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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혹은 자주 혼자일 때가 더욱 편하고 좋다고 느낀다. 사람들과 부대껴가며 이루어지는 관계가, 내게는 쉽지가 않다. 내가 "나"로 존재할 수가 없는 것 같아서... 자꾸만 새로운, 남들이 원하는 옷에 끼워맞춰 입으려고 노력하는 내 모습이 싫어져서 차라리 혼자였으면 싶다. 적당히 어울리고, 적당히 맞춰주고, 적당히 주목받기엔 나는 너무 융통성이 없나보다. 그래서 내겐 "현실"을 잊게 해주는, 나 혼자만 몰입할 수 있는 "꺼리"들이 있다. 책이 있고, 블로그가 있다. 때로는 현실에 대한 도피가 되고 때로는 나의 독창적이며 창의성이 넘치는 상상의 세계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1인용 식탁>>은 그렇게 묘한 구석에서 동질감을 느끼게 했다. 사회 부적응자처럼도 보일 수 있는 윤고은의 단편 모음집(<무중력 증후군>을 재미있게 읽었기에 단편을 싫어하는 나로서도 약간의 기대감이 있었다.)의 주인공들은 어떤 면에서든 조금씩 나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현실과 상상 사이. 그들은 왕따의 외로움에서 벗어나고자 혼자서도 식사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학원에 등록하기도 하고 - <1인용 식탁> - 백수에 대한 중압감이 빈대에 대한 두려움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 <달콤한 휴가> - 후회되는 과거를 떠올리며 현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 <타임캡슐 1994> 하지만 현실에서 상상으로 확장되었다 하더라도 상상이 끝나면 다시 현실이 남는 것을. "이제는 정말 세상으로 나가 혼자만의 식사와 마주쳐야 한다는 것. 바로 그것이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들에게, 아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수료증이 아니라 현실을 유예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43p <1인용 식탁> "박현몽은 꿈 대신 거짓말을 준비했다. 언제부터인가 박현몽에게 꿈은 거짓말과 같은 말이었다."...156p <박현몽 꿈 철학관> "아이슬란드는 모든 경쟁과 소음을 초월한 곳이었지만, 그 환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쟁과 소음이 필요했다. 수면 위의 우아함은 물 아래 숨겨진 억척스러운 갈퀴질 덕분에 가능한 것이었다."...262p <아이슬란드> 작가의 상상력은 때론 비수와 같고, 때론 섬뜻하며 때론 깜찍하다. 윤고은 작가의 단편은 장편을 위한 실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주제, 다양한 시도, 다양한 결말까지. 지금 바로 이 시대, 이 사회를 살아가는 어딘가에 꼭 있을 법한 주인공들과 그들의 현실을 넘어 마음껏 펼쳐지는 이 상상의 세계들은 친숙하면서 동시에 현실적이다. 어차피 현실로 돌아올 수밖에 없음을 알면서도 우리가 조금씩 상상의 세계를 원하는 것은, 현실을 살아가기 위한 자양분을 얻기 위함일테다. 너무 멀리만 가지 않는다면.... 오늘도, 내일도 살아갈 힘을 얻기 위해 난 오늘도 "상상"을 꿈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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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혼자 먹는 밥은 나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집에서 혼자 먹는 밥은 이상하게도 괜찮다. 오히려 편안하기까지 하다. 혼자 있으면 반찬을 대충 꺼내놓고 내 밥만 차리면 되니까. 국에 밥을 말아 김치 하나로 먹든, 마른반찬 몇 가지와 국 하나만 놓고 먹든 TV를 보며, 혹은 라디오를 들으며 먹는 밥은 좋다. 그런데도 밖에서 혼자 먹는 밥에는 쉽게 적응이 되지 않는 것은 왜일까. 식당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나에게만 향해있는 것 같고, 내가 뭘 먹나 유심히 쳐다보는 것 같고, 왜 쟤는 혼자 밥을 먹나 궁금해할 것만 같다. 그래서 굳이 밖에서 혼자 밥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쉽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샌드위치를 주로 이용하기도 했었다.
