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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꾸준히 읽어왔고 신문의 북섹션도 꼼꼼히 챙겨 읽었으니 관심분야가 아니고 읽지도 않은 책에 대해서도 대략적인 분류나 세간의 평가 정도는 늘어놓을 수 있을 정도였지만 그림책 분야를 처음 접했을 때 정말 암담할 뿐이었다. 완전 백지상태의 미지의 세계에서 어느 길로 가야할 지 갈피를 잡을 수 없으니 우선 많은 사람들이 낸 길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그래서 베스트셀러라고 분류된 그림책들을 읽어봤지만 읽어본 수십 권의 그림책으로는 수작과 졸작의 기준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으니 더욱 미궁 속으로만 빠져들 뿐이었다. 그림책을 읽기 시작했던 초기에 여러 번의 실수 끝에 나름대로 잘 먹혔던 해결책은 괜찮은 그림책을 만났을 때 그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릴레이로 읽는 방법이었다. 그림책이 아닌 다른 분야의 책읽기에서의 버릇이었던 ‘전작주의’가 그림책 고르기에서도 효과를 톡톡히 발휘한 셈이다. 물론 그림책 고르기가 훨씬 수월해진 요즘도 ‘전작주의’는 스타일로 굳어져있고 특히 그림책 고르기에서 실패할 확률이 적은 좋은 방법으로 추천할 만하다. <염소 시즈카>는 <채소밭 잔치>를 시작으로 인연을 맺은 다시마 세이조의 그림책이다. 그의 한글번역판 작품들을 거의 다 읽었지만 그의 작품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은 <채소밭 잔치>다. 할아버지의 채소밭 채소들 이야기가 매력적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아이와 함께 깔깔거리며 유쾌하게 읽은 그림책이었다. 처음처럼은 아니지만 지금도 이 그림책 꺼내서 읽으면 이십팔점무당벌레가 방울토마토를 저글링하는 장면과 참마와 우엉이 깊은 땅속에서 나오려고 낑낑대는 장면과 늙은 호박이 할아버지 머리 위로 떨어지는 장면에서는 늘 유쾌한 웃음이 터져 나오곤 한다. <채소밭 잔치> 이후로 다시마 세이조의 그림책들은 신간이 나올 때마다 빼놓지 않고 보고 있다. <염소 시즈카>는 2010년에 출간된 그림책이다. 앞표지만을 2차원적으로 보여주는 인터넷서점의 책 소개글에서 이 책의 두께를 그냥 흘려보냈다면 책을 받아보고 놀랄 것이다. 무려 208쪽이나 되는 엄청난 두께의 그림책이다. 1981년부터 나온 시즈카 이야기 일곱 권을 합본해서 한글번역판이 나온 것이다. 한권씩 야금야금 번역판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니 그림책으로서 무지막지한 두께를 감수하며 읽는 것도 즐거움이라 생각된다. 다시마 세이조는 현재 여덟 번째 이야기를 집필 중이라고 한다. <염소 시즈카>는 아기 염소 시즈카가 나호코네 집으로 온 봄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강 건너 할아버지네 집으로 뛰어 들어가 상위에다 오도당동당 까만 초콜릿 같은 똥을 푸짐하게 싸놓는 말썽을 부리던 아기 염소 시절부터 발정기에 접어든 시즈카의 이상한 행동과 감격스런 출산 장면과 위대한 모성애를 보여준다. 새끼인 뽀로가 스스로 풀을 뜯어먹을 수 있게 되자 의연하게 떠나보내는 엄마의 모습도 보여준다. 새끼인 뽀로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크게 한번 울며 훌훌 털어버리고는 예전의 시즈카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할아버지의 채소밭과 울타리를 이루고 있는 동백나무 어린잎과 표고버섯들을 먹어치우고 풍선처럼 부풀어 주저앉은 뒤태를 보여주며 다시 사고뭉치 시즈카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젖을 먹을 새끼가 없어 퉁퉁 불은 시즈카의 젖을 짜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의 모습도 재미있는 장면이다.
(사진출처 : 예스24)
다시마 세이조의 그림은 천진난만한 아이가 그려놓은 그림 같다. 색채도 원색을 즐겨 사용하고 역동적이고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느낌이 든다. 역동적인 그림은 시즈카의 성장과정을 담아내며 한가롭고 조용할 것 같은 변두리 마을에 활기찬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야기 속의 강 건너 사는 할아버지는 <채소밭 잔치>의 할아버지가 아닐까, 시즈카가 망쳐놓은 채소밭도 바로 그 채소밭이 아닐까 유추해 본다. 어쩌면 작가가 살고 있는 마을에 그 모델이 되는 할아버지가 실재하고 있을 거라는 추측에 까지 생각이 미친다. 그림책 한권이 하나의 도록(圖錄)같다. 다시마 세이조의 팬이라면 소중하게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한가롭고 평화로운 목가적인 삶은 누구나가 꿈꾸는 모습이 아닐까. 밀려나지 않으려고 바둥거리며 먹고 살기 위해 복작거리며 도시에 기생해 살아가면서도 마음은 몸과 별개로 여유롭고 편안하게 자연과 호흡하며 살기를 소망하는 것 말이다. 시즈카와 뛰어노는 나호코의 모습은 토끼나 양을 키우고 싶다고 틈틈이 얘기하는 내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게 한다. 아이들은 이렇게 뛰어놀아야 하는 것을...시멘트 벽 안에서 밖으로 낸 창의 크기 만한 딱 고만큼의 꿈만 꾸게 하는 건 아닌지... 염소 시즈카는 도쿄 변두리에서 밭을 가꾸고 염소와 닭을 키우며 살고 있는 작가 다시마 세이조와 함께 지냈던 염소였다. 작가 후기글을 보니 시즈카는 생을 다하고 죽어서 복숭아 나무 아래 묻혔다고 한다. 하지만 시즈카가 나호코네 집에 와서 지낸 추억들은 <염소 시즈카>를 통해서 이 그림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 마음속을 뛰어다니고 있을 것이다. 내 마음 속에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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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물고기를 가장 흔히 볼수 있는 곳이 마트의 물고기 판매파트인 수족관이다. 때로는 그곳에 앵무새도 팔고 거북이도 팔고 햄스터같은 토끼류도 판매한다. 우리 아들은 아직 염소는 구경도 못해봤다. 내가 어렸을때는 그래도 시골 할머니댁에 가면 염소며 소같은 것은 가축들이 풀밭에서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 그래도 그 가축들과의 직접적인 교류는 없었다.
