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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혼슈 중남부 지역에 '미나미알프스'라는 국립공원이 있다. 해발 3천 미터가 넘는 준령이 10개나 있는 공원이다. 그 중에서 백미는 해발 3192미터의 기타다케산일 것이다.
기타다케산의 정상에 서면 만년설을 이고 있는 후지산이 보인다고 한다. 이 국립공원은 험한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공원일 것이다. 해발 3천 미터가 넘는 산악지형인 만큼 10월 중순이면 눈이 내리고 눈보라가 치기도 한다.
모험을 좋아하는 산악인이라면 눈이 내리더라도 등산을 강행할 것이다. 아니 눈 때문에 더욱 산에 끌릴지도 모르겠다.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해발 3000미터에 도전하는 산악인. 발밑은 눈의 바다, 머리 위로는 눈이 쌓인 바위와 군청색 하늘밖에 없다.
산에는 절대적인 냉기가 스며들어 있고, 살아있는 사람이야 말로 외로운 존재다. 속세를 완전히 벗어나서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산에서 벌어진 기이한 살인사건
이렇게 세상과 동떨어진 듯한 산속에서도 살인사건이 발생할까. 다카무라 가오루의 <마크스의 산>은 미나미알프스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작품의 시작은 1976년, 중년의 이와타 고헤이는 미나미알프스 중턱에 있는 인부합숙소에 머물며 일을 하고 있다.
매일 밤 한 되 가량의 술을 마시는 이와타는 술도 잠도 덜 깬 새벽에 누군가가 숙소 문을 노크하는 소리를 듣는다. 술 때문에 발작적인 신경을 가진 이와타는 문을 열고 옆에 있는 삽으로 문을 노크했던 사람을 쳐서 죽인다.
비슷한 시기에 인부합숙소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한 부부가 승용차 안에서 동반자살을 한다. 승용차의 배기가스를 내부로 끌어들여서 질식사한 것이다. 부부는 죽었지만 10살 가량의 아들 미즈사와는 구사일생으로 승용차를 빠져나와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산장에 도착한다. 목숨은 건졌지만 심각한 일산화탄소 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다.
사람을 죽인 이와타는 구속되고 미즈사와는 병원으로 후송된다. 그리고 13년이 지난 1989년, 미나미알프스 인부합숙소 부근에서 흙에 파묻혀 있던 백골사체가 발견된다. 살과 근육은 썩어 없어지고 뼈만 남은걸로 봐서 죽어서 묻힌지 10년은 넘은 것 같다.
백골사체를 담당했던 현지의 경찰은 간신히 그 신원을 파악한 후 사망보고서 등을 작성해서 사건을 마무리 짓는다. 하지만 사건의 본격적인 시작은 그로부터 3년후인 1992년이다. 사소한 문제로 감옥에 갔던 미즈사와가 자신을 '마크스'라고 부르면서 만기출소하고, 때를 같이해서 연쇄살인이 터지기 시작한다.
어찌보면 '묻지마 살인'처럼 보이지만 그것도 아니다. 피해자들에게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형사들도 여기에 집중한다. 산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미즈사와가 출소하고 산에서 사람을 죽인 이와타는 감옥에 있다. 산에서 발견된 백골사체도 있다. 산과 관련된 이런 조각들이 전부 모이면 어떤 퍼즐이 완성되는 걸까?
눈바람이 드리워진 어두운 산
작가는 산을 중심으로한 작품을 쓰려고 작정한 모양이다. 작품에서 수사를 주도하는 형사 고다 유이치로는 '산이란 무엇일까...'라고 스스로에게 몇차례 질문을 던진다. 고다도 학생시절 등산을 즐겼다. 산에 오르면 일상의 잡다한 생각은 재미있을 정도로 엷어지고, 대신 일이나 생활이나 말이라는 덮개가 떨어진 자신의 자태가 드러난다.
고다는 자신이 왜 그렇게 험하고 과격한 등산을 해왔는지도 생각한다. 온갖 감정과 생활, 일의 문제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자신이 향해야 할 방향을 알지 못한채 모든 걸 두들겨 부수듯이 그저 계속해서 올랐던 것이 산이었다.
