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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전형필 선생이 사재(私財)를 털어 어렵사리 모은 문화재를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는 간송 미술관 개방은 해마다 기다려진다. 개방 날짜에 맞춰 관람하겠다는 꿈만 꾸다 이번 주말에는 성북동을 찾을 계획이다. 그 시대의 혼이 어려 있는 작품은 과거의 시간 속으로 관람객들을 이끌어 그동안 잊고 지낸 혼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지닌다. 세상살이에 지쳐 갈 때마다 예술 작품은 지친 삶을 달래며 위로하는 속에 또 다른 희망을 꿈꾸게 한다. 예술가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남긴 작품은 밤하늘에 빛나는 보석처럼 우리들 가슴에 뚜렷하게 남아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여 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척박한 상황에서도 예술가들은 당대의 현실을 작품 속에 담아 질박하게 그려내었다. 이 뿐만 아니라 그들은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져 조화롭게 살아가는 이상적인 삶의 모습을 작품으로 재현해 뿌리 내리고 살아가는 터전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을 담아내기도 했다. 예술가들은 한 줌 흙으로 돌아가 이승에서 찾아 볼 수는 없으나 그들이 남긴 작품 속에 면면히 배어 있는 의식을 좇아 삶의 모습과 가치를 가늠해볼 수가 있다. 천재 화가 피카소의 말대로 예술은 사람의 마음속에 묻어 있는 일상의 먼지를 털어 주는 부드러운 힘이 있다.
흔히 우리 민족성을 말할 때 흥이 많은 민족이라는 말을 종종 접할 때가 있다. 생활 속에 가무(歌舞)를 즐기며 생활의 어려움을 덜 수 있는 방편으로 삼았다. 예나 지금이나 밋밋한 삶에 변화를 줘 생기를 불어 넣는 음악은 심신의 정화를 더한다. 오로지 거문고를 벗 삼아 지냈던 충신 박제상의 아들 백결 선생, 생명이 깃든 그림을 그린 솔거, 가야금 연주로 영혼을 울린 우륵 등 고대의 예술가들로부터 시작된 예술가들의 이야기는 베일에 가려진 일상을 드러내 새로운 식견을 갖게 했다. 왕희지체를 기본으로 창조적인 필체로 신필이라 불리던 김생은 추사 김정희의 필체를 형성하는 데에도 영향을 끼쳤다니 더욱 신비로웠다. 향가 제망매가를 지었던 월명사가 승려라기보다는 현묘지도를 따르며 불교를 융합해 참 수행자로 나라의 변괴를 물리쳐 안전을 도모했다. 두 번 태어난 김대성은 전생의 부모를 위해 불국사를 제작하였고, 현생의 부모를 위하여 석굴암을 조성하였다. 기발한 배치와 과학적인 구조로 조성된 석굴암의 부처는 유네스코가 공인한 아름다운 불상으로 김대성의 혼이 배인 걸작이다.
불교와 현묘지도를 두루 익힌 낭승 균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전하려는 향가를 지어 대중 교화에 힘썼고, 광종의 정치를 뒷받침한 정치가 역할까지 맡은 음유시인으로 그려진다. 송인(送人) 시를 공부하면서 감정이입과 과장된 표현으로 이별의 슬픔을 노래한 것으로만 여겼는데 십대 후반에 친구와 이별하며 시를 지었다니 천재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듯했다. 광활한 영토를 확장하여 웅혼한 기상을 떨치던 고구려 시조 주몽을 소재로 서사시를 쓴 이규보는 문장가로 이름을 드날렸다. 하지만 그는 높은 벼슬에 연연하지 않고 살았으나 살기가 팍팍해져 현실주의자로 살게 된 점은 안타까운 일로 예술가가 기본적인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 작품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시대는 멀게만 여겨졌다. 돌도 되기 전에 글을 깨쳐 시를 쓰기 시작했던 김시습은 계유정난을 겪으며 힘이 윤리 도덕을 짓밟는 세상에 환멸을 느낀 나머지 방랑길에 올라 한문소설을 쓰며 울분을 삭였다. 현모양처의 표본으로 학문과 예술과 생활이 조화를 이룬 전인적인 교육자인 신사임당은 일상에서 소박한 진실을 추구하며 자신의 예술 세계를 지켜나갔다.
