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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의 근원은 삶의 방향성.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아름다움의 근원은 삶의 방향성.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내용보기
고등학교 때 버스를 타고 통학했다. 버스 안에서 가끔 좌석에 앉아계신 어른들이 무거운 책가방을 받아줄 때가 있다. 그러면 어디 다른 자리로 옮기지도 못하고 내 가방을 받아준 어른 옆에 서서 가곤 했다. 그때마다 익숙하게 듣던 말. "아이고, 예쁘다." 화장 안 해도, 세수만 한 얼굴이 아주 예쁘다며 경로석에 앉은 어른들은 버스 안 모든 교복 입은 학생들에게 그렇게 말하곤
"아름다움의 근원은 삶의 방향성.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내용보기

 

고등학교 때 버스를 타고 통학했다. 버스 안에서 가끔 좌석에 앉아계신 어른들이 무거운 책가방을 받아줄 때가 있다. 그러면 어디 다른 자리로 옮기지도 못하고 내 가방을 받아준 어른 옆에 서서 가곤 했다. 그때마다 익숙하게 듣던 말. "아이고, 예쁘다." 화장 안 해도, 세수만 한 얼굴이 아주 예쁘다며 경로석에 앉은 어른들은 버스 안 모든 교복 입은 학생들에게 그렇게 말하곤 했다. 이해하기 어려웠다. 새벽에 등교해서 밤에 하교하는 얼굴에는 피곤과 짜증이 덕지덕지 묻어있었을 거다. 온갖 스트레스로 얼굴에는 여드름이 잔뜩 났을 텐데, 폭식하느라 교복 치마 단추가 터질 지경인데 이런 얼굴이 뭐가 예쁘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때 나는 빨리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면 좋겠다는, 스무 살이 되고 싶은 바람뿐이었다.

 

많은 시간이 흐르고 그때 버스 안에서 어른들이 말하던 '예쁘다.'의 의미를 저절로 알게 되었다. 짜증스러운 얼굴에도 보이던 순수함, 아직은 세상 경험 부족한 아이의 모습이 남아있었을 거다. 거기에, 아마 그들보다 젊은 사람을 바라보는 아련한 시선까지 덧대어졌을지도 모르겠다. 이제 와 생각해보니 그때 그 어른들의 눈빛은 눈가의 주름보다 여드름을, 세월의 무게보다 책가방의 무게를, 바짝 마른 피부보다 여고생의 통통하고 굵은 종아리를 그리워했던 시선일 듯하다. 시간을 거스를 수 없음을 알기에 체념한 듯하지만, 역시 자신의 젊음과 건강함을 기억에서 지우진 못했을 거다. 꽃 같은 시절을 그리워하고 추억하면서, 애틋함과 동시에 서글픔이 밀려왔을 것 같다. 며칠 전 문득, 내가 그때 그 버스 속 경로석에 앉아 있던 어른들과 똑같은 시선으로 교복 입은 학생들을 보고 있음을 자각했다. '너희, 참 예쁘구나.' 하는 말이 입속에서 맴돌며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 나를 발견하곤 했다. 지나가 버린 시간, 시간이 흐르면서 사라지는 젊음, 나이 든 육체가 나에게 가져오는 슬픔이 두려워진다. 도리언 그레이가 영혼을 바쳐서라도 젊은 모습을 유지하고 싶었던 간절한 바람을 조금 알 것도 같다. 그래서 이 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 궁금했다. 장르문학의 고전이라는 타이틀만큼이나 그가 영원불멸의 젊음을 가지려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그가 나를 대신해 경험한 다른 인생을 보고 싶었다.

 

열아홉의 청년 도리언 그레이는 화가 바질이 그려준 자신의 초상화를 보고 자신의 아름다운 외모를 알게 된다. 도리언은 초상화를 보며 간절히 바란다. 이 아름다움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월이 흘러도 언제까지나 자신의 아름다운 외모와 젊음을 유지하고, 초상화가 대신 늙어가며 자신의 추함까지 짊어질 수는 없을까? 정말 신이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의 바람대로, 그는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게 되었으니까. 그는 늙지 않는다. 그의 아름다움도 변하지 않는다. 대신 그의 초상화가 늙어가고 추해지며, 그의 온갖 죄를 흡수한다. 도리언의 젊음은 계속되고 초상화는 계속 늙고 추하게 변하며 그의 인생, 세월을 채운다.

 

아주 사소한 바람 하나로 시작된 일.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소망이라고 말해도 좋을 듯하다. 늙어가는 육체가 안타까워 젊음을 유지하고 싶다는 게 뜬금없는 말은 아니다. 누군가 나에게 나이를 물었을 때, 실제 내 나이보다 어리게 나이를 말해주었을 때 괜히 기분이 좋다. 흔히 말하는 동안이라고 불린 거다. 시간이 채운 나이는 어쩔 수 없지만, 외모로 계산되는 나이는 어려지고 싶은 거다. 아름답다고 느끼는 거다. 어디서부터 근원 했는지 모를 이 이론이 어느새 내 머릿속에 깊게 박혀 있다. 조금 더 아름답게, 조금 더 젊게, 조금 더 즐겁게 사는 세상 속 주인공이 되고 싶은 바람. 화가가 그려준 초상화로 자기 외모의 아름다움을 알게 된 도리언은 그 아름다움의 영원성을 갖고 싶었다. 이 아름다움이 계속되길, 이 젊음이 영원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말했을 뿐인데 실제로 그렇게 되니 얼마나 놀라운가. 그의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졌으니, 이젠 그 아름다움으로 앞으로의 시간을 사는 일만 남은 거다. 선하고 양심적으로, 사람들과 교류하며 남들과 똑같이 사는 것. 그에게 영원한 젊음이 있다는 특권을 준 것만 다를 뿐이다. 안타깝게도 그는 변치 않는 외모를 선한 삶에 적용하지 않았다. 해리(헨리 경)와 한 권의 책이, 그를 아름다운 젊음이 아닌 쾌락의 길로 인도했다.