윤고은의 소설집 [1인용 식탁]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정말 한 사람만 사용할 수 있는 식탁에 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세 명도, 두 명도 못앉고 오직 한 사람만 앉을 수 있는 그런 식탁 말이다. 하지만 그런 내 예상과는 달리 표제작인 <1인용 식탁>은 혼자 밥을 먹는 일에 관한 이야기다. 어찌된 일인지 점심 시간에 혼자만 덩그러니 남아버린 주인공. 첫날은 그러려니 하며 넘겼지만 점심 시간에 함께 밥을 먹으러 가자는 동료 하나 없다. 결국 몇 개월을 혼자만의 식탁을 맞이해야 했던 그녀는 간단한 분식에서부터 패밀리 레스토랑, 고기집에 이르기까지 혼자 밥을 먹을 수 있게 그 방법을 가르쳐주는 학원에 등록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는, 혼자 밥 먹는 순간이 오면 외로웠던 것 같다. 밥을 앞에 놓고 외롭다니, 하루 세 끼를 챙겨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런 말을 들으면 복에 겨워 하는 소리라고 욕을 내뱉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 사이에서 '밥'은 더 이상 '밥'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밥을 먹으며 공통의 관심사를 이야기하고, 고민도 풀어놓으며 관계를 다지는 시간으로 활용한다. 같은 찌개를 먹고 같은 반찬을 먹으며 친밀한 감정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그런 심리를 날카롭게 표현한다. '1인용 식탁'이라는 상상력에 깜짝 놀라고 그 학원에 등록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몸서리쳤다.
하지만 <1인용 식탁>만 내 취향과 맞았을 뿐 다른 작품들은 불편하기도 하고 잘 이해되지 않기도 했다. 그녀의 머릿속에서 피어난 온갖 세계들. 아직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기에는 조금 부족해 보이지만 맨 마지막에 실린 <홍도야 울지 마라> 정도가 앞으로의 그녀가 어떤 행보를 보여줄 지 살짝 궁금하게 만든 정도랄까. 단편보다는 장편을 더 좋아하는 나이기에 취향의 차이일 수도 있으니 염두에 두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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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고은의 아홉 편의 작품을 읽어내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작품의 성격 때문이 아니라 내 책 읽기가 다른 책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한 작품을 하루에 하나씩 읽어내겠다는 것이 처음 이 책을 샀을 때 가졌던 생각이었다. 그런 마음으로 표제작부터 읽어갔다.
책을 손에 들고 이웃님의 댓글을 보고 윤고은의 신문 기사를 읽으면서 나는 그네들보다 잘 써 줄 수 없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글을 쓰기 직전 그녀가 운영하는 홈페이지까지 방문했지만 좋은 소리는 못하겠다. 잠시 뜸을 들여 생각을 해 본다. 전작을 뛰어넘는 작품이 없다면 난 이제 그녀의 작품을 읽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읽기야 하겠지만(그래야 판단할 수 있을테니깐) 이렇게 글로 표현하는 것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전작을 뛰어넘지 못한다면 전작과 비슷한 작품이라고 판단될 때 읽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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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9편의 이야기로 되어 있다. 1인용 식탁을 표지 제목으로 해서 달콤한 휴가, 박현몽 꿈 철학관, 로드킬, 피어싱, 홍도야 울지 마라 등의 소제목을 단 글들이 같은 책에 들어 있다. 재미있게 읽혀지는 글들이다. 작가 윤고은씨의 솜씨와 특징이 잘 드러나는 작품들이다.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솜씨가 뛰어나다. 잔잔하게 그러나 긴장감 있게 이끌어 나간다. 그리고 사고가 특이하고 발상이 특별하다. 보편적인 인간들의 생각을 뛰어넘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기존의 관념으로는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인간들의 한 면으로 읽어볼 수가 있으리라 생각은 되지만, 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오늘의 문제를 다뤄내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1인용 식탁에서는 ‘오인용’이란 사람이 회사에서 점심시간 혼자가 되고, 혼자 식사를 해야하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다른 사람들이 왜 자신을 식사시간에 따돌릴까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 혼자 점심을 음식점에 가서 먹는 일에 부담을 많이 느낀다. 