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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그동안 리뷰할 수 없었던 책
"차마 그동안 리뷰할 수 없었던 책" 내용보기
무슨 말부터 꺼내야할지 잠시 하늘을 보게 된다. 이 책은 나에겐 엄청난 세상을 선물했지만 동시에 나는 심한 괴로움, 슬픔, 각오, 후회가 동시에 뒤섞여 감히 리뷰를 쓸 수 없을만큼, 이 책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야했다. 그럴정도로 중요했던 이 책은 내가 그동안 샀던 수십권의 육아서를 한번에 물려친 책이다.   내 아이는 태어나서부터 특이했다. 나도 남편도 행동발달이 매
"차마 그동안 리뷰할 수 없었던 책" 내용보기

무슨 말부터 꺼내야할지 잠시 하늘을 보게 된다.

이 책은 나에겐 엄청난 세상을 선물했지만 동시에 나는 심한 괴로움, 슬픔, 각오, 후회가 동시에 뒤섞여 감히 리뷰를 쓸 수 없을만큼, 이 책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야했다.

그럴정도로 중요했던 이 책은 내가 그동안 샀던 수십권의 육아서를 한번에 물려친 책이다.

 

내 아이는 태어나서부터 특이했다.

나도 남편도 행동발달이 매우 느렸다고하니, 느린것은 그러려니 했지만,

아이는 행동이 느린것 외에도 뭔가 특이한 구석이 있었다.

아이의 행동에 기대되는 무엇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예를 들면, 보통은 엄마가 우는 흉내를 내면 아이는 안절부절 하지 못하며 못내 함께 운다고 한다.

나는 (지극히 평범하고도 특별할 것 없는) 이러한 기억이 없다.

아이는 내가 울건 말건 관심이 별로 없었다.

우는 걸 알면 무슨 신기한 구경하듯 와서 구경을 해서, 아무리 아이라해도 자존심이 상하곤 했다.

자세한 것은 모르더라도 아이가 조금 특이하구나 아주 느리게 성장하는구나 정도는 알 수 있기에

나는 가능한 아이를 늦게 학교를 보냈다.

초등학교 입학 무렵까지도 나는 아이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아이를 나이가 되었다고 덜컥 초등학교에 보내는데엔 문제가 있었다.

아이가 1월생이라서 선택의 여지가 있었는데, 나는 1년 빨리 보낼 수 있는 기회를 버리기로 했다.

아이는 유치원에서 있었던 중요한 일을 전달하지 못했고, 반대로 너무 사소한 것들은 전달하곤 했다.

이런 식으로는 어렵다고 판단을 하고 나이를 꽉채워 보낸것인데, 보내고 나서 내 결정이 옳았음을 깨달았다.

 

느린아이, 무엇도 순리대로 흘러가주지 못하는 아이.

우리 주변에도 느린 아이는 있었고, 우리는 그 아이들이 단지 느리다고만 생각을 했다.

그리고 지금도 사람들은 나에게 그런 논조로 충고를 하곤 한다.

'느린 아이는 기다려줘라' 라는 내용으로, 마치 내가 조급해서 욕심을 부린다는 듯이 충고를 했다.

하지만 느린 아이는 단지 느린것만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책은 그러한 나의 답답함을 한번에 벗겨주었다.

 

아이를 키우는 동안 나는 늘 남들이 고민하지 않는 것들로 울거나 남편과 다퉈야했다.

어느 누구도 당연해서 하지 않는 고민들을 해야했기에 나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다.

예를들면 빨대를 빨지 못하거나, 목폴라 티셔츠를 못입거나, 이유없이 장시간 울어대거나,

행동발달은 다른 아이의 3년이상 뒤처져 있었고, 이해력이 떨어져 상황이해를 하지 못했다.

이러한 고민이 각각 하나씩인 집은 볼 수 있지만, 이고민들이 한아이에게 모두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다보니 어느 육아서적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고 어느 육아전문가를 봐도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나는 늘 아이가 나를 닮았다고 생각을 하고 대했지만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이의 사고구조를 따라갈 수 없었고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보통" 혹은 "상식"의 선을 벗어난 아이의 사고방식을 도저히 알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이 책을 본 후 남편과 아이가 닮아있음을 알게 된것이다.

