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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자본주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새로운 경제체제가 인구의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하면서 생태적 지속 가능성과 병존할 수 있을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역사적 사회주의 국가(그리고 오늘날의 쿠바)가 상대적으로 적은 물질 자원으로 인구의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 생태적 지속적 가능성이 자본의 무한 축적과 절대 병존할 수 없기 때문에 탈자본주의 사회는 자원이 기본적으로 시장을 통하기보다 정치 및 사회 조직을 통해 할당될 수 있도록 재조직화되어야 한다. 즉 탈자본주의 경제는 일종의 '계획경제'형태가 되어야 한다. (...)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몰락과 함께 글로벌 노동 분업 체제도 붕괴할 것이다. 그리고 이 체제는 몇 개의 또는 많은 소규모 '세계체제들'로 나뉠 것이다. 이들 체제 간의 거래는 사치품이나 비필수품의 '장거리' 교역에 국한될 것이다. - 277p 민치, 내 생각도 그러하다해. 하지만 나머지 세상 전부가 이렇게 되기를 기다리는 건 너무 지루하니까 나부터 이렇게 살지 않으면. 동생이 학회 때문에 지금 샌디에고에 가 있는데, 원래 여행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녀석이기도 하고 남이 저의 좋은 형편을 순수하게 감탄하거나 부러워하는 것을 곧이 곧대로 참아내지 못하는 꼬인 성격을 가져서, '좋겠네'라는 말마다 'oo하고 xx해서 아니거든'으로 디펜스하며 미국에 가는 것을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것 같은 연출을 하면서 떠났다. 그런데 트위터 타임라인을 보니까 이런 저런 화장품이며 먹고 마시는 브랜드를 현지에서 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커다란 포장으로 만나 입꼬리가 귀에 걸리고 거의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것 같다. 미국에서는 아무튼 돈이 많으면 편하게 살 수 있구나, 라며 세상 물정에 그토록 둔한 녀석도 짤막한 감상을 털어놓는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사회. 그런 곳에 있다간 문득 길 한복판에서 마음이 저리고 두려워지지는 않을까? 여러분은 왜 눈을 가린채 절벽으로 절벽으로 달려가고 있습니까... 현대 중국에 대해 중국인이 쓴 책을 읽는다는 건 수월한 독서가 아니다. '민주'나 '보수' '진보' '우파' '좌파' '개혁' '급진' 같은 말은 서구/비공산주의 세계에서와 다른 맥락을 가진다. 때문에 낱말을 오독해 머릿 속에 전혀 딴 그림을 그리지 않기 위해서는 긴장해야 한다. 또한 서구/비공산주의 세계에서 교육받고 자라나다보니, 현대 공산 중국의 인물들, 정치적 사건들에 대해서구/비공산주의 세계의 지배 이데올로기가 형성해 놓은 프레임에서 중립적이기가 쉽지 않다.그러려면 또 책을 읽는 내내 겸손하게 책을 향해 귀를 열어놓아야 한다.
자국의 일을 자국민이 말하는 것은, 그 진술이 항상 옳으란 법은 없지만 적어도 이란의 일을 미국인이 말하고 인도의 일을 영국인이 말하는 것보단 귀담아 들을 가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당히 오랫동안 세계의 입을 독차지하는 세력들이 있다. 또한 그들은 자신을 고도로 지적이며 또한 고도로 중립적인 세력으로 포장하는데 지극히 능하다. 범위를 좁혀 경제 얘기만 할라쳐도, 이제는 글로벌 경제에 관련한 어떤 주제를 말하더라도 반드시는 중국에 가 부딪게 된다. 08년 이후의 시장주의자들이 재반격을 꾀하려고 해도, 혹은 대안세력이 역사적 자본주의의 운명을 전망하려 해도, 언제나 끝내는 중국에 가 부딪게 된다. 이럼에도 중국인이 쓰고 말하는데 귀기울이지 않는다는 건 뭔가 비합리적이다. 이 책은 2010년에 나왔으니 아주 신간은 아니지만, 중국이 이렇고 저렇고 하는 말을 오로지 영미/서유럽권 저자들만이 이러쿵 저러쿵하는데 질린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하는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