작가인 다시마 세이조는 정서적으로는 풍부해질만한 공간에서 살았던듯 싶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마을의 언덕배기에 집이 있어서 동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 가축들을 풀어놓고 기르면서 살았던듯 싶다. 이 그림책은 일본에서 유명한 작가의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다고 한다. 물론 작가가 밝히듯 너무 실질적인 경험만을 구성하면 흥미가 떨어질 우려로 인해 약간의 과장을 보태었다고 한다.
그중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내가 그리고 우리 아들이 박장대소하며 웃었던 페이지가 있는데 시즈카의 젖을 짜다가 아빠가 염소의 발에 채여서 벌러덩 풀밭으로 떨어지는 장면이다. 아빠의 표정과 액션이 압권이다. 그림이 새련되지는 않지만 매우 정감어리고 풍부하다. 색감도 훌륭해서 눈이 즐거워 진다. 또한 염소나 나호코, 아빠의 표정이 다양하고 아이들의 흥미를 끄는데 충분하다.
시즈카가 처음에 집에 들어왔을 때부터 시작해서 나호코보다도 빠르게 성장하고 발정이 나서 울부짖고 시즈카와 짝을 맺어주러 마을로 가는 장면, 돌아와서는 너무 흡족해하고 점점 배가 불러오는 시즈카와 함께 커나가는 나호코는 다른 도시의 아이들보다 풍부한 삶을 경험하게 되고 사랑을 느끼게 된다. 시즈카가 엄마가 되는 날 갓태어난 새끼 염소를 시즈카는 정성들여 우리를 청소하면서 보호해줍니다. 따각따각 걷는다고 해서 <뽀로>라고 이름 붙은 아기 염소를 울아들은 <뽀로로>란다. 뽀로가 자라서 풀을 혼자 뜯어 먹을 쯤 뽀로는 다른 곳으로 가게되는 운명을 맞이하는데...
생명의 탄생에서 부터 성장 그리고 부모가 되어 아이를 다른 곳으로 떠나 보내야 하는 일련의 과정처럼 염소 또한 걱정되지만 담담하게 행동합니다. 때로는 아직도 자식들 뒷수발에 목매인 부모들을 볼때 마다 참 한숨이 나올정도입니다. 나는 저런 부모가 되지 말아야지 하면서 다짐해볼 때도 있습니다.
그림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페이지와 두께감에 당혹스러워 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내용이나 혹은 글밥이 부담스럽지는 않습니다. 그림이 많은 부분을 차지 하기 때문에 그림 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고 시선을 집중시킬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둘째 때문에 읽어주는 데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울 아들 중간중간 웃기도 하고 염소에 대해서도 기본 적인 사항들을 알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아요.
