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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브랜치를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아한다. 그것이 매력적인 외모때문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예쁜 겉모습과 더불어 어쿠스틱 기타를 퉁퉁거리며 노래하는 것이 참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정작 그녀의 앨범을 제대로 들어본 것은 불과 몇달 전인데, 그 때 내가 가지고 있었던 그녀에 대한 좋은 인상은 무참히 깨졌었다. 하지만 이번 앨범으로 인해 내가 그녀의 음악에 대해 가졌던 좋지 않은 인식은 해소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한마디로 본작은 매우 발전된 느낌이다.
전작 The Spirit Room에서는 싱글 커트될 만한 곡들 몇 개를 제외한 거의 모든 곡들이 천편일률적이고 단순한 구성을 보여주고 있어, 같은 연주에 보컬 멜로디만 바꿔 놓은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본작의 곡들은 하나 하나의 개성을 잘 살리면서 그녀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것 같아 참 만족스럽다. 드럼 편곡도 다양하면서 뚜렷해졌고, 도대체 어떤 가락을 연주하는지 애매했던 기타도 다양해졌으며, 전체적인 구성도 기승전결이나 긴장의 고저면에서 발전되고 독특한 모습을 보여준다. 어쿠스틱한 느낌으로 채워진 곡들도 있어 더욱 만족스럽다. 또한 대충 만든 듯한 전작의 대부분의 곡들과는 달리 이번에는 한 곡 한 곡의 코러스나 훅이 살아있어 더욱 편안하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Hotel Paper에서는 미셸 브랜치 그녀 자신의 보컬과 연주에서도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전작에선 목소리가 목멘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본작에선 한결 맑고 다듬어진 음색을 들려주며 다양해진 곡의 구성과 함께 기교적인 측면에서도 좋은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기타 연주에서도 피크 긁는 소리를 비롯하여 조금이나마 다양화되고 깔끔한 발전을 보여준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전작의 마지막 트랙 Drop In The Ocean에서 보여주었던 보다 심도 있는 송라이팅 실력을 본작에선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가사가 너무 단편적이고 곡의 훅에 맞춰져 있는 것 같아 아쉽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 앨범을 다 들어보고 느낀 소감은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는 발전된 음악"이다. 이와 더불어 "지루하지 않고 알찬 느낌의 앨범"과, "올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사고 싶은 앨범"이라는 것도 소감에서 빼놓을 수 없다. 위에서 언급했던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부담없이 편안하게, 시원하게 들을 수 있는 팝적인 락 앨범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덤으로, 보너스 트랙으로 들어간 Everywhere나 The Game Of Love 같은 빅히트감의 싱글들은 상업적 냄새를 무시할 순 없지만 듣기에 좋으니 보너스 트랙으로 들어간 점은 나쁘지 않다.
요즘 마땅히 편하게 들을 앨범이 없던 청자들에게는 이 Hotel Paper가 희소식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어쿠스틱 기타걸이 들려주는 흥겹고 부드러운 음악에 흠뻑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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