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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이야마 만화경>을 너무나 재미있게 읽어서 고민없이 이 작품을 집어들었다. 모리타의 ’서신왕래 무사수행’ 기록에 관한 것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편지글로 전개되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이 없었고, 작가의 유쾌한 유머로 인해 중간 중간 피식거리며 유쾌하게 읽어나갔다. 편지글이라는 자유로운 형식덕분에 작가의 유머가 한층 더 도드라져보였던 것 같다. 모리타는 교수님의 극진한 사랑을 받아 한적한 노토의 연구소로 발령된 후부터 연애편지 대필 벤처사업의 허황된 꿈을 안고 서신왕래 수행에 들어간다. 마시멜로 고마쓰자키의 연애상담을 시작으로 끔찍한 선배인 오쓰카누님, 과외했던 아이인 마미야군, 답답한 작가 모리미 도미히코, 미래의 우주비행사를 꿈꾸는 여동생 가오루와 편지를 주고 받으며 글솜씨를 늘려나간다. 모리타의 수행상대로 작가가 직접 등장하면서 자신을 비하시키는 것도 재미있고, 마시멜로군과의 젖사건도 꽤 재미있긴했지만 단어가 반복적으로 계속 나와 조금은 껄끄러웠다. 오쓰카 선배의 계략으로 인해 짝사랑 상대인 이부키씨에게 9통의 연애편지를 쓰지만 모두 연애편지의 느낌이 나지 않아 보내지 못하는데 편지를 보내지 못하는 이유를 덧붙여 적어놓아서 연애편지의 기술을 갈고닦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꽤 재미있었다. 연애편지의 느낌이 나지 않는 편지... 갈수록 이상한 부분으로 빠지게 되는 편지 등 모리타의 연애편지가 언제쯤 완성될지 기대하는 재미도 있었다. 이 책의 99%는 모리타의 편지만 나오는데 끝부분에는 등장인물들의 편지가 나와 모리타가 몰랐던 부분까지 알게되어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끝부분에는 시간적으로 일어났던 일들이 간략하게 나와 솔직히 이 부분만 읽어도 이 한편의 소설을 다 읽은 듯한 기분이 들어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에는 이부키씨에게 보내는 연애편지라 하기도 모한 한편의 편지로 마무리된다. 모리타는 연애편지의 기술을 닦기 위해 편지를 썼다기 보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8개월동안 서신왕래 무사수행에 들어갔었다고 느껴졌고, 그의 사랑이 편지라는 글을 통해서가 아니라 마음으로 전달되었으면 한다. 과연 모리타는 그녀에게 마음을 전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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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체강령하신지요. 모리타 이치로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일단, 여러분의 무지무지無知無知함으로 실익이라곤 눈꼽만치도 없는 이런 무익한 글을 읽느라 탕진한(할), 유익하여 핑크빛으로 빛나야 할 여러분의 청춘의 시간에 깊은 애도를 표하는 바입니다.
그럼 수순에 따라 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저는 일본하고도 교토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목표도 없이 대학원에 진학, 새끼 사자를 천 길 낭떠러지로 밀어 넣는 것과 같은 혹독한 시련을 주신 지도 교수님의 도움으로 노토 반도의 임해연구소라는 곳에 유폐되어 있었습니다. 친구와 가족들은 멀리 있고 꿈도 미래도 깜깜할 뿐이며, 그저 하루하루를 머저리처럼 살아가는 소생이었지요. 하여 '서신왕래 무사수행'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지인들과 편지를 주고 받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언젠가 어떤 여성이라도 한 번에 함락할 수 있는 '연애 편지의 기술'을 깨우쳐 '연애 편지 대필 벤처 기업' 상장을 꿈꾸면서 말입니다. 웃어도 좋습니다. 아니, 웃지만 말아 주십시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생,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때로는 바보로 일관할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 대답도 없는, 그리하여 조그마한 진척도 없는 해파리 연구보다 더욱 무익한 일을 찾는 것만이 쓸쓸한 나나오 만의 생활을 견디게 해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외로운 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이 책은 그 6개월 간의 기록입니다. 미리 말씀드린대로 읽으신다고 해도 실익은 전혀 없습니다.