회사 가까이에는 아는 사람을 만날까 저어되고, 하여 점심시간이 되면 회사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음식점을 찾아 나선다. 그러면서도 식사하는 자체가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런 와중에 혼자서 식사하는 것을 배우는 학원에 등록을 하게 된다. 학원에서는 단계별로 혼자 식사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주인공은 점심시간 혼자 식사를 하는 것이나 학원에서 강의를 들으면서 식사를 하는 것이나 점심 해결의 측면에서는 같은 것이니까 학원을 선호하게 된다. 학원에서는 혼자 눈치 보면서 점심을 먹어야 되는 일은 없으니까. 1단계-커피숍, 빵집, 페스트푸드점, 분식집, 동네 중국집, 구내식당, 학원가 음식점 등 2단계-이탈리안 레스토랑, 큰 중국집, 한정식집, 페밀리 레스토랑 3단계-결혼식, 돌잔치 4단계-고깃집 5단계-돌발 상황 단계를 모두 거치면 수료증을 준다고 한다. 그리고 수료가 끝나면 고수가 됨을 말한다. 그런데 그 수료는 보통 수강생 중 15%만 수료를 한다고 하고 수료를 하지 않은 사람들 중 50%가 디시 등록을 한다고 한다. 그것이 보편적인 것이라 한다. 사실 음식점에서 혼자 식사하는 것은 여간한 철면피가 아니고는 힘이 든다. 타인들이 자신만 쳐다보는 것 같고, 그것을 극복하고 음식을 먹기란 쉽지 않다. 이와 같은 발상에서 이 책의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은 단계를 거쳐 나가면서 음식을 먹을 때 박자를 맞추는 연습을 한다. 혼자에 몰두하면서 다른 것들을 의식에서 몰아내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니 혼자서 식사하는 것도 자연스러워 지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화사동료들이 회식을 하는 자리가 있어 같이 가게 되었고, 그 자리에서 박자를 맞추어 음식을 먹다보니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게 되었다. 그 후 다음날 동료들이 같이 식사를 하러 갈 것을 권했고, 같이 가다보니 같이 식사를 하는 시간이 얼마나 힘든가를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이제는 그가 동료들을 따돌리고 혼자 식사를 찾게 된다.
달인은 혼자 극장에 가고 혼자 놀이공원에 가고 혼자 도보여행을 가고 혼자 심야쇼핑을 하며 혼자 유람선을 탄다. 적극적으로 1인용 생활을 즐긴다. 1인용 식탁 생활을 하는 오늘의 세태를 잘 반영하여 제시하는 얘기다. 그리고 그것은 다음 내용을 통해서 더욱 명확해 진다. 이 책이 문제 삼고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을 해 본다. 여러 사람이 모여 같이 식사를 하는 것은 에너지의 낭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음식점은 화장실하고 비슷해. 아직도 유치원 여자애들처럼 손잡고 변기 앞까지 걸어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한 사람이 소변보는 동안 다른 한 사람은 끊임없이 옆에서 이야기를 나눠 주고, 그 다음 순서를 바꿔 역할을 교환하는, 그런 비효율적이고 창피한 일들을 왜 하는지. 낭비되는 에너지가 많다고들 하지만, 나는 그 중에 최악이 인력이라고 보는데. 인간들의 에너지가 쓸데없이 낭비된다니까. 그중 하나가 식당에 무리지어 가는 거예요. 이런 와중에 학원의 강의가 종착역에 이르게 되고 시험을 받게 되는데, 그는 15% 안에 들어가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서 결국은 다시 학원에 등록하게 되는데, 그 이유로 혼자서 식사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도록 한다. 학원에 나오면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혼자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니까. 결국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하다. 아래 이야기는 그것을 잘 설명해 주는 일화다. 고기식당에서 한 여인이 삼겹살 2인분을 시키고 있다. 그것을 구워 먹는데 1인분 밖에 먹지 못하면서 1인분을 먹기 위해 2인분을 시키는 것이다. 주인공도 고기 2인분을 시킨다. 서로의 의식이 교통을 이룬다. 같은 학원을 거친 수강생들인 것이다. 그러면서 마지막 멘트에 서로 합치면 어떨까요? 라는 얘기가 나온다. 