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전에 영화 "로빙화"를 봤었다. 주인공 소년이 그렸던 그림과 함께 희뿌연 안개속에서 울던 선생님의 모습이 함께 더 오르던 그 때의 그 감동을 잊지 못하고 있었는데 "로빙화"라는 제목에 혹시나 하고 책을 뒤적였는데 같은 내용이어서 너무나 기쁜 맘으로 책을 읽었다. 순수함이 돈과 권력에 밟힘. 순수하게 그림을 좋아하는 소년과 그 소년의 천재성을 알아본 선생님. 하지만 그들은 지역 유지의 권력에 빌붙은 학교 선생님과 교장의 압력에 날개를 접고 만다. 학교라는 교육의 공간에도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의 실리추구가 먼저였고, 아이들의 세계에 조차 순수함을 존재하지 못하게 만드는 어른들의 세계에 또 한번 실망했다. 하지만 아이가 다칠까 걱정하는 선생님의 마음에서 아름다움 또한 발견할 수 있었다. 결국 학교에서는 인정받지 못한 아명의 그림은 세계대회에서 특별상을 받으면서 인정받게 된다. 하지만 이미 아명은 병으로 죽은 뒤. 동생의 영정조차도 어른들의 이해로 인해 자신이 아닌 지역유지의 아들이 들게되자 누이 차매는, 죽은 뒤에 이런게 무슨 소용이냐며 울분을 토해낸다. 플란더스의 개에서도 죽은 뒤에 알게 되는 수상 소식.. 가장 기뻐할 당사자가 없는 축하연이기에 더욱 가슴 저린.. 가장 아름다울 시기에 아름다울 수 있는 순간이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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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복지를 강의하기 위해 이런저런 자료를 찾다가 우연히 알게 된 책이었다. 영화로도 나왔다는데 영화는 구할 수가 없다. 이런 내용은 너무 순수해서 그다지 인기가 없을 법한 영화다.
내 마음속의 풍금이나 뭐 그런 류의 영화나 색감이 떠오른다. 한적한 시골에 부임한 대학생 선생님. 그의 순수함과 세상의 권력과 재미에 너덜해진 선생님들과의 보이지 않는 대결. 아름다운 수채화 같은 시골의 풍경 만큼이나 그들의 진행되는 이야기들도 아름답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지만 자신만의 세계를 그려내는 바람에 주위 사람들에게는 통 인정을 받지 못하는 시골 소년에게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는 선생님의 등장은 한 줄기 빛이 된다.
안타까운 사연으로 그 소년은 결국 죽어서 빛을 보게 되지만 그는 권력의 희생자로 자리매김한다.
그 슬픔이 처연하다. 아프다. 그럴 수밖에 없는 세상이 이미 가진 것을 놓고 싶지 않는 욕심 가진 자들이 원망스럽기도 하다.
그렇게 아픈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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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게도 아쉬움은 남아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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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선생님들끼리 책 읽는 모임을 만들게 되었는데 첫번째로 선정된 책이다. 약간은 스터디 모임처럼 반강제적으로라도 어려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막상 어려운 책이 선정되었다면 마음에 부담이 컸으려나. 이 책은 청소년 문학이다. 덕분에 부담 없이 책장이 잘 넘어간다. 조회 서는 문화나 교사의 권위, 집에가서 점심 먹고 돌아와 오후 수업을 받는 등의 문화는 중국에서 접했던 것과 같아서 반가웠다.
이 책을 쓴 중자오정은 대만 1세대 작가란다. 비슷한 세대 사람이어서인지 몰라도 소설을 읽으면서 자꾸 우리나라 소설가 "이광수"의 소설이 생각났다. 곽운천선생님과 임설분선생님간의 사랑 이야기 때문일까, 그림 천재 고아명을 제대로 밀어줘서 훌륭한 화가로 만들고 싶어하던 곽선생님의 모습 때문일까, 소설 전체를 흐르는 곽선생 이외의 인물을 '계몽되지 못한' 인물로 그리는 모습 때문일까.
혹자의 말처럼 정말 이 소설은 중국판 "플란다스의 개"이다. 열악한 환경 때문에 결국은 꽃을 피우지 못하는 어린 천재 화가의 이야기이다. 검색해보니 오래 되었지만 동명의 영화로도 나와있다.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피엔딩이 아니어서는 아니고 뭔가 근현대 소설 답게 단순한 구조라는 느낌이다. 비록 몸은 아프지만 그만큼 고아명에게 열의를 가지고 있는 곽운천이라면 왜 2년을 기다리려 했을까. 적어도 그렇게 아무말 못하고 그 마을을 떠나야 했을까? 이 소설이 내가 것이라면 곽운천을 그 마을에 남겨두겠다. 고아명 집 차밭에서 일손을 거들면서라도 고아명 옆에 있게 하겠다. 적어도 세계미술대회의 결과가 나올 때 까지만이라도. 그랬다면 고아명의 삶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한다. 물론 내 자신이 곽운천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라고 묻는다면 그건 잘 모르겠다.
교육 서적으로 유명한 양철북의 책인만큼 슬프고 아름다운 세계를 청소년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TV만 켜면 무서운 이야기들이 들려오는 현대를 사는 청소년에게 이런 세상은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