물론 우리도 염소를 키우자고 해서 애먹었다는 왜 키울 수 없는지 도시와 시골의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고 염소와 쌍벽을 이루는 양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주고요. 양은 양떼 목장에서도 많이 봐서 물어보더라구요. 양과 염소가 같은 종류인가 하구요. 아이들에게 그림책의 위력은 대단한것 같아요. 이책을 봄으로 도시와 시골, 그리고 양과 염소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하고 이해를 하고 넘어 갈 수 있게 되었으니 풍부한 대화의 거리를 제공하는 좋은 그림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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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전에는 그림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들어 그림책들이 좋아지고있는데, 이책은 정말 그림책을 좋아할수 밖에 없게 만드는것같다. 처음에는 그림동화책 치고는 너무 두껍거워서 당연히 읽을 내용도 많을 것이라고 걱정까지 했었다. 하지만 책의 첫페이지를 넘기고 두번째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 내눈에 들어오는 것은 글씨보다는 그림이 더 많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에 더 좋았던 것 같다. 큰 책의 화면 가득찬 푸르름과 이쁜 그림은 나의 어린시절을 생각나게 하고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 것 같다.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냈고, 길을 걷다보면 들판을 누비던 흑염소를 봤던 기억이 불현듯 떠오르는데, 염소 시즈카가 정말 내 친구같은 느낌이었다. 이책은 아기 염소 시즈카가 엄마 염소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이쁜 그림동화로 그리고 있다. 시즈카(しずか)는 일본 말로 ‘조용함, 고요함’이라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 처음에 염소가 집에와서 매일 매애 매애하고 울어서 조용히 하라고 하면서 부르다 보니깐 이름이 시즈카가 되었다고 한다. 시즈카가 나호코의 집에서 오면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린 나호코에게 시즈카는 신기했고 너무도 좋은 친구이기도 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저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탄생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어쩐지 글을 읽으면서 나호코와 시즈카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던 것 같았다. 다정한 아빠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책 구석구석에 따뜻한 정이 있었던 것 같다. 말썽을 부렸던 시즈카를 혼 한번 내지 않고 사랑으로 키우는 모습을 보면서 느꼈었다. 시즈카는 보통사람들에게는 그냥 염소 한마리에 불과 할 것이다. 하지만 나호코에게 있어서 시즈카는 동물이상의 것 같다. 나호코는 시즈카가 자라고 새끼를 놓고 젓을 짜고 사고를 치지만은 언제나 곁에 함께 있는 모습이 친구 같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정이 들어 있는 것 같이 보였다. 그리고 나역시 처음에는 그냥 염소 한마리에 불과했었는데 시즈카가 새끼를 가지게 되고 엄마가 되고 새끼와 이별을 하는 모습들을 통해서 어른이 된 염소 시즈카를 보면서 함께 나도 성장해가는 것을 느낄수 있는 것 같았다. 생각보다 시즈카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던 것 같다. 또, '염소 시즈카'는그림동화라 그런지 그림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 것 같다. 조금은 어두운 색채지만 너무 활동적이면서도 힘이 느껴져서 색채가 어두운것이 잘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다. 붓자국이 선명히 남아있는 그림들에서는 더 활동적인 것 같아서 혹시 시즈카가 책 밖으로 뛰어 나오지는 않을까라는 쓸데없는 걱정도 했다. 책을 읽고 나서 너무 마음이 가벼워지고 순수해지는 것 같았다. 어린아이가 그린 소중한 그림일기를 내가 몰래 훔쳐본 것 같고 그속에서 아이의 성장과 시즈카의 성장을 함께 보고 있노라면 시간가는 줄 모르는 것 같았다. 지금 주위에 사회생활에 힘들어서 지친 어른들이 이 그림동화를 본다면 나와 같이 잠시나마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수 있을 것 같고 자연에서 숨쉴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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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마 세이조의 작품은 <뛰어라 메뚜기>만 알고 있었다. 초등학생이 그린 듯한 삽화에 처음에는 뭐야 했었지만 아이들은 좋은 책의 진가를 더 잘 아는 법.. 도서관에서 매번 이 책을 읽어달라고 했었고 책을 한 번 읽어주었을때 이미 다시마 세이조이 화풍에 푹 빠지게 되었다.
이번에 국내에 소개된 다시마 세이조의 <염소 시즈카> 는 사실 1981년 작품이다. 그래서 마흔 남짓의 나이에 어린 딸인 나호코가 주요인물로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귀엽고 천진한 나호코에게 어느 날 아버지가 사오신 아기 염소가 생겼다. 염소를 키우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르던 나호코에게 염소는 곧 시련이 되었다. 귀여운 시련이랄까.. 날이 갈수록 힘이 세지고 커지는 염소는 시끄럽게 굴기 일수였는데 그 때마다 나호코네 집 식구들은 쉿! 하고 조용히 하라고 했었는데 시즈카는 일본어로 '조용함,고요함'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염소는 시즈카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참, 눈치를 챘겠지만 여기서 나호코의 아빠는 바로 다시마 세이조 이 작품의 작가 바로 그이다. 그의 가족에게 일어난 사실 그대로 염소 시즈카를 키우면서 감동적인 순간, 기뻤던 순간, 위기의 순간들을 일기처럼 기록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나호코와 시즈카 그리고 아빠인 다시마의 모습은 그의 화풍 그대로 막 그린 듯 하지만 세밀하고 세심한 관찰력이 돋보인다. 그래서 책을 읽을 수록 초등학생같은 그림체에 푹 빠져 그 안에서도 자세한 그림인 듯한 착각에 빠진다. 거칠게 그려나간 것 같은 그림, 유아가 그린 것 같은 신체의 모습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는 일본에서도 유명한 설치미술가, 미술가이기도 하단다.
어려서 쌍둥이 형제와 들판에서 뛰어놀며 자랐던 유년 시절의 기억을 소중히 여겨 시골에서 염소나 닭을 기르며 작품생활을 즐겨왔다는 다시마 세이조의 여유가 이 책에서 시종 보인다. 그리고 때로는 낄낄거리게 혹은 눈물이 찔끔 나오게 만든다.
염소 시즈카는 말썽꾸러기이다. 줄을 조금이라도 풀어놓으면 이웃인 할아버지네의 양배추며 무등 고이 길러온 야채들을 먹어치우는 것도 모자라 인자하신 할아버지네 밥상에 올라가 동그랑댕댕동동동 염소똥을 휘갈기지 않나.. 그에 이어 염소를 혼내며 어쩔 줄 모르며 사과를 거듭하는 나호코네 식구들의 모습이 그대로 잘 표현되어 있다.^^
염소는 일년 정도 성장을 하면 바로 발정기가 오나보다. 그것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는데 염소 시즈카를 읽으면 염소에 대해 기본적인 상식도 늘게 된다. 무엇보다 놀아웠던 장면은 숫염소와 맺어주기 위해 수레를 준비했는데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이 스스로 먼저 수레에 올라탔다는 장면인데 역시 작가인 세이조도 그 모습이 참 신기했다고 책의 부록편에서 쓰고 있다. 어떻게 알았을까? 자신을 데려다 줄 곳을 아는 듯이..그리고 숫염소가 겁에 질린 시즈카를 아주아주 다정히 대했다는 모습에선 나도 모르게 이미 결혼한 엄마라서 그런지 몰라도 뭉클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시즈카를 위해 배려할 줄 아는 숫염소의 모습이...동물들도 어떤 감정이 정말 있는 것 같다.
