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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소식을 살 떨리게 기다리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명망 있는 작가군을 거느린 출판사가 아닐까? 굳이 해당 출판사가 아니더라도 수상자 소식은 한동안 출판계의 핫 이슈로 떠오른다.
올해는 예상과 달리 중국의 모옌으로 결정났다. 무라카미 하루키나 고은 님의 수상은 좀더 인내를 가져야 할 것 같다. 저마다의 가치 판단이 다르겠지만, 분명한 호불호 속에서 노벨상 수상작가의 작품세계가 다양하게 펼쳐질 것이다. 당장 수상 소식이 있고 ‘붉은 수수밭’과 ‘공리’가 핫키워드로 떠오르니 말이다. 일단 모옌에 대한 평가는 보류한다.
연상작용이겠지만, 201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작품 하나를 읽고, 묘한 잔상에 오랫동안 사로잡혔다. 지금껏 이 매력적인 페루 작가의 작품을 한 번도 읽어보지 못했던 터라,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한 권만으로 그의 작품세계를 논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라틴문학을 정점에 올려놓은 마르케스나 보르헤스만큼이나 그 충격이 남달랐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이력도 새롭다.
어찌 보면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는 지독한 소설이다. 혹자는 유머와 해학이 넘치는 압도적인 스토리텔링이라 평한다. 하지만 적어도 대한민국 독자에게는 비단 남의 일처럼, 웃고 넘길 수만은 없을 것 같다. 페루 정부가 아마존 국경 수비대를 위해 성적 욕망을 해소시키기 위해 탄생시킨 ‘특별봉사대’를 실화로 한 이 소설. 시작부터 일제수탈기 위안부 할머니의 핏빛 절규가 중첩된다.
이 책을 조심스럽게 읽어나가다가 그나마 마음의 부담을 덜게 된 계기는, 페루의 ‘특별봉사대’는 자발적 의지(주로 사창가 혹은 윤락행위를 업으로 사는 여성들)로 모여든 영리조직인 반면, 일제 시대 위안부는 그야말로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끌려온 평범한 시민이란 점이다. (* 여전히 많은 이들이 ‘종군위안부’란 잘못된 용어를 쓰고 있는데, 이에 대한 부연 설명이기도 하다.)
주인공 판탈레온 대위는 투철하고 청렴하며 전도유망한 군인이다. 그런 그에게 아마존 국경 일대 수비대를 위한 ‘특별봉사대’ 조직이란 엉뚱한 명령이 하달된다. ‘뭐든 열심히 하겠어요’를 온몸으로 실천한 판탈레온 대위는 ‘판티랜드’의 수장이자 그 일대 최고 유명인사로 자리매김한다. 깨알 같은 분석(주당 몇 회의 특별봉사를 실시했는지, 최대치의 만족을 이끌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특별봉사단원들을 충원해야 하는지, 그들을 위한 복리후생과 이동수단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과 보고가 소설 곳곳에 자리한다. 더불어 이름만으로도 압도적인 캐릭터(‘젖빨개’, ‘젖퉁이’, ‘미스 브라질’ 등 독특한 캐릭터)의 향연, 선문답식의 교차되는 대화 구성, 보고서와 보고서로 오가는 포복절도 수준의 대외비 문서 등 다채로운 이야깃거리로 가득하다.
임무에만 충실했던 판탈레온 대위가 ‘미스 브라질’에 빠지며 차츰 판티랜드의 포주로 바뀌어갈 즈음, 불의의 습격(역시 성충동에 사로잡힌 남성들)에 의해 미스 브라질이 사망하게 된다. 이때 판탈레온은 그녀를 군인장(우리로 말하면 현충원 안장과도 같은 국가유공자에 걸맞는 대우)으로 장례를 치르고, 결국 비밀리에 추진되던 ‘특별봉사대’가 세상 전면에 노출된다.
소설 속에 사이비 교주로 등장하는 ‘프란체스카 형제단’, 부패한 지방언론인 ‘신치’ 등 주목할 만한 이야기들이 다수 있지만, 깊게 들어가긴 어렵다. 다만 결말에 이르러 ‘특별봉사단’을 극렬하게 비판했던 신부와 장군, 언론인, 그리고 일반 시민들까지 ‘특별봉사단’을 열렬히 활용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결국 바르가스 요사는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를 통해 페루 정부와 사회의 모순을 신랄하게 비판했던 셈이다.
바르가스 요사의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를 블랙 코미디라 평하고 싶진 않다. 어느 인터뷰에서 그는 ‘소설에 있어 유머의 무용성’을 주장한 바 있다. 급선회한 계기는 잘 모르겠지만, 이 작품만 놓고 보자면 라틴 문학 특유의 끈적끈적함과 신기루를 보듯 부려놓는 마술적 언어의 향연, 그리고 독특한 구성 등이 인상적이었다. 이것이 그의 대표작이랄 수 있는 <염소의 축제>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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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 입에는 파리가 들어가지 않는다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불편한 소설이다. 맹목적인 충성과 거침없는 변절이 불편하고, 남성들의 성욕받이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 주어야하는 상황이 불편하다. 게다가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이념이 사회주의적 시각에서 신자유주의의 신봉자로 완전히 뒤바뀐 것이 몹시 불편하다. 물론 소설은 허구이지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있을 수 있는 이야기를 전제로 하는 허구이기 때문에, 현실과 소설을 구분짓지 못한다고 비난한다면...할 말 많다. 또한 노벨상의 권위에 대한 미련이 아직도 있는 사람으로서 인도주의적 이념이 살아있는 작가가 선정되기를 갈망한다는 뜻에서 할 말은 더욱 많아진다.
