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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소중히 여기는 추억의 장소가 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지거나 저도 모르게 아련해지는 곳 말이다. 내겐 광화문이 그렇다. 아버지의 사무실이 있었던 광화문을 지금도 나는 쉽게 지나치지 못한다. 나조차도 믿어지지 않을 만큼 긴 세월이 흘렀건만, 사무실이 있던 건물을 올려다 볼 때면 여전히 가슴이 뭉클해진다.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건물이지만 내 시선이 머무는 곳은 젊은 아버지와 어린 내가 있던 그 시절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1, 2학년 때 아버지 사무실을 간간이 놀러가곤 했다. 왜 놀러갔는지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어른들의 환대와 맛있는 음식, 그리고 광화문의 볼거리들이 내 흥미를 끌었던 것 같다. 사무실에서의 재미가 시들해진다 싶으면 나는 밖으로 나와 한바퀴를 돌곤 했다. 사무실이 있던 건물에서 조금 위로 올라가면 새문안 교회가 있었다. 한번도 들어가 본 적 없지만, 이웃집 같은 느낌의 작은 교회가 도심에 있다는 게 어린 마음에도 희한하게 느꼈던 것 같다. 그때 내가 광화문에서 걸었던 거리는 불과 백 미터도 되지 않았다. 또 오랜 시간을 머물렀던 것도 아니다. 잠깐씩 놀러가 구경했을 뿐인데 그 때의 기억은 아직도 살아 숨쉬고 있다.
한성옥이 그리고 김서정이 쓴 '나의 사직동'은 서울 사직동의 지난 시간을 살갑게 전하는 책이다. 사직동 129번지에서 나고 자란 한성옥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이 책은, 어린 소녀의 입을 통해 그 시절 그 장소로 우리를 이끈다. 소녀가 제일 먼저 안내하는 곳은 일제 시대 때 지어져 칠십 년 넘게 동네 한 복판을 지켰다는 그녀의 집이다. 친정 엄마가 어릴 적에 이사와 그녀가 열한 살이 될 때까지 살았다는 그 집은, 봄이면 라일락이 피고 가을이면 황금빛 은행나무를 볼 수 있는 담쟁이로 무성한 집이었다. 그 곳에서 그녀는 자신의 유년을 찬란하게 보낼 수 있었다.
사직동은 참으로 정겨운 동네였다. 아흔이 넘은 정미네 할머니와 나물 말리는 게 취미인 나물 할머니가 계셨고, 파마 약만 사가면 공짜로 머리를 해주던 파마 아줌마와 날마다 골목길을 쓸던 스마일 아저씨가 계셨던 곳이었다. 해장국으로 자식들 먹여 살리고 가르쳤다며 해장국이 자신에게는 서방이라던 해장국 집 아줌마와 가끔씩 사탕을 쥐어주던 슈퍼 아저씨가 계셨고, 하나뿐인 팔로 온갖 일을 했던 재활용 아저씨와 아줌마가 계셨던 곳이었다. 소박한 행복이 넘실대던 곳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동네에 '도심재개발 사업시행인가득'이라는 낯선 현수막이 걸리면서 사직동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는 회의 간다며 자주 집을 비우기 시작했고, 늘 웃던 슈퍼 아저씨와 말 없던 재활용 아저씨가 소리 높여 말다툼 하는 곳으로 변해갔다. 아이들은 전처럼 놀았지만 동네는 예전같지 않았다. 떡볶이를 팔던 문구점이 문을 닫자 금새 다른 간판이 걸렸고, 꽃집과 치킨 집은 부동산 사무실로 업종이 바뀌었다. 반장 할아버지 생일이 온 동네 사람이 함께 하는 마지막일 줄은 아무도 몰랐다.
이사가 시작되고 다들 뿔뿔이 흩어졌다. 그리곤 몇 년이 지나 다시 모이는 날이 되었다. 어린 소녀는 청소년이 되었고, 사직동 129번지는 모닝팰리스 103동 801호가 되었다. 한데 할머니 할아버지는 눈에 띄지 않았고, 옛날 동네 사람들은 찾을 수 없었다. "노는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 곳, 개 짓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 여기는 사직동이지만, 나의 사직동은 아닙니다. 나의 사직동은 이제는 없습니다."
