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출근해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8시간 정도를 컴퓨터 앞에서 보내고 있다. 출근하자마자 내가 자주 가는 사이트를 접속해 새로운 무언가가 있는가 보고 일하면서 듣기 위해 음악방송에 들어가 음악을 약하게 틀어놓고 모닝 커피를 마신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음악방송의 친한 분들에게 아침 인사를 하고는 곧장 잠수를 탄다. 이메일을 이용하고 쪽지도 보내고 인터넷 뱅킹을 하고 사무실 업무도 인터넷으로 작업 하는 경우도 많다. 하루종일 온라인 상태로 있는 생활을 하고 있는 내게 이 책은 어쩌면 딱 들어맞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떤 해커가 정부 사이트를 해킹해 큰 혼란에 빠뜨리게 된 기사도 더러 보았었다. 또한 언젠가 청소년이 살인사건을 저지른 일이 있었다. 현실과 인터넷 게임상의 가상현실을 구분하지 못했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었다. 인터넷 게임에 중독되는 이들을 보면 현실세계의 사회생활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아 점점 더 가상의 인터넷 세계 즉 블루 노웨어로 빠져드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가족관계와 친구관계에 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내용들을 담았다. 해커인 코드네임 페이트는 뛰어난 컴퓨터 실력으로 다른 사람의 컴퓨터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그 사람이 보고 있는 화면들을 그대로 자신의 집에서 들여다보며 그 사람을 속속들이 파악해 죽이는 게임을 벌이고 있다. 그가 하는 살인은 컴퓨터 게임의 레벨의 높은 점수를 따는 것일뿐. 한 사람을 죽이고 나면 더 높은 레벨에서 더 어려운 즉 살인하기 힘든 조건을 가진 사람을 택해 다시 살인자를 물색하는 게임의 연속일 뿐이다. 그런 살인범을 잡기 위해 캘리포니아 주 경찰 컴퓨터범죄수사반은 해킹죄로 감금되어있는 와이어트 질레트를 가석방시켜 수사에 도움을 받고자 한다. 질레트는 해커 특유의 호기심으로 페이트의 컴퓨터 바이러스를 추적하고 역시 추적당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코드를 만들어 어딘가에 크래킹해 보관해 둔다. 그런 와중에 수사반의 누군가가 살해당하고 형사 프랭크 비숍은 교도소로 가야 하는 질레트와 함께 다시 수사반을 꾸려 페이트를 찾고자 한다. 누군가 죽이는 것을 게임으로 여기고 있는 페이트에게 수사반보다 한발 앞서 연락을 해주고 도움을 주는 숀이 있다. 그러한 숀의 정체를 알아내고자 수사반 팀원을 의심하기도 하지만 숀의 정체는 너무도 뜻밖이다. 소셜네트워크인 트위터나 메신저 또는 이메일, 인터넷 뱅킹과 업무적인 것등 모든 것을 컴퓨터로 해결하고 있는 내게 이러한 해커들의 얘기는 굉장한 불안하다. 내가 인터넷에서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투명하게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드러난다는 것과 통제 당할수도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온라인에 접속하는 사람은 누구든 안전하지 않다' 라는 말이 너무도 와닿는다. 역시 제프리 디버의 작품은 뛰어나다. 한동안 그의 작품을 계속해서 찾아 읽어보고 싶다. |
|
제프리 디버의 책을 좋아한다. 링커 라임 시리즈를 좋아하긴 하지만 사건이 발생을 하고 증거를 모으고 차례대로 앞에서부터 차분하게 빌드업 하는 반복적인 과정이 솔직히 답답하게 여겨질 때도 있다. 실제로 수사를 한다면 그런 과정은 필푸적인 조건이겠지만 이미 그 시리즈를 알고 어떻게 진행이 되어간다는 것에 익숙해진 독자로서는 반복되는 설명이 지겹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한꺼번에 죽 이어 보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다른 책을 보다가 돌아오는 편이다. 돌아오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만큼 작가의 책이 재미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시리즈에서 벗어난 스탠드 얼론이다. 해커를 주인공으로 삼아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지금 우리의 삶을 드러내는 듯 하여 사뭇 흥미롭다. 물론 이 이야기가 쓰여지고 나온 것이 꽤 오래전 일이므로 지금의 실정과 많이 다른 것은 인정하고 가야한다. 전화선을 통해서 인터넷을 연결하거나 디스켓을 통해서 해킹을 하거나 풀어간다거나 하는 그런 사항들은 지금으로 본다면 지극히 원시적인 방법이나 다름없을테니 말이다. 사실 해킹에 관해서 잘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때의 인터넷 환경과 지금의 인터넷 환경은 지극히 다르다. 시대가 달라지고 시간이 흘러가면서 그 세계의 발전이 우리가 상상한 것이 이상으로 빠르게 달라졌으니 말이다.
