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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에서 온 여자 서독에서 온 남자 분단과 통일을 겪은 독일 작가 모니카 마론이 쓴 이 소설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과 후를 오가는 통독소설이다. 주 소재는 불륜이지만, 불륜을 미화하는 소설은 아니라 괜찮았다. 주인공은 동독 출신의 여성으로 남편과 딸이 있었지만 통일이 된 후 서독 출신의 유부남 프란츠와 사랑에 빠진다. 이는 단순히 여성과 남성의 결합이 아니라 동독과 서독의 결합으로도 볼 수 있다.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던 동독 사람들과 미국의 지배를 받았던 서독 사람들은 자라온 환경도, 사고방식도 다르다. 자신이 더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서독 사람과 알게 모르게 열등감을 느끼며 야만인 취급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동독 사람. 이는 찬송가를 부를 줄 아냐고 묻는 프란츠의 모습과 찬송가를 모른다며 경건하게 앉아 스탈린 찬가를 부르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드러난다. 아내를 곁에 두고 바람을 피우는 프란츠와 가족을 저버리고 프란츠만을 사랑하는 주인공의 모습도 통일 후 서독과 동독의 불균형한 관계를 암시하는 듯하다. 불균형하고 불완전한 통일 상태. 이 소설이 담고 있는 의미심장한 메시지가 참 좋았다. 작가는 독일의 분단 시기를 ‘기이한 시대’라고 부른다. (분단되기 전에 남편이 사랑했던 여자가 통일이 되고 찾아와 남편을 빼앗아가는 일은 여느 국가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정말 기이한 사건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지금 기이한 시대를 살고 있는 중일 테다. 문화도 언어도 점점 달라지고, 핏줄이라는 애착도 사그라들고 있는 현재 남북관계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소설이다. 전쟁의 아픔도, 분단의 아픔도, 통일의 아픔도 200쪽 남짓의 짧은 소설에 잘 나타나 있다. ‘기이한’ 시대에 ‘비틀린’ 인식을 갖고 성장한 ‘믿을 수 없는’ 서술자의 ‘미친’ 사랑 이야기를 읽고, 나는 과연 이 소설 속 무엇을 비판할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미친 사랑의 전조 나를 떠났을 때 그는 안경을 잊고 내 집에 두고 갔다. 나는 몇 년 동안 그의 안경을 썼다. 건강하던 내 눈을 그의 근시와 뒤섞어 흐릿한 눈으로 만들었다. 그것이 그의 곁에 머물 수 있는 마지막 가능성이었다. - p.10~11 내 연인이 나를 떠난 뒤, 우리가 마지막으로 함께 누웠던 침대 시트를 벗겨내서 빨지 않고 장롱 안에 보관해두었다. 가끔씩 시트를 꺼내 펼쳐본다. 그럴 때 내 연인의 머리카락 한 올 피부 부스러기 한 점도 떨어져나가지 않도록 조심을 한다. - p.13 나도 가끔은, 오직 그날 아침 프란츠가 브라키오사우루스 아래에서 나를 만날 수 있도록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 p.81 ■사랑에 대한 고찰 나는 사랑이 안으로 침입하는 것인지 밖으로 터져 나오는 것인지조차 아직 알지 못한다. 가끔은 사랑이 어떤 다른 존재처럼 우리 안으로 침입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몇 달 동안, 심지어 몇 년 동안이나 주위에 숨어 우리를 엿보다가 어느 때인가 기억이나 꿈들의 방문을 받고 우리가 갈망하며 숨구멍을 열 때, 그때 그것이 숨구멍을 통해서 순식간에 밀고 들어와 우리의 피부를 감싸고 있는 모든 것과 뒤섞인다. - p.24 사랑은 바이러스처럼 침입하기도 한다. 그것은 우리 안에 틀어박혀 조용히 머물러 있다가 어느 날엔가 우리가 충분히 저항력이 떨어지고 무방비 상태가 되었다고 생각될 때, 그때 불치의 병이 되어 터져 나온다. - p.24 그러나 또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사랑이 죄수처럼 우리 내부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상상할 수도 있다. 사랑이 해방되어 우리들 자신인 감옥을 부수고 나오는 데 성공하는 일은 가끔씩 일어난다. 사랑이 감옥을 부수고 나온 종신형 죄수라고 상상해보면, 얼마 안 되는 자유의 순간들에 사랑이 왜 그렇게 미쳐 날뛰는 것인지, 왜 그렇게 무자비하게 우리를 괴롭히고 온갖 약속 안으로 우리를 밀어넣었다가 곧바로 온갖 불행 안으로 몰아넣는 것인지를 가장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 p.24~25 사랑이라는 것은 공룡과도 같아서, 모든 세상이 그들의 죽음을 즐긴다. - p.49 아테는 사랑이 아마 믿음의 문제, 일종의 종교적 광기일 것이라고 말했고, 나는 사랑이 우리 안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자연이며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질서 전체는 그저 그것을 길들이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p.1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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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짐승 모니카 마론 저, 김미선 역 문학동네 이 작품 또한 고전 문학에 푹 빠져서 구매하게 된 작품. 영양가 없는 내 리뷰를 보는 사람들은 없겠지만 고전 문학 구매하기전에 팁을 주자면 꼭 번역이 잘 된 출판사 책을 구매하라고 말 해 주고싶다. 예전에 나는 그저 구매하기만 바빴지 출판사 별로 나오는 고전 문학이 이렇게도 많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 무튼 이것도 아직 못 읽었지만 기대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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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 분열된 국가가 기이한 하나가 된 이야기, 늙어가는 거스를 수 없는 진리에 대해 자꾸만 젊음이라는 지나온 시절에 대해 뒤돌아 보는 이야기, 기억이란 완전할 수 없음을 검증하는 이야기. |
| 모니카 마론의 슬픈짐승에 대한 리뷰이다. 독일 통일 직전 동독 지식인의 고뇌와 좌절을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은 과거 동독 체제를 옹호했던 어머니의 자서전을 편집하며 개인적인 진실과 체제적 허위 사이에서 괴로워 한다. 마치 미로처럼 복잡하고 답답한 관료주의와 감시 체제 속에서 파괴되는 인간의 영혼을 냉철하게 묘사한다. |
| 왓챠였나 인스타그램이었나. 어디선가 굉장히 좋다는 후기를 읽고 구매한 책. 1년이 지났는데 요즘 책을 안 읽어서 아직 읽진 않았고요. 문학동네가 더 다양한 여성 작가들의 책을 세계문학전집에 실어 줬으면 좋겠다. 금방 읽겠습니다.. 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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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의 대상이 사랑이라는 것치고는 울적이랄까, 광기랄까 그런 분위기가 초반부터 이 책이 불행으로 끝날 것이라는 예감을 준다. |
| 동독여자와 서독남자의 불륜. 막 통일이 된 독일의 시대상황. 화자인 '나'는 사랑에 미친 집요한 여자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연민이 느껴지는 불쌍한 여자이기도 하다. 우리나라가 통일이 된다면 이런 러브스토리가 나올법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