팔방미인으로 기예에 능했던 기생 황진이는 풍류를 알았던 절창(絶唱)으로 번 돈을 불쌍한 이웃들에게 베풀며 살면서 고매한 인품인 서 화담 선생의 제자로 예술혼을 발현하며 독창적인 작품을 남겨 기생에 대한 새로운 인식으로 조명하게 한다. 이외에도 조선 최고의 명필 석봉 한호, 조선 사람들의 삶을 생생히 그린 풍속화가 김홍도, 조선 팔도를 바람처럼 누비며 시를 지은 김병연(김삿갓), 판소리 중흥에 이바지한 신재효에 이르기까지 갈망하던 일을 현실화하기 위해 힘썼던 일들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부자로 부의 축재를 벗어나 여럿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오갈 데가 없는 소리꾼들을 불러 모아 소리 배유는 일에 전념하게 배려한 신재효의 이타적인 삶은 사재를 털어 모아 둔 문화재를 무료로 관람하게 배려한 고인과 흡사해 보인다. 예술가들은 일상에서 일어난 일들을 질박한 언어로 담아 노래하였고, 이루고자 하는 세계를 그림으로 표현하여 변죽을 울리는 수법으로 백성들 삶을 질적으로 향상시켜 나가는 일에 실천적이었다.
국사 책 속에 나왔던 내로라하는 예술가들의 작품 세계 속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길 가슴에는 뭉게구름이 몽실몽실 피어올라 아름답게 무늬를 놓는다. 봉건적인 사회 질서 속에 편입하지 않은 채 개혁 세상을 바라며 개혁적인 작품 활동으로 만백성을 일깨우려 했던 허균은 역적으로 몰려 처형당하고 말았다. 현실에서는 평등 세상을 꿈꾸며 제 뜻을 펴지 못했지만 문학 작품 속에서는 혁신적인 내용으로 뛰어난 사상가로 평가받고 있어 그의 위용은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듯하다. 선현들의 지혜와 얼, 생활방식이 면면히 전해져 오는 많은 예술 작품은 물질적인 세계보다는 피폐해진 정신을 곧추 세워 마음의 여유를 찾게 하고 우리네 삶을 한층 더 고양시켜 더 나은 일상으로 이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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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이처럼 훌륭한 예술가들이 있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아니 잘 알고 있지 않던 우리 겨례의 예술가들을 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되면서 나의 역사 상식뿐만 아니라 교양 수준이 확 업그레이드된 기분이 든다. 거문고로 방아 찧은 백결 선생, 살아 있는 그림을 그린 솔거, 가야금 연주로 영혼을 울린 우륵 등 고대의 예술가들로부터 현대 과학보다도 우수하고, 현대 미술로도 흉내 내기 어려운 불국사와 석굴암을 지은 김대성, 고려시대의 뛰어난 시인 정지상, 최초의 한문소설을 쓴 김시습, 조선 최고의 명필 석봉 한호, 조선 사람들의 삶을 생생히 그린 천재 화가 김홍도, 조선 팔도를 바람처럼 누비며 시를 지은 김병연(김삿갓), 판소리 중흥에 이바지한 신재효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예술가들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의 예술과 삶에 대해서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그러나 부족하지 않게 이 책의 저자는 소개를 하고 있다. 입말체로 진행하는 글이어서 읽기에 아이들이 읽기에도 부담이 적고 재미있다는 것이 또한 이 책의 장점이다. 이 책의 여러 예술가들 중에서 가장 관심깊게 찾아 본 것은 역시 황진이와 허균이었다. 시대를 풍미했던 대단한 기생 황진이, 그러나 그녀의 작품들을 보면서 그녀는 예술가로 불러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허균의 시대를 뛰어넘는 재기와 사상과 홍길동전이 나오게 된 이야기 등도 흥미롭게 읽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아쉬웠던 것은 난설헌 허초희에 대해서도 다루어주었으면 하는 점이었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여류시인인 허난설헌에 대해서도 작가가 지면을 할애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허균 파트에서 약간 다루어지긴 하지만 말이다. 이 인물로 보는 우리 역사 시리즈는 내용을 보지 않고 겉으로 보여지는 책 자체만 보자면 좀 딱딱하고 아이들이 읽기에 어렵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막상 펼쳐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쉬운 문체로, 이야기처럼 글을 끌고 가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훌륭한 예술가들에 대해 잘 알았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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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인물도 많았고, 그들이 이루어낸 위대한 업적들도 많았지만, 그것들이 후세에 길이 남겨질 방법이나 도구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예술은 다르다. 잘 보존되어 온 예술품들은 우리 민족의 혼과 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을 뿐 아니라, 후세에까지 전해져 우리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한다. 그렇기에 아픈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 유적들을 생각할 때의 안타까움은 클 수밖에 없다.
