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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도 낮은 전반적인 분위기. 잔잔하면서도 진지하고 격정적인 이야기. 회색 벽돌로 지은 성이 생각나게 하는 소설이다. 이 책의 첫부분을 읽고 나서 바로 든 생각은 제인 에어는 너무나도 강한 사람이라는 것이었는데, 10살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당찬 태도와 올곧은 가치관을 도대체 어떻게 가지게 되었을까? / 이 글의 주인공인 제인 에어뿐만이 아닌, 로우드 학교에서 만난 헬렌 번스라는 등장인물도 너무나 인상적이다. 어린 시절 당했던 학대로 인해 마음 속이 증오와 복수심으로 가득했던 제인 에어는, 헬렌의 말을 듣고 마음 속 응어리를 덜어낸다. "내 생각엔 우리 인생은 원한을 키우거나 그릇된 학대 행위를 마음에 새기고 살기엔 너무 짧아." 이 말은 피해자더러 과거를 잊으라고 강요하며 가해자를 감싸는 말이 아니다. 피해자인 제인 에어가 구태여 그 상처를 되새기며 속상해하고 슬퍼하지 말라는 뜻에서 한 말이다. 꼭 학대를 당하지 않았더라도, 헬렌 번스의 저 말은 마음 속에 새겨둘 만하다. 나도, 당장 어찌하지 못하는 과거의 상처를 들추어 다시 괴로워하며 인생을 낭비한 적이 많았기 때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