 

시간은 점점 흐르고 열아홉 청년 도리언은 서른여덟 남자가 되었다. 그의 아름다운 외모와 젊음은 여전하지만, 그의 초상화는 더는 추해질 수 없을 만큼 잔인하게 변했다. 이십여 년의 시간 동안 그는 어떻게 살아왔던 걸까. 아주 잠깐 그의 양심이 끓어올라 선하게 살면 초상화가 원래대로 돌아올 거라 믿기도 했지만, 그에게는 선한 양심보다 쾌락을 추구하던 힘이 더 셌다. 자신의 아름다운 젊음을 등에 업고 욕망에 빠져들어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저질렀다. 퇴폐적인 쾌락이 도리언을 장악하고 잔혹함이 그의 비밀을 지켜주었다. 그는 기억을 짓밟아 망각하며 죄를 잊었다. 그의 불안함도 계속된다. 그런 삶이 그에게 남겨준 건 무엇일까.

 

잔인하게도 도리언에게 남은 건 허무한 바람이 만든, 쾌락만을 좇던 사람에게 주어진 파멸뿐이었다. 인간의 육체가 늙어가는 당연함을 자연의 섭리라고 말해도 좋다면 그걸 거스르는 일은 삶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내가 생각하는 삶이란, 인간의 노력으로 변화할 수 있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도 아는 일이다. 그 안에서 시도 자체가 불가한 일도 있는 거다. 순리대로 살아가는 세상에서 지켜져야 할 불문율 같은 것. 나이 듦을, 늙어가는 육체를 인정해야만 하는 거다. 그럼에도 궁금했다. 허황한 바람이라도 한 번쯤은 확인하고 싶었다. 정말 가능할까? 영혼을 팔아서라도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단지 소설 속 이야기일 뿐일까. 만약 그럴 수 있다면 나는 내 영혼을 담보로 젊음의 영원을 부여받고 싶은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느 쪽으로도 선택하기 어려웠다. 이미 이치대로 흘러가는 시간을 눈앞에서 보고 있기에 나에게 주어질 수 없는 시간을 상상하며 그 결말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어쩌면 도리언 그레이가 그런 나의 고민을 대신 해결해주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선뜻 선택할 수 없는 일 앞에서 마음속 바람을 입 밖으로 말하고, 기적(?)처럼 이루어진 현실을 자신이 살아감으로써 대신 보여준 것 같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처럼, 제대로 흐르지 못하는 시간을 선택한 자의 말로를 적나라하게 비추고 있었다. 살아가면서 눈에 담아야 할 것은 영원한 젊음 같은 불가능이 아닌 주어진 삶을 제대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임을 시사했다.

 

"죄는 사람의 얼굴에 저절로 드러나는 법이지. 감출 수가 없어. 사람들은 간혹 비밀스러운 악덕에 대해 말하지만, 세상에 그런 건 없네. 어떤 비열한 인간이 부도덕한 짓을 저질렀다면, 입가의 주름에서, 축 늘어진 눈꺼풀에서, 심지어 손의 생김새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게 되어 있어." (273페이지, 해리의 말)

 

도리언을 대신해 그의 인생을 담은 초상화는 그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었다. 그에게 상처받은 사람이 늘어갈수록 초상화는 변한다. 그가 쾌락을 추구하고 사랑을 무시하며 저지르는 죄악이 거듭될수록, 망각과 최면과 아편으로 잔인한 기억을 버릴수록 초상화는 불미해졌다. 심장이 없는 얼굴로 살아가는 그의 잔혹한 현실을 그대로 담고 있었던 거다. 그의 외모에 가려진 온갖 추악함과 비열함을 초상화가 내내 비추고 있었는데, 애써 피하기만 하다가 많은 시간이 흘러서야 비로소 마주한 격이다. 영원한 젊음을 가지고 싶어 대신했던 게 얼굴 너머의 마음까지 비추는 거울이 된 것을 그는 몰랐다. 외면했다. 현실을 거스르는 욕망으로 파멸에 이른, 이런 결말이라니... 조금은 알 것도 같다. 해리의 말처럼 사람 얼굴에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게 있다. 아무리 감추고 가리려고 발버둥 쳐도 덮어지지 않는 게 있다. 세월의 흔적처럼 새겨진 주름, 험한 일로 거칠어진 손, 표정에 드러나는 마음. 사람이 겪는 자연스러움이 마음과 육체에 녹아들어 함께 가는 게 오늘을 살아가는 진정한 모습이다. 가끔은 흘러간 시간과 늙어가는 육체가 서글퍼지더라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그 시간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게 행복한 삶의 자세가 아닐까.

 

며칠 전, 오랜만에 대청소하면서 작은 사진첩 하나를 발견했다. 그동안 어디 있는지 몰라 한참 찾았던, 대학 시절 사진을 모아둔 앨범이었다. 한 장씩 넘겨보다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참 촌스럽다'는 거다. 스무 살, 이십 대 초반을 즐기고 있었던 때다. 온갖 멋을 부리고 치장에 몰두하며 즐거워했을 텐데 지금 보니 정말 촌스러웠다. 그런데 사진을 보며 웃다 보니 점점 기분이 이상해졌다. 사진 속 내 모습, 지금은 연락도 되지 않는 친구들 얼굴이 예뻐 보이는 것 같았다. 아니, 예뻤다. 촌스러움과 예쁘다는 게 동의어는 아닐진대, 어떻게 동시에 다가오는 말이 되었는지 의아하지만 정말 그랬다. 아름다웠다. 가만히, 한참 동안 사진을 들여다보다가 그 이유를 알았다. 외모의 촌스러움마저 아름다움으로 보이게 하는 것은 살아있는 표정이었다.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화장, 어린애가 입은 듯한 어른스러운 옷, 어설프게 어깨에 멘 백, 불편해 보이는 구두. 그런 것들이 사진 속에서 다 사라지고 오직 우리의 얼굴만이 있었다. 뭐가 그리 좋았는지 활짝 웃고 있는 표정, 햇빛에 한쪽 눈을 살짝 찡그린 자연스러움, 같이 머리 맞대고 뭔가 열심히 하고 있던 뒷모습, 공강 시간에 나무 그늘 밑에 누워있던 나른한 오후의 풍경. 좋아 보였다. 나도 모르게 웃으면서 사진을 바라보던 부러운 시선이, 내 삶에서 지나가 버린 청춘의 시간 때문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 시간을 보내며 행복했던, 즐거웠던 표정 때문이었다. 돌아갈 수 없는, 청춘이라 불리던 젊음이 부러워서가 아니라 그때의 장면을 그리워했던 거다. 다시 찾고 싶은 그 시간이 아니라, 행복했던 그 모습을 보고 싶었던 거였다. 이제 분명히 알겠다. 살면서 추구해야 할 것은 행복한 삶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오늘뿐이라는 것을...