감옥에 수감중이던 질레트는 가석방되었다. 그가 가석방 된 이유는 단 하나다. 해커 페이트가 사람을 죽이고 있다는 것. 그를 잡기 위해서다. 그에게는 이 살인이 단지 게임이고 해킹이고 자신을 레벨 업 시키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그런 해커를 잡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뭐다? 당연히 그를 맞설 수 있는 해커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무리 전문가들로 구성된 집단이라 하더라도 법을 어기면서까지 활동하는 그들의 머리 위에 있을 수는 없는 법. 그러니 질레트가 필요해진 것이다. 그는 페이트에게 정면으로 대적하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살인은 발생한다. 분명 어딘가에서 정보가 새고있다. 코앞까지 갔다가도 놓친다. 이미 알고 있었다. 남은 책의 분량을 봤을 때 이쯤에서 잡히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물론 작가가 뒤통수 쳐서 범인이 일찍 잡히고 또 다른 내용이 시작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이상은 마지막 몇페이지 남지 않았을 때까지는 범인이 활개치며 돌아다닌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가 있다. 가위바위보를 할 때 사람들은 상대방의 심리를 읽으려고 노력을 한다. 그러면서 남자는 주먹이지 라는 말을 하기도 하고 나는 가위를 낼 거야 라면서 미리 자신이 낼 것을 예언하기도 한다. 그러면 상대방은 그걸 들은 순간부터 내가 뭘 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상대방이 내는 것에 따라서 내가 내야 하는 것이 달라지니 말이다. 하나의 수를 생각하면 안된다. 상대방이 말한 것을 낼 수도 있지만 내가 무엇을 낼 것인지 생각하고 또 바꿔서 낼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상대방의 수를 읽는 것. 그것이 승리하는 방법이다. 그것과 똑같은 상황이 여기에서도 드러난다. 내가 상대방을 해킹했을 때 그 사람이 이것을 안다면 나는 다른 경로로 우회해야 하는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또 다시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해킹의 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마구 어렵지 않아서 흥미롭다. 그때 당시였다면 조금 더 흥미로웠겠지만 그렇지 않은 지금 읽어도 지금의 상황과 다른 인터넷 세계를 보면서 그땐 그랬었지 하는 추억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컴퓨터의 모니터 색은 따로 지정하지 않는 한 파랑색이 기본으로 깔려있다. 그때보다 지금은 더 사람들은 인터넷에 매여있고 묶여있다. 누군가를 나를 통으로 털어갈 확률도 더욱 높아졌다. 이 책이 그런 인터넷 상황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
|
2001년산 제프리 디버의 스탠드 얼론 테크노 스릴러. 재능과 함께 노력까지 감탄스러운 작가가 이번에는 온라인세계가 오프라인세계를 압도하고 조정하는 스릴을 다뤘다.
...블루 노웨어란 말은 사이버스페이스를 대체하는 용어로서 달리 기계세계라고도 불리우는 컴퓨터 세계를 의미했다. 블루는 컴퓨터를 작동시키는 전기를 가르키는 것이며 노웨어는 그것이 실체가 없는 장소라는 것을 의미한다...p.48
...태초에 하느님이 선진연구사업기간 네트워크를 창조하셨으니 이를 ARPAnet이라 하고 아르파넷이 번성하여 Milnet을 낳고 아르파넷과 밀넷이 인터넷을 낳으니 인터넷과 그 자식인 유즈넷 뉴스그룹과 월드와이드웹은 그 백성의 삶을 영원무궁토록 바꿔놓은 삼위일체가 되었느니라...p.107
여기선 단순이용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에게 물리적인 위협을 가하는게 적극적으로 사용되는 모습을 보인다. 루트를 훔쳐서 trapdoor를 공격대상자에게 심고 사회공학으로 접근하여 죽이는 (trapdoor는 교수대 바닥에 있는 문, 즉 목을 줄에 걸면 바닥으로 떨어져 죽게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컴의 이진법으로 챕터 넘버링되며 샌프란시스코의 호신전문가로 유명한 라라가 공격당하면서 시작된다. 캘리포니아주경찰 컴퓨터반장인 앤더슨은, 감옥에 수감중인 전직프로그래머 와이어트 질레트를 방문해 3일 동안 외부에서 전문지식과 도움을 얻기로 한다. 조건은 온라인에 접속하지 않는것.
용의자는 페이트 (Phate)란 인물로 온라인에서 활동하며, 각주요시설의 시스템을 공격하고, 실생활에서는 유명컴퓨터, 네트워크 관련회사에서 근무하며 주요 컴퓨터부분을 판매하다가 해고당한 인물.
내용은 역시나 전문지식을 몰라도 자상하고도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며, 중간마다 좀 짜증날 정도로 등장인물들의 실체를 점검한다. 읽다가 화들짝 또 읽다가 화들짝 놀라게 된다 (작가, 놀래키는 맛들리신거 같애~). 읽다보면 작가의 의도대로, 과연 보여지는대로 서류에 적힌대로 실제와 맞는 인물이 있을까. 누구나 뭐든 가장하고 있지않을까 하는 의심을 전해준다.
