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수학을 썩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질색하면서 싫어하지도 않았다. 그래서인지 어느 정도 이상의 수학실력은 되었고, 어디선가 본 글에 따르면 수학문제를 푸는 것이 치매-아직은 걱정할 때는 아니지만-나 창의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하기에 지금도 가끔씩 예전의 수학책을 꺼내놓고 문제를 풀어보곤 한다. 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적어도 아이들의 수학은 내가 가르쳐주겠다고 부인에게 호언장담했기에 그럴지도 모른다. 수학은 학업의 일부이기에 그렇다고 해도 숫자 자체에 호기심을 갖게된 것은 대학시절이다. 같은 동아리 친구 중 한명이 수학과를 다녔는데, 동아리방에서 공부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가 공부하던 것은 1+1=2였다. 이것이 왜 그런진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이였다. 순간 머리를 한대 쥐어박은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것에 대해 왜 그런지 증명하여야 하다니.. 그 뒤 숫자 자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숫자 자체는 여러가지 형태로 존재하였으나 인도의 그것이 지금의 숫자 체계의 기원이 되었다라는 정도만 이해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은 '0'이라는 숫자의 기원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실 1 이상의 수는 유형의 무언가로 표현할 수 있기에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아무것도 없음을 나타내는 0이라는 숫자가 어릴 적에는 무척 신기하게 느껴졌다. 이 책은 저자가 이 0이 언제적 처음 쓰여졌는지, 어디서 생겨났는지를 찾기 위해 떠난 여행의 기록이다. 난 그냥 다른 숫자들과 같이 인도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였지만, 아니였다. K-127. 0이라는 숫자가 발견된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유적의 이름(?)이다. '605'라는 숫자가 있는 이 비석은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유적지에서 발견되었다. 그러하기에 캄보디아가 0이라는 숫자를 가장 처음 사용한 국가라는 말은 아니다. 인도와 지리적으로도 가깝기에 그들의 문화적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고, 어쩌면 정말로 인도가 아닌 캄보디아가 숫자의 기원일지도 모른다. 숫자를 향한 저자의 노력과 여행을 보면서 시간이 가는줄 몰랐다. 마치 인디아나 존스와 같은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고,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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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을 찾아서>는 원제목 그대로 'finding Zero' 이다. 숫자의 기원을 찾으려는 수학자의 모험이라는 부제에 딱 맞는....ㅎㅎ 그저 소설책 마냥 쭈욱 따라 읽어가다보면 우리가 늘 사용 하는 숫자의 기원을 들여다 볼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그러나 그리 가독성이 쉽진 않다. 과학을 전공하고 수학에 관심이 많은 나조차도 그동안 너무 모르는게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기도 했으니까..ㅋ 모든 학문의 기본인 수학... 그 중 '수'라는 추상적인 개념의 발명이야 말로 인간의 학문적 발전을 이루게 해준 시초나 다름이 없다. 그렇다는 숫자는 어디에서 왔을까? 저자 역시 어릴적 배 위의 친구이자 멘토인 라씨에게서 수학을 배우면서 품었던 '숫자들은 어디에서 나온 거예요? 왜 우리는 아랍의 숫자를 쓰지 않아요? 왜 민족마다 고유의 숫자가 있나요? 그걸 누가 발명 햇나요? 이 같은 호기심과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찾아내고 탐구하는 과정을 <0 을 찾아서> 이 책에서 담아 내고 있다. 초기 바빌로니아 설형문자 의 숫자 이후 그리스 로마 문자로 된 숫자의 역사 그리고 우리가 늘 사용하는 인도 아라비아의 숫자는 어디에서 온 걸까? 라는 의문 말이다. 인도사람들은 비어있는 자리를 표시 하려고 띄어쓰기를 하거나 점을 찍다가 0을 발견 했다. 위치 기수법에서 숫자 0은 자리를 나타내어 수를 구별할 수 잇있 만들었고 오늘날 소수점 단위까지 계산 할수 있게 해주었다. 또한 생활 속에서도 0은 기준점으로 자주 쓰인다. 이런 일들은 숫자 '0' 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저자의 수학 탐험 여정속에서 동양 철학에서 이야기 하는 '비어 있음'을 이야기 하는 '공'에서 제로의 개념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4년동안 세데스 비문을 찾아내고 가장 오래된 우리 숫자 체계의 제로가 새겨진 붉은 돌 K-127 을 발견하게 된다. K-127 를 발견 하고 캄보디아의 박물관에서 전시되기 까지의 여정을 읽으면서 제로의 기원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을 주었다. 