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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이해와 순진한 과오에 대한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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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진실하고 적나라하며 고통스러운 저작들인 카프카의 책들은 건조한 아이러니와 감각적인 통찰력으로 가득하다. (...) 그의 모든 책들은 인간들 사이의 몰이해와 순진한 과오에 대한 공포를 서술하고 있다. " - 밀레나 예젠스카, 《나로드니 리스티》1924.6.7일자 기사 中에서   말년의 연인이었던 밀레나가 카프카가 1924년 6월3일 사망하자 게재한 위의 추모글은 카프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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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진실하고 적나라하며 고통스러운 저작들인 카프카의 책들은 건조한 아이러니와 감각적인 통찰력으로 가득하다. (...) 그의 모든 책들은 인간들 사이의 몰이해와 순진한 과오에 대한 공포를 서술하고 있다. "

- 밀레나 예젠스카, 나로드니 리스티》1924.6.7일자 기사 中에서

 

말년의 연인이었던 밀레나가 카프카가 1924년 6월3일 사망하자 게재한 위의 추모글은 카프카의  작품, 특히  소송』을 가장 명료하고 압축적으로 표현한 글처럼 여겨진다. 프랑스 문학사가인 '클로드 티에보'는  "(1)프라하 구시가지 (...) 좁은 세계안에 갇혀 살던 카프카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피할 수 없었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즉 자기 정체성에 대한 물음과의  끊임없는 투쟁이 카프카의 글쓰기일 수 밖에 없었다는 이해이다. 소설의 도입인 체포 장(章)은 바로 이러한 정체성 찾기의 반복적 투쟁을 보여주는 적나라한 장면이라 할 것이다.

 

매일의 일상적 정상성인 아침 8시면 가져오던 그르바흐 부인의 가정부가  "아침 식사를 가져다주곤 했는데 이날따라 오지 않"는다.  초인종을 울리자 낯선 사내가 불쑥 들어오고 누군가라 묻자 그의 질문을 무시하며  "이 친구가 아침 식사를 갖다 달라는 군"이라며 "그건 안되오"라고 거절한다. 이러한 정상성은 반복적으로 훼손당하고, 주인공 '요제프 K'는 회복을 위한 저항을 계속한다. 그루바흐 부인을 만나기위해 침실을 나가려하자 사내는 그제서야  "당신은 이곳을 떠날 수 없소. 당신은 체포된 거요"라는 법의 강제성을 통보한다.

 

아마 K의 아침식사를 감시원인 사내가 먹어치우는 장면은 정체성의 회복을 아예 차단하려는 기막힌 신화적 장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K는 이 부당한 상황을 정상화하기 위해 자신의 신분증을 찾지만 허둥대며 출생증명서만을 간신히 찾아내고 체포영장의 제시를 요구한다. 답변은 "그게 우리하고 무슨 상관이오?"로 돌아온다. 이러한 법의 강제력과 이에 저항하는 K의 게임이 지속되며 분열되어가는 정체성의 혼란과 정립의 노력이 대립한다.  그의 정체성 확인 의식은 실패를 거듭하고 마침내 소심한 저항의 행위를 연출한다. 침대로 돌아와 저녁에 챙겨둔 사과를 한 입 깨문다(신의 금지를 깬 최초의 인간타락 행위). 독일의 독보적인  카프카 해석자인 '게르하르트 노이만'은 (2)자아 확인 문제가 난관에 봉착하자 즉흥극으로 신의 금지를 깨는 행위를 통해 법의 강제적 의식에 해방의식으로 맞서고 있는 장면이라 풀이하기도 한다. 

 

K는 체포의 이유를 듣지 못한다. 당초에 이 작품은 고용주의 금고에서 돈을 훔치는 것으로 설정했었다가 어떤 범죄로도 요제프 K를 비난할 수 없도록 재설정함으로써 소설을 보다 탄탄하게 구성하였다고 카프카의 유언 집행자였던 친구 '막스 브로트'는 들려준다. K의 체포 이유가  이렇게 '이유없는 죄'의 세계를 형성함으로써 그 충격은 훨씬 커다란 혼돈과 고통의 충돌이 된다. 소설은 이제 자아 구성에 역행하는 과정으로 전개되기 시작한다. 어쩌면 이것이 이 작품의 독해법이 될 것이다.