전 같을 수 없는 사직동에 소녀는 절망하고 말았다. 작은 일에도 함께 기뻐하고,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눴던 시절은 이제 어디서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지난 시간을 함께 했던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그 흔적마저 사라진 곳에서 소녀가 발견한 것은 허탈감 뿐이었다. 좋은 시설이 좋은 환경을 만들거란 어른들의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토록 사랑했던 사직동은 그 시절 그 사람들이 없으므로 이미 없는 곳이 되고 말았다. 마음 한 구석이 시린다. 추억의 흔적이 사라진 곳이 결코 전 같을 순 없을테니 말이다.
아버지의 사무실이 있었던 작은 건물을 볼 때마다, 회상할 수 있는 장소가 남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느낀다. 시간을 담아내고 세월을 견뎌낸 것은 외형이 어떻던 간에 그 자체만으로도 작은 역사가 되니 말이다. 만일 사직동에 예전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한군데라도 남아 있었다면 소녀가 느꼈던 상실감이 그토록 크진 않았을 테다. 아버지와 함께 식사를 했던 음식점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사실은 그래서 내게 큰 선물이 된다. 우리는 추억을 먹고 사는 존재고, 더듬을 추억이 많을수록 우리의 삶은 더 풍성해질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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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이돌리고 인형놀이 하는 아이들은 없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없습니다.
싹싹 비질하는 사람은 청소 아줌마입니다.
노는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곳.
개 짖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곳
여기는 사직동이지만, 나의 사직동은 아닙니다.
이렇게 이 그림책은 마무리되어진다.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사직동.
서울근교에서 자란 나는 '고향' 하면 마땅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글을 읽으면서 내가 초등시절 자란 그 공터가 있던 주택가가 생각났다.
2층으로 되어있어 마주보고 있던 주택들. 그사이 골목을 나오면 정말 넓은 공터가 있었다.
담벼락을 가지고 있던 공터.
담벼락 위에 우뚝솟은 전봇대는 우리들이 놀이에 절대 필수였다.
다방구 놀이..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깡통을 열심히 돌렸던 쥐불놀이의 장소도 그 공터 흙터에서였다...
약속하지 않아도 우리는 늘 그 공터에 모여 놀았던거 같다..
공터 옆 커다란 교회가 있었는데.
지금도 그곳으로 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는터라.
가끔, 대로변에 있는 그 교회를 볼 수 있다.
그렇게 커다랗게 보였던 교회는 그 주변에서 가장 작은 건물이 되어있다.
어릴때 마냥 순수했던 마음을 떠올리게 해준 그곳은 이미 그곳이 아니었다
재개발이 우리에게 주는 편리함,. 깔끔한이 있긴 하겠지만.
우리가 잃는것 또한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사직동이야기다.
[인상깊은구절] 이런곳도 있어야 하지 않나.~~ |