가야국은 사라졌고 우륵도 가고 없다.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우륵 국악단을 통해 그의 음악과 정신은 이어지고 있다. 솔거의 노송도를 실제 소나무로 착각한 새들, 월명사의 피리 소리에 흐르던 달마저 운행은 멈추고 피리 소리를 들었다는 일화 등... 조금은 과장된 이야기들이 많은 것은 그만큼 빼어난 당시 예술가들의 예술적 경지를 알게 한다.
조카의 자리를 빼앗은 세조를 임금으로 여기지 않아 벼슬을 주려고 불렀을 때에 똥통에 몸을 던져 숨기까지 한 우리역사상 가장 뛰어난 천재라 불리는 김시습의 일화는 타락정치의 극치를 보여주는 지금시대를 살고있는 우리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칼로도 권위로도 억누를 수 없었던 김시습과 같은 진정한 자유인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
예술가들의 정신을 그야말로 그대로 보여주는 글이다. 한석봉은 명필로 이미 그 명성이 대단했지만 시장의 기름 장수에게까지 배울 것을 찾는다. 평생을 사람을 통해 자연을 통해 배우고 또 배운다는 그의 말이 가슴에 울림이 되어 오래도록 남을 듯 하다. 존경스러운 인물들은 하나같이 이런 겸손으로 모든 것이 시작되는 것같다.
예술가였지만 정치가이기도 했고, 예술가였지만 한 집안의 어머니요, 아내이기도 했으며, 예술가였지만 오늘 날 기생으로 더 알려지고 기억되는 인물들의 이야기들에 흠뻑 빠져 지루할 틈 없이 너무나 재미있게, 때론 감동에 젖어 읽을 수 있었다. 예술가 이야기 속 많은 인물의 발자취를 따라가다보면 그들의 삶이, 그 시대적 배경이 훤히 눈에 들어오는 듯 해 역사공부를 위한 책으로도 손색이 없다. 고학년이라면 한번쯤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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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예술가들이란 존재는 세상에 섞일 수 없는 또 하나의 인종으로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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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역사에 관한 다양한 시선을 만나며 그동안 내가 알고있었던것이 전부가 아니었구나 많은 생각들을 하게된다. 똑같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누구의 시선으로 어떤 관점에서 보았느냐에 따라 전혀 해석이 달라지고 평가가 달라지고 있었던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물창고의 인물로 보는 우리역사는 하나의 주제속에 대표 인물들을 시대별로 선정해 보여주고있기에 참으로 좋았다. 하나의 큰 줄기를 보고 그 속에 세부적인 사항들을 하나하나 열거해주고있어 숲과 나무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 있다고나 할까, 그 이야기속에서 우리역사속 인물들을 한꺼번에 조망할수 있었다.
예술가 이야기는 첫임금, 명재상, 전쟁영웅,선비학자에 이어지는 인물로 보는 우리역사 시리즈 다섯번째였다. 예로부터 비상한 재주와 능력으로 해외에까지 널리 이름을 알렸던 우리 민족은 탁월한 예술감각을 지닌이들이 참 많았는데 그중에서 살아생전은 물론이요 후대에까지 명성이 자자한 대표인물 13분의 삶을 집중적으로 만났다.