 

소설이 가진 허구임을 알면서도 이런 주제가 낯설지 않은 이유는 누구나 한번은 바랐을지 모를 내면의 말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세상의 이치를 역행하는 일이기에 이야기로 구성될 수 있다. '만약에'라는 단서를 붙여 가지 못하는 길의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그 결말은 다양하게 그려질 수 있다. 영원한 젊음을 가진 채로 삶을 누리는 도리언의 판타지로, 자신의 모습을 속일 수 없는 잔혹한 삶을 마주하는 도리언의 현실로. 읽으면서도 내 눈이 자꾸만 후자로 기우는 걸 보면, 살아가면서 추구해야 할 모습이 어떤 건지 이미 알고 있기에 그런 게 아닐까. 알면서도 한눈팔고, 몰라서 비켜가는 시선을 붙잡을 수 있는 건 삶의 진정성뿐이므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진심으로 살아가는 이 순간만이 나를 만들고, 나에게 행복을 부여한다는 걸 거듭 확인해주는 작품이었다.

 

 

n******i 2015.06.23. 신고 공감 14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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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그레이의 초상 -- 아름다운 얼굴은 그대로인데 초상화는 추악해져만 가는데..
"도리언그레이의 초상 -- 아름다운 얼굴은 그대로인데 초상화는 추악해져만 가는데.." 내용보기
오스카 와일드 작품을 전부터 한번 읽어봐야지 마음만 먹다가 드디어 읽게 되었다.   화가 바질 홀워드는 미모의 청년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화를 그리게 된다. 바질의 친구 헨리경이 찾아와 도리언 그레이와 만나게 된다. 바로 이 헨리경의 만남부터 잘못된 것일까? 도리언 그레이는 헨리경의 말에 동요되어 자신의 외모가 변하지 않고 초상화가 변했으면 바란다. 자신의 사
"도리언그레이의 초상 -- 아름다운 얼굴은 그대로인데 초상화는 추악해져만 가는데.." 내용보기


 

오스카 와일드 작품을 전부터 한번 읽어봐야지 마음만 먹다가

드디어 읽게 되었다.

 

화가 바질 홀워드는

미모의 청년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화를 그리게 된다.

바질의 친구 헨리경이 찾아와 도리언 그레이와 만나게 된다.

바로 이 헨리경의 만남부터 잘못된 것일까?

도리언 그레이는 헨리경의 말에 동요되어 자신의 외모가 변하지 않고 초상화가 변했으면 바란다.

자신의 사랑한 무명여배우 시빌베인의 자살.

연이은 바질의 살인

도리언 그레이는 점차 추악한 살인마로 변하지만 외모는 20대 미모를 잃지 않고 있다.

대신 초상화가 변한다.

 

 

표면적으로는

헨리경의 꼬임에 빠져 악의 길로 들어선 것으로 나와있지만

주인공 도리언 그레이의 마음속에는 이미

타락할 수 있는 요소가 있지 않았을까.

헨리경은 도리언 그레이의 내면의 악을 일깨워준 것 뿐일 것이다.

안타까운 결말이지만

선과 악..그리고 아름다움과 추암을 생각하게 한다.

젊음이란 게 뭔지

아름다움이란 게 뭔지

예나지금이나 남자나 여자나 모두 그것에 현혹되고 귀중한 영혼을 하찮게 팔아버린다.

하지만

진실을 찾기 위해

진정한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기 위해서는 아무런 대가를 치루려 하지 않는다..

 

 

작가는 문장을 좀 길게 쓰는 스타일이다.

대화도 긴 편이다.

나중엔 약간 지루하게 이것저것 많이도 썼다.

이렇게 긴 장편의 얘기는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참 상세하게 쓴 거 같다.

그럼에도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꼼꼼히 읽으려고 했는데 나중에 다 읽고 보면 그렇게까지 읽지 않아도 될 거 같다.

 

 

그 당시 귀족들의 생활상을 약간 엿볼 수 있다.

역시 그 때나 지금이나 돈이 많으면

평민들과는 다른 생활을 한 것으로 보인다.

 

 

 

 

YES마니아 : 로얄 a****1 2011.06.06. 신고 공감 6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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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팔것인가? 아름다움을 지향할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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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아름다워야 하는가?... 외모가 아름다워야 하는가? 두개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면... 뭘 선택해야 하지? 난 일단 지금의 외모가 출중 안하니, 외모를 선택할까?...ㅎㅎㅎㅎㅎㅎ 참 좋겠다..   바질의 영혼을 바쳐 그린 도리언의 초상화... 자신의 초상화에 반한 도리언 그레이.. 영혼을 팔아도 좋으니, 지금 자신의 아름다움을 가지게 해 달라고....   그리곤 그의 사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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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아름다워야 하는가?... 외모가 아름다워야 하는가?

두개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면... 뭘 선택해야 하지?

난 일단 지금의 외모가 출중 안하니, 외모를 선택할까?...ㅎㅎㅎㅎㅎㅎ

참 좋겠다..

 

바질의 영혼을 바쳐 그린 도리언의 초상화...

자신의 초상화에 반한 도리언 그레이..

영혼을 팔아도 좋으니, 지금 자신의 아름다움을

가지게 해 달라고....

 

그리곤 그의 사악한 마음뒤로 점점 사악하게 변해가는 초상화...

80년대인가 영화를 보고 주제곡과 영화에 반해서  책까지 사 봤는데

 영화에서는 여자가 주인공이었고, 책에서는 남자가 주인공이었다...

