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연수하는 동안 구경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려다 보니 겉으로 보이는 미국 이야기가 될 것 같다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마침 살림지식총서 시리즈에 미국에 관하여 요약해놓은 책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고 읽어서 참고해볼 생각입니다. 그 첫 번째가 일리노이 주립대학에서 경영학을 가르치고 계신 장석정교수님의 <미국 뒤집어보기>입니다. 사실 무엇이든 겉만 보아서는 제대로 안다 할 수 없기 때문에 속살을 들여다 볼 기회를 만들 필요가 있겠습니다.
미국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정서는 복합적인 것 같습니다. 6.25동란으로 한반도가 공산화될 위기를 막아준데 대하여 감사하는 생각이 있는가 하면, 저자의 말대로, “일찍이 일본의 한국 병탄을 눈감아 주었고, 한국전쟁을 일으켜 반도를 두 동강 내더니만(무엇에 근거한 주장인지 모르겠습니다.) 군사독재를 도와 한국의 민주화를 저해해왔고, 최근에는 일방적인 패권주의로 일관하면서 세계화, 신자유주의라는 간판 뒤에 숨어 미국화의 속셈을 펼치고 있다.(4쪽)”라는 생각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미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저자는 이와 같이 상충되는 생각들이 부딪히고 있는 한국의 현실은 우리가 미국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현실과 미래의 큰 부분이 미국과의 관계에 의해서 결정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 대한 몰이해는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결론을 먼저 내놓고 있습니다. 결국은 친미, 반미를 논하기 전에 용미(用美)를, 그보다 전에 지미(知美)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합니다.
9.11사태가 일어난 다음에 테러조직을 뒤쫓는다는 명분으로 아프카니스탄과 이라크에 미군을 투입하여 전쟁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면서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하여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미국인들이 추구하는 것은 사랑과 존중, 이해와 동정을 바탕으로 하여 자유와 정의,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는 미국이라는 ‘가치’와 ‘이상’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이 지향하는 가치와 이상을 성취하기 위하여 미국이 선택한 방법론에 대한 세계인들의 부정적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여 영토를 확장하고 내부의 갈등을 봉합해온 과정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이어서 미국 정부가 채택하고 있는 자유시장경제의 의미를 새기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읽은 은퇴 이후의 삶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다룬 <노후, 돈 걱정 없이 살고 싶다; http://blog.yes24.com/document/7709437>에서 오늘날 우리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한 이유를 신자유주의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선뜻 동의하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미국의 자유시장경제는 다른 나라와는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즉, 정부가 은행을 중심으로 자본을 통제하고 있는 일본이나 독일을 자유시장경제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하물며 경제의 큰 틀을 정부가 통제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더 말할 것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이어서 저자는 미국의 교육제도, 언론 그리고 문화와 스포츠부문의 특성을 요약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의 교육체계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만, 학습장애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미국의 교육제도는 분명 보이지 않는 힘이 들어있다고 단언하기도 합니다. 소위 엘리트 체육으로 글로벌 스포츠계에서 급부상해온 우리나라는 최근 문화 부문에서도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을 적용한 엘리트주의로 한류를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하기에 이르렀습니다만, 과연 이런 현상이 지속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하겠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처음부터 이민을 받아들여 출발하였고 지금도 세계 각국으로부터 이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다인종 국가일 수밖에 없는 미국을 일컬어 용광로, 샐러드 그릇, 모자이크, 무지개라는 표현을 사용해왔다고 하고, 뉴욕 같은 대도시를 마치 인종박람회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미국의 국새화 주화에는 'E Pluribus Unum'라는 라틴어 문구가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이는 ‘One Out Of Many’, 즉 ‘다수로부터 하나를 이룬다’는 의미로서 저자가 ‘아흔 아홉 개의 얼굴을 가진 나라, 미국’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처럼 미국이라는 나라가 가진 다양성과 복잡성이 바로 미국의 힘이라는 설명입니다. 단일민족이 장점이 될 수 있지만 거꾸로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