첫 제로가 있는 크메르 비문에 대한 정보를 기다라는 동안 짐 톰슨의 실종, 이론 물리학자 에토레 마요라나의 실종, 그리고 수학자 알렉산더 그로텐디크의 은둔에 관한 이야기에서 완전히 텅빔, 공, 슈냐타라는 완전히 비었다는 개념에서 시작해서 모든 자연수를 무한까지 정의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렇게 그는 제로와 동양의 '공' , 즉 비어있음의 의미가 일치함을 알게 된 것이다. 이해하기 쉽진 않지만, <0 을 찾아서> 를 통해서 한 수학자의 탐구, 열정, 도전 정신은 이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배워야 할 자세가 아닌가 싶다.
" 출판사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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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에 대해서 특별히 생각해 본적은 없다. 우리가 숫자로 쓰는 10개의 문자중 하나이며 아라비아 숫자에서 기원하였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다. 현대의 생활에서 숫자가 주는 개념이 빠진다면 상당한 혼란이 일어나리라 생각된다. 그 만큼 중요한 개념인데도 숫자의 근원에 대해서 너무 무지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숫자의 기원을 찾기 위해 떠난 한 수학자의 모험을 기록한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소설을 읽는 것 같은 분위기도 풍기고, 수학과 관련된 이론과 설명이 나열되면 수학책을 읽는 기분도 드는 묘한 분위기의 책인데, 최근까지의 자신의 역사를 담고 있어 자서전같은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어째든 숫자가 나오고 수학이라는 딱딱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 같은 상황을 아주 극적으로 묘사하면서 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시작은 이스라엘의 사립학교에 입학한 여섯살 소년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되는데, 학교 수업을 받던 어느날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학교에서 가장 배우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숫자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배우고 싶다는 저자의 어린시절 일화로부터 시작됩니다. 저자가 숫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는 어린시절 자신을 가끔 돌봐주던 '라씨'라는 선원과 부모님을 만난다는 목적으로 카지노에 들어가면서부터 테이블에 적혀 있는 숫자를 보게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전직 수학을 전공한 대학원생인 라씨의 영향도 상당하였으리라 생각되며, 그와 마지막으로 헤어지면서 "숫자가 어디에서 온 건지 이야기를 나눴던 거 기억하니? 어쩌면 네가 찾아낼 수 있을거야."라고 그가 건넨 이야기로 인해 강한 호기심을 같게된 것 같다. 숫자의 기원을 찾기 위해 하나하나 역 추적에 들어간다. 고대 그리스의 문화재에 담긴 숫자에서, 약 2만년이나 된 개코원숭이의 뻐에 새겨진 흔적에서, 중국의 기록물에서 마야문명, 인도의 고대문명, 그리고 불교의 교리에 이르기까지 숫자와 관련된 역사물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숫자의 근원에 조금씩 다가가면서 자신이 찾고자 하는 근원을 찾기위해 캄보디아까지 이르게 되는데... K-127 이 숫자가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 숫자를 찾기위해 왜 그토록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던 것일까? 이 숫자와 "0"의 기원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이 모든 대답은 책을 읽는 독자들만 알 수 있을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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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을 찾아서 우와, 현실은 영화나 소설보다 훨씬 역동적이라고 했던가. 소설이 아니기에, 저자의 4년 노력이 너무나도 지난해 보이면서도 가슴 뛰게 만드는 책을 읽었다. 마치 소설 같아서 마구 스토리를 읊어야 할 것 같은 독서를 했지만, 소설을 읽든 비소설을 읽든 스포와 스토리 공개는 철저하게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 두었으니, 당연히 스토리는 언급하지 않겠다. 그저, 학자라는 사람들도 참 질기구나, 하는 것과 개인적으로는 <다빈치 코드>보다 더 재미있었다, 정도로만 말해야겠다. 