범인 또한 불행한 과거를 온라인세계에서 워나비 인물로 가장하며 살아가다 온라인의 세상을 실제로 믿어버린다.
...다른 사람을 절대 믿지말도록. 잘 알고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더라도 말입니다. 모든게 보기와는 다르다는 걸 명심하세요....p.133
...실제세계와 기계세계 사이의 경계는 매일같이 점점 더 희미해져가고 있다. 그렇다고 인간이 로봇이 되어간다거나 기계의 노예가 되고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저 서로를 향해 다가가고 있다는 것이다. 블루 노웨어에서는 기계가 우리의 인격과 문화 - 언어, 신화, 비유, 철학, 정신-을 관리하고 있다. 그 다음에는 기계세계 그자체가 우리의 인격과 문화를 점차 수정해나간다...좋건나쁘건 이제 기계는 인간의 목소리, 정신, 감정과 목표를 반영한다. 좋건나쁘건, 기계는 인간의 양심을, 혹은 양심의 부재까지도 반영한다...p.159 (키보드 워리어들이 연상되네. 아니, 꼭 그것같지않아도 오프라인에서는 할 수 없는 행동을 온라인에서 하는 것을 목격하곤 한다. cctv로 타인의 삶을 엿보고 조종하려는 스릴러 [슬리버]에서 여주 샤론스톤이 이런 말을 던진다 'Get a Life !')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게 진행된다. 모든 전산기록을 조작하여 보안을 해제시키는 범인의 공격, 추적자들의 험난한 추적, 그와중에 하나씩 추적자들의 실체가 의미되다가 점검되고, 하나씩 공격당하면서 (아, 영화 [반 헬싱]에서도 그러잖아. '나불대지말고 죽였어야지') 절대 안전하게 주인공들은 죽지않고 (당연하지만 그게 넘 자주니까 김빠지지), 끝까지 범인의 공범자 션의 정체가 최대의 미스테리로 남으면서, 남주의 사연많은 개인사까지 정리하는 오지랖.
어제 저녁에도 그랑 얘기하면서 제프리 디버가 여기라면, 다른 작가들은 여기 ([데이 앤 나이트]에서 톰 크루즈가 카메론 디아즈에게 '나랑 가면 생존확률 여기, 안가면 여기'하며 손짓하듯)라고는 했지만, 글쎄 작가의 인증마크가 되버린듯한 패턴은 이미 구축되고 고정화되어버린게 아닌가 안타깝다.
p.s : 오늘 구글로고보니 이진법으로 카운트업. 세계최초의 컴퓨터를 만든 엘런 튜링 탄생 100주년이었다.
|
|
어렸을 때 말이죠, 그러니까 인터넷 시절 이전에 말이예요.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티비로 야동을 보았던 기억있습니다. 친구 녀석이 자기네 안방 장롱 위에 제목 없는 요상한 테이프가 있다는 제보를 해왔기에 신속하게 출동한 참이었지요. 그런데 그 야동이 요즘처럼 쿨하지가 못해서 모자이크가 되어있었던 겁니다. 친구가 모자이크를 한 것도 아닌데 우린 모두, 그 녀석에게 야무지게 일처리를 좀 할 수 없냐고 뭐라 그랬던 기억도 나네요. 그때 제가 말했죠. 야, 모자이크는 눈을 가늘게 뜨고 멀리 떨어져서 보면 죄다 보여. 하고 말이죠. 순간 우루루 하고 모두 샤샤샥 벽으로 붙더니만 죄다 눈을 있는대로 찡그리며 티비를 바라보던 녀석들. 그때 저는 배꼽을 잡고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연히 그런다고 모자이크가 없어질 리가 없잖아요? 물론 그것은 저의 풍부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사기극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어쨌거나 이 말씀을 왜 드리냐면 이 소설을 읽고 났더니 그때 생각이 났어요. 아, 야한 내용이라서 그런 게 아니고요, 이 소설은 뭐랄까, 앞서 말씀드린 느낌으로, 혹은 마치 매직 아이를 보는 느낌으로 봐야 더 재미가 살아나지 않을까 싶은 겁니다.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 이 소설은 컴퓨터 해킹 관련 이야기예요. 당연히 전문 용어가 백두산만큼 나옵니다. 그러다보니 전문 지식 따위, 문제없이 이야기 속에 녹여내주겠어, 의 대마왕 디버 슨생이라 할지라도 어려움이 많겠더라 싶은거죠. 그래서 이 소설에 나오는 용어를 순문학 읽듯이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잘근잘근 밟듯이 읽어나가면 오히려 더 헷갈릴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겁니다. 그러니까 뭐랄까, 전문 용어는 대강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것이 더 나을 거라 여겨져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래도 큰 문제가 없으니까요. 오히려 반대죠. 너무 용어에 매달리면 전체 스토리를 따라가기도 전에 지치는 수가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아하, 그게 뭔지는 모르지만 그것 때문에 지금 문제가 생겼다는 거잖아, 하고 대인배 김 슨생처럼 독서를 하시는 게 좋을 거라는 얘기입니다. 싫음 맘대로 하시고요.