| 이 책의 그림들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 예전 초등학교 시절 학교 가던 길이 생각난다.그 땐 제법 먼 길도 걸어 다닐 때라 우린 산길을 따라 고개를 넘어 철망같은 것을 통과해서 꼬불꼬불 미로같은 길을 다니길 즐겨했다.물론 일직선으로 뻗은 차도를 낀 지름길이 있긴 했지만 그 길을 웬지 낯설어 보이고 어린 우리에겐 가까이 하기엔 너무 크고 먼 느낌이라 미로를 찾 듯 오늘은 이 길로,내일은 저 길로 빙글빙글 돌아가며 통학을 했었다. 그 좁은 골목길이 어떨 땐 두렵고 무섭게 느껴져 머리 끝이 쭈뼛거릴 때도 있었지만 호기심많은 어린 우리들에겐 신기한 일이 더 많았고 탁 트인 신작로보다 더 안정감있게 다가온 것 같은 아련함으로 기억된다.멀리서 신작로를 내려다 보며 오늘은 저기로 함 가볼까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곤 좀 힘이 들지만 재미있는 놀이와 같은 그 길을 선택했었다. 그 미로를 돌다 보면 부모님들끼리 아는 집이 하나 있었는데 그 집을 지나칠 때면 어떤 기대감으로 대문을 빼꼼 열어보며 웬지 설레던 기억이 난다.그 집 아줌마는 내가 보이는 날이면 반갑고도 귀한 손님이 들른 마냥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내가 일찍이 맛 보지 못한 귀한 과일을 어린 손에 꼭 하나씩 쥐어서 보내셨기 때문이다.난 그 과일을 받아 든 순간 목적을 달성한 기쁨으로 내 마음이 들키지 않게 쾌재를 부르며,얼른 인사를 드리고 처음엔 사뿐히,그리곤 곧 뛰듯이 돌아서왔다. 그렇게 돌던 그 길의 한 가운데가 어느 날 갈아 엎어져 있을 때의 그 막막함.난 거기서 내가 어디로 가야할 지 순간적으로 생각 속에서 길을 잃었었다.잠시 후 다시는 그 길로 다닐 수 없다는 허전함은 금방 그리움으로 가슴 한켠을 찡하게 만들었고... 우린 그렇게 우리의 소중한 것들을 무자비한 도시화와 경제 개발의 논리 속에 빼앗기고 살아왔나 보다. 난 사직동은 잘 모른다.하지만 도시화로 황폐해진 이 땅의 모든 곳이 사직동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날부터인가 자연스레 우리의 미로는 잊혀지고 일직선으로 뻗은 신작로가 늘 그 자리에 있었다는 듯이 우린 그 길로 걸어다녔다.그렇게 익숙해져 버린 그 길을 버스를 타고 지나칠 때면 높은 담 뒤에 숨어 있는 우리의 그리움과 돌아가고싶다는 회귀본능이 또 다시 나의 가슴 한켠이 서늘하게 만든다. 요즘은 그 길로도 걷는 사람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달리는 차 속에서 단지 바라 볼 뿐... 나의 사직동을 보고 있으니 뿌옇고 희미했던 그림들이 세세하게 떠올라 너무 반갑다.자칫 나의 사직동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난 이 기억들을 영원히 놓치지 않았을까! 이런 푸근함을 아이들에게 전해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따름이다. 우리 다시 돌아가면 안 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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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한번도 이사를 안해본 사람은 있긴 하겠지만 많이 드물듯하다. 내 가슴속에 가장 많이 남아있는 집은 누구나에게 있겠지만.. 이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생각하는 집을 연상케하고 그리워하게 될것 같다. 왜 그렇게 뇌리에 남아 있는지를 생각해볼만하다. 독서 치료를 배우며 권해 받은 책이라 그냥 스쳐보는 책들과는 달리 접근을 다르게 해봤다. 읽으면서두 다른느낌이랄까.. 누구나 가지고 있는 옛집과 어린시절을 다시금 기억케 하는 책인것은 분명하다..독서치료 선생님께서 이런말을 하셨다. 단순히 좋은 글귀에 줄을 긋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 다분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줄긋기에 플러스 그 이유나 왜 그런지를 메모하면 다른 책읽기를 맛볼수 있다 하셨다.. 다른 분들도 이렇게 책읽기를 해보시면 예전과 다는 책읽기를 경험하게 되리라 믿으며..
