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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506 내 곁에서 노래하는 새 한 마리 ― 문조님과 나 1 이마 이치코 글·그림 이은주 옮김 시공사 펴냄, 2003.6.20. 우리 집은 새가 깃드는 집입니다. 우리 집 마당에는 제법 크게 자란 후박나무가 있고, 뒤꼍에도 제법 크게 자란 감나무가 있습니다. 우리 집 나무는 매화나무와 모과나무도 하늘 높이 가지를 뻗습니다. 무화과나무와 초피나무도 해마다 키를 높입니다. 이리하여 온갖 새가 아침저녁으로 깃들고, 아예 처마 밑에 둥지를 틀기도 합니다. 먼저, 제비가 처마 밑에 둥지를 짓습니다. 처마 밑 제비집은 모두 석 채입니다. 이 제비집에는 봄부터 늦여름까지 제비가 머뭅니다. 가을이 되어 제비가 따순 나라로 돌아가면, 어느새 딱새랑 참새가 제비집에 슬그머니 들어옵니다. 마루와 마당 사이를 오가다가 제비집에서 파르르 날아오르는 딱새랑 참새를 볼 때면, 어느 모로는 귀엽고 어느 모로는 웃음이 나옵니다. 제비가 멋지게 지은 집이기에 다른 작은 새도 깃들 만하지만, 웬만하면 딱새나 참새가 스스로 둥지를 지으면 한결 나을 텐데 싶습니다.
- ‘손이 동그랗게 모여 있으면, 마음대로 들어와 잠을 잔다. 솔직히 말해서 방해되지만 저항할 수 없다. 그게 무엇이든 하던 일을 중단하고 문조 님의 잠을 방해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그동안 아무것도 못하기 때문에 결국 함께 잠들고 만다.’ (10쪽) - ‘일하는 중에 펜을 든 오른손에 자리를 잡으면 무척 방해가 된다. 무슨 이유에선지 오른손이 아니면 안 되는 것 같다.’ (20쪽) 이마 이치코 님이 빚은 만화책 《문조님과 나》(시공사,2003) 첫째 권을 읽습니다. 만화를 그리는 이마 이치코 님은 이녁 집에 ‘문조’라 하는 조그마한 새를 기른다고 합니다. 만화를 그리느라 밤을 새우기 일쑤라고 하니, 집 바깥으로 나다닐 겨를은 무척 적겠지요. 온 하루를 집에서 보내야 한다면, 《문조님과 나》를 그린 분처럼 집에서 작은 새나 짐승을 기를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책이름을 보면 “문조와 나”가 아닙니다. “문조‘님’과 나”입니다. 귀염둥이로 기르는 새가 아니라 ‘님’을 모시면서 사는 셈이라고 할 만합니다.
- ‘생물을 키운다는 것은 정말 멋지다. 이런 커다란 기쁨을 주다니. 하나칭, 고마워. 후쿠피의 알을 낳아 줘서 정말로 고마워.’ (39쪽) - ‘30개째에 마침내 부화한 이 새끼는 결국 수컷이었기 때문에, 보이는 그대로 나이조(내장)라 이름지었다. 현재까지 통산 100개 이상을 산란했지만, 살아남은 건 나이조 한 마리뿐.’ (47쪽) 만화책 《문조님과 나》에 나오는 작은 새는 저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삽니다. 작은 새를 돌보는 만화가는 작은 새가 저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마음을 기울입니다. 마치 아기를 돌보며 지내는 듯한 삶입니다. 아기가 물을 쏟든 책을 찢든 언제나 놀이로 누리듯이, 작은 새도 언제나 놀이를 하듯이 만화가 둘레에서 얼쩡거립니다. 만화를 그리는 손아귀로 파고들어서 잠을 자려 하고, 놀아 달라 하고, 먹이를 달라 합니다. 다른 일을 할 겨를을 내지 못하게 합니다. 그런데, 작은 새와 함께 살면서 만화가는 새로운 만화를 그릴 수 있습니다. 바로 ‘작은 새와 지내는 나날’을 만화로 그릴 수 있습니다. 아기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가 만화를 그린다면 ‘아기를 돌보는 나날’을 만화로 그릴 수 있어요.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는 어버이라면, 아기와 보내는 나날을 글로 쓰거나 사진으로 찍을 수 있습니다.
