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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기와 끼는 종이 한장 차이다. 서가를 사이에 두고 뒤섞인 여섯의 편집위원들은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로 사진을 찍었다. 오호라 얼굴까지 실명제? 박영률씨와 정주하씨는 어떤 바지를 입고 있을까? 유유동색이라고 또 고르땡(골덴)? 편집위원들은 책을 만들고자 회의를 하고 다섯개 합의를 했다. 1.대한민국 헌법을 있는 그대로 국민들이 만날 수 있도록 한다. -송성재씨의 섬세한 작업은 헌법을 모태로한 작품 연작이다. 중간 톤이지만 선명하게 풀 커트한 베이직 컬러속으로 한문과 한글의 조합 타이포가 툭툭 던져진다. 초반에 모아 보였던 사궤는 이제 아이콘이 되어 간지럽게 흩어지고, 大韓民國憲法이라는 레터는 아이덴티티 소단위가 되어 각 장마다 숨바꼭질이다. 기본의 틀을 놓고도 각 장의 주제들은 부(部)로부터 일어나 주(主)가되어 레이어(Layer)로 깔고 앉는다. 동글동글하게 간지러운 혁명(革命)을 하면서. 권위 가득한 엄정함을 선뜻 풀어내는 주기(註記)들은 마우스로 끌어낸 플래시(Flash)의 톤지(Tone紙)가 되어 대들고 있다. 행간(行間)바깥으로 나들이 나온 시원시원한 레이아웃(Layout)에 이미 아름답고 초연해진 헌법을 읽고 있다.
2.대한민국의 주권자가 다 한번이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헌법을 읽을 수 있도록 만든다. - 7년전 "이건 너무 뜨거워요"를 자랑하며 발음을 교정받던 오사카의 일본친구에게 보내야 할 의무를 진다. 훌륭한 독해 텍스트를 발견했으니 초등학교 교과서대신 어렵긴 해도 보람찬 시간투자를 종용할 자긍심이다. '우리 나라는 헌법책을 이렇게도 만든다네, 흐흐.' 3.통일시대를 대비해 북한 헌법을 함께 싣는다. - 초록(抄錄)이든 일부이든 북한헌법을 서가에 두었다가 볼 수 있음은, 차라리 잊고 싶은 남북정상의 황당한 쇼쇼쇼 시대를 순수의 실낱으로나마 슬그머니 빼어 두고픈 제 아비의 스러진 고향처럼 저주스럽고 사치스런 그러나 노스탤지어다. 4.사진 선정과 배열에 어떠한 논리도 적용하지 않는다. - 그럴리가 있겠나. 사진의 서두는 어쩌면 이 책 편집을 위한 타스크포스 결성의 배경과 암시다(?!). 우주로부터 날아온 눈매는 한반도로 안착하고, 낯설게 만나는 한 도시의 위성사진은 분위기상 평양으로 몰아가기에 충분하다. 문광부식 홍보성 이미지에서부터 민초들의 지르르한 살냄새, 헌법개정편에서 느닷없이 만나게 되는 한국인의 유전자지도에서는 사진선정과 배열의 집요한 짜깁기가 치밀한 고집쟁이 편집의 대하 다큐멘터리를 대하는 듯하다. 성격별로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을 두루 섭렵하여 저작권을 연결해낸 그 공은 차라리 감사함으로 숙연하다.
5.헌법의 어려운 말, 너무 당연한 말은 본 뜻을 밝혀 둔다. - 우리 육 인의 타스크 포스 작가부대가 헌법의 어려운 말, 막연하고 추상적인 구절 구절에 본질적인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을 것을 기원하며, 부디 매끄럽고 즐거운 중계로써 이렇게 환호하는 독자에게 안심 상쾌히 받고 기쁨의 축배를 드시길. 오, 아무튼 놀라워라! (61쪽 제37조의 주해 「혼인(婚姻): 결혼」에서 부터 가입(加入), 공개(公開), 사유(事由) 개시(開始)에다가 84쪽 제62조의 주해 「답변(答辯): 물음에 대하여 대답하는 것」) 편집장(編輯長)? 편집증(編輯症)? 편집성(編輯聖)? 이 팀과 출판사에 생겨난 깊은 애정은 온라인에 넘쳐나는 티클일지언정 문득 팬클럽 대장이라도 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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