아마존 밀림 이키토스에 주둔해 있던 페루 군인들은 주체할 수 없는 성욕을 인근 마을의 여자들에게 푼다. 이러한 일들이 사회적 문제로 번지자 군 장성들이 짜낸 묘안은 ‘특별봉사대’를 조직하여 성적봉사를 전담하게 하자는 것이다. 그 수장으로 우직하고 성실한 판탈레온 판토하 대위가 임명되고, 그는 언제나 그래왔듯이 온 정성과 충성을 다하여 최고의 특별봉사대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비밀리에 진행되어야 할 이 일급 기밀은 방송매체를 타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고 미모의 봉사대원이 실해되는 사건을 계기로 해체된다.
남미문학 거장의 작품이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게 이 작품 역시 녹녹치 않은 복잡하고 난해한 여러 장치가 있다. 사실을 근거로 만들어진 소설답게 여기저기에서 의미심장한 상징을 찾을 수 있다. 대통령에 출마한 적이 있는 바르가스 요사의 이력을 감안하면 다소 정치적인 측면으로 접근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요사작품 중 유일하게 베스트셀러였다는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를 순전히 아마추어 입장에서 쪼개고 뜯어본다.
첫째, 구성면에서 보면, 3차선 도로를 수시로 차선 변경하며 달리는 것과 비슷한 책읽기이다. 판토하 대위 가족의 일상적인 대화와, 특별봉사대의 창단과 소멸의 일련 과정, 그리고 십자가 처형을 일삼는 이단 종교 집단의 행각이 서로 불쑥불쑥 끼어들며 이야기 흐름에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반복해서 들이댄다. 친절한 설명은 없다. 언제든 돌발상황이 있으리라는 마음의 준비를 하며 달리다 보면 바르가스 요사의 주행습관에 금방 익숙해진다.
둘째, 상징면에서 볼 때, 페루 군대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다. 사실을 근거로 소설이 이루어졌다고 서두에서 밝혀서 더욱 군대의 위상은 땅에 떨어진다. 나라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존재해야할 군부대가 사병들의 성적 해소를 위한 특수 조직을 직접 관리하는 모습이 처량하고, 상명하복이 철칙인 군대에서 사건이 터졌다고 부하를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치며 발뺌하는 군 수뇌부들의 일그러진 모습도 우습다.
셋째, 인물 분석을 하자면, 군상들의 다양한 모습이 홀로, 때론 겹쳐 투영되며 제시하는 의미가 깊다.
훌륭한 행정장교가 되고 싶었던 판탈레온 판토하 대위는 특별봉사대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페루의 위대한 포주’ 역할을 완벽하게 해낸다. 금연, 금주, 금녀까지 철저하게 모범적인 판토하에게 주어진 임무는 처음엔 너무 가혹한 것이었으나, 이남자는 최선을 다해 적응하며 그 댓가로 결국 포주 산업 최고의 행정장교가 된다. 아내이외 여인을 가까이 하지 않던 이 순수남이 봉사대의 자질을 직접 심사하고 (물론 행동으로), 가장 예쁜 ‘미스 브라질’을 애인으로 만들며 질투의 화신을 달래기 위해 묘안을 짜내는 부분은, 변질되어가는 이남자의 순애보가 안타깝다가도 참 귀엽기까지 하다. 무슨 일이든 진지하게 접근하는 사람을 미워할 수 없다는 것이 내 작은 신념? 안톤 체홉의 <귀여운 여인> 올렌카의 절대몰입적 성격이 대위의 캐릭터와 겹쳐진다. 언론인을 대표하는 ‘신치’,그는 비열하다. 먹잇감에게 돈을 요구하고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반드시 입으로 해결한다. 물론 조작도 과장도 가능한 ‘괴벨스의 입’이다. 판토하와 특별봉사대를 비난하는데 열을 올리고 그를 파멸로 이끈 일등공신이 창녀 페넬로페와 사랑을 즐기는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성직자 ‘펠트란 중령 신부’.특별봉사대 결성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수시로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그도 마지막에 다다르니 ‘털보녀’를 끼고 논다. 가장 충격적인 장면으로 여러 번 되풀이 읽었다. 생략된 마지막 문장의 주어가 혹시 다른 사람이 아닐까하는 기대감으로...
빅토리아, 코야소스, 스카비노 등 군 장성 수뇌부의 이중성은 독자를 질리게 만든다. 마을 여인들의 겁탈 사건을 해결하고자 순진무구 판토하 대위를 온갖 감언이설로 끌어들여 놓고 봉사대원의 장례식을 군의식으로 치른 대위의 대담한 행위에 놀란 이들은 그 즉시 봉사대의 해체를 무자비하게 감행한다. 공공연한 비밀도 표면화되면 모르쇠로 일관하는 군의 고질적인 습성이라고나 해야 될지 모르겠다.
혼란스러운 세상엔 카리스마 넘치는 교주가 등극하기 마련이다. ‘방주의 형제’로 불리우는 사이비 종교인들이 저지르는 행각은 섬뜩할 정도로 광적이다. 살아있는 생명체를 십자가에 못 박는 그들은 결국 어린 아기와 노인을 못박으며 성인으로 추앙하는 제물의식으로 인해 세력을 넓히지만 교주격인 프란시스코 형제 역시 십자가에 못박히며 대미를 장식한다. 이것은 범죄자로 쫒기던 그들이 마지막으로 스스로 선택한 거룩하고 성스런 의식이었다.