예스에서 반값할인하기에

요즘 나온 개정판을 다시 보았다..

그때 명화 극장에서 하던 영화 말미의 그 주제곡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데,

두번다시 찾아 들을 수가 없다는 쓸픔.......

 

사람이 살아봐야 칠팔십년.. 좀 산다싶은분들은 구십백을 향해 간다

끽 해봐야  백년을 살지 못하는데,, 우리는 왜 하루하루 고통과 괴로움과

욕심과 이기심을 살아야 하는가?.. 그건 아마도 자손을 대대로 남기고픈 이유이기도 할것이다

자식을 위해 더 많이  남겨주고 싶어서.. 그래서 내 자손들이 대대손손 양심보다는

돈과 권력으로 이 세상을 유린하기를 바라는 욕심...

 

지금 우리 시대에도 그런 악의 내면으로 살아가는 공주님도 계시지 않느냐?

아버지가 남겨준 막대한 재산으로.. 아뭇것도 안하고도 수십조 재산을

가진.. 공주...........

모든 사람은 죽을때 한평도 너무 넓어서 이젠 삼십센티도 안되는  항아리에

담겨지는데..................

어쩌자고 세상은 도리언처럼 악한 내면을 자꾸자꾸 후손에게 물리려 하는가?

 

g******8 2012.08.21.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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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번역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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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번역의 힘!   고전을 읽는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번역의 수준이다. 원작이 고전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고전 특유의 문체와 문맥의 맛을 잃지 않으면서도 현대인의 입맛에 맛게 번역이 되어야 한다. 거기에 작가의 사고와 습관까지도 베어들어야 하고... 그래서 고전 번역은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단연코 이런 번역의 핵심을 꿰뚫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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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번역의 힘!

 

고전을 읽는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번역의 수준이다.

원작이 고전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고전 특유의 문체와 문맥의 맛을 잃지 않으면서도 현대인의 입맛에 맛게 번역이 되어야 한다.

거기에 작가의 사고와 습관까지도 베어들어야 하고...

그래서 고전 번역은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단연코 이런 번역의 핵심을 꿰뚫는 책이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헨리경의 유려한(동시에 난해한) 대사, 숨이 긴 서사조 문장들, 무엇보다 100년이 넘은 고문들을 심플하게 번역해버린 옮긴이의 능력에 박수를 보낸다.

 

오스카 와일드, 장편 소설을 딱 이 한권 썼다고 한다.

자기의 신념과 정열을 몽땅 바친 책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완간 출판 후 엄청난 비난에 직면하고 책을 지키기 위해 내내 고군분투했다고 하니, 이단아의 삶이 얼마나 고역이었을지 짐작이 된다.

 

표지가 모든 걸 말해주면서도 과도하게 자극적이어서 좀 그렇다.

바꿨으면 한다.

 

 

 

 

 

s***u 2013.08.16.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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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영미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내용보기
흔히들 고전이라 불리는, 유명한 옛소설들은 종종 안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읽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 줄거리를 여기저기서 너무나도 많이 들은 탓이다. 어린시절부터 우리는 세계명작이라는 타이틀 아래 고전소설들을 동화처럼 각색된 이야기로 접하고 심지어는 만화로 만들어진 것을 보기도 한다.   이 책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도 마찬가지다. 여기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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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들 고전이라 불리는, 유명한 옛소설들은 종종 안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읽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 줄거리를 여기저기서 너무나도 많이 들은 탓이다. 어린시절부터 우리는 세계명작이라는 타이틀 아래 고전소설들을 동화처럼 각색된 이야기로 접하고 심지어는 만화로 만들어진 것을 보기도 한다.

  이 책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도 마찬가지다. 여기저기서 익숙하게 들은 이야기인데다가, 이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작품들도 많고, 워낙 서문이 마음에 드는 책이라서(심지어 몇년간 서문만 베껴 간직했더랬다) 언제 한번 제대로 읽어봐야지 하고는 미뤄두던 책이었다.

 

  일단 생각했던 것보다 의식적인 흐름이 주가 되는 소설이라 놀라웠다. 초상화가 도리언 그레이 대신 늙어가고, 도리언 그레이 자신은 젊은 날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살아간다는 설정이라 환상문학 쪽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도리언 그레이의 의식의 흐름에 대한 묘사와 끊임없이 도리언을 쾌락에의 길로 유혹하는 헨리 경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환상문학이라는 느낌보다는 탐미주의적 시선이 느껴지는 이론서를 읽은 듯한 느낌이다.

  만약 내 자신의 시간의 흐름과 죄의 증거들을 내 자신이 아닌 다른 것에 전가할 수 있다면 어떨까. 나도 도리언처럼 한동안은 그 사실을 단순히 즐기다가, 그것을 악용해 나쁜 짓도 좀 해보고, 결국 시간에 흐름에 함께하지 못하는 자신에 괴로워지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역시 도리언처럼 그 대상을 두려워하고 증오하고, 자신이 지은 죄에 죄책감을 느끼다가 도리언과 같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헨리 경이라는 캐릭터가 흥미로웠다. 시니컬한 그는 도리언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온 워너비 모델 같은 캐릭터다. 때문에 그의 탐미적이고 쾌락적인 시선을 도리언도 쫒게 되는 것이다. 바른 소리만 하는 바질의 말은 도리언에게는 너무나도 재미없는 이야기로 들린다. 바르게 사는 것은 올곧고 바를지는 몰라도 재미있거나 매력적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오스카 와일드의 탐미적인 시각이 돋보이는 이 책도 매력적이다.