그 날 이후 시즈카의 배는 계속 부르고 아기 염소를 낳게 된다. 지극정성으로 아기염소를 돌보는 시즈카.. 그런데 젖을 먹이는 동안 그렇게 모성적인 시즈카는 아기 염소가 풀을 뜯어 먹을 줄 알게 되자 아기염소가 젖을 달라고 달려올 때에 머리로 받아버리며 절대 못 오게 하는 장면에서는 자연의 오묘함과 위대함을 느꼈다. 그리고 아기 염소를 다른 집에 팔았을때 아기염소의 마지막 가는 모습을 보고 구슬피 울고 또 울었다는 이야기...그리고 한참 후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풀을 뜯었다는 시즈카..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정말 축복이었다. 아이들에게 읽어주어도 이 두꺼운 책이 전혀 두껍게 여겨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글씨는 별로 없기 때문에..개인적으로는 화가의 도록처럼 소장가치가 있는 책이라 그리고 이 두꺼운 책에 작가의 그림이 하나 가득이고 양장이기 때문에 이 가격이 그리 비싼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값으로는 매길 수 없는 순수함과 동심을 느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에 어른도 매일이라도 읽고 싶어지는 그림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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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그림책을 읽다가 특별한 공감을 더할 때가 있어요. 저도 어린 시절을 지나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비슷한 경험을 한 내용에는 왠지 모를 친근감이 마음에 와닿더라구요. 마당 한쪽에 있는 닭과 토끼장, 느른하게 대문 앞을 지키는 개가 있는 시골집.. 그런데 어느 날 까만 염소 한 마리가 우리집 가축의 무리에 끼었습니다. 주말마다 토끼장 청소를 맡았던 오빠는 숙제가 또하나 늘었다며 불퉁거렸지요. 학교에 가기 전 염소를 동네 풀밭이 있는 곳에 매어 두었다가 저녁 무렵엔 집에 데려와야 하는 일을 맡았기에 한참 놀기 좋아하던 때 그게 숙제라면 숙제였어요. 그런데 학교에 일찍 가야하는 날이나 뭔가 꼬인 날에는 그 일을 저한테 슬쩍 넘기곤 해서.. 염소 말뚝을 잡고 어디다 매어둘지, 말뚝이 박히지 않을 때나 힘이 세진 염소에게 제가 끌릴 땐 속이 상해 울기도 퍽 많이 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엔 염소가 무서워 가까이 가지도 못했는데, 본의 아니게 함께 다니면서는 좋은 풀이 있는 곳으로 매어주고 싶고 더울 땐 물도 챙겨주고.. 또 새끼를 낳았을 땐 얼마나 신통방통한지 새끼 젖물리는 걸 물끄러미 바라보곤 했어요. 사실 염소는 사람을 잘 따르는 것도 아니고 생김새가 좀 멍텅구리해 보여서 정이 안가는데 새끼염소는 폴짝거리는 모양이 얼마나 귀엽던지.. 한 번 안아볼라고 쫓아다니던 기억이 선명하네요. 나호코네 집에도 어느 따스한 봄날 하얀 아기염소가 옵니다. 귀여운 아기염소와 나호코는 금세 친해졌어요. 그런데 끈을 묶어두지 않아도 멀리 달아나지 않고 나호코 주변에서만 폴짝거리며 뛰놀던 염소가 강건너 할머니 할아버지 집으로 뛰어 들어갑니다 그리곤 밥상 위에 올라가는 것도 모자라 엄청난 양의 똥 세례를 퍼붓기도 하지요. 아, 이런 난감함이란!!! 어린 나호코는 어찌할 줄 몰라 엉엉 눈물을 쏟고 마네요. 이제 아기 염소에게 목줄이 매어지고 시끄럽게 계속 울어대는 염소에게 가족들이 "조용!" 이라 말하다 보니 '시즈카'란 이름이 지어졌어요. '시즈카'는 일본어로 조용함, 고요함이라는 뜻이라는군요. 풀이 자라는대로 다 먹어치우는 시즈카는 쑥쑥 자라고 여름이 갈 무렵엔 힘도 더 세어졌지요. 그리고 시즈카는 어른염소가 되어 결혼을 하고 슬슬 배가 불러옵니다. 기껏 추운 겨울산을 돌며 풀을 뜯어 왔는데 시즈카가 자기 배를 들이받자 나호코는 시즈카가 밉습니다. 그래도 새끼를 낳느라 시즈카가 큰 소리로 울 때는 맨발로 시즈카가 있는 언덕 위를 향해 달려가네요. 가까이서 바라보는 생명탄생의 경이로움이란 어떨까요.. 나호코의 가족은 시즈카의 첫 출산을 함께 하며 기뻐합니다. 시즈카가 엄마염소가 되고선 새끼를 향한 사랑을 유감없이 보여주네요. 천방지축 말썽꾸러기였던 바로 그 시즈카가 말이죠. 우리 안도 깨끗이 하고 젖을 먹여 새끼를 키우고 아기염소가 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아요. 그리고 한 밤의 불청객을 일방의 박치기로 잡는 놀라운 힘도 보여 줍니다. 풀을 먹기 시작한 아기염소는 옆 동네 큰집으로 떠나 보내고 시즈카의 젖은 이제 가족의 몫이 되었어요. 하지만 요령이 없는 아빠가 시즈카의 젖을 짜기란 순조롭지 않았어요. 시즈카의 뒷발질에 벌렁 쓰러기지고 하고 뒷다리를 꽁꽁 묶었을 땐 시즈카가 날뛰고 꼼짝 못하게 묶어 놓았을 땐 시즈카가 우유통에 발을 담가 버렸거든요. 