등산에 대해서 냉소적인 생각도 가지고 있다. 등산은 기껏해야 청년들의 노스탤지어와 자폐, 혹은 자연회귀라는 시시한 환상이 집약된 것이다. 폐쇄된 개개인의 적나라하고 비루한 에고(ego)다. 대신에 등산은 경찰조직이라는 복잡하고 이해 안 되는 세계와는 거리가 멀다. 고다는 조직생활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서 틈만나면 산에 오른다.
어두운 과거에 얽힌 미스터리도 미스터리지만, 수사국 내에서 주도권을 잡기위해 서로 견제하고 티격태격하는 형사들의 모습도 생생하다. 여러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눈보라를 헤치며 산에 오르는 산악인들처럼 형사들도 조금씩 사건의 진상에 다가간다. <마크스의 산>은 미스터리와 경찰조직, 산에 관한 이야기가 한데 뒤섞인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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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무라 가오루. 이 작품을 읽고 작가의 대단함을 뒤늦게 느끼게 되어 안타까웠다. 이 작품은 <석양에 빛나는 감>, 그리고 출판되지 않은 <레이디 조커>와 함께 고다 형사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이다. 이 작품은 로렌스 샌더스의 <제 1의 대죄>를 연상시키는 작품이다. 즉, 범인과 경찰을 동시에 독자에게 알려주며 그들이 쫓기고 쫓는 장면과 점저 좁혀지는 그들의 거리를 통해 스릴을 만끽하게 만드는 플롯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하지만 내용은 아주 다르다. 마치 동양과 서양의 차이점을 나타내는 듯이 책에서도 언급되었던 유화와 동양화의 수묵화의 다름처럼. 산에서 일가족 동반 자살 사건이 일어나고 하지만 어린아이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남고, 그 때 산에서 일하던 한 남자가 등산객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시간이 흘러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이 또 다시 살인 사건은 일어나고 형사들은 범인의 발자취만을 쫓지만 자꾸만 내려지는 상부의 압력, 어떤 음모, 숨겨진 과거, 그리고 친구이면서 반체제 인물을 아내로 잠시 두었던 경찰이고 누이동생을 두었던 검사라는 이유로 공안에 감시를 받는 현실과 그래도 ‘나의 길을 가련다.‘로 일관하는 고다 형사와 가노 검사의 의연함이 오히려 더 아슬아슬하고 절박한 감을 줘 사건과 함께 또 다른 긴장감을 준다. 인간은 정직하지 않다. 정직은 인간의 이상향이지만 그것은 이상향일 뿐 존재하지 않는 환상이다. 가진 자는 가진 것이 많아 정직할 수 없고, 없는 자는 없기 때문에 증명될 수 없다. 이 작품은 산에서 시작되어 산에서 끝나는 작품이다. 마크스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책을 읽어보시길. 마크스는 그저 우리의 또 다른 모습일 뿐이다. 정직하지 않고 사회적 규범에 갇혀 있으면서 도덕 운운하고 인간적인 어떤 것을 운운하는. 마치 자신은 정직하다고 생각, 아니 착각하고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머릿속에 있는 우리를 비웃는 존재다. 에드 맥베인의 87분서 시리즈처럼 생생하게 표현되는 일본 경찰 본청 수사 1과 강력 3반 7계의 인물들... 고다 유이치로가 주인공이지만 7계장 모야시라는 별명의 하야시 세이조 경위, 오란이라는 별명의 가려움증 환자인 모리 요시다카 경장, 사쓰마의 무사로 불리는 히고 가즈키 경장, 바람의 마타사부로라는 별명의 아리사와 사부로 경장, 눈 정승 히로다 요시노리 경장, 십자매 마쓰오카 유즈루 순경, 페코씨로 불리지만 포르피리라 고다가 부르는 아즈마 데쓰로 경사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고, 그들과 라이벌인 10계 스사키 군단이 벌이는 신경전, 거기다 각 지역별 지서와 본청간의 알력, 경찰과 검찰과의 알력 등등 세밀한 묘사가 경찰 소설로서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1993년 나오키 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초판 35쇄라는 그 해 최고의 작품이었다고 한다. 미루고 미뤄 읽은 이 작품 뒤 <석양에 빛나는 감>이 기다리고 있지만 <레이디 조커>도 조만간 출판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작품은 다카무라 가오루의 전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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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었지만 절판이 되어 구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재출판되어 읽어보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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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은 게 아니라 마치... 오래 묵혀 두었던 숙제를 끝마친
기분이네요. 썩 개운하지는 않지만... 뿌듯하기는 합니다.
