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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잔한 마음이다. 다른 사람의 생을 두고 이렇다저렇다 하는 게 주제넘은 일이라는 건 알지만, 마냥 좋아보이는 것에도 들여다보면 마냥 좋은 것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이렇게 또 슬프게 알아차리고 말다니. 생이라는 게 짧은 듯 싶다가도 하염없이 길구나 싶을 때도 생기고, 세상 참 요지경이다.
이 작가의 글을 오래 전부터 읽어 왔다. 좋아했고 재미있게 읽었다. 여행가라고 하는 삶의 영역 하나를 이 작가 덕분에 넓힐 수 있었던 것 같다. 여행을 하고 글을 쓰고 책을 만들고 강연을 하고 다시 여행을 하는 삶의 반복. 한때는 이 삶이 부러웠던 적이 분명히 있었다. 부러워하기만 했던 게 다행이라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했다. 내게는 작가가 말하는 여행가로서의 기질이나 능력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그 어떤 시절,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던 여행가의 삶, 나는 글로 보기만 했지만 염려되는 바가 있었다. 미래,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여행가로서 떠도는 삶을 현실 나이로 언제까지 누릴 수 있을 것인가. 건강은? 가족은? 무엇보다 돈은? 나보다 나이가 조금 더 많은 작가, 이 책에는 바로 이런 고민과 대책과 상념들이 담겨 있다. 얼마나 절실했을 것인가. 짐작만으로도 아득한데 한 구절 한 구절 읽다 보니 서늘해졌다. 쉬운 생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평생 하고 사는 게 축복이라고들 말한다. 그 일을 하면서 돈까지 얻을 수 있다면 더 말할 나위도 없고. 이 다음으로는 내가 잘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일이라고 했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면서 돈을 벌어야 하는 것도 힘든 노릇이고, 그나마 일이 없어 돈을 벌지 못한다면 그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될 테고. 지금의 내 처지야 어떻게 되었든 다른 사람들 앞에 민망한 지경은 아닌 게 되었지만 어떤 형태로 살아 있어야 하는가 하는 물음은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 게 되고 말았다. 남들 고민을 통해서도 도움을 받고 내 고민으로도 해결해 가면서 살아야겠지. 이렇게나 길고 아득한 장수의 시대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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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후 대기업의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살았지만, ’자유로운 인간’으로 존재하고 싶은 꿈을 끝내 버리지 못해 길 위의 여행자가 되었다는 저자의 이력이 나의 눈길을 끌었다. |
| 처음 '언제나 여행처럼'을 읽기 시작했을 때, 조금 당황스러웠다. 오랜 세월 여행을 하신 여행가의 에세이여서 당연히 화려한 사진들과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할 줄 알았었다. 하지만 '언제나 여행처럼'은 화려한 사진들도 여행지 소개도 없었다. 다만 여행작가가 여행을 20여 년 간 하면서 겪고 느낀 삶의 철학이 가득했다. 여행에세이를 위한 잠깐의 여행이 아닌 진짜 여행자의 삶을 보여준다. 그래서 그의 에세이에는 여행자의 삶의 고단함도 여행에서의 자유로움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자의 길을 걷고자 마음먹고 지금까지 그는 많은 시간을 '길'에서 보냈고 상상도 해볼 수 없으리만큼 많은 세상의 길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소통을 하며 보냈다. 그래서인지 그의 글에는 삶의 달관자와 같은 덤덤함과 무향이 난다. 그저 여행자의 삶은 멋진 것만 같다는 유치찬란한 막연한 생각만을 지녔던 나에게 그의 글은 다소 당혹감을 주었다. 여행자도 삶을 지탱하기 위해 여행자의 삶에서 잠시 돌아와 생활터전에서 사회인으로 살아야하고 충전을 한 후에 다시 여행의 길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현실인 것을 알면서도 얼마나 그동안 여행자의 삶을 그저 막연하고 동경어린 시선으로만 봤었는지를 알려주었다. 여행에는 돈이 당연히 든다. 그러기에 돈을 벌여야 하고 그 돈을 모아 또 다시 떠날 수밖에 없는 길을 향해 떠나는 것이다. 그것이 당연한 현실임에도 왜 난 그 현실을 나의 어린아이 같은 낭만적 환상에 맞추어 그저 바람처럼 떠나는 것이 여행자라고 생각했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어이가 다 없다. 그는 진정한 여행자의 삶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더 유치한 생각으로 여행자를 꾸몄던 점이 창피하게 느껴지는 순간들이었기도 했다. 