특별봉사대의 ‘미스 브라질’. 이런 직업에 종사하는 여성들 다수가 그러하듯이 그녀의 불행했던 어린 시절과 절대적 아름다움은 수렁으로 빠지는 필요충분조건이 되었다. 생계를 위해 기꺼이 고단한 삶의 세계로 뛰어들었던 그녀는 결국 성폭행 당하고 십자가에 못박혀 죽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힘없고 나약한 집단이 고난을 극복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 반대다. 마지막 떠나는 순간마저 성의 노리개 역할을 충실히 해야만 하는 ‘특별봉사대’는 이런저런 사유로 착취당하는 비천한 신분계층을 암시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페루엔 ‘다문 입에는 파리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는 모양이다.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가는 우리 말과 비슷한 뜻이다. 비밀을 지키기에 안간힘을 썼던 판토하 대위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다물어지지 않았던 사람들의 입을 통해 봉사대의 존재는 만천하에 공개된다. 결국 이 조직의 존재가치가 문제가 아니라 비밀이 새어나간 것이 문제가 되어 주인공은 한직으로 밀려나는 불운을 겪게 된다. 비밀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투명하게 살아가는 것이 최선의 삶이 아닐까.
요즘 뉴스를 보면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란 생각이 든다. 뿌옇게 흐린 소식들이 줄줄이 전파를 타는데 뒤에선 꼼수가 만연하다. 실수는 용서받을 수 있지만 거짓으로 점철된 정책들에 대해선 역사가 반드시 그 댓가를 치른다는 것을 이 소설을 통해서 위정자들이 알았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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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작가가 2010년 노벨문학상을 받고 나서야 어떤 작품의 저자가 아닌 오롯한 이름으로 기억하게 되었다.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는 오래전부터 찜하고 있던 책이라서 그의 수상 소식이 마냥 신기했다. 김영하님의 책 속에서 언급되었던 책이라 오랫동안 궁금했던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를 먼저 읽게 된 데는 입소문 덕분이었다. 간략한 줄거리를 알고 나서 우울할거라 단정 지었던 나의 생각과는 달리 재미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을 읽으며 '판탈레온'이란 인물의 진지함과 저자의 능글맞은 유도에 깔깔대며 읽었다. 나의 웃음은 저자가 깔아놓은 블랙유머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음에도 절대 '판탈레온'을 미워할 수도, 저자를 비방할 수도 없는 문학적 해소의 웃음이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얼마 전 직속상관이 불법적인 일을 시키면 어떻게 대처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았었다. 단칼에 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는데, 만약 현실이 된다면 그럴 수 있을지 의심스러워지는 것이 딱 판탈레온 판토하 대위의 상황과 맞물렸다. 판탈레온 판토하 대위는 '천부적인 조직력, 정확하고 엄밀한 질서 의식, 행정 능력'을 인정받아 장군으로부터 특별한 임무를 부여받는다. 바로 수국초특(수비대와 국경 및 인근 초소를 위한 특별봉사대)을 이끌어가는 임무였다. 아마존 밀림의 고립된 부대에서 병사들이 인근 마을의 여자들을 겁탈하면서 성욕을 풀어내고 있어 항의가 빗발치고 있었다. 군 당국은 비밀리에 창녀들을 고용해 군사들의 성욕을 풀어주라는 임무를 판탈레온 대위에게 맡긴다. 판탈레온 대위는 자신의 신념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부하지만 결국 그 임무를 맡고 부인과 어머니를 데리고 그곳으로 떠난다.
판탈레온 대위는 이 임무에 대해 가족에게 비밀로 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래서 군인이 아닌 사업가 행세를 하며 군부대에 창녀들을 고용하는데, 후일에는 가족을 제외한 인근 주민들은 그가 하는 사업의 내용을 모두 알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모든 것이 일급비밀인 척 진지하게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그 진지함이 웃음을 유발한다. 먼저는 너무나 상세하고 장황한 보고서가 그가 이 임무를 얼마나 중요시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특별봉사대(창녀들)를 이용 가능자 수(8,726명) 개인당 월평균 희망 횟수(12회), 개인당 평균 소요 시간(30분)까지 상세히 적고 있다. 그리고 몇 명의 창녀들이 몇 명의 군인의 성욕을 풀어줄 수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수치가 계산되어 있다. 창녀들 고용에 힘을 써줄 인물들에 대한 노골적인 별명 기재도, 여성의 생리기간을 계산하지 못해 수정한 특별봉사대의 필요인원(2,271명)까지 진지하게 쓰고 있으니 어찌 그의 임무를 우습게 볼 수 있겠는가.
거기다 보고서의 말미에는 능청스럽게 '하느님의 은총이 깃들길.' 이란 문장을 꼭 남겨 놓는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그의 보고서를 보고 있노라면 진지함과 성실함, 최선을 다하려는 노력이 늘 가상하게 느껴진다. 또한 군인들의 성욕이 아마존 지역의 분홍돌고래의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직접 자신이 음식을 섭취하고 부인에게 실험까지 한다. 자신의 아내를 '숙녀'라 지칭하고 자신은 최선을 다했노라고 보고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특별봉사대의 성격을 잊고 그의 임무 방식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드디어 첫번째 특별봉사대가 초소에 들어오지만, 특별봉사대에 만족한 병사들의 사기를 돋우고자 인원을 증원하는 일까지 벌이게 된다. 그야말로 판탈레온은 '수국초특'의 임무를 성공시키기 위해 헌신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할 수 없었다.
