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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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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에 대한 역사적 고찰, 내지는 감상 정도로 봐야겠다. 원래는 그야말로 사전처럼 알파벳 순서로 배열되어 있나 본데, 번역하고 펴내면서 비슷한 내용끼리는 묶어놓았다. 원래 순서대로 놓아도 그렇고, 그걸 다시 우리말 ‘가나다’ 순으로 바꿔도 의미가 없으니 이렇게 편집한 것이 가장 무난하면서도 독자를 위한 배려로 여겨진다.  저자가 생각하는 색에 관한 입장은, “색의 지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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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에 대한 역사적 고찰, 내지는 감상 정도로 봐야겠다. 원래는 그야말로 사전처럼 알파벳 순서로 배열되어 있나 본데, 번역하고 펴내면서 비슷한 내용끼리는 묶어놓았다. 원래 순서대로 놓아도 그렇고, 그걸 다시 우리말 가나다순으로 바꿔도 의미가 없으니 이렇게 편집한 것이 가장 무난하면서도 독자를 위한 배려로 여겨진다.

 

저자가 생각하는 색에 관한 입장은, “색의 지각이라는 것은 생물적, 생리적 현상이라기보다는 사회적, 문화적 현상이다.” (226)라는 문장으로 대표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는 어떤 색을 좋아하고, 특정 색을 어떤 것의 상징으로 사용하는 것이 사회문화적 특성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넘어서, 어떤 색을 그 색으로 인지하는 것도 사회문화적 특성이라는 얘기다. 자칫하면 지나친 주관주의로 흐를 수 있는 이 입장은, 거의 독보적인 색에 관한 연구 이력으로 적절하게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는 듯 보인다. 역사적으로 색을 이해하고, 쓰여온 과정에 대한 이해가 색에 관한 과학보다 그에게는 더 친숙하고 더 중요하다.

 

이 책은 물음의 책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가장 길게 쓴 국기(Flags)’란 항목에선 자신이 이 국기에 대한 연구가 없었다는 것을 고백하면서 많은 질문을 쏟아낸다. 자문이면서, 다른 학자들이 이 연구에 뛰어들기를 바라는 투다. 아쉽게도 이 논의와 질문이 거의 유럽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끔씩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그가 가끔 인용하는 아시아 국가가 있긴 하다. 항상 일본이다), 현대 사회를 봤을 때 우리가 서양의 상징에 굉장히 동화된 측면도 많기 때문에 상당 부분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

 

이토록 많은 사물과 상황에 대해서 색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재미 있는 것은 어떤 색이 그렇게 쓰인 이유를 항상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국기나 축구 유니폼도 마찬가지인데, 어떤 색이 특정 의미를 상징한다고 흔히들 얘기하는데 대체로는 그게 사후적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색 저 색을 제외하다보니 그 색이 남아 있어 쓰게 된 경우가 흔하다. 결국 자신의 연구 자체(그의 연구가 역사 속에서 색의 의미를 찾는 것이었으니)를 위협할 수도 있는 이런 발언을 자주 하는 것을 보면 정말 그렇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특정 색이 사용된 의미에 대해 늘 그렇게 심각해 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

이 책을 읽고 적으면서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이 책의 옮긴이에 대한 것이다. 바로 전창림 교수인데, 그는 『미술관에 간 화학자』의 저자다. 그의 이 책은 여러 분야의 학자들(수학자, 인문학자, 의학자)을 미술관에 가도록 만든 책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책이다. 그의 미술에 대한 관심이 ()’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YES마니아 : 로얄 n*****m 2019.03.09. 신고 공감 6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