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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이라는 것은 나에겐 휴식과 같다. 건강할 때는 늘 뭔가 모르게 마음을 채찍질당하는 충동을 느끼고 있다. 끊임없이 초조하여 뭔가 하려 생각하고 그런데도 무엇 하나 할 수 없는 게으름을 느낀다. 매일매일 나는 해야할 무한한 부채를 짊어지고 있다. 무슨 일인가를 인생에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내가 폐인이자 밥벌레가 아니라면 나는 뭔가 유익한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나라는 인간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무엇 하나 재능이 없고 생활 능력을 결핍한 인간인 것이다. 문학에 관한 재능조차도 나에게는 거의 의심스럽다.
건강할 때 나는 끊임없이 무료해 하고 있었다. 해야 할 일을 앞두고 더구나 그것이 손에 잡히지 않으니까 무료한 것이다. 무료라고 하는 것은 남이 생각하듯이 태평한 것이 아니다 . 오히려 끊임없이 화가 나고, 초조한 자포자기식의 우울한 기분인 것이다.
책을 보면서 나와 같은 생각을 만날 때면 참 신기하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설명하기 힘들었던 것을 작가는 이렇게 잘 풀어 써낸 것을 보면 참으로 놀랍고 부럽다.
나는 일본 작가 하기와라 사쿠타로를 몰랐다. 우연히 집어든 책이었다. 제목이 고양이 마을이었고 표지에 고양이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택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거기서 나는 잊지못할 문장을 만나게 되었고 공감가는 것을 넘어서 나 자체인 글을 읽게 되었고 잘 알지 못하는 하기와라 사쿠타로지만 누구보다도 그를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 책은 그의 여러 단편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얇디 얇은 이 책에는 줄을 긋고 싶은 글들이 참 많았다. 두고두고 곱씹고 싶은 글들이 참 많았다. 대인기피증을 갖고있어서인지 내성적이어서인지 혼자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참 많이도 했다. 그런 생각들을 읽다보면 그가 내 앞에서 조곤조곤 얘기를 하고 있는 것만 같다.
집을 좋아하지 않는 나. 문 밖의 명상 산보 생활만을 하는 나는 천성적으로 부랑자의 핏줄을 타고난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실제 자유롭게 혼자있는 것을 사랑하는 내 고독이 시키는 짓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문 밖에 있을 때만이 실제로 자유롭기 때문에.
비가 오던 오늘 거실에서 뒹구르며 이런 저런 책을 읽던 나는 아무런 기대없이 그냥 이 책을 집어들고 읽어내려가던 나는 1935년에 써진 이 글을 2010년 8월 12일 오늘 읽었고 이미 70년 전에 세상을 떠난 하기와라 사쿠타로를 오늘 만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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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병이 도진줄 알았다. 아주아주 예전에 책 읽기를 기피하던 시절 활자를 읽어도 도무지 문장이 새겨지질 않아서 5분후 읽었던 부분을 다시 봐도 전혀 낯설고 생소하고 막막하기만한 문장,문장그리고 활자,활자들에 어지름증을 일으키던 시절이 새록새록 상기되는 효과를 일으키는 작품이었다. 책값에 한번 놀라고, 지루한 내용에 두번 놀랐다. 척박한 출판 시장에서 이런 작품이 출시 된것 또한 기이할 따름이다. 과연 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이 책에 관심과 사랑을 나타낼지.......심히 의심스럽고 회의적이다. 일본소설을 개인적으로 편애하는 이유는 번역된 티가 나지 않고, 친근한 문장들에 매료되어 한껏 몰입이 가능한 것을 꼽을 수 있는데, 이 책은 그런 효과가 전혀라고 할 정도였다. 번역은 어색하고, 문장은 난해했다. 아니면 내가 이 책을 이해할만한 수준이 못되는 것일까??? 어찌 되었건 상당히 마이너리티 취향의 이 책이 출간 된것은 해당 분야의 소수에게는 축복이 될지 모르겠지만 멋모르고 일본 소설을 애독하는 독자에게는 재앙이 될듯 싶다. 반드시 사전 정보를 검토하고, 이 책을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