허, 참, 0이 뭐라고. 분명히 이런 저런 다른 연구도 하고 일상도 열심히 살아가면서 보낸 4년이었을 테지만, 아미르 D. 악젤의 머릿속에서 4년 동안(사실은 40년 동안) 떠나지 않았을 0에 관한 탐구에 일단은 경의를 표하고 싶다. 사실 아미르 악젤은 나에게는 <무한의 신비>의 저자이다. 상당히 수학적이고 쉽지 않았던 수학 역사서 <무한의 신비>를 읽으면서 지금은 당연하게 느껴지는 무한이라는 존재가 서양에서는 얼마나 거센 반발을 받아야 했는지를 읽으면서 혀를 찼던 기억이 있는데 <0을 찾아서>에서도 0의 기원을 굳이 서양으로 두고 싶은(서양이 아니더라도 서양과 가까운 아랍으로 두고 싶은) 서양 학자들의 똥고집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악젤이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유대인이라 아랍은 굳이 배격한다는 생각은 하고 싶지 않다. 책에서 읽은 악젤은 충분히 마음이 열린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껴지니까. 그리고 서양 수학자들은 줄기차게 디스한다는 기분도 조금 들기도 하지만, 그것 역시 어쩌면 나의 심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살짝 내려놓기로 했다). <0을 찾아서>는 자서전의 성격을 띠고 있기도 하고 수학책이자 철학책, 고고학책 같기도 하다. 어른들이 읽으면 분명히 좋을 책이지만 중학교 학생부터는 충분히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는 소설책 같기도 하다. 아주 조금 나오는 수학 부분은 살짝 어렵기도 하지만 심호흡을 하고 한두 번 정도 읽어보면 대충 감은 잡을 수가 있는 거 같다. 이번 독서에서는 메르센 소수가 무엇인지는 살짝 배우고 넘어갈 수 있었다. 사실 소수는 중학교 때 배운 그 순간부터 너무나도 매혹적인 수라고 생각했다. 1과 자기 자신 말고는 다른 소인수를 갖지 않는 수이며, 자연수는 1과 소수, 합성수로 이루어져 있다는 기본 수학을 머리에 넣은 상태로 메르센 소수라는 또 한 가지 개념을 넣을 수 있다니! 내년에도 이 내용을 기억하고 있기를! 아, 메르센 소수가 뭐냐고? 메르센 소수를 알려면 일단 ‘2P-1’이라는 식을 알아야 한다. 메르센 소수는 이 2P-1로 표현되는 수인데, 이때 P는 소수여야 한다. P에 소수를 넣어서 계산할 수 있는 모두는 아니지만 대부분 소수인데, 이 소수들을 메르센 소수라고 하는 거다. 메르센 소수의 개념을 머릿속에 집어넣으면서 좀 더 똑똑해진 것 같은 뿌듯함이 든 건, 음 내 착각이겠지만, 기분은 좋다. <0을 찾아서>에는 스릴러적인 요소도 상당히 많다. 라씨의 정체, 그로텐디크의 소수, 지독한 이탈리아 과학자가 누군지 찾아보면서 책을 읽어도 재미있을 것이다. 수학자나 물리학자는 결국 존재란 무엇이고 삶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수학과 물리학으로 풀어가는 철학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책을 읽는 내내 카를로 로벨리(<모든 순간의 물리학>의 저자)나 장회익 교수를 떠올린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리라. 살짝 아쉬웠던 점은 몇 군데 조사를 어색하게 썼거나 문장 호응이 어긋나는 부분이 보였다는 건데, 독서를 크게 해칠 정도는 아니었다. (9쪽. ‘어디에서부터’는 에서와 부터를 함께 쓰지 않는 게 좋을 거 같고, 13쪽은 ‘점검판이 있었다 녹색으로’에서 온점이 빠져 있다. 14쪽. ‘일상생활에서 수는 사람들이 손가락을 사용해서 양을 간단히 표시하는 것을 시작되었다.’ 문장 호응이 조금 이상하다. 이런 소소한 부분들이 41쪽, 47쪽, 77쪽, 112쪽, 114쪽, 151쪽과 그 외 한두 군데 더 있지만 출판사, 역자, 편집자, 교정자 모두 좋은 책을 만드느라 고생하신 게 분명하고, 읽는 즐거움이 너무 커서 사실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책 마지막 끝에 나온 저자의 사진을 보고도 깜짝 놀랐지만, 왜 그랬는지는 나만의 스릴러로 남겨두려고 한다. 많은 사람이 읽었다던 <쉽게 읽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충분히 관심이 가는 저자이다. 한 권씩을 독파를 해주고 수학을, 악젤을 조금은 안다고 잘난 체를 해보고 싶다. 짧아서이겠지만, 단 하루 만에 수학책을 읽어냈다는(사실은 소설책이지만) 뿌듯함을 느끼며 서평을 마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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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어디서 왔을까. 어디에서 시작하고, 어디에서 어떻게 체계화 되었을까. 하루를 살면서 숫자와 떠나서는 어렵기만 한 일상이것만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던 것이 아닐까 싶다. 과거와 현재의 전세계 언어를 통틀어 문자가 발명되고 그 시기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건 한글이 거의 유일하다. 그래서 숫자도 누군가 쉽게 만들어서 휙 퍼졌으리라고 치부하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헷갈리기만 하는 로마자는 왜 아라비아 숫자에 밀린 것일까? 그조차 시작이 어디였을까? 