강 건너 할아버지 댁의 양배추밭과 표고버섯, 토마토 밭에 들어가 포식한 시즈카의 배가 풍선처럼 빵빵하게 부풀어 올랐어요. 사고뭉치 시즈카때문에 이제 막 구운 과자를 하나도 먹지 못했지만 한가족이라 모든 것이 용서됩니다. 나호코의 집에 온 하얀 아기염소 시즈카가 가족과 친해지고 또 자라 어른 염소가 되어 새끼를 낳고 헤어지는 경험등을 하며 겪는 여러 일상을 일곱 가지 이야기로 보여주고 있어요. '시즈카'는 봄에 우리 집에 온 염소랍니다. 이 그림책은 아기 염소 시즈카가 엄마 염소가 되기까지의 이야기예요. 모두 정말로 있었떤 일을 바탕으로 만들었답니다. 그러니까, 이 그림책은 시즈카와 우리 가족의 그림일기라고 할 수 있지요. 라 한 작가의 말처럼 한 가족과 염소 시즈카의 일상은 무척 친근하고 소소하게 보여집니다. 책의 맨 뒤엔 다시마 세이조 작가가 쓴 작가의 말이 있는데 그는 실화를 바탕으로 거짓말도 조금 섞어 이 그림책을 만들면서 인간과 함께 사는 가축, 그리고 자연과 생명, 이별과 일상에 대해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는군요. 나호코가족과 시즈카의 일상을 보면서 옆에서 지켜보는 듯 또 웃으며 볼 수 있는 것은 페이지 가득 그려진 다시마세이조의 그림때문이에요. 백두산이야기를 쓴 류재수 작가는 이 그림책을 그의 반세기에 걸친 창작 여정 가운데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 세계가 한창 무르익는 시기의 작품으로 그의 호방한 기질이 유감없이 드러나 있는데, 유니크한 화면의 구조와 역동적인 데생, 거기서 느껴지는 소박함과 천진스러움, 그리고 슬그머니 미소짓게 하는 유머 등 앞으로 전개될 그의 모든 작품의 특징이 집약된 밀도 있는 그림책이라 평하고 있어요. 정말 그림책을 보고 있노라면 역동적이고도 두터운 그의 힘있는 붓그림 그리고 미화나 군더더기 없는 소박한 그림 속에 아이가 그린 듯 천진스럽고 간소한 사람들의 모습과 표정이 눈에 띕니다. 두터운 유화그림들 중에는 그림책속의 그림으로 뿐만 아니라 풍경화로 표구를 해두어도 좋겠단 것도 있고요.. [뛰어라 메뚜기]라는 책을 읽으면서 그가 철학적이고 어려운 사람이라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는 그가 장난기 많고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가진 이웃집 할아버지처럼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시즈카와 함께 봄부터 겨울까지 일 년을 보내고 또 다음해 여름을 맞는 동안 나호코가족은 시즈카와 함께 많은 일을 경험합니다. 울며 웃고 행복해하고 또 난처했던 여러가지 사건사고들,, 우리 아이들이 쉽게 경험해 보지 못할 일상이지만 그림일기처럼 가득 채워진 페이제에서 공감과 웃음을 얻습니다. 시즈카 뿐만 아니라 우리와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사는 동물들은 우리에게 그들의 생활을 보이며 마음을 나누게 되는데 하얀 염소 시즈카를 통해 따스한 그들의 체온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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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마 세이조가 그린 <염소 시즈카>는 보림출판사의 '세계 걸작 그림책 지크' 시리즈 78권이다. 다시마 세이조가 그린 <뛰어라 메뚜기>는 제목만 들었을 뿐 실제 읽지는 못했으므로, 이 작가를 처음 만난 것인데 표지 그림에서 느껴지듯 상당히 역동적이고 건강한 상상력을 담은 그림을 보여주어 인상적이었다. 책의 첫머리에서 밝히고 있듯이 염소 시즈카는 작가의 집에서 키웠던 염소로 이 책은 시즈카와 작가 가족의 그림일기라 할 수 있다. 나호코의 집에 아빠와 엄마가 아기 염소 한 마리를 데려온다. 시끄럽게 매애애 울어대는 아기 염소에게 “조용!”하고 말하다 보니, 자연스레 염소 이름은 시즈카(일본어로 ‘조용함, 고요함’이라는 뜻)가 된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던 시즈카가 가을이 되어 매애애애 하고 외롭게 울자, 아빠는 시즈카를 옆동네에 있는 숫염소에게 데려간다. 그 뒤로 시즈카의 배가 조금씩 커지고, 봄이 되어 태어난 아기 염소 이름은 뽀로(일본어로 ‘따각따각’이라는 뜻)가 된다. 엄마가 된 시즈카는 우리를 깨끗이 하고, 어느 날 밤에는 무시무시한 무언가가 뽀로를 붙잡자 달려가 머리로 들이받아 뽀로를 구하기도 한다. 이제 많이 자란 뽀로가 큰아버지네로 떠나는 날, 멀리서 바라보던 시즈카는 “아가야, 잘 살아야 돼.”라고 말하는 듯이 큰 소리로 운다. 아빠는 시즈카의 젖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고 좋아하지만 시즈카가 가만히 있지 않는 통에 젖 짜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시즈카가 좋아하는 밀기울을 먹이면서 젖을 짜는데 성공해서, 나호코네 가족은 시즈카 우유에 시즈카 치즈,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는다. 