그 전엔 방아 타령으로 유명한 백결선생, 영원한 가야인이고자 했던 우륵, 왕희지체를 넘어섰다는 김생 살아있는 그림을 그렸던 솔거의 이야기에서 한동안 나의 뇌리속에서 잊혀졌던 고대 예술인들을 만났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이어지는 인물탐구에선 국어교과서와 국사시간에 만났던 인물들로 향가를 지은 월명사, 불국사의 김대성, 생불이었다는 균여,천재시인 김시습과 김병연 그리고 김홍도와 신재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화려한 명성을 떨쳤던이들이었다.
흥을 타고났다는 민족답게 대표 예술인들의 면면은 참으로 대단했다. 고대문학작품을 들먹일때면 항상 첫손에 꼽게되는 도솔가와 제망매가를 지은 월명사는 신라시대의 학덕이 높았던 이름난 스님이었다. 피리부는 솜씨도 탁월해 월명사가 피리를 불때면 달도 가던길을 멈추고 경청했다고 한다.
그런 월명사에 버금가는 향가의 대표주자였던 균여는 임금도 9배를 드릴만큼 살아생전 생불로 칭송받았던 고려시대 예술인으로 현재 너무도 중요한 문학적 위치를 차지하고있는 현존 향가 11수를 지었었다. 향가의 두주자였던 월명사와 균여가 나로하여금 학창시절 고대문학사를 떠올리게 만들었던 주인공이라면 천년 정찰의 시인이라는 정지상은 다소 낮선인물이었다.
또한 한국의 대표예술인의 명단에 이름을 올린 여자들도 있었으니 절세가인이었다는 황진이와 율곡의 어머니였던 신사임당이었으며 마지막으로 작년 고창여행에서 반가이 만났던 판소리의 아버지 신재효로 예술가 이야기로 끝을 맺고있었다.
예술은 빛나는 문화유산으로 민족적 자존심이었으며 그 속엔 당시의 시대상이 잘 반영되어있다한다. 그것은도자기전쟁이라 일컬어지는 임진왜란과 조선후기 서양열강의 침범에 있었던 우리문화의 약탈 그리고 일제강점기에 들어서면서 행해졌던 문화 말살정책등에서 확인하게된다. 우리의 자존심을 짓밟기위해 행해졌던 만행들인것이다.
우리 역사를 조망하는데있어 새로운 시도가 되어주었던 인물시리즈는 5천년의 역사속에서 우리가 누구를 존경하고 무엇을 느끼고 배워야 하는지 또한 자랑스러워해야하는지를 제대로 짚어주며 민족적 자긍심을 일깨워준다. 그 속에서 역사속 시대상을 엿보며 예술적 감상에 젖어보는것은 또 하나의 덤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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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을 통해 역사와 예술을 함께 만나다]
그동안 관심을 갖고 읽었던 인물로 보는 우리 역사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는 역사 속에서 만나는 예술가 이야기라고 한다. 역사 속에서 예술의 흐름만 뽑아내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역사의 흐름 속에서 예술가를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인물을 통해 역사와 예술이 함께 만날 수는 있다.
국어시간에 고전문학을 배우면서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이름과 작품을 만나면서 왜 예전에는 이만큼도 몰랐을까?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동쪽 이웃엔 방아 소리 서쪽 이웃엔 다듬이 소리 동서 이웃 쿵더쿵 소리 설 쇨 채비도 푸지겠다만 우리 집엔 쌀독이 비었네 우리 옷 궤짝에는 옷도 없네 누더기 옷에 나물국으로도 영계기는 따뜻하고 배불렀네 아내여 가난한 아내여 괜한 걱정을 마오 부귀는 하늘로 매였으니 바라기 어려우나 팥베개로 잠을 자도 사는 맛 지극했던 양홍과 맹광은 좋은 짝이 아니었던가
백결선생의 방아타령이라는 작품 정도만 알았는데 이 작품에 대해 좀더 상세히 알고 그 배경에 대해서 생각하니 웃음이 절로 난다. 투덜대는 부인을 위해 거문고로 방아찧는 소리를 내고 이런 노래를 불러주니 부인이 어찌 웃지 않고 견딜 수 있겠는가? 배를 주려도 마음만은 훈훈했던 이 부부의 모습에서 백결선생의 품성도 읽어낼 수 있음직하다.