디버 슨생의 스탠드 얼론 신작입니다. 스탠드 얼론이란 장르계에서 종종 일컫는 용어인데 시리즈물이 아니라는 얘기예요. 장르 문학에 익숙하신 분은 한 방에 무슨 말인지 아실 거고 그렇지 않은 분들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시면 됩니다. 본래 디버 슨생의 슈퍼 캐릭터는 링컨 라임이라는 법의학자와 아멜리아 색스라는 여형사거든요. 그런데 이번 작품에는 그들이 출연하지 않는다 그말입니다. 아시겠죠? 그런 작품을 스탠드 얼론이라고 한다카데예.
어쨌거나 디버 슨생이 즐겨라 하는 플룻은 항상 대결구도인데요,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늘 최고만 등장시켜 싸움을 붙이는 디버 슨생, 이번에도 야무진 두 명의 지존급 해커를 등장시킵니다. 물론 한 명은 착한 놈, 다른 놈은 나쁜 놈, 그렇게 되지요. 디버 슨생의 링컨 라임 시리즈를 보면 <사라진 마술사>라는 작품이 있는데요, 거기 보면 미스 디랙션이란 마술용어가 등장해요. 그게 무슨 말이냐면 관객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고 그 사이에 뭔가 일을 꾸미는 것을 말합니다. 말하자면 속임수인데요, 이번 작품에서는 같은 의미로 사회공학이라는 용어가 등장합니다. 그러니까 작품 전반에 이 사회공학이라는 용어가 수시로 사용될만큼 독자의 시선을 요쪽으로 몰고가다가 불현듯 다른 쪽에서 뭔가가 터지는 식으로 장치 구성이 되어있다는 얘기이지요. 그래서 뭐랄까, 계속해서 엎치락 뒷치락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게 아주 손에 잡으면 내려놓을 수 없을 정도로 뻑이 가지는 않고요, 그래도 음, 디버 슨생이긴 하구나, 하는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그렇게 생각되는 첫 번째 이유는 다름 아닌 디버 슨생의 작품이기 때문이지요. 이 냥반의 신작은 늘, 일반 소설보다 기대치가 조금 높은 편이거든요. 그리고 항상, 못 먹어도 고라고, 허당인 작품이 없고 썩어도 준치이기 때문에 재미의 기준이 여타의 서스펜스물보다 상향 조정되어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별 넷인거지, 전체 서스펜스 장르에서 별 넷의 수준은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아님 말자.
영화로는 이런 소재를 가진 작품이 몇 개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퍼뜩 떠오르는 건 <이글 아이>라는 작품이네요. 그거, 재미있기도 했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조금 살벌했던 영화였거든요. 컴퓨터가 거의 세상을 지배해버리죠. 수사국의 범죄 서류를 조작하는 것은 물론이요, 컴퓨터가 이용되는 모든 장소에 업무를 임의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겁니다. 나쁜 의도로 해킹하는 것을 크래킹이라고 하는데 크래커들에 의해 컴퓨터 범죄가 일어나기 시작하면 그게 단순히 바이러스나 먹고 컴퓨터 한 대 아작나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거지요. 굉장히 심각한 일이 벌어질 수 있는데요, 그런 내용이 이 작품에 다 담겨있습니다. 이거 장난이 아니겠는데? 그런 생각이 든다니까요? 그 왜, 사람 치고 다니길래 붙잡아서 왜 그랬냐고 하니까 게임하다가 자기도 그래보고 싶어서 그랬다는 사례가 실제로 있었던 것처럼 게임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종종 있잖아요? 제가 알기론 그런 아이들의 수가 생각보다 많은 걸로 알고있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그렇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이 이 작품에서 나와요. 충분한 개연성을 가진 것은 물론이고, 이건 진짜 좀 심각하게 생각을 해봐야 하는 거 아닌가 할 정도든데 말이죠. 요즘 태그니 뭐니 해서 개인 신상 정도 하나 알아내는 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가 봅디다. 저야 거의 컴맹에 가까워서 그런 내용에 대해 잘 모르지만 크래킹이란 게 꼭 전문가만 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얘기는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전문가가 만들어 놓은 프로그램이 여기저기 프리웨어로 돌아다니고 그거 다운 받아서 돌리면 저같은 컴맹도 원하는 장난질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아, 이런 병아리 생키들. 세상을 점점 어렵게 만들고 있어. 그런데 저는 기본적으로 컴큐터에 너무 의존하는 상황을 그리 탐탁게 여기는 편이 아니라 좀 덜하지만 요즘 아해덜 한테는 그게 그렇지가 않은 갑데예. 아니, 뭔 인터넷을 집이나 회사에서도 모자라서 휴대폰으로도 해야 해? 하고 제가 물은 적이 있는데, 친구 왈 비지니스라고 그러길래 시베리아가서 귤이나 까먹으라고 제가 그랬습니다. 자꾸 세상이 이런 식으로 가면 설명서 읽기를 죽기보다 싫어하는 저로서는 곤란하다구요. 전자책 받아 놓은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설명서를 읽기가 귀찮아서 아직 전원도 안 켜고 있단 말입니다. 너무 모든 걸 전산화시킬라고 하다가 니들 한 번 된통 당한다잉. |
|
요즘 카드사의 회원정보가 해킹되어 난리입니다..ㅠㅠ 수많은 사람들이 카드 해지, 재발급 한다고 은행에서 몇시간 씩 기다리지요..누군가가 그 카드를 불법적으로 사용할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사실 회원정보는 퍼질만큼 퍼지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들어요..
