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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무척 좋아했던 노래가 있다. 신해철 님의 <50년 후의 내모습>. 아마 기억이 맞다면 신해철 2집에 수록되었던 곡이니까, 내 나이 13살. 당시 유행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신해철의 첫 히트곡 <안녕>에는 중간부분에 영어 가사가 흘러나온다. 뜻도 모르고 한글로 발음대로 받아적어서 따라 불렀던 기억이 난다. 2집의 히트곡 <재즈까페> 역시도 굳이 억지로 갖다 붙여 보면 '위스키 브랜디~'로 시작하는 첫 구절이 영어다. (뭐 내 당시의 수준으로서는 영어가 분명하다). <50년 후의 내모습>에도 역시 영어 가사가 들어가 있는지라 좋아하고 따라불렀다. 나이를 먹고 문득 흥얼거리면서 가사를 생각해 보니, 웃으면서 부를만한 노래는 아니었을 뿐더러, 가슴히 콱 막히는 가사들을 담고 있었다. 노후에 대한 이야기. 50년 후이면 신해철님이 당시 20대 초반이니 70대쯤을 그려냈다고 봐야겠지. 당시 70대면 무척 장수한, 또 가사의 내용대로 쓸쓸하게 홀로 시간을 때워야만 하는 모습이 대부분이었을게다. 지금은 어떤가. 70을 오래 살았다고 하는 시대는 지난지 오래다. 70에도 건강하게 생활을 하고 노년을 즐기는 모습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노래 가사에서 그려졌던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여전하지만... 내 세대만 해도 평균수명이 90세가 넘어갈 것이라 한다. 은퇴는 빨라지고 살아가야 할 기간은 더 늘어난 것이다. 과거 국가 고도 성장기의 부모님 세대들은 나라를 재건하기 위해 밤낮없이 뛰었고, 자식 교육에 모든 것을 다 바쳐 현재를 이뤄냈다.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한 대한민국은 부유한 나라가 되었지만, 급격한 성장은 부의 양극화를 가져왔고, 산업성장과 함께 지대의 상승, 임금의 상승은 산업경쟁력을 떨어뜨리고, 효율성 확보와 경쟁력 상승을 위한 산업자동화는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 몰았다. 불안정함의 팽배. 자식이 부모에게, 또 부모가 자식에게 노후를 내 맡길수 없는 시대가 되어 버린 것이다. <내 인생의 오후>라는 책에는 노후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고만고만한 재테크 책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재테크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큰 그림만 그려줄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 처럼,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아닌 이상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서 3개의 연금이 필요한데,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이 그것이다. 물론, 저자가 이런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책에 담긴 내용은 "자식한테 전부 투자하지 말고, 노후에 필요한 연금의 재원을 마련하라. 그리고, 은퇴라는 표현을 쓰지 말고 미리 두번째 직업을 준비하라."가 핵심이다. 과거 성장기에는 주식, 부동산 등 급격한 가치 상승을 가져오는 투자처가 존재했으나, 지금의 부동산은 거주의 개념으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이고, 은행 금리는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평범한 개인이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은 시간의 힘에 투자하는 연금류가 적격이라는 소리가 된다. 그리고 꼭 중요한 것. 소액이라도 좋으니 자신의 두번째 직업을 찾을 것.
씁쓸하지만 어쩌겠나. 현실이 그렇다는데. 준비되지 않는 노후는 재앙이라고 한다. 노후를 언제부터라고 생각해야 할까? 80세? 90세? 그건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따라 다른 것이 아닐까..?
내 인생의 오후. 한번쯤은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50년 후의 내 모습>의 영어 가사가 문득 다시 떠오르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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