 

s*****1 2011.07.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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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읽고...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읽고..." 내용보기
오스카 와일드(Wilde, O.)! 유미주의(탐미주의)를 대표하는 문인으로 배웠다.(기억도 잘하지...^^). 사실 이 분의 작품은 대부분 독자들이 어릴 때 한번 씩 읽었을 정도로 유명하다. 동화 '행복한 왕자'라고, 궁전에서 마냥 행복하다가 동상으로 만들어져 높은 곳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니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에 젖어있더라, 그래서 무리에서 뒤처진 제비에게 자신의 보석을 떼어 가난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읽고..." 내용보기

오스카 와일드(Wilde, O.)! 유미주의(탐미주의)를 대표하는 문인으로 배웠다.(기억도 잘하지...^^). 사실 이 분의 작품은 대부분 독자들이 어릴 때 한번 씩 읽었을 정도로 유명하다. 동화 '행복한 왕자'라고, 궁전에서 마냥 행복하다가 동상으로 만들어져 높은 곳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니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에 젖어있더라, 그래서 무리에서 뒤처진 제비에게 자신의 보석을 떼어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 달라고 부탁해서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돕는다. 제비또한 따뜻한 남쪽나라에 못가고 왕자를 돕다가 차갑게 죽음을 맞이한다는 이야기... (그런데 왜 좋은 이야기의 결말이 이럴까?)

유미주의(唯美主義)는 또 무언가? 탐미주의(耽美主義)라고도 하는 이 용어를 한마디로 쉽게 풀어보면 '예술 지상주의'라고 할 수 있다. 사전을 찾아보면 매우 어렵게 설명되고 있는데, 알고 보면 쉬운 뜻이다. '예술은 예술이다'는 거다. 그 속에 어떤 다른 뜻을 내포하지말고 도덕이니 계몽이니 하는 다른 잣대로 평가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책을 펼쳐본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The Picture of Dorian Gray)! 사실 이 책의 내용은 이미 대충의 줄거리는 알고 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특히 동성애 코드가 숨여있기에 입에 많이 오르내맀거니와 드라마나 영화로도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벤 반스, 콜린 퍼스 출연의 영화가 '도리언 그레이'였고, 황당한 영화였던 젠틀맨리그에서도 불사신으로 도리언 그레이가 한 캐릭터하기에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을 듯하다. 그런데 도리언인지 도리안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영국사람들의 영화를 보면 도리안으로 분명히 발음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도리언이라 읽지만... 작가가 아일랜드 분이니만큼 영국식 발음으로 적는 것이 옳지않을까 생각한다.

 

이 작품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 Saint James Gazette지는 "사악한 자가 벌을 받았다고 해서 도덕적 작품이 될 수는 없다"며 "불 속에 던져버려야 할 부도덕하고 불결한 책"으로 비난하였다. 이러한 비판에 와일드는 예술과 도덕은 별개의 것이므로 도덕적 시각에서 작품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하였지만, 이듬해 단행본으로 출간할 때 바질 홀워드가 초상화의 모델인 도리언 그레이를 본 순간 느꼈던 동성애 감정 묘사를 흐릿하게 처리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심미주의 이론을 설명하는 서문, 시빌 베인의 멜로드라마적인 상황과 제임스 베인의 복수 장면, 런던의 하층민 거주 지역의 음산한 풍경을 덧붙이는 등 많은 부분을 수정했다고 한다. 그의 작품은 사후 십여 년간은 외설로 치부되었으나, 차차 그 작품성을 평가받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점에 유의하여 심미주의에 관한 그의 생각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서문을 꼼꼼히 읽어본다. "예술가에게 생각과 언어는 예술의 도구이며, 악덕과 미덕은 예술을 위한 재료이다"면서 정신보다 관능을, 도덕성보다는 미(美)의 세계를, 내용보다는 예술적 형식을 중시하는 그의 예술관이 나타난다.

 

1~3장은 화가 바질 홀워드와 헨리 워튼 경의 대화로 시작하여 도리언 그레이와의 운명적 만남이 주요 테마다. 대단히 유려한 문장력이 관심을 끈다. 그림 모델 도리언 그레이에 대한 바질의 마음이 참으로 섬세하다. 흔히 말하는 동성애 분위기가 묻어난다. "도리언 그레이도 자네를 그렇게 좋아하나?"는 헨리 경의 물음에 답하는 바질의 표현은 보기에 따라 일종의 가벼운 커밍아웃으로 볼 수 있겠다.


'헨리 경이 주변의 모든 친구들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는 바질의 말에 정말인지 도리언이 묻자 헨리경이 답하는 내용 중 유명한 말이 나온다. "유혹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은 유혹에 굴복하는 것뿐."... 고의적 역설이 내재된 몇마디 말에 도리언의 어떤 비밀스러운 감정을 건드려 내면에 잠재된 기운을 깨우게 된다. 허공에 화살을 쏘았을 뿐이건만 진짜로 과녁에 맞은 셈이다. 도입부분으로 더할나위없이 깔끔하다. "영혼만이 감각을 치유할 수 있듯이, 감각만이 영혼을 치유할 수있지."..., "세상 그 무엇도 무려워하지 말게... 새로운 쾌락주의 - 이것이야말로 지금의 세기가 원하는 것이라네... 자네 매력 정도면 할 수없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걸세..."인생의 가장 큰 비밀을 말하는 헨리 경의 표현이 정말 유혹적이다.
도리언은 그의 초상화를 가지게 되고, 바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헨리 경과 극장에 같이 가기로 한다. 도리언이 경이로운 초상화를 그려준 화가에게 했던 행동을, 이제는 헨리경이 그에게 시도하여 그의 불가사의한 영혼을 자신의 소유로 만들려 결심한다. 3장의 끝에서 도리언에게 하는 말이 서막을 닫고 본격적인 전개를 예고한다.
"지금은 그저 삶을 바라보고 싶을 뿐이야. 괜찮다면 나하고 같이가서 삶을 바라보도록 하지."