가입하는 싸이트마다, 주민번호와 개인정보를 입력하는데... '싸이월드','옥션'등 수많은 싸이트가 해킹당하거나, 내부거래로 개인정보를 판매하고 그랬잖아요
많은 시간을 온라인으로 보내는 우리들..... 이제는 더이상 불편하게 돌아다니기 보다는...모든것을 전자씩으로 결제하는것에 익숙해져있죠.. 이젠 아날로그 시대가 아닌 디지털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들..
그런데 '블루노웨어'를 읽다보니...문득 섬뜩해지더라구요.ㅠ.ㅠ
제목인 '블루노웨어'는 우리가 흔히 들었던 '사이버스페이스'의 업그레이드 된 개념입니다
일명 여성호신의 여왕이라 불리는 '라라'는 누군가가 그녀를 미행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단골술집으로 피하죠...그리고 그곳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미행한다며 데려다달라고 하죠... 그런데 사실 그 아는 사람은, 아는 사람이 아니였죠..
'페이트'는 피해자의 컴퓨터를 해킹하여 모든 정보를 얻은후, 나중엔 그사람을 죽음으로 내몹니다. 그리고 점점 그 수위를 높여가죠..마치 게임을 즐기듯..
문득 섬뜩해지더라구요..ㅠㅠ 내 블로그를 누가 해킹해서... '김권호'인척 하고 활동하고 다닐수도 있다는거죠.ㅠㅠ 내 이웃들을 만날수도 있구요....(그래서 문득 아이디 보안에 신경을..ㅠㅠ)
이에 컴퓨터 범죄팀의 반장인 '앤더슨'경위는 또 다른 해커인 '질레트'와 만납니다.. 그는 현재 교도소에 수감중인 상태..
아실분들은 아시겠지만...해커는 사실 두가지입니다.... 원래 '해커'는 컴퓨터전문가라는 의미고.. '크래커'는 남의 컴퓨터에 침입하여 정보를 빼내거나, 파괴시키는 사람이죠..
그런데 어느새 우린 '크래커'마져 '해커'라고 부르고 있는..
'질레트'는 해킹중독자지만...크래커는 아닙니다.. 자신은 절대로 남을 해친적 없다고 주장하죠..다만 보안을 뚫고 스스로 위안을 삼을뿐 그러나...국방부의 1급 비밀을 해킹했는데. 국방부에서 냅둘리 없죠^^
그러나 '페이트'에 맞설려면 일급 해커가 필요한 법... '앤더슨'은 '질레트'를 데리고 와 수사를 벌이고, 그리고 '라라'뿐만 아니라 여러관련 살인사건이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참...별별 인간들이 다 있지만...자기과시를 위해 남을 해치는 방법도 가지가지지요. 정말 읽는 내내로 마구 화가나는..ㅠㅠ
'제프리 디버'는 '링컨다임'시리즈와 '캐트린댄스'시리즈로 유명합니다.. 현재는 1년에 한권씩 '링컨다임'시리즈와 '캐트린댄스'시리즈를 집필하는 다작작가시죠 (감사합니다..ㅋㅋㅋ)
그리고 스탠드얼론 작품들도 많더라구요.. 그래서 이 책도 사실 아무 정보도 없이...'제프리 디버' 작가 이름만 믿고 샀는데..역시 재미있더군요... 더군다나 많은 시간을 온라인이로 보내고,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약간 섬뜩하기도 했었어요.ㅠㅠ |
|
페이트(Phate)라는 닉네임을 쓰는 천재 크래커(cracker) 존 패트릭 핼러웨이는 자신이 사냥감으로 삼은 사람의 컴퓨터에 침입하여 그(녀)의 일상을 장악한 뒤 무참하게 살해하는 연쇄살인범입니다. 그에게 살인은 일종의 게임에 불과하며 피해자는 게임 속 캐릭터와 다를 바 없습니다. 그는 좀더 난이도가 높은 미션을 추구하며 끝없는 살인행각을 저지릅니다. 한편 CCU(캘리포니아주 경찰 컴퓨터범죄반)는 새로운 종류의 컴퓨터 바이러스가 범행에 사용됐다고 판단하곤 해킹죄로 수감 중인 해커 와이어트 질레트를 가석방시켜 수사에 참여시킵니다. 전통적인 강력계 형사인 프랭크 비숍은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질레트를 신뢰하며 수사를 이어나가지만 페이트의 신원을 파악해내고도 예기치 못한 사태가 거듭 벌어지자 큰 위기에 빠집니다.