상큼한 발랄한 여행기를 기대한다면 다른 책을 보길 권한다. <0을 찾아서>는 오래된 소설책처럼 다가 온다. 목차를 보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다. 일단 배경이 최근이 아니고, 시간이 담겨 있기에 덜 조급하게 읽어내려 가게 된다. 어른들을 위한 숫자여행이라고나 할까. 아이들을 위한 학습용 수학도서보다는 숫자가 등장하는 누군가의 인생이야기라고나 할까. 제목이 닮았기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조금이라도 비슷할까 했지만 전혀 다른 색이다. 숫자에 대한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이렇게 많은 연구를 했다는 자체가 놀랍다. 열정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그 열정이야 말로 <0을 찾아서>의 핵심이 아닐까. 이 책을 통해 학습적인 무언가를 얻으려고 한다면 포커스를 다시 잡기를 권한다. 분명히 새로운 혹은 낯선 정보가 가득하기에 인지적인 능력을 향상시킬 수도 있겠지만 효율적인 방법은 아니다. 차분히 여정을 따라가며 숫자의 기원을 탐구하는 일은 상당히 유쾌했다. 아쉬운 점은 흐름을 놓치면 다시 읽어야 한다는 것일뿐. 살면서 매일 사용하는 숫자에 대한 궁금증을 한 번은 풀어보는 게 어떨까. 누군가 정해놓은 결과론적인 책보다 함께 찾아가는 편이 꽤나 엉덩이를 들썩이게 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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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이 중세에서 얻은 가장 소중한 수학적 유산이라니, 별 생각없이 숫자를 사용했는데 숫자의 기원을 찾기 위한 탐구가 있다니 놀라웠다. 현재 숫자 체계에서 가장 오래된 제로가 담긴 ‘K-127'이라는 소중한 돌 유물을 찾으려는 수학자의 모험이라는 소개글을 보고 K-127이 실존하는 것인지 그냥 픽션인가 너무 궁금했는데 읽는 내내 이게 픽션이야, 논픽션이야?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흥미진진하였다. 세계적인 수학자의 숫자의 근원을 찾는 탐구 기록이라고 해서 따분하고, 난해한 수식이 가득한 것은 아닐까 했는데 전~~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이게 여행 서적인지 인디아나존스처럼 모험기인지 모호할 정도로 술술술 잘 읽히는 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젤 교수가 평생 사로잡혔던 숫자의 근원에 대한 갈망에는 공감이 잘 되지 않았다. 숫자를 발견한 게 인간이 발견하고 창조한 것들 가운데 가장 위대한 일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가보다. 그치만 우리 삶의 대부분이 숫자로 이루어져 수치화 되어 있고 값이 매겨져 있고 그런 숫자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0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니 그런 것 같기도 했다. ^^; 아버지가 선장인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세계 곳곳의 유적지를 탐방할 수 있었고 라씨처럼 수학적 흥미를 일깨워주는 환경에 놓여있었다는 점이 참 부러우면서 역시 어린 시절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일생은 많이 달라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라씨가 밀수범이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어린 악젤에게는 수학자의 길을 제시한 은인이지 않을까? ^^ 어떻게 어린 꼬마아이가 ‘이 경이로운 숫자를 누가 발명했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그 질문을 간직하고 평생을 숫자의 근원을 찾는데 바칠 수 있는 걸까? 비범한 사람들은 역시 어린 시절이 남다른 걸까? 어쨌든 0이란 ‘아무것도 아니면서 엄청난 무언가를 대표하는 것, 무한이면서 동시에 비어 있는 것’이라는 제로의 개념은 동양에서 시작되었기에 제로의 기원을 찾는데 인도, 태국,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 내가 좋아하는 나라들이 등장해서 좋았다. 캄보디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 앙코르왓 곳곳에서 본 힌두신들도 정리되고, 킬링필드의 역사도 재조명해볼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앙코르왓을 여행하면서 위대한 크메르 문명을 일으켰던 나라의 사람들이 왜 이토록 가난한 삶을 살게 되었을까 라는 의문에 현지가이드가 크메르 루즈가 모든 지식인을 학살하여 교육을 담당할 사람들이 없어 발전속도가 느리다는 말에 참 가슴이 아팠었는데, 그 크메르 루즈가 등장하다니... 크메르 루즈가 최초의 제로가 새겨진 K-127 도 다 부순 건 아닐까 조마조마했는데 악젤 교수가 제로가 서양이나 아랍에서 발명된 것이 아니라는 증거, K-127를 발견하게 되었을 때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1931년 조르주 세데스가 아랍 제국과 괄리오르의 제로보다 캄보디아의 제로가 훨씬 앞섰다는 논문을 발표했지만 K-127 비문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다. 