 


 

(3)'막스 브로트'는 카프카가 이 작품의 도입부인 체포」와 마지막장인 「종말」을 가장 먼저 썼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게르하르트 노이만'이 의식(儀式)전략과 연극전략의 끊임없는 상호 침투로 연명하는 삶의 유머술이라는 평을 설명 가능하게 한다.  체포」에서 K는 밤 늦게 귀가한 '뷔르스트너'양을 상대로 아침의 심문이 가져온 분열된 정체성, 혹은 불안을 벗어나기위해 오로지 자기 책임하에 동일한 상황을 재연한다. 즉 제도적인 강제의식으로부터 자기 정체성의 회복을 위해 자유롭고 유쾌한 연극을 연출한다. 일종의 해방의식을 벌이는 것이다.

 

이러한 연극은 「종말」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표현되는데, K를 체포하러 온 연미복 차림에 실크 해트를 쓴 두 남자의 차림새와 건물 입구에서 먼저 들어가라며 예의를 차리는 인사치레 행위의 반복된 모습이나, K의 독백에서 "이런 한 물간 배우들을 내게 보냈군"이라든가, "어느 극단 소속이죠?"라고 묻는 장면이 그것이다. 결국 이들 연극 의식은 제도의식에 맞섬으로써 강제력을 무화시키려는 자기 공인의 정당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개 같다!"라며 "치욕은 그보다 오래 살아남을 것"이라는 참살의 장면과 같이  이들 모두가 실패한다. 실패 할 수 밖에 없음을 표현함으로써 성공한다는 게르하르트 노이만의 해석은 '해명 할 수 없는 신적 금지의 구조'를 쓰려한 작품이라는 측면에서 수긍케 된다.

 

이 소설을 이유없는 죄의 세계라는 종교적 혹은 법의 강제력이라는 해석만으로 모두 납득하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산재해 있다. '법 앞에 문지기'의 우화를 말하는 「대성당」을 제외하면 카프카의 현실적 삶과의 연계성을 가지는 작가의 사적 경험이라는 "망가진 인생 경력을 표현"하려는 문학 형식이라는 측면에서의 접근이 요구되기도 한다.  아버지의 장식가게, 매부의 석면공장, 자신의 직업이었던 노동재해보험업무를 오가는 고된 일에 대한 압박과 결혼과 문학의 병행 가능성에 대한 회의에 시달리던 오랜 번민의 일상은 삶의 유기적 발전에 대한 실패의 전망과 무관하지 않다.

 

'펠리체 바우어'와의 약혼과 파혼을 거듭하는 불길한 방황, 특히 '아스카니 궁정(Hof;호텔)의 재판'이라 불리는 호텔에서 이뤄진 카프카에 대한  약혼 파기에 대한 성토의 일화는 세탁장과 연결된 법원, 화가의 건물 다락방에 붙은 법원 사무실처럼 카프카의 패소를 상기케 하기도 하며, 규정할 수 없는 법과 법원이기도 하며, 퀴퀴한 부패의 냄새가 진동하는 관료제도의 비유이기도 하다. 호텔이 심판의 법정으로 둔갑했던 현실은 소설에 그렇게 흘러들어 하나의 기이한 비유담이 되어 풍부한 해석의 틀을 만들어 낸다. 

 

경력의 실패라는 해석의 측면에서 소설은 직업적 실패와 성적 실패를 재연한다. 성적 실패 또한 카프카와 펠리체 바우어와의 실패를 외면할 수 없다. 하나의 장면으로서 삼촌 카를과 찾아간 변호사의 집에서 K는 가정부인 레니와 쾌락을 나눈다. 삼촌은 변호사와의 상담을 외면하고 변호사의 정부인 레니와 놀아난 K를 "몇 시간이나 나타나질 않았어. 구실도 대지 않고 숨기지도 않고"라며 소송과 관련하여 가장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을 도외시했음을 나무란다. 이처럼 소송에 대응하는, 즉 무죄를 인정 받으려는 의도와는 거리가 먼 장면은 도입부에서 뷔르스트너양의 "온 얼굴에 키스를 퍼부으며 목마른 짐승이 마침내 찾아낸 샘물을 혀로 핥는" 형상이나. 법원 정리의 아내를 탐하려다 예심판사의 조수인 대학생에게 여자를 빼앗기는 장면들이다. 