반전에 반전을 거치면서 결국 이야기가 다다른 곳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아닐까 생각된다. 1인용 식탁을 통해 현대 사회의 문제를 짚어 보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기 위해 1인용 식탁을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고 마음에 온다. 재미있게 읽은 글이다. 다른 작품들도 화자의 기발한 사고가 돋보인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재미있고 탄탄하게 구성된 이야기를, 그리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는 이 이야기를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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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끼는 혼자 먹는다. TV를 보면서 밥을 먹기도 하고, 자장면 한 그릇을 배달시켜 먹기도 한다. 그러니까, 그 순간 4인용 식탁은 오로지 나를 위한 1인용 식탁이 되는 셈이다. 집에서 혼자 밥 먹는 일은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곧 익숙해진다. 어느 순간부터는 혼자만의 일상을 즐기게 된다. <무중력 증후군>으로 제 13회 한겨레 문학상을 수상한 윤고은의 첫 번째 소설집 <1인용 식탁>은 그런 일상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외로움, 고독함, 쓸쓸함을 동반한 여유로움까지.
<무중력 증후군>에서 달의 증식라는 독특한 소재를 선보였던 윤고은은 <1인용 식탁>에서 현대인의 고독한 일상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수록된 9편중 대표적인 단편을 보면 혼자 식사하는 방법을 강의하는 <1인용 식탁>,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춰진 백화점 화장실에서 소설을 쓰는 <인베이더 그래픽>, 돈을 주면 원하는 꿈을 살 수 있는 <박현몽 꿈 철학관>, 현실이 아닌 이상 국가를 향한 염원을 다룬 <아이슬란드>은 모두 픽션임과 동시에 논픽션처럼 느껴진다. 그만큼 복잡한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잘 담아냈다 볼 수 있다.
<1인용 식탁>은 직장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해 혼자 점심을 먹는 주인공 오인용이 혼자 밥 먹는 방법을 알려주는 학원에 등록한 이야기다. 강의 내용은 정말 흥미롭다. 분식집, 패스트푸드점을 시작으로 절대 혼자서는 가기 힘든 레스토랑, 고깃집으로 확대된다. 정말 이런 학원이 존재하고 있는건 아닐까. 학원에 다니면서 주인공은 어디서든 혼자 당당하게 먹을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러나 결국 그가 원했던 것은 동질감이며 소통은 아니었을까.
‘내가 배우고자 했던 것은 혼자 자유롭게 먹는 방법이었으나, 정작 내가 얻은 것은 수강 기간 동안 내가 혼자 먹는 유일한 사람이 아니라는 위안이었다. 1인으로 구성된 체인점 같은 것.’ p 43 나만이 군중에서 떨어진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오인용은 핵가족을 너머 1인 가족 세대의 표본은 아닐까 한다.
등단했으나, 가족들이 모두 실업자 대우를 하는 소설가가 백화점 화장실에서 휴지에 소설을 쓰는 <인베이더 그래픽>은 작가의 내면을 엿보는 듯하다. 소설가의 이야기와 그녀가 쓰는 소설 이야기로 액자형태를 이룬다. 소설 쓰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춘 백화점 화장실은 안락하기까지하다. 화려하고 거대한 백화점의 순찰대와 CCTV를 피해 다니는 소설가의 모습이 슬퍼보이는 이유는 왜 일까.
<아이슬란드>에서는 반복되는 일상, 고달픈 현실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욕망과 마주한다.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듯, 아이슬란드는 지상 낙원이었다. ‘아이슬란드는 추상어였다. 사람마다 번역이 다르고, 정의되는 것도 다른,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단어. 그게 아이슬란드였다. 추상어에 대해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반대말을 설정하는 것이라고, 그렇게 믿었던 나는 아이슬란드의 반대쪽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 p268 소설을 읽는 동안 검색창에 아이슬란드를 넣었다. 정작 그곳은 화산이 폭발로 공황상태였다. 소설의 주인공도, 윤고은도 아마 그랬겠지 싶어, 헛 웃음이 나온다. 그러나 우리는 또다른 아이슬란드를 여전하게 찾고 있을 게 분명하다.