 

4장부터 11장까지는 헨리 경과 도리언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저자 오스카 와일드가 그의 정신세계의 그림자라고 할 수 있는 헨리 경을 통하여 풀어내는 자신의 여성관이 관심을 끈다. 헨리 경은 도리언에게 말한다. "어쨌든 결혼은 절대로 하지마,도리언. 남자들은 삶에 지쳐서 결혼을 하지만 여자들은 호기심 때문에 결혼해. 둘 다 절망적이긴 마찬가지지."... 도리언이 연극배우 시빌 베인과 사귄다며 재능이 남다른 여자라고 이야기 하자 다시 말한다. "이보게, 재능이 남다른 여자는 없어. 여자들은 그저 장식에 불과한 성(性)이지. 여자들은 제대로 된 이야깃거리라고는 하나도 없으면서, 아무 얘기나 아주 재미있게 말한다네. 남자들이 도덕을 뛰어넘는 지성의 승리를 대표한다면, 여자들은 지성을 뛰어넘는 물질의 승리를 대표하지." 이 땅의 여성들이 이 글을 보면 당장 이 책의 불매운동을 벌일만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오스카 와일드는 남색을 즐겼을까?
다시 헨리 경은 말한다. "사랑을 할 때 사람들은 자신을 기만하며 사랑을 시작하고, 상대방을 기만하며 사랑을 끝내지."... 핸리 경은 도리언의 영혼이 욕망과 마주치는 것을 느끼고 묘한 쾌감을 느낀다.

도리언이 연극배우 시빌 베인과 결혼할거라는 이야기를 헨리 경은 바질에게 이야기 하고, 시빌의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극장으로 가는 과정 속에도 은근슬쩍 작가의 도덕관을 선과 쾌락에 관한 헨리경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선하다는 건 자신의 자아와 조화를 이루는 것이지.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야말로 부조화 아니겠나."면서... 이렇게 저자의 내면의 소리를 듣는다.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시빌 베인이었지만 도리안을 사랑함으로서 연극 속의 거짓사랑 타령이 무의미함을 깨닫고 연기에 대한 의지를 잃어버린 탓에 터무니 없이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도리언은 그녀의 진실한 사랑에 대해 "예술이 없으면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며, 그저 얼굴 예쁜 삼류 배우에 불과하단 말입니다."며 매몰차게 울며 애원하는 그녀에게서 떠나간다.
집으로 돌아온 도리언은 바질이 그린 자신을 초상화를 보다가 깜작 놀란 듯 뒷걸음을 친다. 어스레한 빛 속에서 초상화의 얼굴이 어쩐지 좀 변한 것처럼 보였다. 어딘가 표정이 달라 보였다. 누가 보더라도 입가의 잔인한 표정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곰곰히 생각하다가 그는 깨닫는다. 그림이 완성 되던 날, 바질 홀워드의 화실에서 "자신의 아름다움은 녹슬지 않고 자신의 열정과 죄악의 모든 짐을 캔버스 위의 얼굴이 대신 짊어지면 좋겠다고..."한 무모한 듯한 소원을... 그러면서 그는 시빌에게 돌아가 그녀에게 준 상처를 보상하고 결혼해 다시 그녀를 사랑할 것이라고 다짐하지만 시빌 베인은 자살하고 만다. 열일곱의 청춘에선 사랑의 끝이 자살일수도 있겠다는 안타까움이 앞선다. 그 나이엔 사랑이 인생의 전부로 보일 듯하다. 인생의 성장통이란 이렇게 잔인한 모습을 띄기도 한다. 헨리 경은 슬픔에 빠질려는 도리언에게 "그녀가 현실의 삶에 손을 대는 순간 삶이 훼손되었고, 삶 또한 그녀를 망가뜨렸으며, 따라서 그녀는 세상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걸세." 하면서 자기중심주의를 부추긴다.

죽음 자체의 부패보다 더 크게 부패해 가는 무언가를 감추기 위해, 누군가가 초상화의 비밀을 알아채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도리언은 집 맨 윗층 옛날 공부방에 시간의 흐름에 점점 늙어가는 초상화를 숨기게 된다.
 

몇년이 흐른다. 도리언은 자신의 초상화 앞에 서서 캔버스 위의 늙고 사악한 얼굴을 바라보다가 그 곁에 거울 속의 젊고 아름다운 자신을 보면서 쾌감을 느끼지만, 세상사람들이 어쩌면 벌써 자신의 비밀을 알아챘을지 모른다는 강박감이 젖어든다.

 

12장부터는 굵직한 사건들이 전개된다. 바질 홀워드는 영국을 떠나기 전 도리언을 만나 그의 난잡하고 방탕한 소문에 대해 우려를 전하고 바로 살기를 부탁한다. "내가 제대로 알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에 답을 얻을려면 무엇보다 먼저 자네의 영혼부터 보아야 할 것 같네." 
역겨움과 혐오감이 감도는 그의 초상화를 보고 놀란 바질 홀워드가 참회의 기도를 하자는 말에 순간 혐오감을 느낀 도리언은 나이프로 그를 찔러대고 만다.

도리언에게 약점을 잡힌 한 때의 친구 앨런 캡벨에게 바질의 시체처리를 부탁한다. 그러면서 흘낏 바라본 그의 초상화는 더욱 끔찍하고 무서워진다. 아래 사진과 그림은 1945년 미국영화의 한 장면인데 원래 흑백이었지만 이 사진스틸만 칼라로 처리하였다고 한다. 상당히 직관적인 대비라 소개한다.


도리언은 초조함으로 아편굴을 찾아갔다가 죽은 시빌 베인의 남동생을 만나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그의 젊은 얼굴을 보여주면서 찾는 사람이 아님을 강조하며 위기에서 벗어난다. 이 남동생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도리언을 추적하다가 수렵장에서 토끼를 향해 쏜 총에 맞아 죽고만다.


19장에서 도리언은 헨리 경에게 앞으로 선행하며 살겠다고 이야기한다. 그 선행이 사귀던 아가씨 그냥 보내준 것(?)이다. ㅍㅎㅎㅎ~~~ 하긴 도리언의 견해로는 보통 선행이 아닐 것이다.

헨리 경은 자신이 이혼한 것과 앨런 캡벨의 자살, 바질의 실종에 대해서 알려주면서 한마디 무심코 내뱉는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영혼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그 다음이 어떻게 되지?"...