그림책에는 잔잔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다. 이를테면 시즈카가 울어대자 아빠가 자전거에 수레를 매다는데, 우리 문을 열자마자 시즈카가 얼른 수레에 올라타는 장면이 그렇다. 마치 어디에 가려는지 미리 알고 있다는 듯 수레에 냉큼 올라타는 시즈카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고, 숫염소가 시즈카와 속삭이는 장면은 다정하기 이를 데 없었다. 다만 염소의 짝짓기 장면은 약간 민망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작가는 이 장면을 그리고 싶어서 그림책을 그렸다니 아무래도 내가 색안경을 끼고 보았던 듯싶다. 아기 염소가 태어나자 우리를 깨끗이 하려고 우리 밖으로 배설을 하는 장면이나 낯선 동물한테 뽀로가 습격당하자 달려들어 머리로 들이받는 장면에서는 강한 모성애를 느낄 수 있었다. 사람뿐 아니라 동물도 어머니는 무척이나 강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아빠의 좌충우돌 염소 젖 짜기는 얼마나 유쾌한가? 책을 읽으며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책의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염소 시즈카에 대한 작가 가족의 애정이다. 도망가는 염소나 그 뒤를 뒤쫓는 나호코의 모습이 생생하기 이를 데 없는데, 특히 그림책의 달려가는 장면에서 때로는 걱정이, 또 때로는 반가움과 기쁨이 그대로 전해진다. 또 시즈카를 안고 있는 장면에서는 기뻐하는 모습이, 뽀로를 떠나보내는 장면에서는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그대로 전해져 책을 읽으며 마치 한 마리의 염소를 실제로 키우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세밀하기보다는 어딘가 허술해 보이는 그림은 그로 인해 더욱 친근한 느낌이 들고,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으로 넘기게 되어 있는 책의 형식도 낯설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또 책의 뒤쪽에는 실제 시즈카와 나호코, 작가의 사진과 나호코가 그린 그림이 실려 있는 것도 작가를 실제 만난 듯 반가운 느낌이 들어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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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시즈카는 나호코네 집에 온 하얀 염소다. 한달이 된 아기 염소를 엄마 아빠가 데리고 왔을때 사람들은 염소를 키우는 것이 만만찮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너무도 예쁜 아기 염소...눈이랑 입이랑 코둘레,그리고 귓속이 분홍색인 아기 염소에 나호코는 반하고 만다. 아이들이 그렇듯, 아기 염소와 친해진 나호코는 아기 염소를 데리고 놀러 나간다. 처음엔 폴짝폴짝대며 신이 나서 돌아다니던 아기 염소는 곧 이리저리 방방 뛰면서 나호코의 손을 벗어나 버린다. 곧장 할아버지댁으로 처들어 가서는 민폐를 끼치는 아기 염소, 아기 염소의 만행(?)에 나호코는 그만 울어 버리고 만다. 시골 사람들 답게 염소가 어떻다는걸 잘 아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괜찮다면서 나호코를 다독인다. 그이후 나호코는 아무리 염소가 울어대도 줄을 풀어주지 않는다. 매애애~~~매애애애~~~라고 아기 염소가 시끄럽게 울면 모두들 "조용!"이라고 소리친다. 아기 염소의 이름이 시즈카가 된 사연이다.(일본어로 시즈카는 조용함이라는 뜻이래요.)
시즈카가 8개월이 될 무렵,발정이 난 시즈카는 병이 난다. 아버지는 수레를 끌고와 자전거를 매달고는 시즈카를 이웃집 수컷 염소에게 데려다 준다. 수컷과 결혼을 하게 된 시즈카는 그날부터 배가 빵빵해진다. 아기를 가진 시즈카에게 맛난 풀을 뜯어다 주는 나호코네 가족들, 나호코는 풀을 직접 주려다 시즈카에게 받히고 만다. 엄마는 시즈카가 아가를 가져서 예민해져서 그렇다고 하지만 나호코는 뿔이 나고 만다. 하지만 어여쁜 아기 염소를 낳는 것을 본 나호코는 그간의 서운함을 잊고 만다. 초산을 한 어린 시즈카는 그래도 엄마가 되었다고 엄마가 할 일을 잊지 않는다. 집을 깨끗하게 하고 아기 염소를 돌보는 시즈카를 보면서 나호코는 감동을 받는다. 시즈카의 아기 염소는 따각따각 소리를 내며 뛴다고 해서 <뽀로>라는 귀여운 이름을 얻게 된다. 뽀로는 엄마 시즈카의 품에서 무럭무럭 자라게 된다. 하지만 뽀로가 풀을 먹기 시작하자, 시즈카는 마치 그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뽀로를 냉정하게 밀어 내치는데...