결혼해서 의아하게 생각했던 혹은 매정해보이던 남편의 이상했던 점도 한꺼번에 이해가 되었다.

아이는 남편을 닮았구나.

서로 다르게 나타나서 나에겐 도통 이해가 안되던 두사람의 성향이 이 책을 읽는 순간

 하나로 묶이는 것을 알게되었고 그 순간 답을 찾게 된 것이다.

 

여기엔 아스퍼거니 뭐니 무섭게 말을 하고 있지만, 이것은 사실 정도의 차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이 책을 빨리 접하지 못했던 이유는 아스퍼거에 대해서 알고 있었고,

내 아이는 아스퍼거는 아니기때문에 오히려 이 책을 빨리 만날 수 없었다.

내가 알고 있던 아스퍼거는 엄청난 식탐을 갖고 있으며 학습도 어렵고 지능도 떨어지는 편이었다.

하지만 아이는 학습적으로는 문제가 없었고 어느 부문은 뛰어나기까지 했다.

그래서 그런 혼란함 때문에 더욱 진단하기 어려웠던 듯 하다.

우리가 흔히 느린 아이라고 부르는 아이들은 아마도 우리 아이와 비슷할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의학적 용어로 규정짓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남편과 내 아이는 단지 느린 아이 그 정도에 속해있는듯하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은, 아스퍼거와는 달리 단지 느릴뿐 다른 학습적 사고능력은 문제가 없다는 점이다.

이 책의 제목에도 있듯이 비언어성 학습장애라는 말은 언어성은 문제가 없고 비언어적인 것에 관한 문제를 되짚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흔히 학습적 머리라고 불리는 언어성 부문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는 운좋게도 아주 친한 같은반 친구가 아이와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었는데,

그 아이의 엄마와 나는 이러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마음깊은 벗이 되었다.

그 아이 역시 학습적 지능은 상위 0.3%이내에 드는 영재이다.

또한 그 성향을 물려준 남편 또한 매우 좋은 머리를 가지고 있다.

머리가 좋은 아이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아이들은 느린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이 느린것은 공부를못 하는 언어적 영역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비언어적 영역인 행동적 영역에 관한 문제인 것이다.

 

그러면 비언어적인 영역은 어떠한 것을 말하는가 조금 소개를 해야 할 듯 하다.

사실 이렇게 편안히 말하지만 나는 아이를 학교에 보낸이후 울지 않은 날이 없다.

아이는 준비물 준비에 애를 먹었고, 물건을 챙겨오기 힘들어 했으며, 나와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나는 아이와 만나기로 했던 시간과 장소에서 아이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심지어 고등학생이 된 지금도 아이와 나의 약속은 정말로 힘들다.

이러한 학습과 상관없는 평범한 부분들이 바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남들은 전혀 문제될 것 없는..)

아이와 약속을 할 일이 있으면 지금도 아가와 약속하듯 몇번이나 정확하게 말을 하고,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변수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둬야한다.(비가 오거나, 약간 늦거나 사소한 모든것들이 크게 문제가 되어 못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문이 하나뿐인 학교에서 교문앞에서 만나기로 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곳을 헤매서 못만나는 것들은 아주 흔한 일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소함이 나를 지치게 한다.

하지만 아이는 놀랍게도 장학금도 받으며 담임선생님이 칭찬하는 모범학생이기도 하다.

이러한 갭을 이해할 수 있기까지 나는 너무 오랜시간을 고통받고 힘들어야했다.

 

자,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 책을 펼치면 우선 이런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묻는 문항들이 나온다.

대략 40여개 정도의 그 문항들을 보는것만으로 나의 연결고리는 완성되어버렸다.

평범한 면 티셔츠가 불편하다고 못입는 남편을 결코 이해할 수 없었던 의류디자이너였던 나는,

남편의 이러한 독특함이 지표가 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안개속을 헤매는 나에게 빛을 던져준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만일 아이가 우리 아이와 비슷한 성향을 보이는 느린 아이라면,

이 책을 사서 먼저 앞에 나오는 지표가 되는 문항들을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나는 남편도 아이도 상당부문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 그 뒤의 얘기들은 안봐도 좋을만큼 답을 찾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것들을 깨닫고 나면 아이를 대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이다.