이제 관계자 제위를 소개해야겠군요. 여성의 젖에 빠져 마음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던, 바보의 새 지평을 여는 마시멜로 맨, 고마쓰자키가 있습니다. 학부 4학년 후배에게 눈이 멀어 허우적대는 것을 보다 못한 제가 조언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그 마시멜로와 같은 사람을 사모해 삼각관계에 빠진 초등학생 마미야군. 장래가 촉망되는 이 소년은 제 옛 과외 제자입니다. 그리고 재미주의자이며 악의 글로벌 스탠더드, 천하무적 오쓰카 대왕님이 계십니다. 타기해야할 목표물이기도 합니다. 쓸데없이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우주비행사가 꿈인 제 여동생도 있지요. 자랑스러운 오빠의 모습을 보여주기엔 이미 글러버린 것 같습니다. 또한, 답답한 작가 모리미 도미히코 씨가 있습니다. 요즘 꽤 잘나가고 있다지만 속지 마십시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라는 소설에 나온 잉어를 짊어진 사람, 오뚝이, 코끼리 엉덩이, 사랑이 이루어질 때까지 팬티를 벗지 않는 남자까지 다 제 이야기를 훔쳐 간 것입니다!! 조만간 꼭 저작권을 회수할 생각입니다. 아, 괴뢰 대장 다니구치 씨도 빼놓을 수 없겠군요. 수상한 정력 증강 드링크를 마시며 만돌린을 연주하는 와중에 제게 욕도 잊지 않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사람이랍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사건들의 이유인 이부키 씨가 있습니다. 고귀한 그녀에 비하면 저는 길가의 잡초만도 못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오해할까봐 미리 말씀드리지만 이부키 씨를 향한 제 마음에는 일말의 깨끗하지 못한 생각도 들어있지 않습니다. 저는 고마쓰자키같은 젖마신魔神이 절대 아닙니다. 정말입니다.
쓸데없이 글이 길어졌습니다. 읽어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모쪼록 소생이 이부키 씨를 단박에 반하게 할-물론 그녀는 그렇게 쉬운 여자가 아닙니다-연애편지의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도움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만 믿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연애 편지 본점' 창업(예정)자 모리타 이치로가 '연애 편지 본점' 연애 고문 여러분께
추신. 그나저나 다른 나라에서도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게 사실입니까? 정말 그래도 괜찮은 겁니까?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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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는 핑크색이다.(더불어 말하면 양장이다) 제목도 연애편지의 기술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달달한 로맨스를 이 책에서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저자가 모리미 도미히코 바로 그 사람이기 때문에! |
이른바 정보화시대라고 부르는 요즈음, 누군가에게 직접 손으로 쓴 편지는 구시대의 산물이 되어버렸다. 편지는 커녕 이메일 조차도 보내는 이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짧막짧막하고 간단한 핸드폰 문자를 이용하는 게 요즘 대세일 것이다. 하지만 역시 가끔 직접 손으로 쓴 편지글이 그리워진다... 이 작품의 주인공 모리타는 쉽고 편한 수단을 놔두고 일부러 대화의 수단으로 '편지'를 선택한다.
노토로 단신부임, 쓸쓸히 아무도 없는 적적한 바닷가 연구실에서 해파리를 연구하는 모리타. 고독함을 참지 못한 그는 친구 고마쓰자키의 연애상담을 시작으로 지인들에게 편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항상 자신에게 골탕만 먹이는 생애 최고로 끔찍한 누님을 향한 결투 신청, 제자였던 초등학생의 은밀한 고민상담, 작품집필보다는 팬레터의 답장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는 답답한 작가 모리미 도미히코에 대한 격려 아닌 격려, 구박을 받으면서도 꿋꿋이 여동생에게 보내는 편지. 과연 연애편지 대필기업을 세우겠다는 그의 야망(?)과 '서신왕래 무사수행'은 성공할 수 있을까?
연애편지 대필기업을 세우겠다는 원대한 뜻도 있지만 모리타의 진정한 목표은 줄곧 짝사랑해왔던 이부키 씨에게 연애편지를 건네주는 일이다. 서신왕래 무사수행을 하면서, 어떤 여자도 넘어올 수 있는 궁극의 연애편지의 기술을 손에 넣으려 하지만, 믿었던 모리미 씨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그의 연애편지는 난항을 겪는다. 짝사랑 상대에게 보여선 안될 망측한 장면을 보이고도 제대로 된 해명조자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 그의 모습은 웃으면 안되겠지만 역시 웃음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의 사랑, 아니 연애편지는 제대로 상대에게 전달될 수 있을까?