몇 년 전 다카무라 여사의 <황금을 안고 튀어라>를 읽다가
포기했었거든요. 그때는... 완전히 재미로만, 트릭이나 반전이
돋보이는 그런 책만 읽을 때라 많이 생소했을테죠...
뭐... 이 책 <마크스의 산>도 '황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습니다만... 확실히 읽는 맛은 이 책이 더 낫네요.
다카무라 가오루 여사의 이 지독하게 끈적끈적 거리는 글의 맛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는 전혀 감이 안 잡히지만 본문의 내용 언급은
거의 없이 느낌 위주로 쓰겠습니다.
[ 과거... 1976년, 일가족 집단 자살 현장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 아이가 있다. 같은 시기, 미나미알프스에서는 건설현장의 한 인부가
새벽에 산을 내려온 등산객을 삽으로 무참히 살해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현재... 1992년, 도쿄에서 야쿠자 똘마니가 머리에 구멍이
뚫려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이어서 일어나는 또 한 건의 살인사건.
움직이는 도쿄 경시청 수사과 고다 형사... ]
이 책은 본격 경찰 소설이면서 미스터리입니다. 그러나 미스터리가
아니면서 애절한 사랑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딱히 추리요소는 거의
없다시피하고 지독한 묘사, 전개, 묘사, 전개의 연속입니다.
묘사... 보다는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 흘러 가는대로 모든걸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군요. 15년에 걸쳐서 이어진
'산과 사람'의 관계... 그것을 파헤친 15일간의 수사 일지...
'산'이라는, 일반적인 인간의 의지와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 거대한 웅장함, 공허함... 거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간의 광기,
욕망, 본능의 모순... 이 묘한 재료들을 본격 경찰 소설이란 그릇에
잘 버무린 거 자체가 대단하다면 오버스러운가요. 버무려도 참
'징하게' 버무렸더군요. 버무리던(요리책도 아닌데...) 와중에 경찰
소설에 빠져서는 안되는 양념인 부서 내의 갈등과 다툼, 권력자와의 알력,
수사 시스템의 헛점, 종교적인 색채까지 넘치지 않게 잘 섞었더군요.
"나는 오늘부터 마크스다! 마크스! 멋진 이름이지!"
다 읽고 왠지... 아야츠지 유키토의 <암흑관의 살인> 기리노 여사의
<아웃> 미미 여사의 <모방범>이 떠올랐던 건 나 혼자 뿐이겠죠...
전혀 비슷한 게 없는 소설들인데 말이죠. 한 가지, 모두 지독한 점이
닮았다면 닮은 소설들이군요. 박지성 선수하면 상대적으로 김연아 선수를
떠올릴 수도 있듯이 말이죠. 나름 경찰 소설을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 소설처럼 '압도적인 리얼함' 은 처음입니다.
본문 중에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현장의 수사는 수사요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발을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여야만 나아갈 수 있다.'
이 표현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 <마크스의 산>도 다카무라
여사가 손을 조금씩 조금씩 움직여 한 글자 한 글자가 태어나고 그
글자들이 모여 문장이 되고 그 문장들이 모여 완성됐겠구나...
대체 얼마만큼의 준비 과정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이 책에 묘사된
모든 지형지물과 장소는 실제와 단 한 군데도 다르거나 틀린 곳이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사탕이라고 치면... 자두나 츄파춥스 같은 달콤한 맛은 절대 안 나네요.
생각보다 더 쓰기도 하구요. 너무나 씁쓸해서 단 한 입에 깨물 수도
없어요. 겁나거든요. 잘 녹여지지도 않아 얼른 뱉고 싶구요.
드디어 다 녹여 먹었습니다... 어라!~ 뭐 이런 맛이 다 있나요?
그토록 써서 입맛 버리는 거 아닌가 했었는데... 이 사탕 의외로 뒷맛이
좋네요. 조금씩 그 향이 맴도는 것이... 계피나 목캔디 같은??...