'너는 왜 나처럼 못하니?'라는 질문이 가장 어리석다.

아이는 아이 나름대로 아주 느리지만 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아이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은 느린것이 아니라 사회성이 떨어지는 점이다.

사회성이 떨어지는 이유를 아이가 혼자커서, 혹은 내가 몸이 좋지않아 밖에서 많이 놀지못해서,

이런식으로 외부로 문제를 삼았다면, 이 책을 읽은 이후에는 이제는 아이에게서 문제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아이는 사회성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인 '타인과의 공감대 형성'이 어려운 것이다.

사회성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왕따를 당하기 쉬운데,대부분 말을 할때 골라서 하지 못하고 직설적으로 말을해서 타인의 마음을 상하게 하기 쉽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고도 이 아이들은 억울하다.

'내가 틀린 말 한것은 아니잖아요!!!'라는 것이 가장 흔한 항변이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은 타인과의 공감대가 없으므로 상대방의 입장이나 마음을 배려해서 대화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사회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빠 어디가?의 윤 후가 대단히 감탄스러웠다.

주변을 배려하고 누군가 우울하면 위로도 하는 대단히 높은 사회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지금은 끈질긴 나의 노력+느리긴 하지만 성장해서 이러한 점은 많이 좋아졌는데,

좋아졌다 하더라도 또래 아이들에 비해 그 역시 느리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느린 아이는 그냥 느리니까 하고 이아이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도록 학습하고 생각해야한다.

그렇게 해서 또래보다 느린 사회성을 쌓으며 쫓아가야 하는 것이다.

몰랐던 때에 나는 내가 노력한 것들이 정답은 아니더라도

알고 난 후에 보니 꽤 답에 근접했었단 사실에 안도했다.

지금의 아이는 누구보다 행복하고 즐거우며 유쾌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공부를 엄청 잘하지는 않지만 반에선 중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친구도 제법 많아서 핸드폰이 뜨끈해지도록 알림이 울려대서 꺼놓고 공부를 할 정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점이 가장 사랑스럽다.

아이는 음악에 재능이 있어서 현재 예고에 진학을 했는데, 잘하고 싶어해서 노력을 하고 있다.

사실 아이는 타인에게 공감능력은 떨어지지만 음악적인 재능이 있어서 더욱 나를 헷갈리게 했었다.

아이는 음악적인 재능과 더불어 감수성이 무척 예민하고 높아서 하루종일 울어댔다.

아이가 울어도 표현을 못하니 왜 우는지 몰라서 정말 미칠것만 같았다.

하나 하나 풀어간 그 매듭은, 한개의 매듭이 아니었다.

아이는 의사소통이 안되어 답답하니 울어댔고,

심한 비염때문에 잠을자는데 문제가 있어서 걸핏하면 울었고,

감수성이 너무 높아서 이유없이 까다롭게 울어댔다.

지금도 나는 아이 우는 소리만 들으면 등에서 진땀이 흐를 정도로 노이로제에 가깝게 우는 소리를 괴로워한다.

그러다보면 가장 받기쉬운 오해가 생기게 되는데 자기 자신에 대한 것은 매우 민감하고 예민하면서 (공감능력이 떨어지니)타인에겐 무심한 '이기적인 인간'으로 보이기 쉽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늘 매정하게 보이던 남편이 왜 그런지 이해하는데에도 중요한 사실이 되었다.

 

남편 얘기가 나오니 사소하게 말하던 남편의 옛 이야기들에 모든 답이 있었음을 깨달았다.

중학생이 되어서도 운동화 신발끈을 묶지못해서 친구들이 묶어줬다는 남편이 바로 행동적 영역이 얼마나 느렸는지 알려주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그런 것을 깨닫지 못했던 결혼생활 내내 그간 우리는 이상한 사안에서 싸우곤 했다.

내가 '국악은 타악기가 많아서 연주자는 신나는데 듣는 나는 재미가 없는것 같아'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언사를 했다가 대판 싸웠다.

이것은 누구에게 말해도 왜 싸웠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일들인데, 나는 이런일들을 많이 겪었다.