5살이 된 조카를 위해 읽어줄까 해서 고른 책이다. 표지에 염소와 함께 노니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도 근사했던 것이다. 어떤 내용이 들어 있을까? 조카가 좋아하려나? 기대가 됐다. 처음 책을 받아 들고는 생각보다 두껍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리고 안을 들여다보니 맨처음 나를 반기는 것은 시즈카의 원본 사진, 작가가 말한대로 눈이랑 코랑 귓속이 분홍색이다. 그림 속의 시즈카와 다르지 않게 생겼다. 작가가 시즈카를 무척 사랑한 모양이네 싶었따. 피사체를 이렇게 잘 표현한다는건 오랫동안 관찰한 사람이 아니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시즈카의 사진을 굳이 박아 넣은 이유는 작가가 이 책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임을 알려 주기 위함이란다. 자신의 가족과 시즈카의 그림 일기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그런데 실은 그렇게 강조하지 않아도 실화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왜냐면 다큐 같은 느낌이 나는 그림책이었기 때문이다. 창작에서 보여지는 다소의 과장이나 미화가 전혀 없는 가공하지 않는 그대로의 시골 생활이 펼쳐지고 있었으니 말이다.아기 염소 시즈카가 나호코네로 오던 날로부터, 그녀가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아 엄마가 되고, 아기를 떠나 보낸 일들을 바탕으로 그린 그림 책, 일본작가의 그린 그림 책임에도 왠지 낯설지 않게 다가오는 것이 맘에 쏙 든다. 이름만 우리나라 사람 이름처럼 바꾸면 깜빡 속을만큼 우리네 정서와 닮은 것도. 일본과 우리나라가 서로를 그렇게 미워하지만서도, 감정적인 면에서는 서양과는 다른 아시아적인 공통 분모가 있는 모양이다.
그렇게 어딘지 닮아 있는 정서와 풍경들에 아기 염소가 엄마가 되어 가는 과정들이 흥미롭다. 시골에 살면서 가축들을 키웠던 분들이라면 당연하게 여겼을만한 일들이 아이의 눈을 통해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는 것이 신선했다. 어른들이라면 별 일 아니겠지만 염소를 처음 키우는 아이 눈에는 절대 그렇게 보일리 없으니 말이다. 아기 염소를 키우면서 삶의 순환을 배워가는 아이, 가축이기는 하지만 인간과 같은 감정과 인생의 순리를 이해하는 염소를 보면서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보다 자연에 순응해야 한다는걸 배우지 않을까 싶었다.
어쩜 저자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그 부분이 아니었을까 했다. 아기 염소가 커서 발정이 나고,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지만, 아기를 마냥 예뻐만 하는게 아니라 컸다고 판단을 하니 냉정하게 이별을 하는 것을 지켜 보면서, 우리 인간도 동물인 이상, 거기서 벗어나지 못함을 깨달으라는 것이다. 단순하지만 가장 본질적인 것은 우리나 염소나 별 다르지 않으니 말이다.
조카를 위해 본 책이지만 아쉽게도 조카에게 읽어줄만한 책은 못되었다. 두께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적어도 초등학교는 들어가야 이해를 할만한 책이지 않는가 한다. 아님 어른들이 추억 삼아 읽는다던지...정성들여 그린 그림들이 너무 좋아서 한장 한장이 마치 한폭의 예술작품 같다.어른들이라면 한가할때 두고 두고 봐도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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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원색이 눈길을 끌었다. 그림책 하면 가볍고 밝고 단순한 것만 생각했는데.... 이 그림책 <염소 시즈카>는 책 전체가 온통 조금 무거운듯한 색감들로 가득 차 있다. 여백이 거의 없을 정도로.... 여백이 있으면 그 하얀색도 색감이라 느껴질 정도로... 강렬하게 다가왔다. 꼭 캔버스에 유화 그림처럼. 그리고 미술 전문 잡지마냥 두껍다. 색감의 무거움과 두께에 놀라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의외로 글밥은 많지 않다. 다른 그림책과 반대로 읽게 되어있다. 우리네 운전석이 거꾸러인 일본 차를 보는 듯...... 불편하지만 다를 뿐 틀린 것은 아니니깐 괜찮다. 또 그냥 만화책마냥 금방금방 넘어갈 듯 호흡의 글밥이다. 이 책 <염소 시즈카>는 사실 글밥보다 그림에 더 의미 부여가 큰 것 같다. 사실 저자가 직접 겪은 일들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글로 채웠다고 하니깐....