교고쿠도 시리즈와 성격이 비슷하지 않나 싶네요. 쉽게 읽을 내용도
아니고 쏙쏙 들어 오지도 않고 분명히 잘 쓰여진, '권해야만' 하는
책인데도 차마 "재밌으니 무조건 읽으세요" 란 말이 안 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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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팬들을 거느린 다카무라 카오루 여사님의 마크스의 산이 정발되기를 몇년이나 기다렸습니다. 일본 미스테리의 여왕이라는 다카무라 카오루! 집요한 묘사와 숨막히는 문체! 그리고 조금씩 다가가는 사건의 진실로의 과정들.. 그리고 마지막 마치 내가 산의 정상에 서 있는것 같은 그 느낌까지... 최고의 소설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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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명성은 익히 들어왔지만 왠지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작품, 《마크스의 산》. 조금 엉뚱하게도, 최근 전해들은, 이 작품의 주인공 고다 경부보가 활약하는 고다 형사 시리즈 3편격인 《레이디 조커》 계약소식과 거기에 얽힌 작은 울림(?!)으로 말미암아, '그럼 어디 한 번 읽어볼까...'하고 마음먹게 되었다.
기나긴 세월과 장대한 여정을 통해 제법 드라마틱한 결말의 산에 이르는 '마크스의 산'. 물리적·심리적으로 긴 시간과 거리, 많은 사건과 그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의식과 생각의 흐름을 지나 짙은 여운을 남기는 인상적인 결말에 다다르게 된다.
읽고나서 보니 추리미스터리라기보다는 철저히 경찰소설이라 여겨질 정도로 치밀하게 그려진 수사과정, 형사들의 심리와 경시청 내외부의 모습들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역시나 많은 독자들이 느꼈을 법한 감상 그것처럼, 경찰관계한 일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 여류작가가 정말 어떻게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게 그려내고 묘사해냈을까 싶어 일단 경탄스럽다.
그러나 각 장 제목에서도 읽어낼 수 있는, 이 작품의 '중요한 씨앗'이 되는 그 '사건'과 후일의 사건을 일으키는 범인이 어떻게 연관되고 얽혀있는가 하는 중대한 미스터리가 작품을 이끌어 나가는 힘인데, 나중에 밝혀진 그 '씨앗'이라는 것이 결과적으로 놓고 보면 조금 맥빠지게 느껴질 정도로 중대하고 거대한 것은 아니지 않나 싶다. 사건 당시 당사자들의 당혹감과 긴장감은 굳이 말할 필요없을 정도로 최고조였을테고,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과 일순 궤도를 벗어나버린 사고思考가 빚어낸 비극은 분명 극적인 것이고 파내어 단죄해야 마땅한 것이지만, 수많은 날들이 지난 후에 불어닥친 여파에 대한 그들의 과민한 대응에 대해서는 그들의 행각에 반추해 볼 때 분명 모순된 부분들이 있어 조금 고개가 갸웃해지기도 한다.
그리고 후일의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어째서 그렇게까지 그 '씨앗'에 집착했고, 그런 잔혹하고 크나큰 결과를 불러일으켰는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던 것도 아쉽다. 인상적이고 드라마틱한, 나름 가슴 찡한 결말을 가져오기는 했으되, 그렇게 마무리지어버림으로써 부재하게 된 인과관계와 과정에 대한 설득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된 점은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인물들의 내면과 의식에 대한 묘사가 작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 묘사가 뭔가 깊은 맛을 주기는 하지만, 이것이 번역의 문제인지 원문이 원래 그런 것인지, 언뜻 머리에 바로바로 녹아들지 않아 곤혹스러웠던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잘못 읽었나, 내 이해력이 부족한가 싶어 두세번을 곱씹어도 계속 그랬던 것을 보면 원문도 원래 그러하거니와 번역과 윤문도 썩 잘된 것은 아닌 듯 하다.
그렇지만 장대하고 웅장한 겨울산과 그곳에서 벌어진 사건들, 긴 세월을 따라 흘러내려온 씨앗이 움트고 자라나 크고 치명적인 열매로 결실맺게 된 흐름은 '덴도 아라타'의 장대한 그것에 견줄 수 있을만큼 거대하고 멋드러진 구성이다. 치밀하고 치열한 형사들의 수사과정과 그에 못지않게 치밀하고 치열한 인물들의 내면의식, 애초에 씨를 뿌린 자들의 그 선택과 그에 대한 단죄의지, 그들의 사고와 행각에 대한 여러가지 단상들도 여작가의 손끝에서부터 훌륭하게 맺어진 과실이자 결실들이다.