- ‘아직 삼킬 힘이 없으므로, 이쑤시개에 약간의 물을 묻혀 물과 함께 목 안쪽으로 밀어넣어 준다. 아무튼 작기 때문에 신경이 쓰이는 작업이다. 이런 짓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건지. 약 2시간마다 먹이를 준다.’ (60쪽) - ‘5일째 저녁, 약하긴 하지만 겨우 조금 소리를 내게 되었다. 작은 생물은 좋아지는 것도 나빠지는 것도 순식간. 거꾸로 보면, 작으면 작을수록 원시적인 생명력은 강한 것인지도 모른다.’ (67쪽) 작은 새는 그야말로 작습니다. 어른이 한손으로 쥐어도 작지만, 아이가 한손으로 쥐어도 몹시 작습니다. 작은 어미 새가 새끼를 낳으면 더할 나위 없이 작습니다. 먹이를 주거나 물을 먹일 적에도 몹시 마음을 기울여서 해야 합니다. 《문조님과 나》를 그린 분은 새끼 새를 돌보면서 두 시간마다 먹이를 주었다고 합니다. 아기를 낳아 돌보는 어머니는 으레 삼십 분마다 젖을 먹입니다. 낮에도 밤에도 똑같습니다. 아기는 낮이나 밤을 따지지 않아요. 아기는 밤이라서 자고 낮이라서 깨지 않습니다. 자고 싶을 적에 자고, 깨어서 놀고 싶을 적에 놉니다. 그러니, 아기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는 ‘이제껏 겪은 적이 없는 새 삶’을 온몸으로 겪습니다. ‘오늘은 어버이로 지내는 내’가 ‘예전에 아이로 지낼 적’에 우리 어버이도 나를 이렇게 돌보았구나 하고 온마음으로 느끼면서 삶을 새롭게 바라봅니다.
- ‘심야에 혼자서 일에 몰두하는 나. 혼자 알에 집중하고 있는 하나칭. 순진한 눈빛으로 내 얼굴을 쳐다보는 하나칭. 한 명의 인간과 한 마리의 새. 지금 깨어 있는 것은 우리 둘뿐. 둘 사이에 따뜻한 공감과도 같은 것이 흐르고, 그리고 뜨겁고 커다란 똥을 손에 쥐어 주었다.’ (99∼100쪽) 삶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새로운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거나 글로 쓰거나 사진으로 찍을 수 있습니다. 작은 새를 돌보는 일은 힘들지 않습니다. 힘과 마음을 오롯이 쏟아야 할 뿐입니다. 아기를 보살피고 아이와 함께 지내는 나날도 힘들지 않습니다. 힘과 마음을 몽땅 쏟아야 할 뿐입니다. 《문조님과 나》를 그린 분이 새똥을 손에 쥐듯이, 나도 두 아이를 돌보면서 날마다 똥을 손에 쥐며 살았습니다. 똥기저귀와 똥바지와 오줌기저귀와 오줌바지를 날마다 수없이 빨고 말리고 개고 다리면서 살았습니다. 작은 새는 만화가한테 날마다 기쁨을 베풉니다. 작은 아이들은 어버이한테 날마다 사랑을 베풉니다. 우리는 서로서로 언제나 기쁘게 웃고 노래하는 새입니다. 나는 어미 새이면서 아기 새입니다. 우리 아이는 아기 새이면서 어미 새입니다. 나를 낳아 돌본 어버이도 어미 새이면서 아기 새입니다. 함께 노래하면서 삶을 즐기는 아름다운 숨결입니다. 4348.6.4.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에서 만화읽기) |
| 이치코 이마라는 이 일본 여성작가가 백귀야행이라는 작품으로 국내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는 사실에 반문할 자 누가 있으랴... 그것은 굳이 대단한 예를 들 것도 없이, 백귀야행 이후에 줄줄이 한국 내에서 라이센스를 얻어 출판되고 있는 그녀의 작품들의 개수만 새어 보기만 해도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런 그녀의 작품들 중 최근에 국내 팬들에게 정식 한국어 판으로 소개된 것이 바로 이 '문조님과 나'이다. 필자 역시 평소, 작가의 골수 팬임을 자부하며 지금까지 국내에 출간된 모든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문조님과 나' 역시 다른 이치코 이마 콜렉션 처럼 당연한 듯이 책장에 한자리 얻었다. 