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간의 거리를 둔다": http://blog.yes24.com/document/9387897
1학기 초 마음이 힘들었을 때 위의 책을 읽고 소노 아야코 작가에게 반해버렸다. 어쩌면 도덕적이고 당연할 수 있는 말을 이렇게 설득력 있게 잘 쓰는지(이런 면에서 항상 투덜대고 너무 솔직한 사노 요코와는 또 다른 느낌임) 문장마다 감탄하면서 읽었다. 믿고 구입 소장할 만한 책을 쓰는 작가로 인식했으므로 이 책도 구입해두었다 방학을 맞아 읽었다. 이번에는 결혼해서 부부 관계를 유지하는 자세를 다룬 책이다. 이런 시대에 결혼을 하거나, 이혼하지 않고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참 대단하다. 저자 역시 그렇게 할 수 있으려면 특유한 사고 방식, 태도, 생활 자세가 필요하다고 책 내내 주장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 괴팍하고 이기적인 아버지와, 괴롭힘 당하면서도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어려운 문제 때문에 선뜻 이혼하지 못했던 어머니의 결혼 생활 때문에 고통 받는 외동딸이었다. 다행히 아버지와 정반대로 둥글고 마음 넓은 성향인 남편을 만나 운 좋게 결혼 생활을 유지했다고 말하고 있다. 배우자를 잘 만나려면 엄청난 운이 따라야 하고, 안목이 필요하지만 결혼 적령기에 그런 안목의 혜택을 받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오랜 생활을 유지하거나 남들이 결혼 생활하는 모습을 보고 듣노라니, 조건에 맞추어 선을 보거나 경제적 조건에 초점을 맞추어 결혼하는 방식에 의문을 품게 되었단다. 어차피 결혼 생활을 유지할 거라면 아무리 편한 부부 사이라도 존중하며 예의를 지키되 서로를 '변화시키려는 생각'은 버려야 공존할 수 있다고 가르쳐준다. 타인의 결혼 생활에 대해 오지랖 부리는 행위도 금물이다. 이렇게 아직 비혼인 독자에게는 너무나도 깨알 같은 가르침들을 아주 구체적인 사례들을 동원해 생생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돌아보면 예전에 만났던 사람들 중에는 가치관과 삶의 방향성에 있어 치명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좋은 사람인데도 더 이상 만날 수 없었거나, 혹은 지금 생각해보면 앞으로 그보다 나은 관계가 또 생길까 싶을 정도로 무난하지만 편안했기에 결혼했어도 괜찮았겠을 사람들이 있었다. 어제 본 영화 "내 사랑"을 곱씹거나 이 책을 읽고 있으려니 결혼 관계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애할 때 같은 감정보다는 역시 특별한 의지와 노력, 정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어렴풋이 든다(경험해보지 않은 세계라... 주변 유부여남 분들은 항상 그런 맥락 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한다). 친한 페미니스트 언니샘은 "결혼하지 말라."고 세뇌시키시는 중이다. 나는 '좋은 타이밍에 좋은 사람 만나면 결혼해도 괜찮겠지' 정도로 생각하는데, 20대 때처럼 '결혼이란 엄청 특별한 사람과 맺는 엄청 특별한 관계야'라는 생각은 많이 내려놓은 듯하다. 가치관이 맞고 공감할 만한 지점이 있으며 서로 편안한 우정 비슷한 관계를 만들면서 성인인 개인으로 그의 삶과 사고를 존중할 수 있다면 저자 말처럼 결혼 생활을 오래 유지할 수 있을 테다. |
|
책 제목부터가 흥미진진하다. 남들처럼 결혼하지 않습니다... 라니
얼핏 생각하면 독신주의자가 썼을법한 책이겠지만 사실은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르면서 문단에 데뷔한 일본 소설가의 부부리심리 에세이다. 행복한 가정이 아니라 불화로 가득한 부모 밑에서 자란 작가가 아나키스트 부모 밑에서 자란 남편을 만나서 완전 반대의 성향을 가진 부부로서 나아가는 그 모든 갈등과 이해를 오롯이 담아낸 책이다. 돈, 성, 바람기, 성격차, 배우자의 가족 등.
어떻게 보면 일반적인 부부보다 더 모진 갈등을 빚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또 깨달으며 한발짝 나아가는 길을 밟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 책 속에는 결혼에 대한 망상, 오해, 편견을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풀어놓았다. 결혼의 단면들. 궁금하다면 이 책을 통해 해소해보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