인터넷 대중화의 초기를 통상 1990년대 중반으로 본다면, 이 작품이 출간된 2001년은 뉴스와 쇼핑과 SNS 등 인터넷이 여러 가지 형태로 일상 속에 안착한 시기입니다. 그때만 해도 컴퓨터 이용자에게 가장 큰 위협은 트로이목마 같은 바이러스 정도였고, 그 누구도 피부에 와 닿는 공포를 느낄 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스파이웨어, 악성코드, 랜섬웨어 등 한 사람 혹은 기업이나 국가마저 위기에 빠뜨릴 수 있는 심각한 위협을 누구나 체감하고 있고, 실제로 그런 뉴스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세상입니다. ‘블루 노웨어’는 천재적인 크래커이자 연쇄살인범인 페이트와 역시 뛰어난 화이트 해커인 와이어트 질레트를 등장시켜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이 될 악몽을 리얼하게 그린 테크노스릴러입니다.
페이트의 주 무기는 단순한 바이러스를 넘어 다른 사람의 컴퓨터를 완전히 장악하는 것은 물론 멋대로 조종할 수 있는 ‘트랩도어’라는 소프트웨어로, 오늘날의 스파이웨어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그야말로 SF영화에나 나올 법한 신무기라고 할까요 그가 사냥감을 선정하고 그(녀)의 컴퓨터에 침입하여 일상을 장악한 뒤 잔인하게 살해하는 일련의 과정은 게임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여성호신술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여자, 외부침입에 만반을 대비했다고 자랑하는 학교관계자, 크래커의 침입을 완전히 봉쇄할 수 있다고 떠벌이는 기업가, 경호원을 대동하고 다니는 정치인 등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거나 도전정신(?)을 자극하는 사람들을 철저하게 망가뜨리면서 쾌감을 얻는 것이 그의 목적입니다. 한 가지 특이한 건 그의 범행이 사이버테러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흉기를 이용한 아날로그 방식의 살인으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과거 그가 즐겼던 게임에서 살인자에게 주어진 유일한 제한, 즉 “살인자는 칼로 심장을 찌를 수 있을 만큼 상대에게 가까이 접근해야 한다.”는 룰을 충실하게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그야말로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믹스된 희대의 연쇄살인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페이트와 맞붙는 화이트 해커 와이어트 질레트는 페이트 못잖은 천재지만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은 탓에 교도소에 수감 중입니다. CCU의 요구로 페이트 수사에 가담한 그는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지만 절대 드러내지 못할 비밀을 안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 탓에 한때 페이트의 공범으로 오해받기도 하고, 그런 상태에서 탈주극을 벌여 위기에 빠지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인물에게 뒤통수를 맞거나 목숨이 달아날 치명적인 상황에 마주치기도 합니다. 이런 그를 페이트 수사에 가담시킨 CCU는 ‘컴퓨터범죄반’이라는 그럴듯한 명칭을 갖고 있긴 하지만 그 누구도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아 인원도, 예산도 부족한 초라한 조직입니다. 더구나 페이트의 수사는 CCU의 컴퓨터 전문가가 아니라 마초 스타일의 강력계 형사 프랭크 비숍이 지휘하게 되는데, 질레트와 비숍의 조합은 처음엔 물과 기름 이상으로 뒤섞이기 어려워 보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묘하게도 매력적인 콤비 플레이로 발전하게 됩니다.
‘링컨 라임 시리즈’는 물론 여러 편의 스탠드얼론에서도 막판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제프리 디버의 서사는 ‘블루 노웨어’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초반에 공개된 범인 페이트의 잔인한 범행은 매번 예측불허로 전개되고, 누군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페이트의 공범의 정체는 사건이 일단락됐다고 여길 때쯤 새로운 반전과 함께 폭로되며, 질레트를 비롯한 CCU 내 수사관들의 어딘가 평범해 보이지 않는 캐릭터도 수시로 소소한 반전의 맛을 더해줍니다.