그런데 이 책은 다른 만화들과는 달리 매우 슬림한 바디 사이즈를 자랑한다. 택배를 수령하고 박스를 뜯었을때 '골수팬'인 나 조차도 경악할 만큼 얇았다. 한순간 이건 출판사의 횡포네, 인기 있으면 단가... 하며 주위에 울분을 토해댔다. 그러나 정작 비닐 포장을 뜯고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하자 주위의 시간이 멈춘듯한 착각에 빠지게 되었다. 그림이며 대사며 화면 구성이며... 어느것 하나 흠 잡을것 없이 아기자기하고 즐거운 맛이 넘쳐 흐르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출간된 그녀의 만화들 뒷페이지를 장식하던 낯 익은 문조들, 후쿠피와 하나칭 그리고 나이조... 그들은 내게 문조의 탈을 뒤집어 쓴 코미디언인가, 아니면 문조계의 코미디언인가... 하는 철학(?)적인 화두를 던짐으로써 나를 고민하게 만드는 재미난 생물들이었다.(사실, 문조를 비롯한 많은 애완동물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만화들이 히트하기 쉬운 이유는 나같이 무지한 인간들에게 그네들의 생태를 알려줌으로써 아는 재미를 느끼게 해 주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전설의 네이키드 킹교조차 고뇌를 거듭하게 만들어, 결국 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직접 문조와 동거하기로 결심하게끔 감화시켜버린 '문조님'들... 문조를 모르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들... 이 모든 이들에게 사랑스러운 작은 생물, 문조 세계의 입문서로 강력추천해 마지 않는 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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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너무 사랑스럽다. 사실 문조님과 나는 정말 얇은 책이다. 하지만 절대 아깝지 않게 다양하고 새를 키운다는 얘기들이 와닿을정도로 정말 현실 그대로를 담고 있다. 새대가리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멍청한 문조들이지만 그들 세계의 사랑, 그리고 애정을 너무 잘 담고 있다. 이마 이치코의 다른 단편들도 무척 좋다. 강추. |
| 허공을 날고 있는 새를 만지고, 기르고 싶다는 소망은 어릴 때부터의 꿈이었다. 아마도 날지 못하는 숙명을 가진 땅 위의 모든 생명들이 가지고 있는 태생적인 욕망이자 열등감이기도 할 것이다. 나 역시 어릴 때부터 얼마나 새를 만지고 싶었으며, 얼마나 새를 내 것으로 부리고 싶었는가. 그러나 새는 땅 위의 무기력한 인간을 멀리하면서 멀리, 내가 결코 가볼 수 없는 시선과 공간으로 사라져버린다. 어린 시절 아버지는 박제사였다. 그래서 나는 초등학교 때 온갖 희귀한 짐승들을 많이도 봐왔다. 시골 옛날 집의 어두컴컴한 장광('곡식창고'의 사투리)을 열면 점점 부패해가는 갖가지 박제표본이 아직도 몇몇 굴러다니고 있다. 휘황찬란하던 짐승의 거죽들도 점점 썩어 사라져간다. 그 중에서 역시나 가장 신기한 건 노루나 고라니처럼 덩치 큰 녀석들이 아니라 알록달록 아름답고 예쁘던 갖가지 새들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하얀 올빼미, 거대한 독수리, 참수리이거나 매 종류, 원앙, 청둥오리들을 보았는데, 중요한 사실은, 이 새들을 다 만져보았고 멋진 폼으로 표본이 된 거죽을 어루만진 것이 아니라, 고기를 다 먹어보았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박제에 필요한 것 거죽이거나 몸피이거나 껍질이다. 