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시론] 오세영 외, 서정시학, 2010
시(詩)라고 하면, 윤동주의 서시(序詩)를 떠올린다. 아름다운 단어들의 집합체. 하지만 시는 계속 발전되어왔다. 도무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는 어려운 시들이 종종 벽처럼 우리를 가로막기도 한다. 학창시절에 배운 시들은 박제가 되었다. 지금 살아 숨 쉬는 시인들이 현실을 꼬집어가며 아품을 토로하는 것을 우리는 외면하고, 서시(序詩)만을 시다운 시라고 하기 때문이다.
시적 성찰로서의 고백 (장끝별 글) - 일부
고백하는 자는 고백을 통해서 결핍과 부재 그 너머 질서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하는 것이다. 신인(新人)은 치부와 상처, 부재와 상실의 한가운데서 그로 인한 부끄러움을 고백함으로써 시적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고 시인으로서의 존재론적 자각에 눈을 뜨는 것이다. 타자화된 시선을 거쳐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시선 속에서 고백은 부끄러움을 동반한다. 부끄러운 자신을 고백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자신의 삶의 균형을 회복하고 하는 것이다.
윌슨병 앓는 오십 대 아버지가 윌슨병 앓는 아들의 부탁을 받고 아들을 목 졸라 죽였다
아버지는 결투를 제의한 아들의 검을 받아들고 먼저 아들의 목을 치고 이어 자신의 목을 쳤다
너는 살고 나는 죽고
이것으로 이번 생에서 우리는 비겼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