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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한국 문학이론서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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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한국의 문학 평론가들은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가 궁금해질 때가 있다. 얼마 전 신문기사를 보면, 천재시인 이상의 ‘삼차각설계도’에 등장하는 ‘1+3’라는 표현에서 1은 선을, 3은 3차원의 공간을 뜻하며, 1+3은 차원의 결합으로 4차원의 세계, 즉 인간이 모르는 새로운 세계를 의미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것이 ‘전문가’의 해석임이 강조되어 있었다. 밑도 끝도 없는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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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한국의 문학 평론가들은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가 궁금해질 때가 있다. 얼마 전 신문기사를 보면, 천재시인 이상의 ‘삼차각설계도’에 등장하는 ‘1+3’라는 표현에서 1은 선을, 3은 3차원의 공간을 뜻하며, 1+3은 차원의 결합으로 4차원의 세계, 즉 인간이 모르는 새로운 세계를 의미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것이 ‘전문가’의 해석임이 강조되어 있었다. 밑도 끝도 없는 이런 말같지도 않은 해석을 한국의 문학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문학 평론가들이 이렇게 ‘4차원’의 해석들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한국 문학 이론서보다 차라리 외국 번역서가 오히려 상식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느껴지곤 한다. 데이비드 로지의 <소설의 기교>가 대표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쉽게 읽히지만 쉽게 쓰여진 책은 아니다. 영국의 유명한 소설가이자 문학교수인 로지는 문학에 관한 작은 테마들 50가지를 선별해서 풍부한 예문들과 함께 흥미로운 설명을 전해주고 있다. ‘표면에 머무르기’나 ‘미래를 상상하기’, ‘신뢰할 수 없는 서술자’ 등의 개념을 피츠제럴드나 헤밍웨이, 버지니아 울프, 제임스 조이스 등 쟁쟁한 영문학 작가들의 작품들을 예시로 들면서 설명하는 부분에서 그의 문학적 깊이를 체감할 수 있다. 영국의 신문에 연재된 칼럼들을 모은 것이기 때문에, 글의 길이가 짧고 문장이 간결해서 읽기에 부담이 없다. 이국성(The Exotic)이라는 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제국주의와 그 여파는 여행, 탐험 그리고 이주의 엄청난 파문을 지구 전체에 확산시켰고, 당시 작가들은 불가피하게 그 흐름에 휩쓸릴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과거 150여 년간에 쓰인 많은 소설(특히 영국소설)이 이국을 무대로 하고 있다.”

 

이 책의 영어판과 일어판은 수년간 스테디셀러로 문학이론 분야에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중소출판사에서 나온 한국어판은 주목받지 못하고 묻혀가고 있는 느낌이 들어 조금 안쓰럽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l*******d 2010.09.19. 신고 공감 4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 소설의 기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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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법서도 자꾸 읽다보면 도가 트이는 모양이다. 애초에 작법이라는 게 장르마다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한 장르속에서 말하게 되는 것은 누구의 입을 빌리든 공통내용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동일 장르의 작법서를 많이 구경하다보니 괜찮은 작법서와 반복되는 내용외에 별다른 특이성이 없는 작법서를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서재의 책장이 자꾸 좁아져서 지인들에게 나누어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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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법서도 자꾸 읽다보면 도가 트이는 모양이다. 애초에 작법이라는 게 장르마다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한 장르속에서 말하게 되는 것은 누구의 입을 빌리든 공통내용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동일 장르의 작법서를 많이 구경하다보니 괜찮은 작법서와 반복되는 내용외에 별다른 특이성이 없는 작법서를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서재의 책장이 자꾸 좁아져서 지인들에게 나누어주면서 상당수의 작법서도 골라 나누어 주었다. 내겐 꼭 필요한 작법서만 구비해 놓으면 되겠다는 마음을 들게 만든 훌륭한 작법서들은 여전히 책장에 터줏대감 앉아 있듯 모셔져 있지만.
그 책 중 한 권이 바로 데이비드 로지의 [소설의 기교]다. 구경하면서 구매만 해놓고 도통 읽을 시간이 없었던 이 책을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정독하는데 꼬박 이틀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너무 좋은 내용이 많아 흘려 읽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작법서란 이렇듯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해 놓고도 사이사이 꺼내읽기 마련인 책들이다. 필요할때마다 필요구간을 찾아 읽는 것은 흡사 사전을 이용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영국의 소설가이자 비평가이며 명예교수로 재직했으나 현재는 전업작가로 활동중인 데이비드 로지. 그는 같은 내용을 다르게 포장해서 더 쉽고 재미나게 작법을 풀어놓고 있는데 딱딱하지 않아서 좋고 언제나 시작은 풍성하게 작품 예시로 해서 더욱더 마음에 들어버렸다. 

서사문학인 소설의 수수께끼 효과와 서스펜스 효과를 언급하는 부분에서는 그동안 고민하고 있었던 문제의 해결점을 찾게 된 것만 같아 "심봤다!!"를 외쳐버렸고, 인과성과 시간성은 적절하게 풀어져 있어 급히 메모하게 만들었다. 

말을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같은 말을 해도 감탄할만큼 마음에 담기게 만드는데, 글도 마찬가지다. 같은 내용으로 써도 누군가의 풀이는 머릿속으로 직행하게 만드는 마법이 발휘된다.
i*****i 2010.06.27.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