말도 안되는 이런 계획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면서 인근에 소문이 퍼진다. 판탈레온이 특별봉사대를 이끌고 있으며, 그곳에 들어가기 위해 여자들이 얼마나 애쓰는지 까지 나오는데 정작 판탈레온 대위와 그의 어머니는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 아내는 편지로 여동생에게 그곳의 생활을 능글맞게(이 부분에서는 부부가 무척 닮은 것 같다.) 써가고, 판탈레온 대위는 특별봉사대를 이끄는 인물들의 말투까지 흉내 내며 유대감을 형성해 간다. 한편 자기 아내와 딸들을 덮친다고 난리치던 사람들은 매력적인 창녀들이 초소를 드나드는 것을 보고 자기들이 덮칠 여자가 없다고 항의를 해 온다. 인근 부대에서도 특별봉사대를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제안이 오고 그야말로 판탈레온 대위는 이 임무를 너무 잘 수행해서 예기치 않은 잡음을 만들어 내는 인물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특별봉사대의 대원이 장교와 결혼해서 발각돼 일자리를 잃게 되자 다시 고용해 달라는 길고 긴 편지를 판탈레온 대위의 아내인 포치타에게 보내고 만다. 그 편지로 인해 남편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게 된 포치타는 경악을 하지만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판탈레온 대위는 특별봉사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일명 '미스 브라질'을 애인으로 삼고 그녀와 관계를 맺는다. 포치타는 어린 딸을 데리고 판탈레온 대위 곁을 떠나고, 판탈레온의 삶은 그야말로 구렁텅이로 빠져들고 만다. 누구보다도 능력 있고 성실하던 그였는데, 이 특별한 임무 때문에 가정을 잃고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것이다. 거기다 '미스 브라질'이 불만을 품은 이키토스 주민들에게 살해되자 그녀가 훌륭한 임무를 잘 수행했다며 장교복을 입고 그녀의 장례식을 화려하게 치러주는 것도 모자라 송덕문까지 읽는다. 그 장례식을 통해 그동안 자신이 해왔던 임무를 만천하에 알리는 계기가 된다.
이런 모든 사실을 군 당국에서도 알게 되고 그는 직업까지 잃을 위기에 처한다. 항의가 빗발치자 부랴부랴 특별봉사대를 해체하고 판탈레온 대위를 제대시키려 한다. 하지만 판탈레온 대위는 끝까지 군에 남기를 원했고, 강등된 채 티티카카 호수에서의 수비대의 하루를 맞는 것으로 끝이 난다. 소설이 정점에 달할수록 그의 운명과 포치타와의 관계가 무척 궁금했는데 소설의 시작처럼 소설의 끝에서도 그를 깨우는 사람은 그의 아내였다. 어찌되었든 그의 곁에 아내가 있다는 사실, 그가 군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안심이 되긴 했으나 이 능글맞은 소설을 마냥 재미난다고 웃고 있을 수만은 없다. 옮긴이도 말했듯이 이 소설은 '유머로 가득하지만, 그 안에는 정치적 의미가 함축되어 있'었다. 그것을 일일이 캐낼 필요가 없는 것은 소설의 많은 사건들과 그에 따른 결과가 그 의미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재미나게 읽히는 것이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수많은 문제점과 난관 속에서도 시종일관 진지한 판탈레온 대위가 소설의 중심에 있듯이 한 동안 그가 잊히지 않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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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의 글이라고 믿기 힘든 재미난 이야기, 요사의 책을 몇 권 보았지만, 이 책처럼 술술 읽혀지고 유쾌한(?) 책은 없었다. 물론 다른 책들도 재미있지만, 무거운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들과는 달리 그가 좀 솔직한 작가이고 통속적이며 현실적인 작가라고 알고 있었지만, 그가 던진 웃음은 웃음이 빵하고 터진다. 물론 그 웃음의 다른 한편으로 독재나 권력과 싸우는 투사적인 모습도 보이기에 그가 어떤 작가인지 정의하기가 힘든 것 같다. 이런 그가 보여주는 웃음의 드라마, 인간 본연의 욕망과 욕구와 권력의 비애를 잘 보여준다. 깊고 깊은 아마존의 정글 속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무언가 좀 다를 것 같은 기대되는 제목, 특별봉사대는 단어가 묘한 느낌을 던져준다. 특별하다는 것, 남과 다르다는 것인데 거기에다 특별한 봉사대라? 누구에게 봉사하는 것일까? 아마죤의 고립된 지역 근무 병사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서 만든 수국초특, 그 이름도 유명해지지만, 항상 인간의 일이란 양면을 가지는 것이기에 벌어질 일들이 더 흥미롭다. 말단 병사들의 원초적인 본능을 위해서 노력하는 군 장성(권력자)가 있었나,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재미나고 성스러운 이야기 그 속에 권력과 인간의 욕망이라는 뼈다귀를 숨겼지만, 유쾌하면서도 불유쾌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정직한 군인인 판탈레온 판토하 대위, 이 충실한 군인이 아마존의 최고로 유명한 포주로 거듭난다. 하지만, 그의 변신은 무제? 왜? 그 이유는 천천히 드러난다. 판토하대위는 젊고 활력차고, 거기에다 젊고 아름다운 부인이 있고, 그 부인을 사랑하지만, 그는 왜 이 불유쾌한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가? 그의 뒤에 무슨 배후 세력이라도 있는 것일까? 그의 마음을 흔들리게 만든 ‘미스 브라질’ 등 그와 함께하는 수국초특 대원들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다. 이런 업계에서도 정직한 운영이 혁신을 불러 일으킨 것인지, 이 대원들이 수많은 병사들의 마음에 위안을 주고, 활력까지 준다.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과 인간의 권력인 군대, 그것들이 어우러져 벌리는 사건. 