어릴때 엄마 아빠가 아주 어린 염소를 하나 데려왔다. 하얗고 귀여운 어린 염소.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여기저기 천방지축으로 돌아댕겼다. 시도때도 없이 시끄러웠고.... 그래서 엄마 아빠 나호코가 이름하기를 조용히 해~~~ 라고 해서 이름이 '시즈카'라고 한다. 시즈카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갔다. 그리고 커가는만큼 얼마나 울어대는지.... 그 울음 소리는 시즈카가 짝짓기를 할 때가 되었음을 의미했다. 숫염소와 짝짓기를 하고 시즈카는 엄마가 되었다. 그리고 얻은 새끼, 뽀로. 따깍따깍 걷는 소리가 어미 시즈카에게 얼마나 예쁘게 들렸던지^^ 시간이 흐르고 뽀로도 혼자 풀을 뜯고 잘 커갔다. 어느새 뽀로도 어미 시즈카와의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나오코 큰아버지집에서 뽀로를 데리고 간다. 뽀로와의 이별로 힘겨운 시즈카였지만 시간이 지나자... 다시 시즈카는 그 천방지축 말썽쟁이로 되돌아왔다. 아빠는 시즈카의 젖 짜기에 바빴고, 엄마는 시즈카의 젖으로 유제품을 만들기에 바빴고... 나오코는 시즈카가 어떤 개구진 장난을 치는지 지켜보기에 바쁜 듯.....^^
집에서 키웠던 가축과 함께 한 시간들이 그림책에 오롯이 나와있다. 따뜻함이 묻어났다. 가축도 한 가족임을 알 수 있었다. 염소 시즈카를 키우면서 기쁘고 마음 아프고 감동적인 순간들을 남기고 싶다고 이렇게 <염소 시즈카>란 책을 펴낸 작가의 마음이 잘 드러난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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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이상하게도 강아지나 토끼 혹은 햄스터를 키워보고 싶다고 때를 쓰곤 한다. 사실 나 또한 어렸을적을 떠올려 보면 커다란 개와 함께 뒹굴고 닭장 속에 닭을 위해 꼴을 베러 가고 몰래 달걀을 빼내 오고 토끼장에 토끼가 귀엽다고 자꾸 들여다보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 시절 동물과 함께 했던 기억들이 지금 추억해보면 정적으로 감성이 풍부한 지금의 내 모습이 되게 만들어준것도 같다.
네모나고 각진 차가운 시멘트 건물속에서라도 아이들의 정서를 채워 줄 수 있는 강아지나 토끼 혹은 햄스터를 기르는 일은 꼭 필요한 일인듯 한데 사실 아이들이 학교 가거나 유치원에 가고 나면 홀로 남을 동물들이 뛰어놀 풀밭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푸른 하늘을 볼수 있는것도 아닌데다 치우고 먹이는 일이 엄마 몫이 되어 버리니 그 소원을 들어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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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풀이 가득한 언덕아래에 사는 나호코네 집에 사는 염소 시즈카가 부럽다. 염소가 아기였을적 부터 먹이고 같이 뛰어놀며 자랄 수 있는 나호코가 참 부럽다. 이렇듯 너른 들판이 있는 곳이라면 우리아이들에게도 염소 한마리쯤 문제없는데 비록 그러지는 못하지만 나호코가 우리 아이들 대신 염소를 잘 키워주지 않을까?
염소를 묶은줄을 풀어준 날 신이난 아기염소가 폴짝거리며 온동네를 휘젓고 다니니 염소가 불쌍하다고 줄을 풀어놓으면 안되겠다는 교훈을 얻기도 하며 그날 밤 너무 요란스럽게 울어대던 그 아기염소는 [시즈카]라는 이름을 얻는다. 우리 아이들이라면 아기 염소에게 어떤 이름을 지어주었을까? 나호코를 보며 더 멋진 이름을 붙여주지 못했다고 속으로 나무랄지도 모르겠다.
아기염소도 어느새 짝을 찾는 나이가 되어 결혼을 하고 새끼를 얻는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도 우리 아이들은 동물들도 사랑을 하고 새끼를 보호할 줄 아는 그런 소중한 생명이라는 사실을 나호코와 시즈카를 통해 알게 될듯하다. 그리고 다시 새끼를 떠나 보내야한다는 사실까지 말이다. 시즈카의 젖을 짜는 과정이 참 코믹하게 담겨져 있어 흥미롭기도 하다.
2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 그림책은 한권의 명화집을 방불케하는 멋진 책이다.
명화그림을 실어 놓을거 같은 두꺼운 종이에 투박하지만 컬러풀한 유화그림들이
페이지마다 저마다의 느낌을 가득 담아 자연과 생명과 아이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한장 한장 종이를 넘길때마다 경이로운 느낌이 들기도 하며 어릴적 추억이 떠올려지기도 한다.
우리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 자랄 수 없다면 자연을 그대로 담은 이 책한권으로라도
위로받을 수 있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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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가 자라서 엄마가 되던날 시즈카가 무척이나 걱정이 되어 잠도 제대로 잘수 없었던 주인공을 보면서 예전에 다큐멘터리로 보았던 워낭소리가 자꾸 생각이 났습니다. 누렁이 황소와 함께 평생을 함께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보면서 얼마나 마음이 짠하던지요 사람도 이런 집에서 키우는 가축들과 충분히 소통이 가능하구나 그때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염소와 시즈카가마음을 나누는 사이가 된것 같아 보입니다. 오랫동안 함께 살다보면 통하는 부분이 많은가 봅니다. 시즈카가 낳은 뽀로도 상당히 귀엽습니다 아주 어릴때는 엄마젓을 먹으면서 자라던 뽀로가 점점 자라서 결국친척집으로 가게 되던날 말하지 않아도 이미 시즈카는 잘가라고 인사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사람들도 아기때 엄마젖을 먹고 자라다가 결국 성인이 되면 독립을 하고 결혼을 하고 하는데요 부모와 함께 평생 사는 가정은 요즘엔 보기 드물지요 염소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 사람과도 닮은 점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시즈카의 젖을 짜는데 아빠보다 나호코가 더 큰 역할을 했었지요 역시 대단한 나호코였습니다. 시즈카와 나호코의 멋진 이야기 참 재미있게 읽었던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