 

도리언은 서재에서 과거를 돌이켜 생각해 본다. 그를 파멸시킨 것이 미모와 젊음이었음을 깨닫고 그 주범이 초상화 라고 생각한다. 그는 최근의 선한 사람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음에 초상화의 모습도 좋아졌을거라고 기대를 하지만, 전보다 훨씬 혐오스러워진 모습에 실망한다. 선행이라 믿었던 것이 허영심? 호기심? 위선?. 그는 자신의 실체를 알게된다. 그는 바질 홀워드를 찔렀던 나이프로 그림을 찔렀다. 비명이 들리고 하인이 창문을 열고 들어갔을때 눈부시게 빛나는 젊은 주인의 초상화와, 가슴에 칼을 꽂은 채 누워있는 주름투성이의추악하기 짝이 없는 외모의사내를 발견한다. 그들은 사내가 손에 낀 반지들을 자세히 보고서야 그가 누구인지 알아보았다.

 

소설은 이렇게 끝났다. 불멸을 원하는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허망한지...
도리언이 추구했던 것들이 곧 행복이 아님을 보여주는 결말은 모든 일에는 댓가가 따른다는 연기緣起의 법칙을 새삼 깨우치게 한다.

예술 그자체를 중요시하는 유미주의에 더하여 전통의 부정 및 향략, 비도덕성을 특징으로하는 데카당스의 내음이 많이 나는 이 작품 작금에 재평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리언을 생각해보면 인간이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모든 욕망을 외연화하고 있다. 젊음, 아름다움, 쾌락... 헨리 경과 도리안의 가치관이 오스카 와일드의 삶과 대칭되면서 우리의 내재된 갈망과 경멸을 끄집어낸다. "바질 홀워드는 내가 생각하는 나이고, 헨리 경은 세상 사람들이 바라보는 나이고, 도리안은 아마도 다른 시대에서 내가 되고픈 사람이다."는 작가의 말은 인간이 추구하는 Hedonism에 대한 환상 그 자체일거라는 느낌이다.
사실 나는 오스카 와일드를 그렇게 잘 알지 못하는지라 나타난 이력만 보고 누가 더 작가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지 알기 힘들다. 다만 각각의 캐릭터가 나름대로의 연결선상 위에서 유기적으로 자리잡고 있음은 알겠다. 프로이드가 말하는 인간의 성격에 놓고보면 저자의 갈망하는 본능인 원초아(id) 도리언과, 현실 위에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자아(ego) 헨리 경, 양심과 사회적 도덕에 맞게 행동하는 초자아(super ego) 바질 홀워드의 캐릭터가 제대로 균형을 갖추고 있음을 느끼겠다.

이 작품에 대한 여러 비난에 오스카 와일드는 여러 차례 반박문을 쓰기도 했는데, 그는 반박문에서 "작품의 인물들이 현실에 존재하는 인물이라면 굳이 소설을 쓸 이유가 없으며, 현실에 없는 것, 혹은 있다 할지라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예술가가 할 일이자 문학의 즐거움이라고 주장한다"(412쪽). 시대의 반영이겠지만 공감이 될 듯하다가도 얼른 동의하기엔 멈칫거려진다. 예술지상주의라는 이름으로 보여지는 저급한 포르노성 행위를 예술이라고 봐 줄 수 있는 깨침이 내겐 없다. 다만, 순간의 쾌락에 부나방처럼 너울되는 한국의 남정네들과 도리언의 방종이 오러랩되어지다가 사그러질 뿐이다.

 

소설 속에는 영화에서 보는 야시시한 19세 금(禁)의 장면들은 묘사되지 않고 있다. 하긴 요즘의 포르노성 벗는 영화와 시대를 달리하는 문학의 시대에는 이 정도의 내용에도 충격파가 컸으리라. 동성애 코드 또한 요즘 판도라의 상자가 풀린듯한 커밍아웃에 비하면 애교스럽다. 그러고 보면 이 책의 표지도 매우 멋져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좌우동형이다.
과거의 잣대로는 매우 부도덕한 이슈였을지 모르지만 오늘날의 개방화 쾌락주의 한국에선 콧방귀끼는 고리타분 고전으로 치부될 듯하다...

 

 

사족 :

1. 이 서평은 3회에 걸쳐 북크로싱한 내용을 편집한 것이다.

http://blog.yes24.com/document/2162046
http://blog.yes24.com/document/2167570
http://blog.yes24.com/document/2169826


2. 오스카 와일드의 연대기와 사진을 볼려면 아래 사이트를 참조.

http://www.humnet.ucla.edu/humnet/clarklib/wildphot/default.html#reading 

 

3. 오타 :

26쪽. 갚진 ==> 값진 (위 글 1장 바로 밑에 사진을 읽어보면 보임)

233쪽. 부절제는 '무절제'나 '부적절'의 오기로 보인다.

332쪽. 있었으기 때문에 ==> 있었으기?. '으'가 없는 것이 옳겠다. 

 



e***i 2010.03.30. 신고 공감 1 댓글 1
리뷰 총점 eBook
[읽는 중] 도리언그레이의 초상
"[읽는 중] 도리언그레이의 초상" 내용보기
* 헨리 경 - 바질 홀워드의 친구,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화를 전시하라고 권유한다. * 바질 홀워드 - 화가, 매우 능숙한 솜씨로 우아하고 잘 생긴 작품을 자신이 그려놓고 흐뭇하게 바라본다. 그것은 초상화다. 자신을 너무 많이 반영했다고 주장한다.  " 내 본성 전체와 내 영혼 모두와 내 예술 자체를 송두리째 흡수해버릴 것 같은 누군가와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거
"[읽는 중] 도리언그레이의 초상" 내용보기

* 헨리 경바질 홀워드의 친구,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화를 전시하라고 권유한다. 


* 바질 홀워드 - 화가, 매우 능숙한 솜씨로 우아하고 잘 생긴 작품을 자신이 그려놓고 흐뭇하게 바라본다. 그것은 초상화다. 자신을 너무 많이 반영했다고 주장한다. 

 " 내 본성 전체와 내 영혼 모두와 내 예술 자체를 송두리째 흡수해버릴 것 같은 누군가와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거지. " 

 바질은 도리언 그레이를 매우 좋아하며 온전하게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기를 원한다.


도리언 그레이 - 소년 같으면서도 스무살이 넘었고 바질의 모델, 성실하고 본성이 단순하고 아름다운 성품을 지녔다. 