고립된 지역의 병사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애국심만으로는 버티기가 힘든 것 인가? 그럴 것 같다. 병사이기 이전에 젊디젊은 남자이기에. 판토하대위의 충실한 임무 수행 하지만, 그가 열심히 일할수록 그를 인정할 수 없는 군부, 아니 그의 존재와 그가 수행하는 임무는 유령이다. 있지만 존재하지 않는 그런 유령. 이런 유령들을 이끌고 스스로 유령이 되어서 성실히 군인의 임무를 수행하는 그의 강직함, 이런 그를 버리다니. 그들은 명령을 하면서도 대충대충 하기를 원했지만, 우리의 주인공 판토대위는 너무나 정직하고 헌신적이며 명령에 충실한 군인이기에 그 작전을 엄청 성공적으로 수행한다. 민간인들까지도 그들에게 특별봉사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이상한 논리, 자신들도 누려야 하는 일이기에 판토하의 임무를 민간에게까지 확대해 달라는 요구를 한다. 과연 타당한 것인가?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항상 양이 있으면 음이 있고, 이 시대의 살아있는 양심들이 남아 있으니, 이 비밀스러운 작전은 사람들에게 알려진다. 양심이 있는 성직자와 양심이 없는(?) 성직자의 차이는 없는 걸까? 명령에 복종해야 할 군부에서 종교인은 숨죽인 존재인지? 아니면 신을 섬기는 목자로써 들고 일어서야 할지? 시대에 영합하여 충성이란 이름으로 권력에 편승해야 하는지? 나름의 변명과 이유를 가진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물음은 누구를 위한 명령인지? 자신들의 생각만으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군부의 뻔뻔함을 까 놓은 소설이 아닌가 생각된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 너무 알려진 비밀작전은 더 이상 비밀이지 못했다. 활짝 핀 꽃은 곧 질것을 암시하듯, 죽음을 맞이하는 꽃들 누가 이 꽃들을 시들게 하고 죽음에 이러게 했는가? 이런 그녀를 버릴 수 없었던 판토하, 그는 어떤 길로 가는지. 과연 우리가 판토하라면 어떻게 임무를 수행했을까? 정말 열심히 아니면 대충대충 눈치를 보면서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면서,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은 후자가 아닐까. 이 이야기는 무엇보다 재미있다. 독특한 캐릭터를 지닌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읽게 해주는 것 같다. 우리는 개인적으로 어둠으로 숨기는 비밀스러운 일이 성문제일 것이고, 군부의 권력과 권력의 비리 등이 시대의 어둠이 아닐까? 어두운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느끼는 세상, 그 속에 너무 물이 들어버려 자신들이 어두운지도 망각해버리는 것 아닐까? 항상 이런 어둠을 밝히고 경고해주는 사람이 작가들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렇다고 시종일관 무겁고, 우울하거나, 가르치려고 하는 글은 우리를 짜증나게 하는 것 같다. 기왕이면 밝고, 독자에게 웃음을 주면서도 교훈을 주는 그런 글이 많았으면 한다. 책은 즐거움이자 배움이 아닐까 생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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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거장이라 불리는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그는 문학과 법학을 공부했고, 군사학교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로 주목받는 작가로 떠올랐고, 1966년 출간한 『녹색의 집』으로 페루 국가 소설상, 스페인 비평상, 로물로 가예고스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후 세계 각국 대학에서 초청 강연도 하고, 각종 문학상의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어 유럽과 미주에서 활동한다.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정치 참여에도 적극적이었던 그는 1990년 페루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지만 알베르토 후지모리에게 패해 낙선했다. (알베르토 후지모리..이 사람 일본계 페루인이라고 언젠가 TV 프로에서 본 기억이 난다.)
군사학교의 경험을 문학으로 풀어냈다는 소갯글에서 보이듯 극과 극의 느낌을 드는 두 상황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냈다는 것이 묘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사람의 작품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가 나왔을 때 독자들과 비평가들은 놀랐다고 한다. 이제껏 그의 작품에서 볼 수 없는 유머로 가득한 전개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찬의 글이라고 해도 인연이 되는 독자는 따로 있는가보다. 처음부터 이 소설은 참 읽기 힘든 글이다. 영화의 한 장면으로 설명을 하자면 각기 다른 장소 4곳으로 화면을 나누고 똑같은 시간에 발생하는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그런 형식이라고 하면 설명이 될까? 다음 장면으로 전환되는 포인트도 주지 않고 바로 다음 문장을 읽다 보면 전혀 다른 상황의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판티타(주인공 판탈레온 판티하의 애칭)를 깨우는 포치타(판탈레온의 아내)와의 대화부터 시작된다. 군인인 남편을 챙기는 아내와 어머니의 아침 일상을 보여준다. 전혀 엉뚱한 장면이 이어진다. 프란시스코 형제가 기도하는 장면이 나온다. 또다시 장면이 바뀌어 판탈레온 판토하 대위가 로페스 로페스 대령을 만나고 있다.