저는 이 책을 예스 24를 통해 주문해서 읽었습니다. 우선 예스 24를 통해 이 책을 주문한 것과 관련해 대단히 만족감을 느겼다는 것을 말씀드리고요. 저는 이 책의 내용과 관련해 아쉬운 부분이 있어 그 사항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이 책의 저자가 9-11 테러 이야기를 <아직도 울고 있는 나라> 라는 소제목하의 글에서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인 일리노이 주립대 경영학 교수인 장석정은, 9-11의 근원을 제공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사람 후세인 이야기를 하더군요. 9-11의 근원을 제공한 것은 미국인데 이 책의 9쪽에서 책의 저자는 9-11의 근원을 제공한 것이 사담 후세인 정권이라고하니,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더군요. 이 책은 기획도 좋고 아이템도 좋고 구성도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의 미국에 대한 인식은 좀 아쉽게 다가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 책에 별점 2개를 주었습니다. 이 책의 미국의 대학교수인, 미국사람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미국의 실체를 좀 더 사실적으로 밝히는 부분은 미흡하다는 것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가 다음에 미국에 대한 책을 또 다시 쓸 때에는 "9-11의 근원을 제공" 한 것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이라는 식으로 말을 안 하고, 미국의 실체와 미국이라는 나라가 행하는 추악한 진실을 좀 더 사실적으로 인식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책을 제가 아는 후배들에게 추천을 해주고 싶어도 추천을 해 줄 수 없을 것 같은데, 이 책을 다른 사람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 못 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
정체불명의 외계인이 침략하고, 지구는 순식간에 위기에 놓인다. 즉시 세계의 국가 원수들이 모이고, 미국을 중심으로 대책을 세운다. 미국인의 뛰어난 지략과 용기로 지구는 극적으로 지켜지며, 때론 미국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공을 세우기도 한다... 헐리우드 영화의 전형적인 스토리이다. 미국인들이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그러나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는 맥도날드 불매운동과 여중생 추모 촛불 시위가 벌어지고, 일본 다음가는 증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과거에 친미(親美)가 위용을 떨쳤던 것만큼이나 반미(反美)가 대세로 떠오르는 때이다. 이런 한국의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한 필자가 <미국 뒤집어보기>라는 책을 써냈다. 뒤집혀있는 사고를 다시 뒤집어서 바로 잡자는 의도이므로, 실제 내용상의 제목은 “미국 다시 보기”쯤 되겠다. 미국에 대한 기초지식도 없는 사람들이 반미(反美)를 외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지미(知美)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취지이다. 고등학교 과정의 세계사를 대하는 기분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게 미국의 역사․경제․교육․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잘 정리해 놓았다. 예시가 풍부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구체적이고 심각한 주제를 통해 미국을 분석하고자 하는 시도는 보이지 않는다. 제목만 보고 미국의 숨은 의도를 파헤치는 내용을 기대한 사람이라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다. “자유와 정의라는 인간적인 가치를 표방하는 미국이 끝내 인간성에 반하는 전쟁의 비극을 빚어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도대체 이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하는 의문이 떠오른다. 그리고 생각건대 그 답은 미국은 나라가 아니라 하나의 신념이고, 이념이고, 이상이고, 가치라는 것이다. 미국인들이 한 가지 확실하게 믿고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미국의 가치와 이상은 계속된다(America values and ideals must and will go on)"라는 생각이다. 결국 미국인들이 추구하는 것은 미국이라는 나라라기보다 사랑과 존중, 이해와 동정을 바탕으로 자유와 정의, 평화와 번영을 추구한다는 미국이라는 ‘가치(values)'이고 ’이상(ideals)'이라는 말이다.“(본문 中 10페이지) 저자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현재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에 재직 중인 교수로서(한국인이자 미국의 일부분인 사람으로서), 이 기회에 미국을 바로 보고 더불어 우리 한국의 모습도 돌아보자고 말한다. 그러나 서로 다른 문화를 인정해야 한다던 저자는 미국을 기준 삼아 한국을 비하하는 발언을 수시로 내뱉는다. 그것은 한국인이 대통령을 ‘섬겨’왔다는 것부터 시작해, 대대로 좁은 땅에서 살아 마음마저도 좁고 척박해진 것이 아니냐는 데에까지 이른다. 집필의 목적이 한국을 낮추고 미국을 높여 미국의 위상을 세우는 데 있으며, 그 방법으로 동정과 회유, 압박 등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9.11테러 이후 미국이 아직도 울고 있다며, 객관성을 상실한 동정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아메리카 원주민 학살을 두고 본래 남을 해치는 것 자체가 곧 역사이기도 하다며 대변자 역할까지 자청하고 있다. 다시 말해 미국의 단점은 축소하고 장점은 확대하려는 의도가 곳곳에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미국이라는 가깝고도 먼 나라에 대해 기초적인 배경지식들을 잘 정리하고 있으므로, 도대체 친미(親美), 반미(反美), 용미(用美) 왜들 그렇게 시끄러운지 궁금한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독자가 미국에 대한 공부를 시작할 때 권할 만 하다. 미국의 독립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통사적으로 풀어내고 있어 교과서처럼 읽히겠지만, 이것이 절대 ‘교과서’는 아니라는 것은 기억하고 있어야 하겠다. |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많이 있다.
