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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는 누나 둘과 여동생 둘 사이에 끼어 있다. 학교 생활도 그리 재미있지 않다. 음악 선생님만이 제시에게 그림을 잘 그린다고 칭찬해주었다. 제시는 그림과 달리기를 좋아한다. 달리기 시합에서 일등하려고 방학 때 연습하지만 도시에서 전학 온 레슬리에게 지고 만다. 그렇더라도 제시와 레슬리는 친해진다.
레슬리는 엄마 아빠가 시골에 살고 싶어해서 어쩔 수 없이 따라 온 것이었다. 따분한 생활에 뭔가 즐거운 일이 있기를 바란다. 레슬리는 제시와 둘만이 아는 곳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숲속이라면 누구도 방해하지 않으리라 보고 그곳을 테라비시아라고 이름 짓는다.
테라비시아에서 제시는 왕이고 레슬리는 왕비이다. 테라비시아 왕국이라고도 할 수 있다. 상상의 적을 무찌르기도 한다. 둘만이 아는 곳, 멋지다고 본다. 어릴 때는 누구나 그런 곳이 있기를 바라지 않나 싶다.
제시는 레슬리를 만나서 조금씩 달라진다. 자신감을 갖고, 상상의 날개를 달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레슬리가 사고로 죽고 만다. 제시가 음악 선생님과 박물관에 간 날이었다. 제시는 선생님에게 레슬리와 같이 가도 되느냐고 말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는데, 집으로 돌아오니 레슬리의 사고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어린 나이에 동무가 죽는 일을 겪는다면 무척 슬플 것이다. 제시도 레슬리가 죽었다고 믿을 수 없었다. 그런데 학교에 가니 레슬리의 책상은 벌써 치워져 있었다. 마이어즈 선생님은 제시를 위로해주었다. 마이어즈 선생님에 대한 다른 느낌을 갖기도 한다. 제시는 레슬리를 잊지 않을 것이다.
테라비시아는 제시와 레슬리만이 아는 비밀의 숲이었다. 그리고 제시 마음도 자라게 해준 숲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제시는 레슬리가 준 용기와 꿈을 다른 사람에게도 주어야 한다고 느낀다. 테라비시아로 들어가는 곳에 다리를 놓은 까닭은 빛나는 세계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려고 한 것이 아닐까? 첫번째가 동생 마이벨이다.
레슬리의 죽음이 제시에게 큰 상처가 아니기를 바란다. 다 좋아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슬픔에서 빠져나왔다는 느낌은 든다. 그러니까 다리를 놓았겠지. 레슬리와 함께 한 시간들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레슬리가 죽지 않는 이야기였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있다. 갑작스러운 죽음은 감당하기 힘든 슬픔이니까.
희선
[인상깊은구절]
레슬리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며 둘만의 비밀 성채 안에 앉아 있으려니 불 위에서 끓고 있는 찌개처럼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여 끓어올랐다. 친구가 없어 외로운 레슬리를 생각하니 좀 슬펐지만 이내 제시의 마음 속에는 행복함이 가득찼다. 레슬리가 제시에게 그렇듯이, 자신이 이 세상에서 하나뿐인 레슬리의 친구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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