소설의 배경은 아마존 밀림에 있는 페루 군대이다. 뜨거운 아마존 오지에 한창 뜨거운 피가 마구마구 끓어오르는 젊은 병사들이 문제를 일으킨다. 성욕을 풀 길도 없는 그곳에서 끓어오르는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사고를 쳤다고 해야하나? 하지만, 이게 너무 자주, 많이 일어난 것이 문제이다. 민간인을 강간하는 일이 빈번하자 페루 군대의 윗분들은 일을 해결해야 했다. 이것을 해결할 적임자를 판탈레온 대위로 점찍어 놓고 말이다. 여기서 주인공 판탈레온 대위를 살펴봐야 한다. 구구절절 판탈레온 대위에 대해 언급하는 표현을 보면 완전무결한 군인 그 자체이다. 음...밥을 먹을 때도 ㄱ,ㄴ 의 모양으로 각을 잡는 그런 성격의 소유자라고 하면 독자는 이해할까? 낭만, 열정, 세심함과는 절대로 어울리지 않는, 그리고 일탈의 행동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런 사람이다. 그런데 이 사람이 꿈에서도 생각지 않은 일의 책임자가 되어야 한다. 가족을 이끌고 아마존에 도착한 주인공은 자신의 비밀임무를 위해 부인과 어머니를 속이게 된다. 그리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군인인 그의 겉모습을 숨긴다. 민간인으로 탈바꿈하고 자신이 군인인 점을 숨기고 홍등가를 전전하고 임무를 수행한다. 성욕을 주체못하는 문제아 페루 군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의 철저한 조사와 계획 아래 페루 군인들을 얌전하게 잠재워줄 '수국초특(수비대와 국경 및 인근 초소를 위한 특별봉사대)'를 이끌게 된다.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를 블랙유머라고 하지만 어느 순간 웃어야 하고, 어느 순간 작가가 말하려는 의도(겉으로는 청교도의 모습을 하면서 속은 타락한 페루의 군부라고 해설에 되어 있는~)를 체크해야 하는지 참 모호한 소설이다. 노벨상 운운하는 점이 어떤 것인지 나는 정말 난해하다. 블랙유머라고 해서 쏠쏠한 재미를 기대한 독자라면 아마 나처럼 읽는 자체가 지루할지도 모르겠다. 주제의 주변을 꼼꼼하게 서술하면 그것을 상상하는 것은 독자가 소설에서 느끼는 하나의 묘미인데 일절 딱~끊어버린 글이다. 구구절절 대화체라 정말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 차라리 영화라면 위에서 표현했듯이 한 화면을 4개로 나누고 각각의 인물들이 한꺼번에 말하고 자막으로 표현하고 그리고 공통된 사건으로 전개되는 방식으로 한다면 보기라도 좋지. 글로 이 모든 상황을 한꺼번에 표현하려는 방식은 음..난 정말 정신없다.
절대로 변할 것 같지 않던 판탈레온 대위의 일탈과 그의 행동은 독자로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결말일 테고~(아..그렇기 쭉쭉빵빵한 대원들이 눈앞에 왔다갔다하는데 사건이 안 생기면 주인공으로써 또 다른 재미를 못 주는 거니까) 내가 페루의 상황을 이해 못 해서인가, 라틴 문학을 이해 못 해서인가, 읽어도 별로 기억에 남지 않는, 그리고 결국 성욕에 관해 한바탕 수다를 떤 느낌만 남는다. 간혹 이런 결론을 얻게 되는 책을 만나면 참..기분이 그렇다. 남들은 다 칭송하는 작품을 이해 못 하는 나의 부족한 독서력이 문제인지, 아니면 몇몇 평론에 따라서 무조건 그 작가의 작품을 옹호하는 분위기가 맞는건지..남는 것도 없이 시간의 흐름만 탓하고 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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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대표작이다. 페루에서는 유일하게 세계적인 작가로 평가 받는 그는 주로 본인 조국의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문화에 대해 냉소적이고 진지한 태도의 작품들을 주로 써왔는데 이 작품을
통해 작품에 녹여낼 유머에 대해 기존과는 정반대의 태도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민감한 사회, 정치문제를
비판적인 어조가 아닌 농담조의 어조로 그 단면을 더 깊게 꼬집어낸 작품이라 할 만하다. 페루의 잘나가는 행정장교 판탈레온 판토하가 군 수뇌부의 지시에 따라 비윤리적인
임무를 맡아 수행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되며 직업정신이 투철한 그로서는 맡은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였을 뿐인데 오히려 임무 자체가 수뇌부가 바랬던 것보다 더 잘 진행이 되자
사회로부터 받는 비난의 화살을 오히려 그에게 돌려버리게 된다. 이는 권력 구조의 부조리를 그대로 보여주는 모습일 뿐만 아니라, 국가
중대사에 대한 수뇌부들의 대처가 안일하고 근시안적이며 얼마나 황당한지 통렬하게 고발하는 것이다. 작가는 본 책의 서문에서 이 소설은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실화에 바탕을 둔 내용이라 그런지 읽는 동안 사실적인 느낌을 더욱 많이 받았으며, 반세기 전의 시간적 배경은 현대의 느낌을 가지고 읽을 수 있는 편안함을 주었다.