모리미 도미히코의 변치 않은 유머스런 작풍에 즐겁게 읽은 한편, 편지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지금까지 깨닫지 못했지만, 편지를 쓴다는 것 외, 편지를 받는 사람, 주고 받는 친구가 존재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해야 할 일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오히려 요즘같이 편지를 쓴다는 걸 귀찮아 하는 시대, 한 통의 답장을 보내준다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편지를 주고 받는 모리타의 복된 인맥이 너무나 부럽기도 했다.
앞으로의 불확실한 인생, 취업, 몇 번이나 고쳐 쓰는 그의 연애편지를 지켜보고 있자면 역시 안쓰러운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번에는 이렇게 또 이번에는 저렇게 하면서 분투하는, 이 사랑에 빠진 청년을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까? 마지막으로 그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를, 적어도나마 열심히 쓴 연애편지를 꼭 이부키 씨에게 전해줄 수 있기를 응원하고 싶다!
문득 돌아보니 나 자신은 언제 마지막으로 편지를 썼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친한 친구나 고마운 사람에게, 아니면 특별히 누군가가 아니더라도 즐겁게 편지를 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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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써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설래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자신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전하기 위해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면서 머리를 쥐어 뜯으며 편지를 써본적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편지를 많이 주고 받아봤고, 또 글 쓰는 것을 좋아하기에 잘 쓸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펜을 들었지만 막상 사랑하는 사람에게 쓰는 편지는 친구들과 사촌들과 주고받는 편지와는 다르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게 되었다. 아무 부담없이 편하게 쓰는 편지가 아닌 내 진심이 가득 담긴 편지이기 때문에 과연 이 편지를 읽고 내 마음을 알아 줄지 내 마음을 받아 줄지에 대한 걱정이 가득하기 떄문이다. 또한 말로도 다 표현 못하는 내 마음을 글로써 얼마나 표현하고 얼마나 알아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많은 걱정을 하게 된다.
그래서 한글자 한글자 쓰는게 힘들어 지고 나는 너무 글을 못쓴다는 자신의 비하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쓰는 편지는 무척이나 힘들고 버겁다. 물론 어떤 이는 그게 뭐가 어렵겠냐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솔직히 지금에 나도 그렇게 생각하니깐 말이다. 하지만 맨처음 아무 것도 모르던 시절 처음 좋아하는 마음을 알고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것을 처음 느꼈던 그 시절을 떠올려 보자. 과연 그때도 쉬웠을까? 한번 두번 경험이 늘고 조금은 사람의 마음에 대해 알게 됐을 때나 쉬운 거지 아무것도 모르던 그 시절은 모든게 다 어려운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말 그때는 누군가 내 대신 정말 멋진 필력으로 한눈에 반할만한 글을 대필해 줄 사람이 혹은 그런 곳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던 적도 있다. 가끔 주변에서 보면 나이가 들어서도 글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으로 대신 써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들도 종종 볼 수 있다. 나 역시도 몇번 대필을 해 주기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내가 대필을 해주기는 했지만 하기전에 난 항상 부탁한 친구에게 이 말은 한다. "잘 쓰던 못 쓰던 니 마음을 솔직하게 쓰는게 더 낫다고,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니 진심을 보이면 통할 거라고." 라고 말이다. 그럼 대개 대부분은 상관없다고 써달라고 한다. 그들은 그 말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어설픈 글보다는 세련되고 멋진 문장이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 잡을 것이라 생각하기 떄문이다. 또 어떤 이는 그것을 알지만 자신의 진심을 글로 쓴다는 것 자체를 너무 버거워 해서 부탁을 하기도 한다. 오히려 난 전자보다 후자인 경우가 글을 써주기가 더 편하다. 전자같은 경우는 진심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멋진 말로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을지 겉포장을 하는 것만을 중요시 생각해서 좀더 멋지게라고 계속 주문하지만, 후자인 경우는 그 사람의 마음을 내가 듣고 그것을 그대로 글로 풀어 써 진심이 느껴지도록 써주기 때문에 좀더 멋지게 보다는 있는 사실을 어떻게하면 좀더 진실되게 보일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하면서 쓰기 때문이다. 