암튼 이미 삶을 언제나 여행처럼 생각하고 지내오고 있는 여행작가 이지상씨는 이야기한다. "어제 도착해 오늘 머물고 내일 떠날 것처럼 살아라."라고. 겉멋만 잔뜩 든 여행이 아닌 삶을 배우고 자신을 비우고 또 채울 수 있는 사람들이 되라고, 그래서 그 마음이 가득해질 때 각자 마음속에 품고 있는 길을 향해 떠나라고 이야기한다. 무수하게 읽어본 여행에세이와는 사뭇 달랐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여행에세이가 되었다. 언젠가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나만의 길을 향해 떠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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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소감으로 '떠나는 사람의 솔직한 이야기...'라고 적었다. 뒤에 남겨져서, 떠나는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요즘도 입버릇처럼 이야기하고 다닌다. '떠나고 싶다... 어디로든...'. 하지만, 이 책은 떠다니는 여행자의 이야기가 아닌, 떠나기 전, 그리고 돌아온 후 여행자의 이야기다. 그간 이런 류의 책들을 몇 권 읽었지만, 대부분 여행 계획하기부터 이야기 하는 일종의 지침서와 같은 책들이었으나, 이 책은, 떠나기 전과 되돌아온 뒤의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그려낸 듯 한 느낌이 들었다. 머물러 있는 사람에게 떠나라고 하지 않고, 떠다니는 사람에게 돌아오라고 얘기하지 않는다. 그냥 '오늘을 즐겨라(까르페 디엠)'는 말 한마디. 저자는 이 말을, 통속적인 '즐기다'가 아닌, 내가 행복해지는 뭔가를 찾아가는 길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떠나라고 하지는 않지만, 책을 다 읽고 덮은 후에 떠오르는 생각은... '그래, 떠나야겠다' 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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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상~~ 여행에세이를 즐겨 읽는 사람이라면 낯익은 이름이기에 망설임없이 선택한 '언제나 여행처럼' '삶이 여행처럼 새롭고, 즐겁다면.... ' 하는 단상을 가지고. ![]() 내가 '이지상'작가를 알게 된 것은 2004년에 터키여행을 준비하면서 였다. 동로마제국의 수도였기에 오랜 기간동안 영화를 누렸던 곳. 그러나, 우리에겐 유럽이나 미국의 역사를 중심으로 공부하다보니, 이슬람 문화권의 나라들의 역사를 등한시하였고, 그래서, 멀게만 느껴졌던 나라.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읽었던 책이 '길 위의 천국'(2003)이었다. 그때 저자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고, 글의 흐름이 마음에 들었었다. 얼마후, '황금소로에서 길을 잃다'(2004)가 출간되었음을 알자마자 또 그 책을 읽게 되었다. 2000년에 여행을 했던 프라하의 추억을 되새기기 위해서.....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던 '황금소로'... 그러나, 내 기억엔 길을 잃기에는 너무 단조롭고 좁은 길이 아니었던가. 물론, 은유적인 표현이겠지만, 여행객들로 북적이던 그 길위에서 아름다운 동행들과 느꼈던 느낌들은 사회주의 국가였던 어둡고 통제된 모습이 아닌, 자유롭고 활달한 사람들로 넘치는 중세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대로 간직했던 것이었다. 이렇듯, 여행은 나에게는 새로움과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가져다 주는 일탈이었던 것이다. ![]() ![]() 그런데, '이지상'에게 있어서 여행은 무엇이었을까? 그도 처음엔 나처럼 이렇게 규칙적인 직장생활의 틈바구니속에서 일탈을 꿈꾸면서 떠났던 여행이었지만, 나처럼 잠시 머물다 돌아오는 여행이 아니고, 오랜 동안~~~~ 그리고, 유명 관광지가 아닌 일반인들이 쉽게 찾지 않는 곳까지 자신의 마음이 가고자 하는 곳을 찾아서 배낭을 메고 떠나서, 머물고, 또 다른 곳을 향하여 떠나고, 머물고, 그리고 돌아오고.... 이런 과정을 오랫동안 하게 된다. 그가 '여행은 황홀한 독'이라고 했던가. ![]() ![]() 우리들에겐 그의 방랑생활(?)이 부럽게 느껴질지 모르겠으나, 직장생활의 권태를 벗어나기 위해서 떠났던 여행속에서 또다른 권태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무엇때문에?'라는 마음의 질문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토록 열망하던 여행길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고, 고통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기도 했고, 노마드적(유목적인)삶이 될 우려까지 있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그의 한계였고, 인간의 한계였던 것이다. 그에게 '삶은 여행이고, 세상은 수행의 장'(p76)이었던 것이다.