2022년의 독자에겐 페이트와 질레트의 대결이 고전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2001년의 독자에겐 치명적인 소프트웨어를 통한 페이트의 가공할 사이버 테러가 (한 등장인물의 표현대로) ‘도시괴담’처럼 읽혔을 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제프리 디버가 내다본 온라인 세계, 즉 블루 노웨어의 공포는 오늘날 명백한 현실이 돼버리고 말았습니다. 일본작가 시가 아키라의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가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된 스마트폰이 한순간에 악마를 자신의 일상으로 불러들이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면, ‘블루 노웨어’는 컴퓨터와 온라인 세상을 무대로 그 이상의 교훈을 다룬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
링컨 라임 시리즈와 캐트린 댄스 시리즈를 쓰는 틈틈 장편 하나씩을 완성해가는 작가 제프리 디버의 [블루 노웨어]는 발전만을 추구해오던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터미네이터] 때까지만 해도 인간에게 경고하던 존재는 "로버트"였다. 인간이 좀 편해지고자 만든 그들이 인간의 삶을 역공격해올지도 모른다는 경종을 울리며 비슷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아이,로봇] 이후 작품들 속에선 인간에게 대항해오는 세력은 프로그램 하나나 컴퓨터 그 자체가 되고 있다.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결국 편리를 위해 만든 그 모든 것들이 인간을 밀어내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담은 것이라 해석해도 좋을까. 컴퓨터로 거의 모든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가능하다 컴퓨터를 이용하여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이제 컴퓨터는 삶의 전반을 파고들며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다. 간단한 키 조작으로 실제로 하지 않은 이에게 살인 누명도 씌울 수 있고 그의 존재를 싹 없애 버릴 수도 있으며 세금포탈이나 연체, 전과조작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휴지조각으로도 만들 수 있다. 간단히 몇 가지 조작으로.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편리함은 두려움으로 다가오게 되는데 제프리 디버의 [블루 노웨어]가 그런 마음을 증폭시킨다. 스물 아홉의 질레트는 임시 가석방 된다. 도전을 즐기고 살인을 게임으로 생각하는 범인 페이트와 그의 공범 숀을 잡기 위해서. 존 핼러웨이로 불리기도 했던 페이트는 해커도 놀랄만한 최고의 사회 공학꾼으로 교환기 트래킹이나 트랩도어를 자유자재로 이용하며 사람들을 죽여나간다. 마치 사이코 패스처럼 그는 감정이 없다. 최초의 살인 게임을 가족을 대상으로 한 그에게 애초에 감정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이런 페이트를 앞지르기 위해선 그만큼이나 뛰어난 인재가 필요했는데, 그가 바로 질레트였다. 그는 소프트웨어의 두뇌아지 심장인 원시코드를 훔쳐 수감중이었는데 인터넷에 중독된 중독자이자 뛰어난 프로그래머였다. 사이버 스페이스 안에서그는 혁신적인 프로그래머인 해커였으나 파과나 절도를 위한 침입자를 뜻하는 크래커는 아니었기에 페이트 일행이 해커규칙 1호 "민간인은 내버려 두라"를 어기자 화를 내며 그를 쫓기위해 최선을 다한다. 모든 것은 철자에 담겨 있다 는 질레트의 생각이 곳곳에서 올바른 것임이 밝혀지며 페이트를 쫓고 숀을 찾는 순간 우리는 숀의 정체 앞에서 망연자실하게 되어 버린다. 20세기에는 사람들이 이론을 훔쳤지만 이제는 그 대상이 사생활, 비밀, 환상이 되었다는 블루 노웨어. 블루는 컴퓨터를 작동시키는 전기이며 노웨어는 실체가 없는 장소를 뜻해서 조합된 단어인 블루 노웨어 자체가 사이버 스페이스를 뜻하는 이 소설은 앞으로를 걱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걱정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극 중 페이트는 자신에게 묻는다 Q : 누가 되고 싶지? A : 이 세상 그 누구든지.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원하면 이 세상 그 누구든지 될 수 있다는 말은 원하면 이 세상 누구든지 없앨 수 있다는 말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컴퓨터로 거의 모든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가능해진 세상에서 인간은 얼마나 또 무력해진 것인지........
|
|
|
“참 잘 읽었다.” 다른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출근해야 하는데, 새벽까지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해서 그냥 끝까지 읽었습니다. 마지막 반전이 기가 막히네요. 저자의 다른 책에서 보다 ‘희생자’가 좀 많긴 했지만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이제 범인의 정체를 알았으니, 며칠 있다가 편하게 한 번 더 봐야겠습니다. 요즘 랜덤하우스에서 출판한 책을 많이 읽고 있습니다. 여백을 줄이는 대신 다른 출판사보다 행을 몇 개 더 집어넣고 페이지 수도 늘려서, 긴 내용도 한 권으로 만들어 내는군요. 1·2권으로 나눈 것 보다 가격도 착하네요.^^ 비숍과 질레트를 주인공으로 하는 시리즈가 나오는 게 아닐까 슬쩍 생각해봅니다. |
![]()
집에서 사용하는 가정용 컴퓨터도, 직장에서 사용하는 업무용 컴퓨터도 대부분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다.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고 메일을 주고 받는다. 인터넷으로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들으며 글과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기도 한다.