빈대로 인한 두려움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달콤한 휴가>, 무인 모텔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에피소드 <로드킬>은 머지 않아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다. 인간의 자리를 기계가 대신 할 세상에도 한낱 벌레는 거대한 공포가 될 것이다.
<무중력 증후군>이 미완성의 조각이었다면, <1인용 식탁>은 거의 완성에 가깝다 하겠다. 장편과 단편이 갖는 장단점이 있겠지만, 윤고은의 단편은 훨씬 좋았다. 터무니 없는 상상이 아닌 현실을 바탕으로 확장된 상상은 매력적이었다. 이제 윤고은의 상상 세계에 서슴없이 발을 내딛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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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윤고은의 장편소설《무중력증후군》을 재미있게 읽었다. 다음은《무중력증후군》의 추천평이다.
달처럼, 빵처럼 부풀어 오르는 상상을 즐기는 사람의 살가운 글맛이 느껴진다. 기지가 반짝이는 작품이다.- 한강(소설가) 붕 뜬 것 같으면서도 두 발을 땅에 딱 붙이고 있는 묘한 소설이다.- 정이현(소설가)
나 역시 그녀의 글을 처음 읽고 참 인상 깊었는데, 이번에 첫 소설집이 출간되었다고 해서 꼭 읽고 싶었다. 그녀의 소설을 아홉 편이나 읽을 수 있다니…. 표제작 <1인용 식탁>은 「실천문학」2009년 여름호에 실린 글이다. 제목과 표지 그림이 너무도 어울려서 무슨 내용일지 짐작이 갔다. 혼자 먹는 법을 알려주는 학원이 등장하고 각 단계별로, 메뉴별로 먹는 박자를 알려준다.
점심 메뉴는 찌개백반이었다. 강─약─중강─약. 이제는 머릿속으로 생각해보기도 전에 절로 몸이 박자를 셌다. 4분의 4박자. 밥─계란말이─국물─김, 밥─제육볶음─국물─고추조림, 밥─김─국물─…… (28p)
책을 읽다 보면 내용에 푹 빠져들 만큼 흥미진진하지만 가끔은 현실이 반영되어 씁쓸함을 느끼기도 한다.
사무실 사람들은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먼저 우르르 몰려 나갔다. 나도 서둘러 자리 정리를 하고 의자에서 일어났으나,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단지 조금 늦어서 점심시간에 합류하지 못한 것이 아니었다. (14p)
홀로 점심을 먹으러 갈 때는 사무실을 중심으로, 반경 5백미터 이내의 음식점은 제외했다. 발이 사무실로부터 멀리, 멀리 가는 동안 눈은 음식점의 통유리창을 훑었다. 혼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보이거나, 전체적으로 손님이 없는 음식점을 찾아서, 걷고 훑고 걷고 훑고 그러다가 한 곳, 당첨이 됐다. (16p)
<1인용 식탁>에 등장하는 학원에서 나눈 기준에 따르면 주인공 오인용이 처음 학원을 찾아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나도 1단계를 겨우 통과하는 수준일 것이다. 2단계는 해당하는 음식점들은 입구에서 몇 분이냐고 묻기 시작하는 공간이니 말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일을 하면서 많이 달라진 내 모습이 보인다. 혼자서 식당에 들어간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었는데, 지금은 혼자 낯선 곳으로 여행을 하며 식당에 들어가 주문을 하기도 한다. 그런 내 모습이 가끔은 어색하기도 하다. 소설이 우리의 모습을 투영했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게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달콤한 휴가>에서 7년간 다니던 직장을 잃고, 6개월간 쉬기로 한 주인공은 2주간의 유럽 여행을 위해 두 달을 준비했다. 하지만 빈대의 등장으로 여행은 달콤하기는 커녕 평온함을 느낄 새도 없었다. 퇴직금의 첫번째 지출 항목이었던 커피메이커로 아침마다 원두를 내리던 그는 커피와 빈대가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글이 끝날 때쯤에야 그는 달콤한 휴가를 떠나게 되는데…