나의 동네는 어디였는지... 사람냄새 나는 이야기에 마지막 여운이 아직도 남아있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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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3학년이상- 이라고 표지의 뒷면에 표기되어 있지만 우리집에서는 세살된 셋째도 다섯살된 둘째도 그리고 여덟살된 첫째도 모두 모여앉아서 엄마의 혹은 아빠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며 빠져들게 되었던 책이죠. '나의 사직동'... 지금은 전혀 다른 모습의 옛동네, 그곳의 추억을 더듬어가며 예전의 모습들과 사람들 그리고 재개발이 이루어진 그후의 모습들을 초등학생 주인공의 시선으로 솔직하게 담아낸 좋은 책입니다. 옹기종기 모여살던 마을사람들... 형편이 그리 넉넉친 못했어도 다들 웃으며 서로 돕고 그렇게들 살았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동네에 '사직1구역 도심재개발 사업시행인가득'이라는 글이 적힌 낯선 현수막이 걸리고, 열한살의 소녀는 아파트가 생긴다는 말에 조금 들뜬 마음이었죠. 그후 시간은 흐르고, 재개발이 시행되고 완공되어서 사직동으로 돌아온 소녀는 사직동 129번지가 아닌 모닝팰리스 103동 801호라는 곳에 살게 되었습니다. 모든게 낯설기만하고 바뀌어버린 이곳... <노는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 곳, 개 짖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 여기는 사직동이지만, 나의 사직동은 아닙니다. 나의 사직동은 이제는 없습니다.> 책을 좋아하고 오랜동안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며 그렇게 받아들이며 연령보다 좀더 높은 수준의 책들을 끊임없이 보는 큰아이... 아이와 함께 이책을 읽던 날, 아이는 제게 눈물을 글썽거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나는 예전에 살던 그집이 참 좋아요. 거기에선 마음껏 뛰어 놀수도 있고 화단에서 모래놀이도 딸기를 따 먹을 수도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지금 이집은 뛸 수도 없고 답답해요. 다시 이사가면 안되나요?" 5월이면 이곳으로 이사온지 1년이 됩니다. 아이는 화단이 있는 단독주택에서 나고 자란지 6년만에 마음대로 뛸 수도 소리를 지를 수도 없고 화단의 흙도 만질 수 없는 공동주택으로 이사를 왔죠. 나름대로 잘 적응하고 있는 줄 알았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몰입하다보니 감정이 확 쏠렸던 모양이었던지 한참을 울면서 제게 말했습니다.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요... 하지만, 그곳 역시 책속의 그사직동처럼 재건축을 해서 그때의 그집은 추억속에만 사진속에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역시 어린시절 제가 뛰어놀던 약수동의 높은 집을 생각했습니다. 뒷마당에 장독대가 있고 강아지풀들이 무성했던 그집... 강아지풀안에서 쐐기벌레가 나와서 손가락을 물린 후 한동안은 강아지풀안에는 언제나 벌레가 사는 것으로 알고 무서워서 만지지도 못했던, 또 옆방에 살던 아주머니가(전직 미용사) 수돗가에 의자를 놓고는 분홍색 보자기를 목에 두른 후에 머리카락을 잘라주시던 그런 일들이 아직도 생생하고 눈에 선하게 그려지더군요. 지금은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선 땅값이 비싼 그런 동네가 되었죠. '나의 사직동' 이책은 추억을 더듬어보고 급변하는 서울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은책으로 기억되는 작품입니다. 아이와 함께 이야기하며 변화라는 것을 말해주고 엄마,아빠의 어린시절을 말해보며 대화하는 것도 좋습니다. 책을 함께 읽어가며 생각을 서로 묻고 들어주는 그런 의식들... 내아이와 교감할 수 있고 아이의 심리등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하루에도 몇번씩 그일만은 미루지 않고 해줍니다. 눈물을 글썽이며 돌아가고 싶다던 아이의 얼굴을 기억하며 좀 긴 리뷰를 마칩니다. 사실적이고 독특한 방식의 일러스트도 이책의 특징이며 고급스런 표지도 자연스레 손이 가게 만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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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너무 이쁘다. 알아 봤더니 사진을 찍은 후 리터칭이라는 기법을 이용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림이 살아있는 것 같고, 사진같기도 하고, 현장감이 넘친다.
어릴 적 살던 친구들과 헤어져 부모님을 따라 다른 지방으로 가서 살았던 적이 있다. 2년 후 돌아왔을 때는 동네가 완전히 바뀌어져 있었다. 어디가 어딘지 구분이 안 갔다. 밭이었던 곳은 주택들이 모두 들어와 있었고, 변하지 않은 산의 위치로 옛날 집을 가늠할 수 있었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분명 살기좋은 세상으로 바뀌고 있지만, 어른들 가슴 속에는 옛 추억이 가득하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으면 가슴이 짠~하다. 나도 어느샌가 어른이 되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맞아맞아 그랬었지를 연발하며 옛날에는 골목골목 뛰어놀던 시절이 있었고, 동네 아주머니, 아저씨께 인사하고 가끔은 맛난 것도 얻어먹고, 재수가 좋은 날은 심부름 해 주고 용돈도 받았고 그랬는데, 아파트에 갇혀사는 지금은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른다.