고다 형사를 비롯해 '그 인물'과 씨앗을 뿌렸던 자들 모두의 마음을 어둡고 무겁게 가로막았던 그 산. 기나긴 세월을 타고 비극과 참극으로 여울지게 만든 그 '마크스의 산'. 느즈막히 눈길주어 사뭇 힘든 발걸음으로 올랐던 그 겨울산, 오르고보니 여정의 무게와 깊이만큼이나 쌉싸레한 맛이 진하게 배어드는 산, 먹먹함으로 가슴 깊숙이 멍울져 파고드는 마크스의 산. 언제 다시 찾을지, 혹은 다른 봉우리를 찾아 올라갈 마음을 먹게될지, 장대하고 깊고 짙은 산자락의 그림자 만큼이나 알 수 없게 된 어둡고 무겁고 깊은 그 마크스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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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에 도서관에서 이 책을 봤을 때는 모르는 작가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지난 유월에 본 《황금을 안고 튀어라》를 쓴 사람과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이 책 봐도 잘 모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다. 모든 책을 알면서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글자를 볼 때도 있다. 그러고 보니 이 안에 나온 사람인 미즈사와 히로유키이며 마크스인 사람은 책을 글자의 나열로 보고, 그림으로 인식했다. 그것보다는 내가 좀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대로 본 것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크스는 미즈사와의 안에 있는 또 다른 사람이다. 사람은 뭔가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 다른 인격을 만든다고 하던데, 미즈사와도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게 무엇이었는지가 나올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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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우', '황금을 안고 튀어라' 등의 작가로 이미 접한 바 있는 다카무라 가오루의 또 다른 작푸. 사실 이야기의 플롯의 이미 여러 차례 접한 듯한 느낌이다. 산, 죽어간 사람, 지켜본 사람 등등등... 하지만 형사에서 범죄자, 그리고 주변 인물들까지 다양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가 주는 즐거움 역시 스토리 못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그다지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담숨에 읽어 내려갈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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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추리소설인지 모르고 여행가는 길에 우연히 한 권 들고 가서 읽게 되었다. 그런데 한번 잡고 읽기 시작하니 몰입감이 대단하다. 일본의 두 번째로 높은 산인 가타다케 산의 미나미 알프스 등산로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살인 사건에 대해서 뭔가 벌어지고 있다. 크게 4 주체로 나는 분류해서 읽었다. 잘 모르는 일본의 연도와 여러 인물들이 나와서 헷갈렸다. 그래서 아래 그림과 같이 4개의 category로 분류하여 정리하여 읽었다. 일본의 추리 소설이 형사를 주인공으로 해서 사건을 설명하고자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여기에서도 주인공은 형사 “고다”이다. 그리고 고다를 중심으로 한 가족 관계 및 개인의 고민들이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과감하게 스킵하고 싶었지만 형사들과의 관계 및 경찰서 관할 구역간의 이슈, 상부와 현장의 경찰들 그리고 검찰과 경찰들의 관계 등이 많이 묘사되고 있다. 또 하나는 교세이 대학이다. 여기에서 중심 인물은 교세이 대학의 사교 클럽인 즉 상류 사회의 구성원들로 구성된 형설산악회이다. 주요 인물은 산악회의 리더인 상류 사회의 인물인 교세이 대학 이사장도 있지만, 형설산악회의 비주류인 서민 계층의 인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이 인물들이 어떤 인물인가에 대해서는 베일에 쌓여있다. 이 베일을 푸는 것이 사건의 핵심일 것이다. 또 하나의 인물은 자폐증 환자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불쌍한 고아 소년이다. 이 소년이 가끔씩 정신이 온전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이 소설의 발단이고 전개이다. 전반부의 소설은 호기심이 많이 생기고, 도대체 이 문제가 왜 생겨나고 어떻게 이 문제를 풀 것인가에 대한 기대가 가득하다. (스포일러는 2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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