<인베이더 그래픽>은 <1인용 식탁> 다음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매일 아침 백화점에 가는 것이 하루의 규칙적인 일과인 주인공은 백화점 화장실의 파우더룸에서 노트북을 꺼내 소설을 쓴다. 화장실의 두루마리 휴지를 챙기고, 테스트용 영양크림과 향수를 사용하고 식품 매장 시식 코너에서 허기진 배를 채운다. 그녀가 쓰는 소설 '인베이더 그래픽'의 주인공 균은, 화장실에 도둑이 들며 사라지는 걸까…
<아이슬란드>에서는 짐 가방 대신 책갈피 하나면 충분한 '가이드북 읽기' 여행을 매일 밤 한 시간씩 한다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굳이 진짜 국경을 벗어날 필요가 없었다고 한다. 이 소설에서 나오는 작가의 상상력은 바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적성도를 검사하고, 나와 궁합이 맞는 다른 나라들도 판정받을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이다. 정말 그런 사이트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와 궁합이 맞는 나라는 어디일까? 주인공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적성도는 2.3퍼센트에 불과했으나 아이슬란드에 대한 적응도는 42.5퍼센트로 무척 높은 확률이다. 카페에 가입하고,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하며 아이슬란드를 배우는 주인공은 과연 그곳으로 갈 수 있을까?
아홉 편의 소설 모두 기발한 상상력이 더해져 흥미로웠고, 이런 일들이 실제로도 일어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이 박민규의 첫 단편집《카스테라》인데 그 책은 마구 웃으며 유쾌하게 읽었다면,《1인용 식탁》은 실재할 수도 있겠다고 한편으로 걱정도 하고 한편으로 공감도 하며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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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고은 소설집 1인용 식탁.
요사이 홀로 서기를 시작하려는 나의 시선을 확 사로 잡은 책.
9편의 단편이 모여있는 이 책엔 인간들의 외로움이 가득 묻어있었다.
상상할 수있는 모든 것이 담겨져 있으면서도 그 속을 가득메우고 있는건
외. 로. 움.
함께 살아가야하는 사회적 인간에게 항상 따라 다니는 외로움과 고독,소외감, 그리움,소통을 원하는 간절함.그런 것들이 담겨져 있다고 느꼈다.
1인용 식탁을 보면서 나 역시 주변의 시선을 물리치고 당당히 삼겹살 2인분과 소주 한 병을 시킬 수있을까? 시켜보고 싶은 충동이 떠오른다. 결국엔 합석하는 그들은 누군가를 강력히 원하고 그리워 하는건 아닐지.
달콤한 휴가의 느닷없는 빈대의 출현이나,박현몽의 꿈을 파는 철학관, 로드킬 타임캡술, 아이슬란드... 모두 뛰어난 상상의 세계을 그려내면서 현실과 주고 받는 이야기가 시선을 쉬이 뗄 수 없게 한다.
너무도 가슴의 허전함을 가득메운 홍도야 울지마라 역시 홍도의 시선이 따라가면서도 그 속엔 감싸주고 싶은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5월 가정의 달 바쁜 여러 날중에서 가슴 한쪽을 무겁게 누르는 그곳에 쏙~들어와준 한 권의 책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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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문학상 수상작가 작품집에서 발견한 작가의 단편집이다. 그 중 책 제목과 같은 <1인용 식탁>이 제일 공감되었다. 그런데 이 글의 마지막 부분이 압권이었다. 이 소설에서는 역설이 많이 등장한다. 예를 들면 '빈대 없음을 바라는 그 모든 행동들로 인해 빈대를 느낀다'거나, 그러면서도 '그토록 바라는 휴식을 빈대와 함께 얻는다'거나. 곳곳에 이런 상징들이 많다. 그래서 답답했고, 그러니까 공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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