시계태엽처럼 정확한 구조를 갖추고 있는 이 소설은 크게 충돌을 제시하는1부와 그 충돌이 보다 복잡해지는 2부 그리고 충돌의
해결을 보여주는 3부의 전통적인 극 작품 구조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작가만의 독특한
서사 방법으로서 서로 다른 차원의 시간에 이루어진 대화들이 뒤죽박죽 얽혀 있어 처음 접했을 때는 다소 황당한 느낌마저 들었다.
예를 들면 나와 상대방의 대화 중간에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대화가
삽입되고 다시 나와 상대방과의 대화가 이어지는, 서로
다른 대화의 체인구조이다. 신선한 서사구조 이면서 당혹스럽기도 하지만 다차원적인 독서를 기분 좋게 경험했다
할 수 있겠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고전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현대적 분위기와 해학을 겸비한 재미있는 세계문학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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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탈레온은 판탈레온 판토하라는 페루 육군 대위이며 특별봉사대란 그가 아마존 밀림 지역인 이키토스로 부임을 하면서 맡게된 특별 조직을 의미하는데 수국초특(수비대와 국경 및 인근 초소를 위한 특별봉사대)라고 불리운다. 페루 군부는 아마존 밀림 지역에서 복무하는 군인들의 성욕 해소 문제에 골머리를 앓게 된다. 즉 욕구를 해소하지 못한 군인들이 마을의 부녀자들을 겁탈하는 일이 발생해서 마을 주민들로부터 민원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페루 군부는 평소에 여자를 밝히지 않고 근무 성적도 우수한 판탈레온에게 특별봉사대 조직을 만들 것을 지시하고 이 모든 사실은 비밀에 부칠 것을 명한다. 평소에 바른 생활 사나이였던 판탈레온은 결국 임무를 받아들이고 군인의 신분을 숨긴 채 창녀들로 이루어진 특별봉사대를 조직하여 군인들의 욕구를 해소하는 임무를 수행해나간다.
정신대라는 명목으로 우리네 여인들에게 그러한 것을 강요했던 일본인들에 비하면 오히려 창녀들에게 급료를 지불해가며 욕구를 해소하고자 한 페루 군인들은 양반축에 끼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와 비교하는 일은 그만두고 그 당시 상황에 집중해보자면 군대에서 이러한 일이 암암리에 승인되고 지원된다는 사실은 창피한 일임에는 틀림없다. 더구나 행정장교라는 사람이 포주들과 협력하여 특별봉사원을 선별하고 그들을 옹호하고 심지와 그들과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결코 보기에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마리오 바르가스는 바로 이러한 실태를 전혀 진지하지 않은 문체로 코믹하게 풀어내고 있다. 거기에 더해 사이비 종교 조직까지 끼워넣어 사태를 더욱 극적인 황당함으로 이끌고 간다. 글을 진행해 나가는 구성도 특이하다. 마치 하나의 무대에서 여러 장면이 동시에 보여지는 연극을 보는 것처럼 다른 장소 다른 시간에 일어난 여러 일들이 한꺼번에 오버랩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형식이다. 어찌보면 독자를 헷갈리게 하는 듯 하지만 읽다보면 오히려 마치 눈 앞에 연극을 보는 것처럼 현장감이 느껴지는 구성이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에 특별봉사대가 해체되고 판탈레온 판토하 대위가 소환되면서 오버랩되는 장면들은 페루 정치 조직의 이중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평소에 판토하가 부여받은 임무를 비난하고 특별봉사대의 여성들을 욕했던 인물들이 해체된 특별봉사대의 멤버들과 성관계를 맺는 장면들의 묘사는 비난받아 마땅한 군상들의 실체를 까발려주는 통쾌한 결말이라고 볼 수 있다. 어찌보면 절대 웃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유머가 지닌 장점을 빌어 재치있게 표현한 작가의 능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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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은 후 작가가 뭘 말하려 하는지 고민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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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었는데 어떻게 쓰면 좋을지 모르겠다. 그러면 쓰지 않으면 될 텐데, 이런 말을 또 쓰고 있다.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를 쓴 작가 마리오 바르가사 요사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내가 모르고 있는 작가가 이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구나) 2010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하던데 말이다. 이름을 나중에도 떠올릴 수 있을까? 책을 여러 권 본다면 외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잘 알지도 못하는 작가의 책을 본 것은 그냥이다. 그리고 책을 보기도 전에 이 책을 보고 느낌이나 줄거리를 잘 쓰지 못할 것이라는 것도 예상했다. 소설 형식이 내가 지금까지 본 것과는 꽤 많이 다르다. 이런 식으로 소설을 쓸 수도 있구나 라는 것을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얻은 것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대화하는 부분은 마치 희곡과 같다. 뒤에 나온 해설을 보니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소설뿐 아니라 다른 글도 많이 썼다는 말이 있었다. 연극 무대라면 둘이나 셋으로 무대가 나뉘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에는 텔레비전 화면이 그렇게 나뉘어져 있는 것처럼 느끼기도 했다. 