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馮友蘭은 현대중국철학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중국철학에서 신유학은 전통과 현대를 이어온 거의 유일한 사상적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신유학에서 풍우란은 어떠한 인물일까? 풍우란은 본격적인 강단철학자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또한 중국철학사를 일찍이 영문으로 번역해 내놓은 철학사에서 선각자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현대중국철학을 언급할 때 대륙과 비대륙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고 풍우란은 대륙을 대표하는 학자이다. 개인적으로 대륙의 풍우란과 비대륙의 牟宗三이 신유학의 흐름을 주도하는 國學大師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현재 사상적으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李澤厚도 풍우란과 모종삼의 사상을 하나의 완결된 과정에서 설명한다.
풍우란은 사상적인 자아비판을 기준으로 전기와 후기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아직까지도 중국철학의 신고전(?)으로 남아 있는 <中國哲學史>와 영문판으로 먼저 나온 <中國哲學小史> 그리고 貞元六書 등이 대부분 그의 자아비판 전에 이루어진 작품들이다. 新原道가 원제인 이 책 또한 중일전쟁 무렵 저술을 시작해 1944년 영문판인 <The Spirit of Chinese Philosophy>로 출간되었다. 사실 新理學, 新原人, 新知言, 新世訓, 新事論과 함께 정원육서의 하나이지만 내용적으로 보자면 중국철학사를 풍우란 자신의 관점에서 짧게 서술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풍우란이 말하는 자신의 관점이란 무엇일까? 이 책에도 나오지만 일단 크게 두 가지로 말할 수 있겠다. 첫째는 高明과 中庸이다. 풍우란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중국 철학에는 하나의 중요한 전통, 하나의 사상적 주류가 있다.~~ 세간에 속해있으면서 동시에 세간을 벗어나는 것인데 이런 人生境界 및 철학을 나는 <極高明而道中庸>이라 한다."(p.11) 超世間的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한 마디로 入世間的이면서 또한 出世間的인 특징을 而이라는 접속사로 연결시켜 중국철학의 중요한 흐름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풍우란의 말대로 그것은 표면상으로는 대립되지만 이미 통일되고 있는것이다.(p.13)
이 기준에 따라 풍우란은 각각의 학파를 분석한다. 간단히 몇 가지만 살펴보면 孔子와 孟子에 대해서는 高明方面에서 최고 경계에 이르지 못했다(p.41)고 보고 墨子는 高明의 표준에 부합하지 못한다(p.60)고 한다. 道家에 대해서는 極高明은 하지만 <極高明而道中庸>의 표준에는 일치하지 않다(p.101)고 본다. 풍우란은 다른 신유학자와 달리 理學的 입장을 견지하고 있듯이 朱子에 대한 평가 부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사실 그의 사상을 이해하는데 있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즉 주자의 格物致知에서의 卽物, 窮理, 豁然貫通을 설명하면서 이런 경지가 바로 지극히 高明하나 한편으로 일반인이 하는 일이고 그것은 高明과 中庸의 대립이 통일된 것(p.213)으로 평가한다.
첫 번째 관점이 高明과 中庸이었다면 두 번째는 境界(책의 번역에서는 '경계'로 되어 있으나 의미로 본다면 '경지'가 더욱 적합함)이다. 즉 각각의 다른 경계를 통해서 각각의 학파들을 분석 설명한다. 물론 경계는 그 이전 王國維의 <人間詞話>에서도 등장하듯이 풍우란이 독자적으로 만든 개념은 아니다. 그러나 풍우란의 사상을 이해하는데 경계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책 속에서는 自然, 功利, 道德, 天地境界가 등장한다. 풍우란이 그렇게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무리스럽게 나누어 본다면 비교적 자연은 도가, 공리는 묵자, 도덕은 유가로 설명할 수 있겠다. 물론 이것은 설명을 위한 방편이지 단지 그것들이 전적으로 그 경계만을 나타낸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천지경계는 쉽게 말해서 인간으로서의 최고성취로서 성인이 되는 것(p.9)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의 구성부터가 기본적으로 중국철학을 짧게 요약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책은 그의 사상의 한 과정에서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마지막 챕터인 10장 新統은 중국철학사를 서술한다기 보다 그의 주장이 담긴 글이기 때문이다.
내용외적으로 이 책은 譯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실 헛점이 많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제대로 된 번역을 한다는게 매우 어렵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주석의 불명확함이라든지 투박한 직역투 등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하겠다. 또한 境界는 의미를 따라서 境地로 나타냈으면 더욱 좋았을 듯 싶고 그 밖에 자주 등장하는 오탈자와 출판 과정에서 같은 장이 연속으로 들어가 있는(p.91) 것 등은 새롭게 발행될 때는 시정되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