나머지 고기는 고스란히 듣도 보도 못한 어머니의 요리법에 의해서 요리되곤 했고, 나는 멋도 모르고 용감하게 씩씩하게 다 먹어댔다. 생각하면 비위도 좋았다. 어찌 그걸 다 먹었을까. 그리고 또 기억나는 새를 먹었던 기억, - 예쁜 문조들에 대한 만화를 보면서 어찌하여 나는 새를 먹었던 기억을 풀어놓는 걸까. - 시골에 아랫집 친구네 쌀광의 문을 열어두고 좁쌀이나 쌀알을 조금 흩어두고 한참을 딴짓하면서 기다리고 있으면, 참새들이 멋도 모르고 깐죽대면서 쌀광 안으로 들어오곤 했다. 살살 다가가서 잽싸게 쌀광 문을 닫아버리고 조금 있다가 모기장으로 만든 매미채 따위를 들고 들어가 참새를 잡아내곤 했는데 와르르 날아가다가도 가끔씩 도망가지 못한 눈먼 참새 몇몇은 잡히곤 했다. 요란하게 짹짹거리다가 손아귀로 움켜잡으면 체념한 듯 가만히 웅크리던 새의 따스한 체온이 아직도 기억난다. 우리는 그 귀엽고 예쁜 새들을 어떻게 했던가. 너무 꽉 쥐면 죽어버릴까봐, 너무 살살 쥐고 있으면 손아귀를 뿌리치고 하늘로 날아오를까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했다. 무섭고 아쉽고 어렵고 힘들어서, 어찌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어서, 작은 나무의 가지 같은 발에 줄을 묶어 날아오르기를 반복하던 새를 잡아채며 놀리다가 지치면 털을 뽑고 머리를 뽑아내어 참기를 담뿍 바르고 소금을 살살 뿌려 장작불에 맛나고 고소소하게 구워먹지 않았던가. 아, 생각하면 끔찍하지만, 그래도 그 참새맛은 아직도 기억난다. 한입에 통째로 넣고 뼈째로 씹어댈 때 온 몸의 세포로 순식간에 퍼져나가던 달콤하고 고소하고 짭잘하던 그 행복의 맛! |
| 문조님이 실제로 말하는 것 같다. 그 표정하며, 딱 맞아 떨어지는 대사하며... 정말 복잡한 문조님의 가족관계... 유모의 작품과 별 다를 것이 없다. 유모의 작품이 문조님의 가족관계를 닮은 것인가, 문조님의 가족관계가 유모의 작품을 닮은 것인가. 이것은 영원한 미스테리로 남을 것인가. 어쩌면, '어른의 문제'에 나온 가족과 유사점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른의 문제'에는 근친상간은 안 나오지만 말이다. 아가나 동물이나 집안내 일인자가 되는 건 자명한 사실일까. 한 마리에서 시작한 문조 모시기는 시간이 갈수록 걷잡을 수 없이 큰 일이 된다. 문조 구입에 실패를 거듭하면서 가족관계가 복잡해지고, 새집도 많아진다. 상전이 늘어간다. 언젠가 말 잘 듣는 문조가 생기길 바라고, 후쿠님의 유전자가 길이길이 이어지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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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책상태를 설명하면.. 아주 얇다.. 100페이지 정도의 아주 얇은 책이다. 보통책의 반정도를 뚝 잘라놓은 듯한 느낌이랄까.. 3500원이나 하는 가격이 도대체 어디서 나온것일까 생각한다. 칼라 페이지가 4페이지 정도 있는데 이게 그렇게 비싼것일까? 시공사의 책엔 언제나 만족감이 있었는데 이건 약간 아니다 싶다... 이런식으로 책장사를 하려는데엔 일단 분노했다..
내용..이마 이치코가 문조를 키운다는것은 단편집 외딴섬의 아가씨 권말 만화에서 보고 알고 있었다. 그 이야기가 정작 외딴섬의 아가씨보다 훨씬 재미있어서 이 이야기도 독립된 이야기로 묶여져 나왔으면 하고 바랬었다.. 확실히 문조라니 너무 작고 연약해서 이렇게 그려질수 있으리라곤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백문조 두마리를 키우는 "육아일기(?)" 같은 내용이지만 아주 코믹하고 행복한 느낌이 든다. 내용면에선 아주 재미있고 만점 주고 싶다..