비록 글은 내가 썼지만 그 속에는 그 친구의 진심이 들어있기에 대필이라는 말보다는 도와줬다는 말이 더 맞는 것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후자의 경우가 잘 됐을때 내 마음이 더 짠한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처럼 연애 편지라는 것은 가슴 애틋하고 떨림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걱정되고 두렵고 버거운 마음도 동반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이는 편지보단 말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건 편지의 매력을 아직 몰라서라고 생각한다. 한글자한글자 신중하게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면서 고민하고 정성들여 쓴 편지가 다른 열마디의 말보다 더 감동적이고 마음을 울리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편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신 즉시적인 인터넷 이메일이나 채팅을 통해 대화를 주고 받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이다. 편지를 보내고 답변을 기다리는 그 기다림의 묘미를 요즘 아이들은 모르는 것 같아서 조금은 삭막하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이 연애편지의 기술에 나오는 주인공 모리타 이치로는 해파리 실험을 위해 모든 주변사람들과 멀리 떨어진 곳에 혼자 오게 된다. 친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모리타는 주변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낸다. 친구 고마쓰자키의 연애 상담을 해주기도 하고, 오쓰카 선배에게 짝사랑 상대 이부키 씨에 대한 정보를 캐내기도 하고, 모리미 선생에게 연애편지를 잘 쓰는 기술을 가르쳐 달라고 하고, 여자친구의 가슴에 푹빠져 있는 고마쓰자키를 구하려고도 하고 여동색에게도 편지를 보내고, 자신이 좋아하는 이부키 씨에게도 편지를 보내고 그들과 편지를 주고 받는다. 그 안에서 싸움도 생기고 생각지도 못한 사건 사고들도 일어나지만 그 모든 것들을 해결하고 이야기 하면서 그의 필력은 조금씩 쌓여만 간다.
글은 쓰면 쓸 수록 늘어난다고 한다. 일기던 편지던 많이 쓰다보면 표현력도 사고력도 높아진다. 더불어 글을 못쓴다고 생각했던 글에 대한 자신감 역시도 생긴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터득했다. 모리타 역시 장래에 연애편지 대필하는 벤처기업을 세우겠다는 포부를 안고 해파리 실험이 계속 실패를 하고 낙담하지만 그에 개의치 않고 열심히 편지를 써 내려간다. 어쩌면 그 모든 편지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이부키씨에게 쓸 연애편지의 대행연습이라고 생각 할 수 있지 않을까? 다른 사람의 연애 상담을 해주고 코치를 해주면서 얻은 노하우를 이부키씨에게 사용하려는 그런 생각이 조금은 자리 잡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러면서 다시금 든 생각은 연애편지 대필이 과연 진짜 좋은 것인지 하는 생각이다. 생각하기 나름이곘지만 나는 도와는 줄 수 있어도 모든 것을 대신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건 대필한 사람의 감정이지 대필을 부탁한 사람의 감정이 담기지는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건 진심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나는 그냥 부탁만 하고 알아서 해주겠지 한다는 것은 정성이,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리타처럼 여러 사람과 이야기 하고 상담해주면서 자신의 필력을 늘려가는 것이다. 아니면 옆에서 같이 고민하면서 자신의 이런 이런 마음을 써달라고 부탁을 한다면 그건 단지 옆에서 글을 대신 써주면서 그 사람의 마음을 도와주는 것이라 괜찮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어서 인지 대필 사업에 동의하기는 조금 어렵긴 하다.
하지만 연애편지를 정말 멋들어지게 잘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순수한 마음이 변질되지 않고 어떤 노력을 해서 어떻게 써야 잘 쓸 수 있을지 이 책 제목처럼 연애편지의 기술을 재미있게 잘 알려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연애편지 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 나에 대해 알리고 그 사람을 알고 그 사람에게 고백하기까지의 그런 연애과정도 나타나 있어서 연애지침서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떤 식으로 연애들 하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알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릴적 좋아하는 친구에게 고백하려고 밤잠 설쳐가며 편지를 쓰던 생각이 새록새록 떠올라 읽으면서 나도 저랬는데 하는 생각에 피식거리며 읽었던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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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미 토미히코는 최근에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일본의 현대문학 작가이다. 한국에 소개된 그의 모든 작품을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읽은 작품들은 대부분 내게 큰 영감을 주곤 한다. '연애편지의 기술' 또한 나의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신선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일종의 편지 모음이다. 아주 외딴 해안가 연구소에서 '해파리' 를 연구하는 졸업을 앞둔 대학생 '모리타 이치로' 가 1년 남짓한 연구 기간동안 대학 친구들과 나눈 편지를 모아놓은 것이다. 받은 편지는 없고, 보낸 편지만 모여 있는데, 답장의 답장 방식이라 읽다보면 모리타가 그들에게 어떤 내용의 편지를 받았었는지 쉽게 유추해낼 수 있다.
