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난 아마추어 수준도 안 된다. 정통적으로 어디서 사사받은 적도 없고, 동네에서 배운 실력으로 아직도 골방에서 신나게 피아노를 때리고 있다. 실력은 좀 그렇지만 피아노 서적은 그래도 조금 보는 편이다. 이번에 읽은 이 젊은 피아니스트에게 보내느 편지는 정말 쇼크 그 자체였다. 대학 때 읽은 음악교육이란 책이 강한 영감을 주었다면, 이 책은 그 방향을 일러주는 것이다. 피아노 칠 때 생각하지 않던 것들을 생각하게 해 주는 책이다. 덕분에,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좌절하곤 했다. 도대체 아는 것이 없어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걱정하면서 읽어 내려갔다. 덕분에 143쪽이라는 분량은 어느 책보다도 두껍게 느껴졌다. 책의 저자 장 파시나는 정말 훌륭한 교수다. 학생에 대한 판단력은 허준이 말하는 心醫의 경지에 올라와 있고, 그에 대한 대처도 자못 감탄스럽다. 학생이 가진 잠재능력을 120퍼센트 끌어올리면서 그들의 개성을 살리는 거의 피아니스트 양성의 천재다. 동구권에서 정통 쇼팽과 리스트 계보에 의해 사사받아서 그런 능력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끝없이 의문하고 자구하는 노력이 그를 만든 것이다. 그리고 겉으로 보기에는 별거아닌 스타카토, 레가토, 쉼표, 음의 길이와 같은 기초에 대한 확실한 이해와 컨트롤을 익혀 야구로 치면 130km 정도지만 완벽한 제구력을 구사하는 투수에 비견될 수 있는 피아니스트를 양성할 수 있게 되었다. 책을 읽고 악보를 봤다. 머리로는 수많은 생각이 오가지만, 일단 건반을 누르기 시작하면 이미 장 파시나 교수님이 알려준 것을 반 이상 잊어버린다. 음악에 대한 열정이 계속 되는한 하나씩 실천해 보고 싶은 것- 바로 이 책에 다 담겨 있다. |
|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나는 피아노를 연주함에 있어서 항상 근거없는 자만심으로 가득차 있었던것 같다. 적어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프로의 길을 걷지 않고 그때 그때 나만의 연주로 만족을 하는 아마추어에게 어쩌면 당연한 결과 였을지도 모른다. 프로들이 느끼는 '절박함'이 없기 때문에...그리고 생계로 연주 하지 않는 이상에야 비중은 항상 순위에서 밀려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야 내 머리속에 확연히 자리 잡힌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음악가는 철학가다.'라는 것이다. 그 철학가라는것이 무엇일까? 항상 사소한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질문을 던지는 머리 아픈 족속들이 아니던가? 피아노를 치는 사람은 많지만 죽어서도 우리 가슴속에 남거나 혹은 사후에 처음 접해서 심금을 울리는 연주는 혹은 연주가는 많지 않다. 그 소수의 음악가들의 특징은 전부 '철학가'였다는 것이다. 그것이 지극히 개인적이라 할지라도 결코 독단적이지도 않은, 수많은 사유를 거쳐서 다듬고 또 다듬고 해서 명반(혹은 명연)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시대에 과거 20세기 초반의 명장들이 탄생하지 않는 이유를 들자면 첫째로 꼽을 이유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보통은 대학교를 가서야 배운다는 타건과 물리적관계와 올바른 연주 자세를 그림과 곁들여서 잘 설명하고 있다. 특히 마음에 드는건 다연 마음 자세이다. 그 마음에는 위에서 말한 철학가의 마음과도 관련이 있다. 장 파시나는 생각 하지 않는 연주는 단박에 알아 낼수 있다고 한다.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간단하고 명료하게 전달 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질때라야 좋은 연주가 나올수 있다고 말한다. 재즈건 클래식이건 장르는 상관이 없다. 피아노라는 악기 하나로 묶인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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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피아노를 취미로 배우고 있기에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꽤나 오랜 시간 배웠지만 점점 어떤 한계를 체험하고 있고 그 한계의 벽을 이 책 한권으로 넘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얄팍한 희망과 단순하지만 알차보이는 구성, 얇은 두께와 저렴한 가격에 매료되어 고민없이 구매했다.
일단 책의 느낌은 아마추어에게는 다소 어려웠다는 것이다. 어렵다보니 크게 공감할 수도 없었고, 마치 나는 나무의 1/3 지점을 오르고 있는데 나무 꼭대기에서 주변 풍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동안 사실이라고 알아왔던 내용에 대해 반기를 드는 부분도 있고, 정통 교육을 받은 피아니스트라면 책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건 피아노 아마추어의 느낌일뿐)
하지만 저자가 피아노를 대하는 자세, 단순히 음악을 표현하는 도구가 아닌 피아노와 하나가 되려는 분석하는 자세야 말로 이 책의 가장 큰 메세지라고 생각한다. 책에 언급한 많은 부분을 따라할 수는 없겠지만 피아노를 대하는 마음 만큼은 꼭 받아들이고 싶다.
몇년 후에도 피아노를 배우고 있고 다시 이 책을 펼쳐본다면 그땐 느낌이 또 다르지 않을까? 미래를 궁금하게 만드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