크메르 루즈의 공포 정치 기간 동안 많은 유물이 약탈당하고 훼손당해 이 비문의 행방도 확실치 않았으나 악젤 교수의 집념으로 2013년 1월 2일 앙코르 보존 협회의 창고에서 이 비문이 재발견되어 지금은 국립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하니 캄보디아 여행을 또 준비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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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가면 처음에 숫자를 이용해 사칙연산을 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숫자가 기호로 추상화되기고 하고, 각종 공식들이 등장하면서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극명하게 나뉘네요. 하지만 어려워 보이는 고등 수학에서도 가장 기본을 이루는 것은 숫자 0 에서 9 입니다. 가게에서 물건을 살 때도, 우주선을 달에 보낼 때에도 숫자는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숫자를 쓰는 것은 자연스럽기 때문에 당연히 예전부터 있었다고 여겨질뿐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네요. 다만 우리가 쓰는 숫자가 아라비아에서 유래해서 아라비아 숫자라고 불린다는 사실만 얼핏 들었을 뿐입니다. '0 을 찾아서' 는 소설 제목 같기도 하지만 제목처럼 숫자 '0' 이 언제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추적하는 책입니다. 0 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나타내는데 아무것도 없으니 당연히 0 이라고 표현하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눈에 보이는 것을 셀 때 사용하는 하나, 둘, 셋 등과는 달리 아무것도 없음을 이해하고 기호로 나타내는 데에는 무척 오랜 시간이 걸렸네요. 이 책의 저자는 유명한 수학 교수로 일반인들도 알기 쉽도록 몇 권의 수학책을 썼는데 이 책에서는 0 의 유래를 찾고 있습니다. 책은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합니다. 크루즈의 선장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유럽 곳곳을 여행할 수 있었는데 선원 중에 수학에 매우 뛰어난 라씨라는 사람이 있었네요. 러시아에서 수학을 공부했으나 쫓겨난 이후 선원이 되었다고 하는데 라씨와 함께 이야기하면서 수학에 대한 관심을 키워 나갑니다. 나중에는 라씨가 하는 일에 대한 반전도 나오네요. 그러면서 저자는 동양 철학이나 종교에서 강조하는 '무' 가 0 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서 동양의 문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기 시작합니다. 결국은 동남아시아의 고대 문명이었던 크메르 고어까지 섭렵하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19세기에 인도차이나로 가서 살았던 세데스의 흔적을 발견하고, 세데스가 기록에 남긴 K-127 이라는 비석의 존재에 대해서도 알게 됩니다. K-127 에는 숫자 0 이 등장하는데 이는 지금까지 세계 최초라고 알려졌던 것보다 훨씬 더 앞섰다고 합니다. 만약 이 비석의 해석이 올바르다면 숫자를 발견한 기존의 역사의 서술들이 상당부분 수정되어야 하네요. 0 에 대한 수학책이면 0 의 기원이나 0 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복잡한 수학적 내용들이 나올 것 같지만 이 책에서는 마치 인디아나 존스처럼 K-127 을 찾기 위해 다방면에 도움을 구하면서 마침내 오래된 유물 속에 숨어있던 K-127 을 찾네요. 이탈리아 교수들에게 K-127 에 대해 성급하게 말함으로써 비석이 복구라는 이름으로 손상될 위험에 처하기도 하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캄보디아의 박물관에서 전시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 유적지는 매우 대단하기는 하지만 정치나 종교, 건축적인 의미에서 생각했을 뿐 수학적으로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몰랐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밝히고 있는대로 K-127 이 숫자 '0' 을 표시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비석이라면 분명 의미있는 성과가 될 것 같네요.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지는 '0' 을 찾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일들이 얽히면서 한편의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느껴졌네요. 수학을 기반으로 한 모험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