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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는 심리적 상태가 아니라 제도화된 사회적 관계다
"무시는 심리적 상태가 아니라 제도화된 사회적 관계다" 내용보기
책 뒤편에 나오는 옮긴이의 말을 보면 낸시 프레이저가 한국 독자들에게 낯설지 않은 정지철학자이자 비판이론가라고 나오는데 이런 인물을 이제서야 접하는 내가 많이 무지했고 무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책은 제2물결 페미니즘의 시기로 알려진 과거 30년에 걸친 그의 작업을 묶어낸 저서다(p. 336). 이 책을 읽으면서 페미니즘의 역사를 제1물결과 제2물결로 구분하는 관점을 알게
"무시는 심리적 상태가 아니라 제도화된 사회적 관계다" 내용보기

책 뒤편에 나오는 옮긴이의 말을 보면 낸시 프레이저가 한국 독자들에게 낯설지 않은 정지철학자이자 비판이론가라고 나오는데 이런 인물을 이제서야 접하는 내가 많이 무지했고 무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2물결 페미니즘의 시기로 알려진 과거 30년에 걸친 그의 작업을 묶어낸 저서다(p. 336). 이 책을 읽으면서 페미니즘의 역사를 제1물결과 제2물결로 구분하는 관점을 알게 되었는데 이 구분이 공식적인 구분인지 아니면 글쓴이만의 주관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1물결은 여성들의 참정권 이슈를 중심으로 솟구쳤던 20세기 초반까지의 흐름을 지칭하고 제2물결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자본주의 국가에서 1960년대부터 새로운 양상으로 일어난 페미니즘 운동의 흐름을 뜻한다책은 그 제2물결 페미니즘의 전개 양상을 3단계-글쓴이는 3막으로 표시한다-로 구분하여 해석하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등을 다룬다.

 1막에서는 자본주의 안의 남성중심주의를 변혁하려는 움직임을 보게 된다하버마스의 논의를 주로 해서 라캉크리스테바의 논의를 다루며 그런 논의의 문제점을 비판함으로써 페미니즘의 방향성을 암시하고자 한다이와 관련하여 정치적 집단으로서의 여성을 어떻게 규정하는지에 대한 글쓴이의 시각비판을 바라 보자

 


 하지만 이 움직임은 힘을 상실하고 또 다른 동력을 찾아 차이를 전면에 내세우고 분배에서 인정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2막이 나타난다이렇게 되면서 페미니즘 운동의 관점이 문화로 이동하게 된다. 3막에서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대 움직임이 강해짐에 따라 급진적 페미니즘의 재발명을 요구하는 조짐을 보게 된다결국 2막에서 나타난 페미니즘의 문제인 인정 투쟁을 벗어나 분배의 정의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고 젠더의 정치경제적 측면을 돌아보게 한다책에서 다루는 돌봄노동이나 가사노동의 가치와 인정에 대해서는 당장의 현실로도 우리 자신의 관점을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알려주는 가치가 있다고 본다. (이런 가치 있는 내용이 이 책에 수두룩해서 뇌가 뻥뻥 뚫리는 기분이 든다이 정도로밖에 책을 알려드리지 못하는 내가 짜증스럽고 원망스럽다.)


책에서 다루는 범위는 아닌데 제3물결 페미니즘이란 표현도 있나 보다죽은 숙녀들의 사회를 쓴 제사 크리스핀이 페미니스트라고 적힌 티셔츠 하나 입었다고 페미니즘 되는 게 아니다.’라고 제3물결 페미니즘을 비판한 글이 가디언 지에 나온 걸 봤다. (링크 참조https://www.theguardian.com/world/2017/apr/23/jessa-crispin-todays-feminists-are-bland-shallow-and-lazy?CMP=share_btn_tw3물결 페미니즘의 본질은 무엇인지 관심을 두게 되는데 전진하는 페미니즘을 읽지 않았다면 그런 관심이 생겼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프레이저는 제2물결 중 3막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했으므로 그와 같은 역사 구분 상의 논쟁이 있는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다만 이 책을 읽으시려는 분들께는 원 텍스트 자체가 어렵기 때문인지-프레이저의 글쓰기나 논리 전개가 난해할 수도 있고 다양한 논의를 포함하면서 전개되는 폭넓은 사유를 나 자신이 받아들일 바탕이 되지 않아 어려울 수도 있다는 중의적 의미인데 후자에 더 가깝겠다아니면 번역의 제한성 때문인지 상당한 시간을 들여서 읽었음을 알려드린다일정 부분을 지나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어서 긴 호흡으로 보시면 큰 보석을 담으실 수 있으리라 본다.

a******9 2018.03.24. 신고 공감 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