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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롬을 읽는다』(시그마프레스, 2010)는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명예교수이자 정신과의사인 어빈 얄롬 박사의 대표작 모음집이다. 사례 연구에서부터 문학작품에 이르기까지 30여년 동안 얄롬 박사가 저술한 저서와 논문들에서 발췌해 엮은 것으로, 내용은 크게 집단치료, 실존적 심리치료, 문학적 저술 세 가지 범주로 구분된다. 이 책에는 얄롬 박사가 썼던 열한 편의 저서와 연구보고서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심리치료 전문학술교재 세 편, 연구보고서 네 편, 논픽션 에세이 두 편, 소설 두 편이다. 이중 국내에 번역된 저서는 일곱 권이다. 『최신 집단정신치료의 이론과 실제』(하나의학사, 2008),『입원환자의 집단 정신치료』(하나의학사, 2001), 『실존주의 심리치료』(학지사, 2007),『매일 조금 더 가까이』(시그마프레스, 2010), 『나는 사랑의 처형자가 되기 싫다』(시그마프레스, 2014),『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필로소픽, 2014), 『카우치에 누워서』(시그마프레스, 2007)이다. 그러고보니 얄롬의 책은 거의 시그마프레스 출판사에서 나왔다. 얄롬은 서문에서 이 책의 동기를 두 가지로 정리한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심리치료에 대한 좀더 이론적이고 경험적인 관점을 소개하고, 심리치료자 독자들에게는 심리치료과정에서 이야기의 중요성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심어주고자 한 것이다. 얄롬의 치료적 입장은 크게 실존치료와 대인관계치료로 구분된다. 대개 일대일 치료는 실존적 관점에서 진행하고, 집단치료는 대인관계적 관점에서 진행한다. 증상경감과 관계패턴의 변화 모두가 목표인 집단에서는 대인관계학습이 결정적 중요성을 지닌다. 왜냐하면 대인관계적 관점에서 치료를 진행하면 집단원의 피드백, 정화, 의미있는 자기개방, 사회와 기술의 습득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집단치료가 어떻게 내담자들을 돕는지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열두 가지 치료적 요인을 정리하고 있다. 얄롬이 제안한 치료 요인은 보편성, 정보 전달,이타주의, 초기 가족의 교정적 재현, 사회화 기술의 발달, 모방 행동, 정화, 실존적 요인, 집단 응집성, 대인관계 학습, 축소된 사회로서의 집단 등이다.
참고로 얄롬은 존스홉킨스대학에서 집단치료의 선구자인 제롬 프랭크 박사의 지도하에 정신과 수련을 받았다. 그 후로 35년 동안 단기/장기 역동외래 집단, 입원환자 집단, 공동가족 집단, 복합가족 집단, 암환자 집단과 암환자 가족, 에이즈 환자, 사별한 배우자, 사별한 부모, 거식증 환자, 알코올 중독자, 알코올 중독자의 성인 자녀, 성적 이상자, 살인범 재소자, 정신분열 환자, 성학대 여성, 조직의 임원, 교사, 만성질환 환자를 위한 병원 직원, 정신과 레지던트, 심리학과 인턴, 의과대학 학생, 정신과 간호사, 사설 상담소의 심리치료자를 위한 치료/훈련 집단을 진행해 왔다. 집단치료의 효과적인 치유적 요인도 중요하지만 임상적으로 보다 중요한 원론적인 사실이 있다. 그것은 실존적 치료든 집단치료든 간에, 심리치료의 준거점은 언제나 '지금-여기 초점'에 맞춰져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여기 초점은 경험하는 것과 과정에 대한 명료화라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치료와 상담의 내용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얄롬은 지속적으로 내용에 대해서 초점을 두는 것은 집단을 좌절시킨다고 지적한다. 과정에 대한 명료화는 관계의 본질을 고려하면서 내담자가 '어떻게' 그 발언을 했는지, 그리고 '왜' 그 발언을 했는지 성찰하는 일이 중요하다. 얄롬은 지금-여기의 접근은 비역사적 접근이고 지금-여기의 경험과 지금-여기의 과정 명료화는 확연히 구분된다고 정리한다. "조언을 제공하는 것은 상호작용 집단치료의 초기 단계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지만, 어떤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언하는 것이 집단원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조언을 제공하는 것이 간접적으로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즉 조언의 내용이 아니라 과정 그 자체가 도움이 된다. 조언을 제공하는 것은 상호 관심과 보살핌을 전달하기 때문이다."(17쪽) 치료자의 집단치료 활성화 기법에 대해서 반드시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그것은 지도자의 구조화된 활동이 너무 많아도 너무 적어도 문제라는 점이다. 치료자가 더 구조화된 활동을 많이 사용할수록 집단원들은 치료자가 더 유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치유의 성과 측면에서 따져본다면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더 많이 초래한다. 이런 딜레마에 대한 해결책은 "치료자는 각 집단원의 자율적인 기능을 촉진시키는 방향으로 집단을 구조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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