밝고 낙천적인 성격의 모리타는 절친한 친구인 '고마쓰자키' 의 연애 상담을 해주기도 하고, 괄괄하고 말괄량이 같은 성격의 억센 '누님' '오쓰카 선배' 와 편지를 나누기도 한다. 그녀로부터 자신이 짝사랑하는 상대인 '이부키' 의 최근 근황을 묻기도 하, 고교생이지만 조숙한 여동생, 자신이 교토에 있을때 개인 과외를 해주었던 소년 '마미야' 는 물론, 이 책의 저자이자 이치로의 동아리 선배이기도 했던 '모리미 토미히코' 에게 보낸 편지도 있다.
위에 언급했다시피, 보낸 편지만 있고, 받은 편지의 내용은 나와있지 않아, 그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추측하면서 보는 즐거움이 아주 쏠쏠하다. 고마쓰자키에게 받았을 답장의 내용이, 오쓰카 선배에게 보내는 편지에 들어있기도 하고, 오쓰카 선배에게 받았을 답장의 내용이, 모리미 토미히코에게 보내는 편지에 들어있기도 하다. 뒤늦게서야, '아 이런일이 있었구나~' 하는 식의 이야기들이 퍼즐처럼 맞춰져 나간다.
책의 구성은, 받는 사람 으로 크게 나뉘어져 있다. 1. 고마쓰자키, 2. 오쓰카 선배 3. 마미야 소년 4, 모리미 토미히코 5. 고마쓰자키 .....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각 인물 챕터는 편지 받은 순서대로 쭉~ 나열된다. 1. 챕터에서는 고마쓰자키에게 보낸 편지가 3~6월까지 모아져 있고, 2. 챕터에서는 오쓰카 선배에게 보낸 편지가 3~6월까지 모아져 있다.
이를 통해, 서로의 편지들이 긴밀하게 연결되고, 띄엄띄엄 흩어져 있던 이야기들이 비로소 서사구성을 획득하게 된다. 뿔뿔이 흩어져있던 편지들이 하나로 모아지는 이 독특한 즐거움은 진정, '글' 만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이다.
약 1년의 시간동안 모리타 이치로는 완벽하게 외부와 단절된 공간속에서 편지만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며 인간관계를 돈독히 다져나가고, 그것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며 미래를 위한 꿈을 꾸게 된다.
편지란 그런것이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빙자한, 자신과의 대화인 셈이다.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돌이키고, 그때 가졌던 감정이나 생각들을 돌이켜 재구성하여 글로 옮겨 적는다. 글로 옮겨 적는다는 것은 구체화 한다는 것을 뜻한다. 상대방이 이해하도록 적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이해할 정도로 구체화 시키지 못하면, 상대방 또한 이해하지 못할테니까.
이런 복잡한 매커니즘속에서 편지를 쓰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객관화 하게 된다. 즉, 스스로의 인생을 한 발 물러서서 보는 기회를 획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모리타 이치로 역시, 되풀이 되는 '자신의 객관화' 과정 속에서, 우정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고, 짝사랑 또한 더욱 절실하게 느끼며, 남들 눈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과, 자기가 획득할 미래의 모습을 좀 더 선명하게 바라보게 된다.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순간, 삶에 대한 자세는 미묘하게- 바뀌게 된다. 모리타 이치로 역시,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인생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눈이 생긴다. 그리고, 그의 삶은 미묘하게 변화했다. 남들은 절대로 알지 못하고,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할 정도의 미묘한 변화.