또한 내가 부족한 체력으로 아이를 돌보다가 아주 심하게 병이 나곤했는데,

그럴때 남편이 나를 대하는 태도는 정말 절망적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었다.

남편은 내가 아파서 앓아누우면 '잘 쉬어'라는 말과 함께 안방문을 닫고 가버리는데,

이틀이 되어도 삼일이 되어도 절대 그 문을 열거나 나를 간호한 적이 없다.

스포츠 티비를 틀어놓고 어린 아이는 굶기고 저혼자 밥차려먹으며 자기혼자만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고열에 시달리다가 소리낼 힘도 없었던 나는 심한 탈수때문에 결국 안방에서 핸드폰으로 남편에게 전화해서 물 한잔만 달라고 사정사정해야 했을 정도이다.

이정도면 부인이 죽으라고 작정하고 방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몇번이나 이런 이상한 싸움을 거듭하게 되자, 나는 남편이 미쳤거나 혹은 나를 극히 미워한다고밖엔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심각하게 이혼을 생각하게 되었고, 이러한 일이 거듭될때마다 남편에 대한 마음은 식어갔다.

 

그간 나는 동등한 성인으로써 남편을 대하면서 이러한 일들이 거듭되고 무척 많은 상처를 받아야했다.

하지만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그렇듯, 자기가 남에게 한 매정함은 이들은 모른다.(공감능력이 부족하므로)

그리고 타인이 자기에게 한 매정한 행동은 두고두고 원망을 한다.

이 이상한 심리를 나는 굉장히 이기적인 인간이라고 받아들이고 짜증이 났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그 이상함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남편은 아이의 큰 버전일 뿐이고, 그러므로 좀 더 다른 대화법을 필요로 했다.

남편은 그간 나의 호소나 부탁을 절대 인정하지 않고 내가 이상하고 예민하다고 주장했지만

혼자 일하던 부서에서 여러명이 일하는 부서로 옮겨간 뒤엔 당황스런 상황을 겪게 되었다.

남편과 일하던 사람들이 남편에게 항의를 하는 사태를 겪고 나서야 상황을 이해한듯 하다.

(오히려 나는 잔소리를 안하는 편이라서) 남편은 더더욱 모르고 있었던 듯 한데,

같이 일하던 사람들은 남편의 말투, 말하는 방법등에 문제 제기를 한 모양이다.

남편은 같이 산지 16년이 되어서야 자신이 조금은 특이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듯하다.

어쨌거나, 이 책으로 인해 16년간의 눈물과 고통과 후회와 막막함이 일거에 씻어진 셈이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의 길을 볼 수 있는 혜안이 열리면서 위안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이해를 한다해도 여전히 나는 이 두사람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살고 있다.

이 두사람은 살고싶은대로 살 수 밖에 없고, 타인과의 공감능력이 좋은 내가 이 둘을 좀 더 이해하고 살아야 하기때문이다.

이 두사람 모두 사회성이 떨어지고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매우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내가 울때 아이가 따라울지 않는 점이 대표적인 경우이고(오히려 우는걸 재미삼아 구경하러 온다)

남편도 내가 아프거나 힘들때에도 위로의 말이나 병간호조차 전혀 없다.

남편의 배려란 쉬라고 문을닫아주는것이 전부인 것이다.

또한 남편은 무엇이 먹고싶으면 자기혼자 가져다 식구들 있는데서 혼자 먹는다.

먹고싶으면 알아서 먹으라고 마치 자기가 논리적인양 포장을 해대지만

내가 보기엔 '말아톤'에 나오는 조승우가 혼자서 자두를 먹는 장면이 떠오를 뿐이다.

그래서 나는 이 두사람을 이해하게는 되었다해도 솔직히 매우 외로운 삶을 살고 있다.

내가 아파도 슬퍼도 괴로워도 이들은 그걸 공감할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이는 내가 매우 신경써서 가르치고 키우므로 조금씩 좋아진다고 해도

남편은 이미 성인이므로 가르칠수도 없고 배울 마음도 없기때문에 아마 나는 죽을때까지 외로울것이다.