미국을 어떻게 보는 가에 따라서 관점이 달라진다.
그러나 반미를 외치는 사람도 친미의 문화를 받아드리고
친미를 외치는 사람도 반미를 생각하기도 한다.
미국 뒤집어 보기.
미국의 삶 속에 들어간 사람이 미국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리지만 강한 나라. 미국의 정치제도.
신문을 통해 볼 수 있는 연방 중심이 아닌 지역중심의 국가체계....
마지막 장에 나오는 '아흔 아홉개의 얼굴을 가진 나라'라는 말을 통해서
지역과 날씨에 대한 말이지만 그것이 미국의 다양성을 말하는 내용이라는
것을 읽을 수 있고.
'E Pluribus Unum' 이라는 말을 통해서 '다수로 부터 하나를 이룬다'는
미국의 연합을 볼 수 있다.
미국을 모르고 미국을 생각하면 않된다.
그러므로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친미, 반미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知美가 더 중요한 것이다. |
우선 이 책은 미국문화지도와 거의 한몸인 책이다.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한 부분도 눈에 띈다. 이렇게 얇은 책에서 동일한 이야기가 반복된다는 사실도 놀라운 일이다. 난 사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도대체 왜 제목이 미국 뒤집어 보기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우리는 이 책에 쓰인 내용대로 미국을 이해해 왔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계속 문제가 생겼으며 지금도 미국의 속국 비슷한 상태로 국제적으로는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미군들의 천일공노할 작태도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라. 현재 지금의 반미(도대체 정확하게 뭘 반미로 인식했는지는 모르겠으나)는 잘못된 것이라 준엄하게 꾸짖으며 찬란한 미국의 문화를 좀 본받으란 것이다. 이리도 얇은 책에서 계속해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니 이것이 미정부에서 출판한 책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 책을 통해 미국을 처음 접한 독자들은 반드시 보충독서를 하기 바란다. 여기 실린 이 짧은 미국론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국가적 자살 행위에 가깝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미국잘났네 식의 찬양론이 아니라 올바로 균형잡힌 시각으로 바라본 미국이다. 사대주의 우파적 편견에 사로잡힌 시각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보여주는 책이라 하겠다. |
추천 : 미국에 대해서 대충 알고 싶은 분들께 ... 'Pledge of Allegiance (국기에 대한 맹세)'라는 짤막한 서약이 있는데, 이는 자유와 정의에 입각한 통일 미국에 대한 충성을 국기 앞에 맹세하는 내용이다. 당초에는 이 서약에 기독교를 상징하는 분명한 구절이 없었는데, 1954년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under God'라는 묵구를 삽입했다. 이것은 곧 미국은 'one nation under God (하나님 아래 한 나라)'를 의미한다. -> 궁극적으로 'one earth under God'를 추구하는 것은 아닌지 두렵소이다...
... 여기에 'E Pluribus Unum'이라는 말의 의미를 새겨 볼 필요가 있다. 이 라틴어 문구는 미국의 국새와 주화 등에 새겨 있는 미국의 국가이념이 담긴 표어이며, 이를 영어로 번역하면 'One Out of Many'가 되고 다시 우리말로 번역하면 '다수로부터 하나를 이룬다'는 뜻이다.
작년에 미국의 역사에 대해서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 미국의 지형, 건국 과정, 사회 제도 등을 배우면서 느낀 것은, 그들은 그들의 영역에 속한 일에 대해서는 정말 합리적이지만, 자신의 양 100마리를 채우기 위해 남의 하나 뿐인 양을 빼앗을 수도 있는 나라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저자가 책의 앞머리에서 주장한 '친미, 반미를 얘기하기 전에 혹은 최근 거론되고 있는 용미(用美)라는 것을 얘기하기 전에 지미(知美)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이다.
그런데 저자는 처음에는'知美'로 시작했다가 '친미'로 치우친 감이 있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놓고 이 정도 담아내놓은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겠지만, 균형적인 시각을 끝까지 유지 했더라면 어느정도 목적을 달성할 수도 있었을텐데... 이제 그 이상은 독자의 몫으로 남았다. 이 세상에 단점만 있거나 장점만 있는 사람은 없다.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중요한 것은 '지피지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