진흥왕을 따라가지는 않았지만 제자들에게 노래와 춤, 가야금을 가르쳐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었던 우륵의 이야기에서는 예인으로써의 기품 외에 가야인으로써의 긍지를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불국사와 석굴암을 지었다는 김대성은 단순한 건축인으로써의 면모 외에 그에 얽혀있는 지극한 효심을 찾을 수 있었다. 출생에 대한 신비한 이야기만큼 그가 만들어낸 건축물은 과학으로도 풀 수 없는 신비함과 아름다움이 어울어져있다. 불국사에 가서 멋모르고 건축물을 보았던 수학여행 때를 떠올리면 웃음이 난다. 누구하나 일러주는 이가 없었기에 건물만 보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고 아름다운 청운교와 백운교를 이제는 알아볼 수 있어서 다행이기도 하다.
어디 그 뿐이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백지 한장 차이인 듯하지만 그 한장을 제대로 알면 보이는 것은 몇십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예술가들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이들을 통해서 들여다보는 역사의 한 자락이 독자의 한사람으로써는 얼마나 큰 기쁨이 되는지 모르겠다.
인물로 보는 우리 역사시리즈는 역사를 처음 배우는 초등 고학년들에게 역사를 시대별로 외우기만 했던 과목에서 인물을 통해 역사의 흐름과 이해를 재미를 알게 해주는 책이 될 듯하다. 6학년인 우리 딸도 한참 사회시간에 국사를 배우고 있는데 이 책이 동화책만큼이나 역사에 흥미를 일으켜주리라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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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격동기에 따라 문화유물들이 많이 훼손되고 사라졌지만, 예술가들이 만들어낸 문화가 가지고 있는 고유 정신만은 보존되어 왔다. 문화 속에는 우리 조상들의 혼과 삶 그리고 정신이 담겨져 있기에 역사를 이해함에 있어서, 우리 문화를 빼고 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예술가 이야기> 에는 예술가들의 삶을 통해서 그들이 추구하고자 했던 문화를 이해하고, 신선과도 같은 삶을 살았다는 그들의 정신을 배우며, 역사를 통해서 ’나’를 배울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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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들은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우륵, 백결, 솔거, 김생 같은 고대 예술가들의 작품과 삶을 보면 거의 신선과 같은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월명사와 균여, 이규보, 허균 등은 신선의 나라를 꿈꾸었다는 것이다. 김홍도는 신선을 자주 그렸고 음악 또한 신선들의 풍류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우리 겨레의 고유 가르침인 현묘지도와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단군, 해모수, 주몽 모두 신선이 되었거나 하늘로 돌아갔갔으며 고구려의 조의 선인, 신라의 화랑들이 탐구했던 현묘지도는 신선을 이루려는 노력이었다는 것이다. 신선은 인간으로서 다다를수 없는 최고봉을 뜻하며 중국에서는 군자 혹은 성인이라 불리고 불교에서는 부처이다.
![]() ![]() ![]() ![]() ![]() 이처럼 우리 역사에서 신선은 매우 중요한 의미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우리 겨레의 학문을 집대성한 정약용은 단군 조선을 '고풍스럽고 질박한 나라'라고 했으며 중국이 자랑하는 요순시대보다 좋은 나라이며 차별이 없고 싸움이 없는 그런 나라가 우리 조상들이 꿈꾸는 나라인 것이다. 그런면에서 예술가는 현실이 어두울지라도 하늘을 꿈꾸며 삶과 작품으로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책의 저자는 예술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한층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의 그들의 작품보다 그들의 삶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말한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기필코 이루려는 꿈꾸는 사람이 되어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이 책에 담고 있다고 한다.