"나는 많은 편지를 쓰고 깊은 고찰을 거듭했습니다. 어떤 편지가 좋은 편지일까. 그렇게 하여 풍선에 매달아 하늘로 띄우는 편지야말로 궁극의 편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해야 할 용건따위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그냥 무심하게 상대와 연결이 되고 있는단어만이 둥실 허공에 떠 있는. 이 세상에서 가장아름다운 편지는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p. 380'
사실, 인간관계란 아무것도 아닐수도 있다. 그런 전제라면, 소통도 아무것도 아닐 수 있고, 타자에 대한 이해 역시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계' 가 없으면 인간은 생존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단순히 육체적인 생존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에덴동산과 같이 육신의 생존에 아무런 제약이 없는 공간 속에서, 인간이 나 한명 뿐이라면 아마 난 오래 살지 못할것이다. 인간들은 '외로움' 을 가장 두려워 한다. 외로움은 인간을 죽이는 가장 큰 병이기도 하다. 결국 '인간관계' 란 아무것도 아니지만 생존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살기 위해, 타인을 찾고, 살기 위해 소통한다. 이 작품의 모리타 이치로도, 관계가 단절된 세상 속에서 -그리 절박해 보이지는 않지만 - 생존을 위해 편지를 선택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결국 '외로움' 의 궁극적 탈출로 인간들이 선택하는 것은 '사랑' 이라는 이름의 '동반자' 일 터다. 그리고, 그것은 반드시 '연애' 를 대동하기도 한다. 이 작품 속에는 고마쓰자키 라는 모리타 이치로의 절친을 통해 '연애' 가 가지고 있는 남자들의 보편적인 사랑관을 절묘하게 끄집어 내고 있다. 특히, 정신적인 면 만큼이나 신체적인 쾌락(?)을 갈망하는 남성들의 에피소드는 쉬지 않고 키득거릴 정도로 노골적이고도 보편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 작품을 읽으실 여성제군들. 이해하시라. 남자는 원래 다 그렇다. ㅋㅋㅋ 이해하려 하지 마시고, 그냥 받아들여 주시길. 강아지가 멍멍!! 하고, 고양이가 냐옹~ 하듯 자연스러운 것이니까!)
세상에는 독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작품이 있다. 언제나 뻔한 발상들 속에서, 참신성을 이끌어내는 작품들이다. 우리는 이렇게 '보편성' 속에서 '특수성' 을 이끌어내는 작가들을 소위 '천재적' 이라고 말하곤 한다. 모리미 토미히코는 언제나 뻔하디 뻔한 것들 속에서 언제나 새로운 것들을 끄집어낸다.
우리는 언제나 삶에 의미를 담고자 한다. 하지만, '그냥 무심하게 상대와 연결되어 있는' 단어들의 나열이 가장 아름다운 것 처럼, 그냥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 나간다는 것 자체가 가장 아름다운 것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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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이거 저자 사인!! 맞죠?? 맞죠맞죠??? 맞죠맞죠맞죠맞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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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연애편지를 언제 써서 보내봤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받는 것은 즐기지만(?!), 반대로 주는 것은 그다지 즐기지 않는 나로서는, ‘편지’ 라는 그 자체가 어색하게만 느껴질 뿐이다. 뭐, 그래도 ‘메일’ 정도라면 그나마 조금 낫기는 하지만……. 어쨌든, 지금에 와서 새삼스럽게 연애편지를 찾은 이유는 뭘까?! 그것도 ‘기술’까지 붙여서, 『연애편지의 기술』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ㅡ.
