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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위해 구입한 책인데 온 가족이... 특히 나와 남편이... 어린시절을 돌아보게 하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어 읽는내내 울고 웃고 했다. 작가의 말을 인용하자면 ‘내가 자란 읍내에서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로 엮었습니다.’라고 했듯이 33편의 이야기 하나 하나가 거짓부렁인 듯한 내용은 없었다. 아! 그래 그시절엔 그랬었지. 지나온 어린시절로 거침없이 되돌아가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내가 바로 남조였고 누나였고 남수, 병태, 은실이, 병수, 점례......였다. 많이 남루하고 배고프고 어리석고 헛헛한 지난 날들이지만, 때묻지 않은 순수함과 가족에 대한 극진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각별한 정과 곳곳에 넘쳐난 순박했던 민초들의 삶은 과거 거기서 멈춰버린건 아닐까? 온 동네의 사소한 일도 모두가 공유하고 진심으로 마음을 써주던 그런 시절이 다시 돌아오진 않을거라는 체념에 가슴이 아프다. 하루하루 각박한 세상살이에 지쳐있던 내게 참으로 단비같은 참으로 소나기같은 이 책은 힘들게 웅크린 내 어깨를 말없이 감싸주는 따뜻한 엄마의 손길 같았다. 이 세상이 정말로 아름다워 졌으면 좋겠다. [수학여행] 수학여행비가 없어 끝내 여행을 못 간 남조. 과자공장으로 견학 온 촌뜨기 아이들을 보며 고향에 두고 온 동생들인냥 반가이 맞으며 주머니가 터져라 과자며 사탕, 풍선껌을 채워 주던 누나들과... 그 과자를 먹는 시늉만 하고 집에 있는 부모님과 동생들을 위해 가방에 챙겨 넣는 아이들. [막내삼촌] 딱지와 구슬치기 선수인 여섯 살 차이밖에 안나는 외할머니댁의 막내삼촌. 시장통의 옆차기 형이 도전을 해오고 막내삼촌은 몇 번에 걸쳐 도전자의 구슬을 몽땅 따먹는다. 구슬치기로는 도저히 이길 가능성이 없자 옆차기 형은 구경꾼들을 못 따라오게 한 채 막내삼촌과 단 둘이 한판 붙기 위해 공동묘지가 있는 산으로 간다. 한 참 후 노을이 솔밭으로 기어 들어올 때쯤 막내삼촌과 옆차기 형이 놀랍게도 어깨동무를 하고 나타난다. 싸움의 승패는 알 길이 없다.
산 위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우리 가족은 이렇게 의견을 냈다.
아빠님 -> 막내 삼촌이 이겼는데 마음이 넓어서 옆차기 형과 친구하기로 하고 옆차기 형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본인이 이겼다는 말은 비밀로 했다. 엄마님 -> 옆차기 형이 이겼다. 구슬치기는 막내삼촌을 못 이기지만 싸움은 한 수 위였던 것. 서로의 잘 하는점을 인정해주고 사내답게 친구가 된 것이다. 아들님 -> 두 사람이 산에 올라가서 아주 오랫동안 안 왔고, 옆차기 형이 돈이 많은 걸 보면 산을 넘어서 읍내에 간 다음 치사하게 둘이서만 찐빵을 사먹고 왔다.
♥푸하핫.....난 무조건 우리아들 의견에 한 표 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