그런데 이 책을 사서 손에 든 순간...처음 이 독자리뷰를 쓰기 시작할때 내가 언급한것처럼 약간의 분노가 일것이다.. 그래도 읽고 나면 잊혀지겠지만 두권의 두께라야 보통 책 한권정도의 두께인데..그냥 책치고도 상당히 비싼 느낌이다.. 그 두께의 사진이 가득한 요리책도 4000원정도인데 말이다.. 아..가격이야기도 중요하지만 너무 오래해서도 실례일것이다.(그렇지만 나는 내가 가계 경제를 담당하고 있는 입장이라 내 풍류를 위해 이런 얇은 책을 이정도의 가격에 구입하다니 하고 가슴이 조금 아픈것은 사실이다.) 너무 재미있어서 유감스러운건지도 모르겠다. [인상깊은구절] 인간은 진정으로 궁지에 몰렸을 대에 비로소 자신의 신앙을 깨닫게 되는 법이다. |
| 이렇게 얇은 책에 3500원이란 가격을 매겨버리다니. 종이질이 특별히 좋은 것도 아니고 컬러페이지가 빵빵하게 들어있는 것도 아니면서. 이건 순전히 이마이치코의 명성을 믿고 시공사가 저지른 만행이 아닌가 싶다. 나같은 콜렉터들은 죽어도 사게 되어 있으니. 그래도 기가 막힌 가격에 대한 분노를 접게 만들만큼 재미 있었다. 동물만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만족스럽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하나의 생명체를 길러낸다는 것은 정말이지 다이나믹한 과정이다. 티브이의 동물 프로그램 같은 것으로는 다루기 어려울 복잡미묘한 무언가가 있는 것이다. 인간사 못지 않게 다사다난한 사건들을 동물을 길러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조차 못할 것이다. 그런 과정을, 원래부터 미묘한 심리묘사에 능한 이마이치코가 그려냈다면 어떻겠는가. 확실히 리얼하고 재미있었다. 어느 상황이든 유머가 빠지지 않는 이마이치코 특유의 방식이 살아있어, 비록 동물에 대해 특별히 관심이 없는 분이라도 이마이치코의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만화이다. 더불어 간략한 그림체로 그려져 있어도 굉장한 깜찍함을 자랑하는 문조들... 눈요기는 확실히 된다. 다만, 아무래도 이 만화가 원래는 후기용이었다, 나중에서야 본격적인 동인지로 나오게 된 것인지... 뒷권으로 가면서 좀 겹치는 내용들이 여러번 등장하는 점이 아쉽다. |
| 이마 이치코란 저자 이름때문에 별 정보 없이 구하게 된 책중에 하나다. 가끔 만화책을 사다보면 때론 표지만으로, 혹은 작가이름만으로 책을 사게 되는 일도 종종 있다. 작가 이름만 보고 사는 경우엔 작가의 다른 작품을 보고 나름에 믿음을 갖고 사게 되는건데. 이번에는 뭐랄까 상당한 실수를 하게 된 셈이다. 제목에서부터 문조님과 나인 이책의 내용물은 제목에서 말하듯 이치코씨가 기르는 무려 문조'님'들과 작가의 생활을 그리고 있는 데, 딱히 드라마 성이 강조된 것도 아니고, 작가 특유의 스토리 텔링이 잘나타난 것도 아니며, 작가의 아름다운 그림체를 만끽할수 있는 것도 아니니, 나로선 굉장히 실망을 금하지 않을수가 없다. 게다가 가장 마음에 안드는 점은 그 얇기다. 보통 만화책의 채 반도 안될듯한 두께라니. 그럼에도 가격은 무려 3500원이라신다. 이러니 나로선 배아픈 선택이 아닐수 없는거다. 작가에게 배신당한 기분마저 생기니... 앞서 글 제목에 애완동물 애호가이시다면 굿, 아니라면 노~라고도 했느데 여기 하나 부제를 붙이자면 작가 이치코씨에게 버닝이라 그녀의 작품중 한권도 놓칠수 없다면 사고, 소장가치 있은 작품을 찾는다면 사지말라고 권하고 싶다. 그럴 정도로 이책은 딱히 이야기 구성이 있다기 보다 책 뒷편에 나오는 작가후기 같은 느낌을 주는 짧은 잡담같은 구성이기 때문이다. 내용도 애완동물을 키우면서 생기는 자잘한 이야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런만큼 자신이 애완동물을 키우고(어떤 종류이든지) 사랑스럽게 여겨진다면 새로운 애완동물을 키우는 동지를 만난셈이고 기쁠만도 할테지만 개인적으로 애완동물을 키울생각조차 없는 나로선 그냥 친구의 그림일기를 읽는 듯한 기분을 주는 이 책은 딱히 돈을 내고 살 정도의 가치는 별로 없다고 생각된다. 물론 만화를 보는 내내 등장한 수많은 문조들이 귀엽지 않은건 아니지만 그뿐이다. 큰 스토리적 줄기 없기 가끔 시간이 날때마다 독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닌 그저 개인적인 기록이자 작은 즐거움에 쓴 이 만화책은 솔직히 시시할 뿐이다. 그럼에도 5권을 모두 다 가지고 있는 나는 어쩔수 없는 이치코씨의 팬일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