 

K는 성의 실패. 직업의 은행 업무 대리인으로서도 점점 자신의 입지가 줄어듦을 감지한다. 이러한 일련의 경력과 성의 실패는 방향 설정의 충격적 실패의 필연적 도래로 이어진다. 소설은 도처에 이 실패를 상징하는 장면들로 포진되어 있다. 레니의 물갈퀴 달린 손, 법원 예심판사의 초상화를 그리며 일종의 브로커인 화가의 상담 후에 떠맡는 '늪지 풍경을 그린' 한꾸러미의 먼지 쓴 그림들은 K의 현실,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제자리 걸음만을 하는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소설의 등장 인물들은 사실 K의 소송과 관련하여 손에 잡을 수 있는 어떠한 것도 기여하지 못한다.

 

이 작품을 해석하는 중대 축의 하나인 「대성당」장에 등장하는 사제의 '법의 문 앞에서'라는 '문지기 전설'논쟁은 기실 타당한 진리란 존재하긴 하는건가?라는 표현할 수 없으며 이해할 수 없는 아포리아(Aporia)일 뿐으로 여겨진다. 결국 규정 불가능하며 해석할 수 없으며 손에 잡을 수 없는 법(法)의 특징을 K는 이해하지 못한다. 이것이 곧 '요제프 K'의 죄라 암시하는 것 아닐까? 이러한 관점에서 사실 소설의 각 장들은 자기 변명의 구조만이 K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이야기들의 열거라 할 수 있다.

 

아무런 구원도, 아무런 메시지도 전하지 않는 이야기와 법의 결합체로 표현 할 수 없는 인류사 기술(記述)의 실패에 대한 성공적 표현으로서. 아마 이 작품이 당혹스러운 이유는 일상적 삶을 에워싼 익숙한 규율과 정의의 시각에 거의 알레고리적으로 조명되는 장면에 균열이 발생하여 예상과 다른 상황의 전개가 주는 전복성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의식전략과 연극전략을 고의적으로 충돌시켜 서사를 소멸시키는 유희와 즉흥성은 미적 고양과 지적 사유를 상승시켜 미묘한 감응에 젖어들게 한다. 세계의 투명한 파악 탓에 감당할 수 없게 된 한 인간의 고독한 사투가 죽음으로 귀결되는 것은 불가피한 것이지 않았을까?

 

註: 참고도서(인용 문장 출처)

(1)『카프카: 변신의 고통』, 크로드 티에보 著, 2012.2, 시공사 刊

(2)『실패한 시작과 열린 결말/프란츠 카프카의 시적 인류학』, 게르하르트 노이만著, 2017.10. 에디투스 刊

(3)『나의 카프카』, 막스 브로트 著, 2018.3, 출판사 솔 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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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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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프란츠 카프카의 다른 단편 혹은 중편 작품들. 프란츠 카프카의 책은 쉬운듯 하면서도 어렵다. 아무래도 실존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이끌어나가서 그런가. 개인적으로 카프카의 변신은 여러번 읽었지만, 이런 단편작들은 처음 읽어본다. 프란츠 카프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보기 괜찮은 작품들이 실려있으니 읽어보기를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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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프란츠 카프카의 다른 단편 혹은 중편 작품들. 프란츠 카프카의 책은 쉬운듯 하면서도 어렵다. 아무래도 실존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이끌어나가서 그런가. 개인적으로 카프카의 변신은 여러번 읽었지만, 이런 단편작들은 처음 읽어본다. 프란츠 카프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보기 괜찮은 작품들이 실려있으니 읽어보기를 추천함
YES마니아 : 플래티넘 p**********e 2024.02.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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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매력적인 카프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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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개인적인 생과 그 시대상을 안다면 그리고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현재성’ 을 가진 카프카의 책들 속에 녹여들어간 문제점들을 느낄 수 있다면 카프카의 단편들, 소송, 성 이라는 책은 아마도 신선한 충격을 줄것임. 상당히 많은 비평가들과 예술가들의 영감이 된 카프카식의 소설들.개인적으로 최근 들어 읽은 소설들 중 가장 흥미로웠음. 다양한 비평과 해제들이 나올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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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개인적인 생과 그 시대상을 안다면 그리고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현재성’ 을 가진 카프카의 책들 속에 녹여들어간 문제점들을 느낄 수 있다면 카프카의 단편들, 소송, 성 이라는 책은 아마도 신선한 충격을 줄것임. 상당히 많은 비평가들과 예술가들의 영감이 된 카프카식의 소설들.
개인적으로 최근 들어 읽은 소설들 중 가장 흥미로웠음.
다양한 비평과 해제들이 나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이 소설은 알 수 없으면 서도 알 수 있는 것 같은 애매모호함에서 나옴!
현대 소설들 속에서는 절대로 찾아 볼 수 없는 매력을 지닌 필독서.