그리고 보고서, 편지, 신문기사, 라디오 방송과 같은 여러 종류의 글 형식을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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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 선생께서 올해의 노벨상을 수상하시기 이전에, 이 책에 관한 소문을 이미 듣고 있었습니다. 재미있다는 얘기들이었죠. 그래서 언제고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참에 털컥, 우리의 고은 선생님을 뒤로 밀치고 노벨 문학상을 인터셉트 해 가시더군요. 하여, 그렇다면 더더욱 요사스럽게 빨리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또 줄창 생각만하고 있던 차에 이번에는 주노 디아스 선생께서 자신의 <오스카 와오>를 통해 요사 선생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야말로 쓰리 콤보에 아도겐이 아닐 수 없었으므로 드디어 읽게 되았던 것이았습니다. 재미가 없진 않았는데요, 그러나 딱히 제 타입은 아니었습니다. 이 작품은 익살 해학극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페루의 밀림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고요, 그곳에 주둔하는 군인들이 민간인 부녀자들을 슈퍼 가판대에서 츄파춥스 뽑아가듯 강간을 해대서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그것을 예방하고자 페루 군부가 조처한 이른바 특별 봉사대에 관한 이야기이지요. 여기서 특별 봉사대란, 군인들이 더는 일반인 처자들을 강간하지 못하도록 미리미리 진을 빼놓는 봉사대를 이르는 것으로써, 뭔지 아시겠죠? 바로 그겁니다. 이 이야기는 실화라고 하네요. 책이 출간된 이후에 주인공 판탈레온 대위께서 친히 바르가스 요사 선생께 전활해서 내 얘기를 대체 누구에게 들은거요? 하고 물었다니 말입니다. 여튼 실화라고 해도 별로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특별히 더 감동적이거나 리얼리티가 살아날만한 그런 종류의 내용은 아니었어요. 작품의 구성은 대화와 편지 그리고 상부에 올리는 보고서 등의 형식으로 짜여 있습니다. 내용의 전개가 그런 도구들을 통해서 독자에게 전달되는 것이지요. 바로 이 점에서 저와는 맞지 않는 타입이었다고 말씀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누차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묘사와 서사를 애정하는 사람인지라 그것이 빠진 작품에 관해서는 아무래도, 대단한 흥미를 가지고 보기는 좀 어렵습니다. 튀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에게 제 아무리 왕건이 오징어 다리가 든 튀김을 준다해도 그것으로 감동을 받지는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고작 한다는 말이 나쁘지 않네, 정도이기 때문에 종종 튀김으로 목숨을 위협당하는 경우가 있기는 해도 그래봐야 튀김 아니겠습니까? 뭔 얘기가 갑자기 달나라로 간대니? 어쨌거나 평생을 에프엠으로 살아온 그야말로 모범 장교인 판탈레온에게, 작가 선생님의 이름 만큼이나 요사스러운 임무가 부여되면서 발생하는 기상천외한 사건들을 다룬 내용인데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의 전개로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의도로 쓰여진 작품입니다만, 저는 별로 웃기지 않았습니다. 이런 유머를 블랙 조크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고급 유머라고 생각되진 않더군요. 여기서 고급 유머란 이를테면 인위적인 요소가 느껴지지 않는 자연스러운 상황을 말씀드리는 건데요, 이 소설의 조크는 뭐랄까, 좀 억지스럽게 상황을 연출하려는 의도가 없지 않아서 그냥 그 의도만 받아둘게,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확실히 코미디가 쉬운 게 아니라니까요. 이야기를 지속하는 문장의 힘이 약해서- 앞서 말씀드렸듯 거의 모든 게 편지체나 보고서체, 대화체로만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에- 일정 수준까지는 집중력이 지속되다가 어느 선만 넘어가면 바로 지루해지기 시작합니다. 요상하게도 내용이 딱히 재미없는 것도 아닌데 묘하게 집중이 안 되는 종류의 소설이랄까나요? 게다가 이야기의 전개 또한 그다지 팡팡 진행된다는 느낌이 없어서, 어떤 정체된 느낌으로 별로 웃기지 않은 유머를 계속 보고 있어야 한다는 스트레스도 살짝 있어주더군요. 요소 요소 아주 가끔씩 빵 터뜨려주기는 하십니다만 그것만으로 이 작품의 전체를 평가하기엔 확실히 무리입니다. 한가지 특이했던 점은 대화가 휙휙 날아다닌다는 점입니다. 마치 수많은 사람들의 인터뷰를 따놓은 것처럼 갑과 을의 대화 다음으로 난데없이 병과 정의 대화가 이어지는 식입니다. 아마도 이런 것이 오히려 정신없게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지 않았나, 저는 생각해 버릴랍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작품이, 그래도 어쨌거나 우월한 위엄을 자랑하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의 작품인데 그것뿐이더냐? 하신다면 설마 그것뿐이기야 하겠습니까. 그러나 제가 느낄 수 있는 것은 그 정도였습니다. 권력 구조의 지도를 그려내고, 개인의 저항, 반역, 좌절을 통렬한 이미지로 포작해냈다고 한림원에서는 수상 이유를 밝혔던 모양인데요, 이러한 점은 주노 디아스의 작품에서도 같은 의견으로 말을 했었습니다. 바르가스 선생의 작품은 그런 성격이라고 말이죠.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딱히 그런 요소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페루 군부의, 그러니까 별들께서 보이는 우스꽝스러운 면이나 아이러니, 문제에 대처하는 그들의 자세를 비꼬자는 측면에서 과도한 해석을 뽑아낼 수는 있겠습니다만, 그게 그리 뭔가 삘을 전해주지는 않네요. 저는 요사 선생에 관해 소설가로서 뿐만이 아니라 독재에 대항하는 저항의 이미지가 강한 남미 지식인으로 알고 있었던 터라, 이 분의 노벨 문학상에는 비단 작품에서 나오는 아우라만이 작용한 것은 아니지 않나, 하고 나름 추측을 한 번 해 봅니다. 아님 말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