인터넷으로 서점에서 책을 주문하고 온갖 쇼핑을 한다. 휴대폰 없는 세상만큼이나, 인터넷 없는 세상도 상상하기 힘들다.
반면에 인터넷의 어두운 면도 있다. 웹 배후에 숨어 존재하는 진정한 해커들의 인터넷은 날것 그대로의 거친 곳이다. 거기서 해커들은 복잡한 명령어, 유틸리티, 경주용 자동차처럼 꾸밈없이 기능만 앙상하게 남은 통신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말 그대로 빛의 속도로 세계 구석구석을 항해한다.
정부나 기업의 웹사이트를 해킹하고 고급 정보를 빼낸다. 인터넷으로 사기를 쳐서 한 밑천 잡으려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이런 불법행동이 극단적이 되면 인터넷으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인터넷이 직접 사람을 죽이는 것은 아니다. 고도의 기술을 가진 해커가 타인의 개인 컴퓨터를 해킹해 들어가면, 글자그대로 그에 대한 모든 정보를 가질 수 있다. 그의 주소와 휴대폰 번호는 물론이고, 그가 주고받은 이메일의 내용과 메신저로 나누었던 대화, 자주 방문하는 웹사이트 등을 모두 파악할 수 있다. 특정한 타인에 대한 이런 정보들을 갖고 있으면 그를 죽이는데 그만큼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해킹으로 타인의 정보를 빼내는 해커
제프리 디버의 2001년 작품 <블루 노웨어>에서 이런 방식으로 사람을 죽이는 해커가 등장한다. 그의 닉네임은 '페이트'로 해커들의 바닥에서 '마법사'로 불릴 만큼 뛰어난 솜씨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페이트가 자신의 실력을 가지고 사람을 죽인다는 것이다. 페이트는 인터넷 세계에서 워낙 오랜 시간을 보낸 나머지 디지털 캐릭터와 실제 인간을 구별하지 못한다. 사람이 죽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반면에 하드 드라이브가 망가진다면 그건 대단한 비극이다.
페이트는 고난도의 게임 임무를 수행하는 것처럼 목표물을 정한다. 보안이 뛰어난 건물이나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그 대상이다. 한 명을 죽이고 나면 더욱 접근하기 힘든 사람을 다음 대상으로 정한다.
페이트의 살인방법은 단 한 가지, 대상이 된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직접 칼로 심장을 찌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하루일정이나 생활습관 등을 철저히 파악해야 할 것이다. 페이트는 상대방의 컴퓨터를 해킹해서 범죄에 필요한 정보들을 자신의 컴퓨터로 옮긴다.
이런 범죄자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역시 뛰어난 해킹기술을 가진 사람이 필요할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 경찰 컴퓨터범죄수사반은 페이트를 잡기 위해서 교도소에 수감중인 와이어트 질레트를 가석방 시킨다. 20대 후반의 질레트는 연방 컴퓨터사기 및 남용죄로 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는 소프트웨어 회사의 메인컴퓨터를 해킹해서 주요 프로그램의 원시코드를 훔쳐낸 적이 있다.
페이트와 마찬가지로 질레트는 해커들의 세상에서 마법사로 불릴 만큼 뛰어난 인물이다. 이제 페이트와 질레트의 숨바꼭질이 시작된다. 흔적을 남기지 않고 타인의 컴퓨터를 해킹하며 사람을 죽이는 페이트를 어떻게 추적할 수 있을까?
천재적인 두 명의 해커가 벌이는 대결
작품의 제목 '블루 노웨어'는 '사이버스페이스'를 대체하는 용어다. '기계세계'라고도 불리는 컴퓨터 세계를 의미한다. '블루(blue)'는 컴퓨터를 작동시키는 전기를 가리키는 것이다. '노웨어(nowhere)는 그것이 실체가 없는 장소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블루 노웨어야말로 해커들의 천국이다. 그들은 자신의 요구에 맞게 만들어진 웹브라우저로 별과 별 사이까지도 여행하며 그곳을 방랑한다.
'해커'라는 말은 사실 칭찬이다. 혁신적인 프로그래머라는 의미다. 소프트웨어를 '해킹한다'는 말이 '프로그램을 만들다'라는 뜻이 있는 것처럼. 진짜 해커는 단지 자신이 해낼 수 있는지 알고 싶어서 누군가의 기계에 침입한다. 호기심 문제인 것이다. 해커의 윤리에 따르면 보는 건 괜찮지만 건드려서는 안된다.
그렇더라도 자신의 컴퓨터를 누군가가 들여다 본다는 것은 기분나쁜 일이다. 해커가 자신의 컴퓨터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자신의 삶 구석구석을 알아낼 수 있다면, 마음만 먹으면 재산을 훔치고 약점을 폭로하고, 심지어는 삶 자체를 파괴해버릴 수 있다면 누구든 긴장하게 될 것이다. 이 작품을 읽고나면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이 살짝 꺼림칙하게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