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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미경 선생님의 첫 작품집입니다. 저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오미경 선생님을 알았네요. 사랑하는 둘째 아들의 이름과 똑같은 이름(영호)이 나와 열심히 먼저 읽었던 신발 귀신나무에서는 영호와 민수, 그리고 영호 아버지와 민수 아버지의 함께 어울리는 삶에 대한 이야기가 잔잔히 그려져있습니다. 농촌으로 귀농한 도시 사람인 민수 아버지와 시골 토박이 영호 아버지의 오해와 그리고 그것을 풀어나가는 과정, 그리고 새로 친구가 되는 영호와 민수의 이야기가 가슴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의용군으로 끌려간 아들을 기다리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제비집은 수몰지구가 되는 마을에서 아들을 기다리면서 수몰지구 안에 솟대를 만드는 할머니의 애처러운 이야기가 나오고, 외할머니와 접시꽃, 그리고 송아지에서도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나오는 것은 이분이 쓰신 이야기들이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 이야기이고, 잊어버린 "정"을 생각나게 하기 때문입니다. 누렁이 소를 팔면서 시름짓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우리 할아버지의 모습이고 철없이 컴퓨터 산다고 좋아하는 손자 석찬이는 바로 우리들 바쁘게 살아가며 정을 잊어버리고 현대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우리의 모습이었으니까요. 그리고 경비서장 아저씨 이야기, 젓가락과 숟가락 이야기는 웃음이 나오면서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정감있는 이야기들입니다. 책을 덮은 순간에도 경비 서장 아저씨의 넉넉한 웃음이 눈에 선하네요^^ 그리고 가장 가슴아팠던 것은 기름병 소동 이야기입니다. 어린 시절, 저희도 기름을 가지고 와서 열심히 마루에 칠을 했었죠. 반들반들하게 마루를 닦기 위해 걸레를 들고 미끄럼질 치듯 오가던 그때를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청소를 하기 위해 가져온 기름병 한 병이 없어지고 결국 반에서는 없어진 기름병을 찾기 위해 책가방을 검사하고 결국 완강히 책가방 열기를 거부하던 옥주의 가방에서 없어진 들기름 병이 나옵니다. 반 아이들은 모두 옥주를 비난하지요. 옥주는 가방도 놓은 채로 그만 학교를 나갑니다. 후에 알고보니 옥주는 할머니 한 분과 힘들게 살아가는 아이였고 몸이 편찮으신 할머니가 고추장 하나로 식사를 하시면서 기름이라도 있었으면 맛날텐데 라는 한마디에 그만 기름병을 책가방에 넣었던 거지요. 그뒤로 옥주는 학교를 오지 않았고 결국 다들 6학년으로 올라갔지만 옥주만 5학년으로 다시 학교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이야기 속에서 기름병 사건은 슬기 엄마의 기억 속에 있던 일이었습니다. 슬기 엄마는 슬기에게 이렇게 당부하지요. "슬기야, 기름병 소동은 끝이 났지만 엄마 가슴 속에서 그 일은 내내 지워지지 않았어. 세월이 아주 많이 흐른 지금까지도 말이야. 기름병을 몰래 가져갔던 것은 물론 옥주였지. 그런데 그 뒤로 줄곧 나와 우리 반 아이들 모두는 옥주에게서 무언가를 훔쳤다는 느낌이 드는 거야, 그게 무얼까? 너와 너희 반 아이들이 엄마와 엄마네 반 아이들이 옥주에게서 훔친 그 무엇인가를 훔치지 않길 바래"
이 이야기가 가장 마음이 아프고 가슴 한 켠이 서늘한 것은 옥주의 마음이 내게 전달되기 때문이었고, 사실 옥주의 가방을 뺏은 아이들의 모습을 나에게서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언제부터인가 따뜻한 정보다는 계산에 정확하고 합리적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것들을 놓치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정확하고 합리적이라는 이면에 숨겨진 차가움을 너무나 많이 가지고 살아오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먼저 다른이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넉넉한 정을 가지고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해본다. 또다시 해가 기울고 한 해가 지나간다. 이제는 뾰족한 볼펜이 아닌 뭉툭한 연필이 되어 넉넉하게 살고 싶다.
동화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순수한 시절로 되돌려주는 힘이 있다. 우리 아이들이 이 동화를 읽으면서 마음이 넉넉한 사람으로 자라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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