- 조카에게 선물 받아서 읽고 있는데 읽을수록 매력있고 재미있다. 다 읽기도 전에 소개하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p*****0 2016.08.31.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예술에는 영혼이 있지만 인간에게는 영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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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좋게도 화가가 그려준 젊은 날의 자신의 초상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나이가 들어가면서 쭈그렁탱이가 되는 얼굴,  나날이 늘어가는 검버섯, 그리고 세파에 찌든 피곤한 눈빛,  약간은 오만과 버젓함이 스며있는 야릇한 입가의 미소 등등 현실의 모습에 비해, 초상화속의 2,30대 자신은 마냥 풋풋하고 열망과 호기심에 찬 얼굴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늙어 보기 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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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좋게도 화가가 그려준 젊은 날의 자신의 초상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나이가 들어가면서 쭈그렁탱이가 되는 얼굴,  나날이 늘어가는 검버섯, 그리고 세파에 찌든 피곤한 눈빛,  약간은 오만과 버젓함이 스며있는 야릇한 입가의 미소 등등 현실의 모습에 비해, 초상화속의 2,30대 자신은 마냥 풋풋하고 열망과 호기심에 찬 얼굴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늙어 보기 흉한 외모는 그 젊은 초상화를 질투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이와는 정반대 경우를 상상한다면 어떻게 될까.  현실의 노화대신에 초상화가 대신 늙어 간다면. 뿐아니라 현실의 악행과 비리가 현실의 얼굴에는 드러나지 않고 대신 초상화에 나타난다면...... 영혼을 팔아서라도 늙지 않는 방법을 택할 사람들이 제법 있을지도 모르겠다.  누가 보아도 한결같이 칭송할 미모를 가진 미소년, 미청년 도리언 그레이. 그는 바질 홀워드가 그려준 자신의 초상화를 보고 영원한 청춘을 빌었다.  사랑의 감정을 느낀 연극배우 시빌 베인과 결혼을 마음먹었으나 사랑의 유혹에 프로의식을 포기한 그녀의 연기에 배신감을 느끼고 무참히 여인을 버린다.  사랑때문에 자신의 직업도 포기할 수 있었던 여인은 냉혹한 남자 도리언의 결별선언에 자살하고 만다. 

책에는 주인공 도리언 그레이의 비행이 상징적으로 묘사되고 비리와 얽힌 내용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그는 영혼이 없는 인간으로 설정되고 악한 마음의 결과는 차츰차츰 초상화를 핏빛으로 물들여간다. 오스카 와일드의 탐미주의 정신의 꽃이라 할 이 작품은 젊음과 미모를 맹신한 한 인간의 비참한 말로를 보여준다. 하지만 곳곳에 작가의 미적 탐험심에 대한 존경이 가득하다. 도리언 그레이는 '단테가 묘사한 이른바 미를 숭배함으로써 스스로 완벽해지기 위해 애쓰는 부류'였으며 '고티에가 언급한 것처럼 그는 가시적인 세계가 존재해야할 이유가 되는 그런 사람'이었다고 묘사된다. 도리언 그레이는 생각했다. '좋은 사회가 지켜야할 규범은 예술이 지켜야 할 규범과 같거나 같아야 한다고. 특히 형식은 규범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이며 격식같은 비현실성과 동시에 위엄도 갖추어여하고, 낭만주의 연극의 허위적특성과 함께 그런 연극에 즐거움을 느끼게하는 재치와 아름다움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도리언 그레이와 바질의 마지막 대화에서 도리언은 외친다.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에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그는 초상화에 역겨움과 흉측함을 싣는 대신 영혼을 팔아 아름다운 얼굴을 소유하고자 했다. 바질을 죽이고 살인을 은폐하는 과정에 흐트러짐 없은 행동을 보이나 사냥에서 몰이꾼(정작 확인후에 시빌 베인의 남동생인 제임스 베인임을 알게된다)이 사고로 사망하자 심리적 혼란과 더불어 죄의식을 느끼기도 하는 그는 착한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런 마음 마저도 허영과 호기심과 위선이었음을 알아차린다. 

냉소적인 세계관으로 도리언에게 젊음과 미모에 빠지게 한 헨리경은 작가의 또다른 생각의 통로일 것이다. 그는 도리언에게 마가복음 8장 36절의 '사람이 온세상을 다 얻고도 제 영혼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라는 말을 인용해 들려준다. 그러나 헨리를 통해 듣는 작가의 말은 '예술에는 영혼이 있지만 인간에게는 영혼이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더이상 영혼을 믿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인간 도리언은 보잘 것없는 가면인 미모와 거짓인 젊음의 노예가 되어 피폐한 최후를 맞았지만 작가는 이 책에서 19세기의 위선적 도덕주의에 반대하는 "예술자체의 형식적 우월성에서 찾을 수 있는 진실"이라는 꿈을 그리고 싶었는지 모른다.

f****e 2010.04.13.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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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세월의 짐은 초상화가 모두 떠맡고 자신은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며 흠 없이 화려한 빛만 발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던, 오만과 정념으로 똘똘 뭉친 극악무도한 순간들이여 그의 모든 타락들은 바로 그 기도 때문이었다. 차라리 죄를 지을 때마다 그 즉시 확실하게 벌이 내려졌더리면 좋았을 것을. 차라리 벌을 받았더라면 영혼은 정화되었을텐데. 가장 공정한 신에게 바치는 인간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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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세월의 짐은 초상화가 모두 떠맡고 자신은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며 흠 없이 화려한 빛만 발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던, 오만과 정념으로 똘똘 뭉친 극악무도한 순간들이여 그의 모든 타락들은 바로 그 기도 때문이었다. 차라리 죄를 지을 때마다 그 즉시 확실하게 벌이 내려졌더리면 좋았을 것을. 차라리 벌을 받았더라면 영혼은 정화되었을텐데. 가장 공정한 신에게 바치는 인간의 기도는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가 아닌 '우리 죄를 벌하시고'가 되어야 했다.

-본문 중-

YES마니아 : 로얄 t*******0 2016.04.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