까치 설날을 맞은 신라의 서울 서라벌 변두리 낭산 아래 작은 동네를 보여준다. 그 곳 동네 끝 산비탈에 허름한 집이 한채 있는대 바로 백결 선생의 집이라는 것이다. 내일이 설인데도 부침개나 고기 한점 먹을 처지가 못되는 가난속에 있는 것이다. 백결 선생이 밖에서 들어오며 아내를 찾자 아내가 마침 나갔다 들오면서 속상한 마음을 말했다고 한다. 내일이 설인데 아무런 먹을 거리가 없는 처지를 한탄하는 것이다. 그러자 백결 선생은 그런 아내에게 거문고로 떡방아 찧는 소리를 들려준다. 그에 흥이 오른 선생는 노래까지 부르게 되고 아내의 마음은 벙긋 풀리게 된다.
동쪽 이웃엔 방아 소리 서쪽 이웃엔 다듬이 소리 동서 이웃 쿵더쿵 소리 설 쇨 채비도 푸지겠다만 우리 집엔 쌀독이 비었네 우리 옷 궤짝에는 옷도 없네
누더기 옷에 나물국으로도 영계기는 따뜻하고 배불렀네 아내여 가난한 아내여 괜한 걱정을 마오 부귀는 하늘에 매였으니 바라기 어려우나 팔베개로 잠을 자도 사는 맛 지극했던 양홍과 맹광은 좋은 짝이 아니었단가
하고 거문고와 함께 노래를 들려주자 평상이 놓은 좁은 마당은 흥겨움이 가득하고 동네 사람들까지 떡방아 찧는 소리가 들린다며 하나둘 모여들어 즐거움에 어우러져 춤을 추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동네 어린아이, 어른 모두가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춤을 추었는데 여기서 탄생한 노래가 대악(방아타령)이라고 한다. 물질적인 부는 없지만 거문고라는 악기 하나로 풍족한 마음을 지니고 주위 사람들까지 감동시켰다. 또한 삼국사기[열전]을 보면 백결 선생에 대해 기록한 바가 있다.
백결 선생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다. 낭산 아래에 사는데 집이 몹시 가난하여 옷을 100군데나 꿰매 마치 메추라기를 달아 놓은 것 같았다. 때문에 동네 사람들이 그를 백결 선생이라 불렀다. ..........................본문 16페이지
백결 선생의 이름은 박문량인데 높은 벼슬을 하다가 어느날 고향으로 내려갔고 나랏일이 뜻대로 되지 않자 여섯 장의 상소문을 올리고 벼슬을 떠났으며 [낙천악]이라는 곡조를 지어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그후에도 박문량은 거문고만을 벗삼아 살면서 나라에서 벼슬, 비단, 쌀등을 준다고 해도 마다했으며 그런 그를 세상사람들은 오래도록 존경했다고 한다. 요즘 정말 유명한 그리고 존경받았던 작가들이 권력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의 마음에 아픔이 스며들었는데 그런 아픔을 이런 과거의 예술가를 통해 치유받을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감사한 일이다. 아이들에게 그런 휼륭하고 삶을 유유자적하며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조상들이 있다는 것이 어찌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이건 정말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이 먼저 읽고 아이들에게 권하는 것이 아이들의 삶을 더 풍부하게 사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백결 선생 외에도 살아 있는 그림을 그렸던 솔거, 가야금으로 성 안 가득 울리게해 모든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한 우륵. 우륵은 우륵의 음악에 빠져든 진흥왕이 자신과 함께 서라벌로 가자는 말에 이렇게 말했다 한다.
"이미 가야국은 없어졌으나 그래도 저는 가야의 늙은이입니다. 지금 와서 서라벌로 간다 해도 진정으로 우러난 충성스런 음악을 연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거듭 용서를 청하옵니다." 라고 말해 진흥왕은 아쉬움을 안고 서라벌로 돌아갔다고 한다. 우륵의 마음도 멋지지만 진흥왕의 예술가를 존경하는 마음도 정말 아름답다. 아이들에게 진정한 예술가는 어떠한지를 알려주는 아주 귀한 책이 될 것이다. 나에게도 마음속에 커다란 울림을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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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삶에 완성이란 없으며, 영원한 일등도 없는 것이다. 학문과 예술에는 최고란 없으며 오로지 한층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려는 노력이 있을 뿐이다, 그것이 진정한 예술이다!' (본문 206쪽, '천하제일 명필 석봉 한호'편) 눈물이 왈칵 솟았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위 대목에 이르러 그냥 눈물이 솟았다.