나의 고향이 사직동은 아니지만, 옛 추억을 명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시절의 친구들은 어디에서 무얼할까? |
| 처음에 책을 받아본 나는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왜냐면 책이 어느정도는 두께가 있을 거라 예상을 했는데, 그림책으로 얇고 크기가 컸기 때문이었다.하지만 머뭇거리지 않고 기다린 만큼 기대를 잔뜩 하며 책을 읽기시작했다. 이 책을 만들어낸 동기가 사라져간 사직동을 간직하고자 그 동네 주민들이 뜻을 모았다고 들었다.짧지만 글의 짜임새가 정말 그 사라져간 사직동의 아쉬움,찾고 싶어도 옛 모습을 잃어버린 애틋함이 그대로 전해지는게 신기했다. 요즘 재개발이다,xx팰리스타워다 하면서 마구마구 쌓아올려져 가는 새로운 형태의 도심속에서 담쟁이가 덮여있고,골목마다 이웃간의 정이 있으며,계단길의 추억이 결코 짧지않은 몇 십년동안의 시간들이 갈아엎어지고 있다.세월이 흐른 만큼 도시의 형태도 삶의 형태도 그리고 인간들의 라이프 스타일도 바뀌어져 가는것은 순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하지만 사람이기에 옛 정을 못 잊는것이며 삭혀져버린 그 시간들이 기억속에서 지워질 수는 없는것이다.그런 점에서 이 책은 추억을 간직하고자 하는 마음의 사진첩이라고 볼 수 있겠다. 글 내용중에 개발이 되면서 동네 사람들이 거의가 흩어지게 되었다는 것이 무척이나 아쉬움으로 남게 된다.겉모습뿐만이 아니라 함께 해왔던 이들이 떠나감으로 남겨진게 너무나 아쉬웠으며 역시 이웃 사촌도 가족이나 마찬가지란 생각이 든다. 한편으론 살갑고 정다운 사람은 어디를 가나 그 곳에서 제2의 가족처럼 아름다운 뜰을 가꾸어내며 살아간다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사직동 역시 그러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곳이다. 글 못지 않게 그림 역시 독특하게 다가온다.완전히 그려내지 않고 사람의 얼굴은 사진 작업을 통해 합성한 것이 오히려 더 실물 그대로를 남겨두고자 함이 보여진다.리터칭의 느낌이 살아나 사직동의 모습을 반은 사진으로 반은 이미지로 느껴지게 된다.오히려 사진과 같이 정밀하게 남겨놓지 않은 상태가 더욱 사직동의 이미지를 추억속으로 남겨놓는 것일 수 있다. 전체적으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겨준 책이다.개인적으로 자신의 역사나 가족 혹은 동네를 이렇게 남겨보고 싶은 욕구가 생겨난다. |
| 어른들이 그림책을 계속 쓴다면, 아니 그림일기를 계속 쓴다면 세상이 지금처럼 척박할까... 우연히 접하게 된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자신의 옛이야기를 좋은 그림에다 흘려놓는 다는 것. 그야말로 몸이 다 크고 생각에 고집이 생겨버린 어른이 잠시나마 예전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 아닌지 이 책을 그린 그리고 쓴 어른들이 무척이나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부럽듯이 자신의 이야기를 그림일기로 더 나아가서 동화로 그려낼 수 있는 사람은 무척이나 부러운 사람이다. 그의 책이 비록 얼마 팔리지 않더라도. 이 책은 그 중에서 자신이 살았던 동네가 점점 더 발달해 가고 변해가는 모습에 잠시 쉬는 시간을 주는 책이다. 우리 동네에 대한 기억... 그리고 그 곳에서 살아온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에 대한 기억...별 욕심없이 그려지는 자신의 동네 이야기를 읽다가 오래저에 잊어버리고 있던 내 고향동네를 떠 올려본다. 가난한 지난 과거가 따뜻한 것은 현재가 아니기 때문이고 그 시기에 함께 했던 사람들의 따뜻한 체온이 기억에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따뜻한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