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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버나드 쇼의 [피그말리온](혹은 오드리 헵번이 주연을 맡았던 [마이 페어 레이디])은 연상이자 여러 가지 면에서 더 우월한 남자가 어리고 순수한 여자를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어 간다는, 어떤 면에서는 여전히 연애에 대해 많은 이들이 갖고 있는 전형적인 틀이 가진 허위성을 폭로했다. [리타 길들이기]는 [피그말리온]의 또 다른 개작으로 70 ~ 80년대의 영국 중소도시에서 꽃피는 영문학과 교수 프랭크(마이클 케인)와 그의 성인 프로그램 수강자 중의 한 사람인 리타(줄리 월터스)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스물 여섯의 나이로 아이를 원하는 남편 및 주변 사람들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자아를 찾고자 하는 미용사인 리타는 목소리도 크고 말투는 촌스러우며 무식한데다 패션은 그야말로 현란하다. 사십대로 결혼에 실패하고 현재의 동거녀와도 어딘가 삐걱거리는 프랭크는 날카로운 재능과 지성을 갖고 있지만 방향을 찾지 못 해 방황하는 중이다. 하지만 그는 리타에게서 솔직함과 예리한 판단력, 배우고자 하는 정열을 발견하고 그녀는 프랭크에게서 냉소적인 가면 뒤에 숨겨진 헌신적인 교사를 찾아낸다. 두 사람의 관계는 곧 서로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된다. 그렇지만 그들의 감정은 결코 마냥 따뜻하고 다정하지만은 않다. 두 사람은 서로의 나이와 성, 계급과 사회적 위치의 차이에서 오는 적대감과 불신을 오래도록 간직한다. 마이클 케인과 줄리 월터스는 물론 굉장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이므로 이 복잡한 관계의 내밀한 면까지 관객이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줄거리를 이미 알고 있는 영화도 배우들의 매력과 카리스마로 얼마든지 흥미진진해질 수 있다는 증거랄까. 하지만 80년대 특유의 신서사이저가 넘실거리는 배경음악만은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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