YES마니아 : 로얄 c*****4 2022.10.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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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리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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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나온 문학동네 리커버 중에서카프카의 소송만 옛날 번역본을 가지고 있어서 먼저 구매했습니다. 카프카의 소송은 카프카 특유의 부조리, 억압, 구속적인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습니다.그래서 소송 등 카프카의 소설을 생각하면 늘 무겁고, 억울하고, 짜증나는 느낌을 떠올리게 됩니다. 오래전의 번역본으로만 접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다시소송을 한 번 읽어봐야 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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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나온 문학동네 리커버 중에서
카프카의 소송만 옛날 번역본을 가지고 있어서 먼저 구매했습니다.

카프카의 소송은 카프카 특유의 부조리, 억압, 구속적인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송 등 카프카의 소설을 생각하면 늘 무겁고, 억울하고, 짜증나는 느낌을 떠올리게 됩니다.

오래전의 번역본으로만 접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다시
소송을 한 번 읽어봐야 갰네요.



s**********t 2021.08.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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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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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1914~1915년 집필, 1925년 출판. 은행대리 요제프 K는 서른 번째 생일에 아무런 영문도 없이 체포된다. 그는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자신을 변호하려고 하지만 결국 소용없이 끝나고 만다. 이 작품의 쟁점은 과연 요제프 K에게 죄가 있느냐는 것이다. 위협적인 소송절차의 압력에 직면하여 주인공은 이미 그의 특성으로 굳은 행동유형을 보여준다. 그는 동료들이 자신의 힘을 느끼게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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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1914~1915년 집필, 1925년 출판. 은행대리 요제프 K는 서른 번째 생일에 아무런 영문도 없이 체포된다. 그는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자신을 변호하려고 하지만 결국 소용없이 끝나고 만다. 이 작품의 쟁점은 과연 요제프 K에게 죄가 있느냐는 것이다. 위협적인 소송절차의 압력에 직면하여 주인공은 이미 그의 특성으로 굳은 행동유형을 보여준다. 그는 동료들이 자신의 힘을 느끼게 만들고 부지점장에게 굴욕감을 주려고 시도한다. 또한 그는 상인 블록을 경멸하며 소송으로 인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자신이 알고 있는 여자들을 이용한다. 부정직한 행동과 매수 앞에서도 그는 뒤로 물러서지 않는다. 카프카 자신은 카알 로스만의 경우와는 반대로 K를 죄인으로 표현했다
YES마니아 : 로얄 j*******2 2018.12.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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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소송'이 무엇인가?
"【소송】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소송'이 무엇인가?" 내용보기
누군가 요제프 K를 중상모략한 것이 틀림없다. 그가 무슨 특별한 나쁜 짓을 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어느 날 아침 느닷없이 체포되었기 때문이다. _9p. _ 이들은 도대체 누굴까?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일까? 어느 기관에 속한 자들일까? K는 엄연히 법치 국가에 살고 있었다. 어디든지 평온이 지배하고, 모든 법률이 엄존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누가 감히 거처까지 쳐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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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요제프 K를 중상모략한 것이 틀림없다. 그가 무슨 특별한 나쁜 짓을 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어느 날 아침 느닷없이 체포되었기 때문이다. _9p.

_

이들은 도대체 누굴까?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일까? 어느 기관에 속한 자들일까? K는 엄연히 법치 국가에 살고 있었다. 어디든지 평온이 지배하고, 모든 법률이 엄존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누가 감히 거처까지 쳐들어와 그를 급습할 수 있단 말인가? _13p.

 

서른 살 생일 아침에 갑자기 체포된 은행 간부 요제프 K, 어떤 혐의로 체포가 되었는지도 모른채 소송에 도움이 될만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법원을 다니며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만나 '왜?' 이러한 일을 겪고 있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해보게 된다. 그를 돕고자 하는 여자들은 딱히 도움이 되는것 같지 않다. 체포된 그가 1년 동안 이상한 소송을 겪다가 결국 처형당하는 것으로 끝나며, 책장을 덮고나서도 소설의 중심축이었던 '법원'의 정체는 뭐였지? 왜 어떤 죄로 K는 처형된거지? 외에도 가정집과 연결된 법원, 음란하고 부패한 법원의 관리들, 대성당의 신부와 채석장에서의 처형등의 장면들은 이성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서른 살 생일날 '체포'에서 시작되어 서른 한 살 생일날 '종말'에 이르기까지 1년이라는 시간동안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여러 단계를 걸치는 인물들간의 대화가 대부분이고, 은행의 간부였던 K가 당면한 소송, 결국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그 '소송'이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은 찾을 수 없는 묘한 미궁속을 맴도는 기분이 들었던 책이다.