'언제나 여행처럼'은 그런 깨달음을 알게 된 저자가 쓴 13번째의 여행이야기이다. 그가 여행을 하면서 부딪힌 많은 고민들. 그것은
저자는 이런 삶과 여행사이에서 가지게 되었던 고민들을 사회학적 시각으로 넓게 생각하게 되었고, 그가 지금까지 '공간여행자'였던 것에서 벗어나 인식의 지평선을 넓혀서 '시간 여행자'가 되어서 이 책을 쓰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은 여행에세이라기 보다는 삶과 여행사이에서 가지게 되는 것들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들이 들어간 인문서에 가까운 책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학부모들의 관심사인 교육에서부터, 88만원세대, 백수세계, 노마드적인 삶, 공정여행 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여행과 관련된 이야기와 함께 사회학적 시각으로 풀어준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50줄에 들어선 저자가 늦깎이 대학원생으로 '사회학 석사'가 되고, 강연을 하고, 대학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다져진 인문학적 지식들이 풍부하기때문이다. 이 책의 4부 '노마디즘과 상상력의 세계'는 그중에서도 가장 인문학적 시각이 많이 들어간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 아마도 여행에세이라는 생각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려고 했던 독자들은 당황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번쯤은 우리가 일탈로 꿈꾸는 여행을 통해서 이런 사회학적 시각으로 삶과 여행을 함께 풀어보는 것도 좋은 독서가 아닐까 한다. 그가 남기는 마지막 글
'모든 것은 자기의 선택이요, 운명'이라고 덧붙인다. 어떠십니까? 시간 여행자가 되어서 '일상이 여행'이고 싶지 않으신지요~~ 그리고, 가끔은 낯선 길위에서 새롭고 아름다운 만남을 가지고 싶지 않으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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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는 왜 이토록 울타리 밖의 삶, 들판을 떠도는 생을 동경하였을까?
1989년, 마침내 일반인에게도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자 지은이는 당장 휴가를 얻어 '타이완'으로 생애 첫 해외여행을 떠납니다. 여행에서 돌아와 얼마 후, 마치 정해진 수순처럼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영원히 조직생활과 작별합니다. 그리고, 그는 '여행자'가 됩니다.
세계의 이곳저곳을 떠도는 여행자의 삶은 멀리서 바라볼 때는 낭만적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생존을 위한 투쟁 그 자체일 것입니다. 요즘, 여행을 다룬 책들을 보면 '노마디즘(유목주의)'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옵니다. 노마드(Nomad)의 어원은 그리스어 'nomos'에서 유래했는데 '목초지에서 풀을 뜯어 먹다' 또는 '목초지에 데려가서 그 곳에 풀어 놓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인간을 '호모 노마드'라고 할 때, 그 의미는 인간의 탄생과 진화 자체가 노마드적이며, 그 힘에 의해 세상은 변해 왔으며 현대는 노마드적인 삶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은이에게 노마드적인 삶이란 단지 떠돌기만 하는 삶이 아니라 어디에서든 생존을 위해 뿌리를 내리되 하나의 시스템, 하나의 제도, 하나의 획일적 가치관에 얽매이지 않고 역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 책은 20년 이상 '여행자'로, '노마드'로, '자유인'으로 살아온 지은이가 여행 이야기에서 화두를 가져 오지만, 실은 삶의 여러 가지 고민들을 인문학적인 시각으로 사유하여 얻어낸 삶의 방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또한, 우리들이 여행에 대해 원초적으로 가지고 있는 의문점에 대해서도 답합니다. 사람들은 왜 이토록 떠남을 갈망하는지, 그렇게 떠났으면서도 어느새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인지, 제자리로 돌아와서는 다시 떠나고파 흔들리는 까닭은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 얻은 깨달음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므로, 여행에 대한 가벼운 읽을거리를 기대하고 이 책을 선택하면 후회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제 도착해 오늘 머물고 내일 떠날 것처럼 살아라'와 같은 멋진 말들이 곳곳에 숨어 있기도 합니다. 차분히 읽어보면 생각할 꺼리가 많은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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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이들을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돌아오기도 하고 있다. 반면에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 없는 현실에 발목 잡혀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떠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워하며, 그 아쉬움을 항상 안고 그리움으로 삶을 살아간다. 그냥 열심히 살아도 쉽지 않은 현실인데 아쉬움과 그리움을 품고 과연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일까?! 이렇게 여행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이야기가 필요한 것일까?! 