나와는 반대로 『연애편지의 기술』의 ‘모리타 이치로’는 편지를 쓴다. 그것도 엄청나게 ㅡ. 한 권의 책이 그가 쓴 편지로 이루어져있으니 뭐… 사실 모리타 이치로는 교토에서 멀리 떨어진 노토 반도의 연구소에서 해파리를 연구하는 대학원생이다. 낯선 곳에서의 고독감을 덜어내고자 그는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단순히 편지를 위한 편지를 쓰는 것은 아니다. 그에게는 엄청난 야망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연애편지를 대필하는 벤처회사를 세우고, 어떠한 여자라도 편지 한 통으로 유혹할 수 있는 자신만의 기술을 익히는 것이다. 뭐, 그렇게 세계정복을 하겠단다 ㅡ. 참 멋진 친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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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모리미 도미히코라고 하면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로 유명한 소설가이다. 나도 그 책을 읽어봤고 올해의 책 중의 하나로 선정될 만큼 많은 인기를 끈 작품이었다고 기억한다. 이렇게 풍부한 문체를 가진 사람이 생물기능과학과에서 응용생명과학을 전공한 과학도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그런 사람이 썼다고 하기엔 너무나 부드럽고 문체가 우아하고 판타지와 현실의 선을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있다. 하지만 사람에게 주어지는 재능은 그를 과학자로서보다 문학가로서 더 유명하게 했으니, 산다는 것은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마치 이 책에 나온 해파리를 연구하고 있는 '나' 처럼..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걸까? 혹시 이 길이 내 길이 아닐까? 내 인생은 왜 이런 바닷가 찌질한 마을에서 허비되고 있는걸까? 젊은 날의 많은 고민은 지나고 보면 추억이지만 지나고 있을 때에는 찌질함 그 자체이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편지로만 구성되어 있다. 상대방의 편지 없이, 혼자 쓴 편지로만 책이 구성된다니 참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친구에게, 선생님에게, 누이에게.. 이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편지글 만으로 모든 사건의 전말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어쩌면 편지글이기 때문에 모리미 토미히코만이 가지고 있는 유머를 다 내보일 수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누가뭐래도 편지는 혼자 쓰고 싶은 말을 다 쓸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글이 아닌가. 주인공 이치로는 쓸쓸히 해파리 연구를 하면서 살아가는 대학원생이다. 대학원생이라고 하니 좀 씁쓸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물론 공부하기위해서 대학원생이 되지만 가난하고 할 줄 아는 것이라곤 공부 밖에 없다는 인식 같은 것이 강하다. 언제 돈은 벌거니, 라는 느낌? 슬프고 찌질하게 그들의 인생을 그린다면 모리미 토미히코가 아니다. 허를 찌르는 유머, 블랙 색상의 웃음, 어리숙하고 솔직한 젊음.. 가진 것이 없기에 내버릴 것도 없다는 젊음의 위대함이 이 책을 통해 발산되기 시작한다. 편지로만 게속되면 끝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고? 한 사람에게 쓴 편지도 아니고, 여러사람에게 쓴 편지글이 어떻게 연애 편지의 기술이 될 수 있는지 이 글을 읽어보면 안다. 연애 편지의 수제자로 받아들여지면서 연애 편지로 성공하고 실패한 참~ 찌질하다~ 청춘의 일상이 이 곳에 그려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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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에 만보기 같은게 없어서 직접 재보지는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대략 몇백회에 걸쳐 콧물을 동반한 폭소가 뿜어져 나왔던 것 같다. 사실은 만보기는 아무 의미 없는 조크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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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죽은 데카르트가 벌떡 일어나 일본으로 달려가지 않을까??? 자신의 지적인 사유방식을 이렇게 저질적인 논의에 도용한것도 부족해서 아주 가관으로 비틀어 댔으니..... 하지만, 모리미 도미히코의 유머 코드를 이해한다면 혹 기특하다고 용서할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그의 독창적인 개그 능력은 인정을 해주어야 할 듯 하다. 이 작품 너무너무 웃기도 재미있고, 기발하다. 작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일상을 나열한 듯 보이지만, 화자의 독특한 정신세계와 유머러스함들이 곳곳에 잘 배치 되어 있으니...... 작가가 저질로 보이다가 결국은 천재가 아닐까 진지하게 고민에 빠져들게 되었다. '젖'이란 단어를 이렇게나 많이 사용한 책은 머리털 나고 처음 읽어 봤다. 화자의 한심함을 점점 가관으로 만드는 결정적 소재가 되는데, 이런 착상을 하고, 발전시키고 대소동으로 이끄는 작가의 역량에는 감탄을 금할수 없었다. 다소는 껄끄럽고, 막연한 선망정도를 연상할 수는 있겠지만, 이렇게나 깊이 집요하게 파고들기도 힘들 노릇이었을텐데...... 개인적으로 화자의 여동생이 호감이 갔다. 한심한 오빠를 퍽 걱정도 하고, 어릴때 꿔준 돈을 갚으라는 황당한 요구도 하는 좀 특이한 동생이지만, 살뜰한 정과 명민함이 문장 사이사이에 비춰져서 좋았다. 주인공을 비롯한 여러 인물들이 소소하지만, 다양한 사건들을 겪게 되는 것이 다양한 방법으로 소개되는 편지 형식의 작품이 친근하고도 참신해서 푹 빠져서 감상했으니 다른 독자들에게고 많은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