나라를 다스리려면 인재가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작아서 인재가 드물다 그런데도 대대로 벼슬하던 집안 아니면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높은 벼슬에 오를 수 없다. 한 사람의 재주와 능력은 하늘이 준 것이므로 귀한 집 자식이라고 해서 재능을 많이 주는 것도 아니며 천한 집 자식이라고 해서 인색하게 주는 것도 아니다. (본문 241쪽, '승천을 꿈꾼 이무기 허균'편) 어제가 6.2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마지막 날이었다는 뉴스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데, 위의 글을 읽는데 마음이 착잡해져왔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인재난(?)에 말이다.
떠돌이 나에게 삿갓은 정처 없는 빈 배 한 번 쓰기 시작한 것이 사십 평생을 지냈구나 소치는 아이가 들판에서 송아지를 몰 때 늙은 어부가 갈매기와 고기잡이할 때 쓰는 것인데 술에 취한 나는 벗어 꽃나무에 걸기도 하고 흥이 오르면 들고 다락에 올라 달구경도 하였네 세상 사람들 의관이야 모두 겉치레지만 나의 삿갓은 비바람 근심 외로움 막아 주는 벗이라네. (본문 290쪽, 김삿갓의 시 '삿갓을 노래함') 시절 피해 은둔의 삶을 살며 한평생 시를 읊었던 방랑시인 김삿갓의 곁을 지켜준 것은 보잘 것없는 삿갓에 지나지 않았으나, 그 어떤 것보다도 그를 든든하게 지켜주었다는 삿갓. 문득, 타고난 예인의 기질을 마음껏 펼치지 못하고 안타깝게 스러져간 삶은 또 얼마나 많을지 생각케 한다.
실감하기에는 까마득한 역사 속에서나 등장하는 인물들이어서일까? 아니면, 박제된 표본처럼 책속에 갇힌 몇 줄의 글로써만 그들을 배운 탓일까? 그동안 무덤덤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우리 역사에서 뛰어난(이름난?) 인물들로만 배웠던 예술가들을 온전히 새롭게 만나게 된다.
때로는 그들의 어린시절 성장이 순탄치 않았음에도 빼어난 예술가적 기질은 자루속에 든 송곳처럼 어떻게든 발현하고 있었고, 또 그들의 비범함을 일찌기 눈치챈 이들에 의해 차근차근 갈고 다듬어져 제 빛을 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시대가 미처 그 고매함을 따라가지 못하여, 주변의 시샘을 이기지 못하고 일찍 사라져간 이들도 적지 않았다.
단순히 동국이상국집의 저자 이규보, 절세가인 황진이, 현모양처의 대명사 신사임당, 명필가 한석봉,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 조선의 최고 풍속화가 김홍도... 등으로만 알고 있던 인물들의 삶을 통해 우리가 익히 배워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좁은 소견의 소치인지도 깨닫게 되었나고 할까....균여, 정지상, 신재효 등 이름조차도 낯선 혹은 이름만 겨우 알고 있던 인물들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게 되어 무척 반가운 책이다.
오늘날에 비하면 그야말로 부족한 것 투성이였던 그 시절에 어찌 그리도 고매한 기상과 뛰어난 예술성을 갖출 수 있었을까?? 물론, 선천적으로 부여된 재능인 탓도 있겠지만 그들(의 재능?)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관심과 뒷받침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무엇이든 풍족하고 넘쳐나는 요즘에 과거와 같은 예인들이 없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되지만, 한편으로는 물질이 정신을 압도하는 시대의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짐작해 본다.
이제는 정녕 역사속에서나 만날 수 있단 말인가, 진정한 예인들을...... 아, 예인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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