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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은 김에 후속편 격이라 할 수 있는 ‘거울 나라의 앨리스’도 세트로 읽어 버렸다. 역시 애들 동화인 관계로 분량이 많지 않다는 것이 두 권을 내리 읽을 수 있는 이유였지만… (결코 흥미롭다거나 재미있다거나 하는 다른 이유는 없었다.) 허무맹랑한 줄거리는 요즘 우리 막내 아들이 좋아하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빌자면 ‘거울 나라의 앨리스’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거기서 거기… 도찐개찐… 도찐개찐…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는 토끼굴을 통해 이상한 나라로의 여정을 시작한 앨리스가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는 거울을 통과하여 이 세상과 좌우가 뒤바뀐 거울 나라로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이상한 나라에서는 앨리스 자신의 몸이 커지기도 작아지기도 하면서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는 상대역들과 눈높이를 같이 하지만, 거울 나라에서는 상대역들의 몸이 커지기도 작아지기도 하면서 앨리스와 눈높이를 같이 한다는 것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할까. 하지만, 전체적인 구성에서는 다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의 앨리스의 행보가 도무지 종잡을 수 없었다면,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의 앨리스의 행보는 체스판의 기보를 그대로 따르고 있기 때문에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훨씬 안정적이고 비연속적인 사건의 무작위적인 발생이 아닌 사건의 연속성과 당위성이 책의 서두에 설명되어 있는 체스 기보에 어느 정도 명시가 되어 있기 때문에 소설의 기승전결 구조와 당위성에 익숙해져 있는 어른들도 읽기가 조금은 편한 것 같다. 체스를 제대로 배워보질 않아 서양식 장기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어디서 보니 “체스에서 졸은 다른 말을 잡을 때 이외에는 오직 앞으로 한 칸만 움직일 수 있다. 졸이 반대편 맨 끝 줄에 도달하면 아무 말로나 바꿀 수 있는데, 가장 강력한 여왕으로 바꾸는 것이 보통이다.”라는 설명이 있다. 그렇다면, 앨리스가 여왕이 되는 과정이 전혀 허무맹랑하고 즉흥적이진 않은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발음이 비슷한 단어의 배치를 통한 언어 유희는 곳곳에 활용되고 있고, 도대체 그 뜻을 알 수 없는 시들이 여기저기서 읊조려지고 있으며, 사전에서도 찾을 수 없는 단어들이 곳곳에 쓰여지고 있다. 그냥 유아 혹은 아동들을 위한 ‘넌센스 문학’이거니 하고 읽는 수 밖에는 별도리가 없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