나를 외롭게 하지만 이해해야한다...는것은 말로는 쉽지만 실제로는 매우 고독하고 힘든 싸움이다.

 

이렇게 말하고나니 남편이 정말 형편없는 사람같이 보이지만,

남편은 자신이 생각한 부분에서는 정말 나에게 잘하려고 최선을 다한다.

예를들면 남편은 내가 병원갈때 회사에 몇시간 휴가를 내고 내가 힘들까봐 늘 데려다주려고 노력을 한다.

어떤때엔 학교에 일이있어서 가려고하면 자신의 점심시간을 포기하고 나를 데려다 준다.

자신이 생각할 수 있는 범위에선 나에게 애정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다만 그것이 자신이 생각할 수 있는 범위가 좁고 평범하지 않기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보통사람들이 깜짝 서프라이즈 이벤트니 뭐니 이러한 행복은 애초에 글른 사람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사람의 서툰 애정표현에 감사하고 사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나서도 느린 아이가 '단지 느리니까 기다리면 된다'라고 충고할 수 있을까?

느린 아이는 정신적 성장이 느리다. 반면에 학습에는 문제가 없으므로 그 갭을 메워줘야한다.

하지만 단지 느린것이 아니라,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사회성이 떨어지므로 기다려서 될 일이 아니다.

타인에 대한 관심, 사랑, 배려를 공부하듯이 배워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는 나름 고민하며 자신이 없었던 나의 교육법에 한층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느린 아이는 느린것만이 지표가 아니다.

이책의 서두에 시작하듯, 손으로 하는 소근육 작업이 원활하지 못하거나,

혹은 옷을 불편해 한다거나, 말투가 특이하거나, 상표라벨이 신경쓰여 티셔츠를 못입는등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지표로 삼는다.

그래서 나는 처음부분에 이미 뒤통수를 맞은듯한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모든것의 연결고리는 처음부터 하나였는데, 나는 그걸 따로따로 보고 있어서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내 아이랑 비슷한 경우의 아이친구는 결국 한국을 떠나 이민을 갔다.

우리 아이 역시도 그 아이와 비슷하게 초등학교에선 무척 괴로운 학교생활을 했지만

다행히 예중 예고를 다니면서 매우 즐겁고 편안하게 생활하고 있다.

등교시간이 1시간반이나 걸리는 길을 새벽에 일어나 마다않고 가는걸보면 기특하기도 하다.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해서 레슨때엔 야단도 많이 맞는데 그래도 울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해내려고 하는것도 기특하다.

그러한 것들이 편안해지자 아이의 성장속도는 한층 빨라졌다.

지금도 마음을 놓을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잘지내서 다행이다.

 절대 부정하고 아니라고 주장하던 남편이 조용해진것도 다행이다.

가족의 암묵적인 이해와 합의가 제대로 이루어진 순간, 그제야 아이 성장은 급물살을 탄듯하다.

 

그래도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조금 멀리서 보는 사람들은 아이를 그저 유쾌한 아이로 본다해도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은 답답함을 호소해오기때문에 엄마인 나는 항상 좌불안석일수 밖에 없다.

그래도 이런 느린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는 문제가 없으니 성인이 될때까지 잘 보살펴줄 것이다

(심지어 남편도 결혼했지 않은가!!!! 하핫~)ㅠㅜ

이 책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이 있다면(공부나 심리학 전공이신 분들을 빼고)

이미 내가 충분히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고 말해주고 토닥여주고 싶다.

그리고 우리주변에 의외로 이런 아이들이 많으니 그다지 크게 문제삼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다만, 정확히 아이의 상태를 이해하고 그에따른 꾸준한 교육만 잘해준다면

아이들은 정말 잘 커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아이 학교에 가면 이제 나는 한 눈에 아이부류의 느린 아이들이 눈에 들어온다.(그리고 꽤 많다)

이들은 모두 사랑스럽고 귀엽고 천진난만한 우리의 아이들이다.

나의 눈물을 양분삼아 예쁘게 잘 커갈 수 있도록 물심양면 노력할 것이다.

이러한 책이 16년의 구원이 될 줄은 정말 몰랐지만 지금의 나에겐 어떤 육아서보다 보물임에는 틀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