어쩌면, 이런저런 이야기보다도 위로와 새로운 힘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치료와 위로를 통해서 새로운 힘을 주는 책이 있다.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 없는 현실을 살아가는 나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해서 만난 책, 매순간을 여행처럼 살고, 지금 이곳이 곧 여행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라고 이야기하는 책, 『언제나 여행처럼』이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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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마음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려주지만, 결론은 단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현실을 살아가라는 것’말이다. 그것도 아주 충만하게……. 어딘가로 떠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어디론가 떠나든 지금 이곳에 머물든, 그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그 순간들에 몰입하는 것이 바로 현실을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러면서도 꿈을 꾸는 삶, 모험을 할 수 있는 삶으로 우리의 오늘을, 미래를 꾸며가는 것 말이다. 그래!! 결국 세상은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다 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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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없는 여행이야기책이 있을 수 있을까? 심신이 고달프고 일상이 지겨워질때 누구나 한번쯤은 일탈을 꿈꿔보듯이 내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로, 혹은 나의 일상만큼이나 익숙해져있지만 항상적이지는 않은 그 어딘가로 훌쩍 내 삶의 자리를 옮겨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을 것이다. 삶이 여행이며, 여행이란 삶의 연장선에 있음을 알고 있지만 왠지 여행을 떠나고 그 속에서 경험하는 삶이 더 좋아보이는 건 내가 가보지 못한 또 하나의 길이기 때문일까 라는 생각을 해 보면서 '언제나 여행처럼'을 집어들었다. '지금 이곳에서 오늘을 충만하게 사는 법, 어제 도착해 오늘 머물고 내일 떠날 것처럼 살아라'는 문구가 잠시 멈칫하고 '여행'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언제나 여행처럼'은 해외여행이 수월해지고 해외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곳곳을 다니며 기록한 수많은 여행에세이들과는 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고 역시 그안에 품고 있는 이야기들은 삶의 여행이라는 '삶'의 모습에 더 깊이를 담고 있다. "길은 분명히 있다. 나는 사유와 상상을 통해, 공간 여행에서 시간 여행으로 가며 새로운 길을 보았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직장에 취직해 부러움없이 안락한 삶을 살아갈 수 있었을 저자는 꽉 조여진 일상이 자신의 삶을 옭아매는 것 같아 어느날 갑자기 훌쩍 모든 것을 놔 버리고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렇게 이십여년을 세계 이곳 저곳을 다닌 그의 여행이야기는 그저 떠나보니 좋았다,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길을 떠나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 담고 있는 '행복한 삶'에 대한 물음과 성찰이 끊이지 않고 그 사유의 내용이 이 책에 담겨있다. 내가 여행에세이를 좋아하는 건 그들의 이야기속에 나의 일상과는 다른 신기한 풍경이 담겨있기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더 좋은 건 내가 가보지 못한 길에서 그들이 대신 만난 수많은 삶의 다양함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여행이 누군가에겐 일상일 수 있으며 누군가의 여행이 또한 나의 일상일 수도 있음은 내가 살아가는 삶에 대해 한번쯤 되돌아보게 하기 때문이기도 한 것이어서 나는 여행에세이가 좋은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는 그것과는 또 다른 여행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여행은 너무도 매혹적이다. 모든 삶을 다 팽개치고 떠나고 싶을 만큼. 그래서 여행은 또 황홀한 독이기도 하다. 여행의 그 위험한 유혹들은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인가.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는가. 아니면 그것은 존재의 숙명인가."라는 수많은 물음을 던지고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러 갈래 길을 보여주고 있다. 이지상의 에세이를 여행, 취미보다 인문학으로 구분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밝은 내일을 꿈꾸는 청춘에게도, 입시전쟁과 취업전쟁의 살벌한 생존 싸움터에 지쳐가는 청춘에게도, 일상의 생존에 여유를 잃어 점점 지쳐가는 그 누군가에게도 그의 글은 마음에 자기 자신만의 물음과 해답을 찾아 삶의 여행을 떠나라는 안내서를 보여주고 있다. "사람은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미래가 열려 있을 때 가슴이 설렌다. 불확실성 속에서 고민하고, 꿈꾸고 상상하는 가운데 삶은 확장된다. 그 확장 속에서, 현재가 힘들어도 우리는 꿈과 희망을 찾는다."(154) 그래서 나는 오늘도 꿈을 꾼다. 내 삶은 언제나 여행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