 

저는 감히 이 단어를 서슴지 않고 말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 거대한 조직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무고한 사람들을 체포하고, 그들을 상대로 무의미하며 제 경우에서 처럼 대개 아무 성과도 없는 소송을 벌이는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이 이렇게 무의미한데, 어찌 관리들이 완전히 부패하는 것을 피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최고재판관이라 한들 혼자서는 어떻게 해볼 수가 없는 일입니다. _65 p.

 

그런 일들은 갑자기 나타나는 게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지. 틀림없이 무슨 징조가 있었을 거야. 어째서 나한테 편지를 하지 않았니? (···) 다만 소송이 이미 진행중이라면 상당히 어려운 일이 될 거야. _117~118p.

 

청원서를 쓴다는 것은 거의 끝이 없는 작업이다. 특별히 소심한 성격이 아니더라도, 청원서를 완성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은 누구든지 쉽게 가질 수 있다. 그것은 변호사가 청원서를 완성하지 못하는 이유로 보이는 게으름이나 간교한 속셈 때문이 아니다. 현재 무슨 이유로 기소되었는지도 모르고 앞으로 그것이 어떻게 확대될지 전혀 감조차 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삶 전부를 아주 사소한 행동으로 사건들에 이르기까지 기억속에 떠올려 서술하고 모든 방면에서 검토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_157p.

 

이 법률 세계의 오래된 격언 하나를 말해주겠소. 피의자 한테는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움직이는 것이 더 낫다는 격언이오. 왜냐하면 가만히 있는 자는 언제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저울 접시에 올라가 자신의 모든 죄와 함께 저울질 당할 수 있기 때문이오. _239p.

 

#소송 #프란츠카프카 #소설 #권혁준 옮김 #문학동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북클럽피오나 #함께읽기

 

??북클럽피오나 월별 도서목록 @hyejin8900

??9월 소송

??8월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 ??

??7월 맥베스 ??

??6월 그녀의 몸과 타인들의 파티

??5월 허쉬 ??

??4월 불만의 집

??3월 오래전 멀리 사라져 버린

 

 

d******7 2021.09.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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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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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제프 K는 자신의 서른번째 생일 아침 갑자기 체포된다. 법원이 파견한 감시인들은 그가 체포된 이유도 통보하지 않은채 법원 출두 명령만 전달하고 사라진다. 요제프 K는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우연히 알게된 주변인들로부터 도움을 받으며 여러가지 노력을 하지만 도대체가 진행이되는지 어쩐지 알 도리가 없다.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체포된지 일년이 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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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제프 K는 자신의 서른번째 생일 아침 갑자기 체포된다. 법원이 파견한 감시인들은 그가 체포된 이유도 통보하지 않은채 법원 출두 명령만 전달하고 사라진다.

요제프 K는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우연히 알게된 주변인들로부터 도움을 받으며 여러가지 노력을 하지만 도대체가 진행이되는지 어쩐지 알 도리가 없다.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체포된지 일년이 흘러 31번째 생일 전날밤 요제프 K는 뜬금없이 집행인들의 손에 의해 사형에 처해진다.

이유로 모른채 체포되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쩔티비 쩔티비식으로 진행되는 소송에 얽메여있다가 해괴한 죽음을 맞는 요제프 K는 '개같군'이라는 유언을 남기고 명을 다하는데, 이 책을 읽고 내가 느낀 감상이 딱 그렇다.

권 말에 수록된 해설이나 인터넷에 떠도는 해설을 보면 이 책이 작가의 고립된 정체성을 나타내고 무의미한 관료주의를 비판하는 통찰을 가졌다고 하는데, 인생이 즐겁고 의미로 충만한 나에게 썩 와닿지는 않는다. 내가 어느날 아침 갑자기 벌레로 변한다거나, 법원이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채로 나를 고소하지 않는 이상 이 책을 다시 펴보거나 누군가에게 권하지는 않을것 같다.
s***3 2022.05.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