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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 참 듣기 싫은 소리다.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 단 한순간도 떨어지기 싫었던 엄마와 사춘기를 보내는 시절 단 하루도 그저 지나가는 날이 없었던 기억이 난다. 나처럼 착한(?) 딸과 엄마처럼 헌신적인 엄마가 무엇때문에 그렇게 싸웠을까? 그치만 또 재밌는건 단 한번도 엄마한테 잘못했다거나 죄송하다고 한 적이 없다는거다. 그냥 몇 시간 후면 쪼르르 가서 늘 그렇듯 아무일도 없었던 듯이 평상시처럼 대했다. 다른이들과는 절대 그럴수 없는데, 엄마에게만은 늘 그랬다. 나의 넘쳐나는 호르몬과의 싸움을 그렇게 표출하게끔 그냥 내버려 두셨던거 같다. 엄마는 외할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엄마의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한 유아기를 보내셨다. 그런 영향이었는지 나 또한 엄마에게서 가장 섭섭한 기억을 하자면, 초등학교 때 비오는 날 학교 앞에 우산을 가지고 마중나온 아줌마들 틈에 엄마가 없었던 기억이다. 위로 오빠들만 셋이나 되다보니, 엄마의 양육방침은 터프와 방목이었다. 모든 엄마세대가 또한 그렇겠지만, 엄마는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분은 아니시다. 그렇지만 이거 하나만은 확고히 말할 수 있는데, 너무나 헌신적이셨다는 거다.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4시면 일어나셔서 아빠의 식사를 챙기고, 4명의 도시락을 싸시고, 다양한 종류의 부업을 하시며 힘들게 대학을 보내셨다. 우리엄마는 누가 뭐래도 참 좋은 엄마다.
주위에서 아이를 키우는 지인들을 보면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어 있어 번접하기가 힘들정도다. 100일이 되면 아이방에 삐아제 전집이 가득차고, 돌이 될 때쯤이면 거실과 방마다 아이 볼풀, 침대, 미끄럼, 옷장, 장난감 바구니 등 발 디딜 틈이 없이 아이에 포커스가 맞춰져 집이 꾸며져 있다. 그리고 유치원에 다닐 때 쯤 되면 영어유치원부터 시작해서 사고력 수학, 발레, 피아노, 수영 등 20년은 지속하게 될 학원시스템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다.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학원 앞에서 기다리면서 정보를 교환하고 집에 와서 간식 챙겨주면서 하루가 짧다고 전화로 넋두리를 한다. 우리 엄마세대와는 다른 모양이지만 여하튼 마음만은 같은 헌신적인 엄마의 삶이다.
나쁜엄마 에일렛 월드먼은 재밌는 여자다. 유대인이고, 하버드출신의 변호사였고, 작가 마이클 셰이본과 결혼했고, 4명의 아이를 키우면서 이제는 전업 작가로 살고 있다. 18장에 걸쳐 소개한 그녀의 삶과 가치관, 육아방식을 살펴보면 에일렛은 참 나쁜엄마다. 페미니스트였던 엄마의 영향을 받아 가사의 일은 남편과 반씩 나눠서 하고, 약을 먹으며 치료 받아야 하는 조울증을 앓고 있으며, 이른 나이부터 정조를 버리고 수 십명의 남자와 잠자리를 했고, 나중에는 유전질환이 의심되는 태아를 낙태한 사실마저 솔직하게 고백한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이 정도만 하면 참 좋은 엄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것은 소신이 있는 엄마이기 때문이다. 4명의 아이를 낳아 양육하면서 수많은 조언들과 커뮤니티 속에서 맞닥뜨리는 시행착오를 겪는 동안 자신만의 방식을 지키고 승화시켰다. 아이보다 남편이 더 소중하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아이와의 시간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일할 시간을 만드는 것에 미안해 하지 않는다. 특별히 ADHD 질환을 선고 받은 아들을 바라보며 실망과 슬픔의 단계를 이겨내고 '지크는 원래의 지크 일 뿐이야'라며 아들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며 새로운 기대감을 갖은 모습은 감동적이다. 또한 책에서 소개한 '매튜하딩의 막춤'을 vimeo.com에서 찾아 보면서 작가가 이런 세상을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다며 눈물 흘린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전 세계를 여행하며 막춤을 추는데 조금씩 조금씩 사람들이 동참하여 신나게 한바탕 어우러 진다. 인도 뭄베이 골목에서, 오스트리아 사막에서, 네덜란드 꽃밭에서, 멕키코의 사원에서, 우리나라 판문점에서 전 세계인과 춤으로 소통한다는 발상이 도발적이지만 아름답게 느껴졌다. 아이를 너무나 사랑해서 한명을 더 낳을까 고민한다는 작가의 고백은 만국공통인 부모됨의 내리사랑을 보여주고, 낙태의 아픔과 부끄러움에 대한 솔직한 고백은 이 책을 통한 치유의 과정이 됨을 보여준다.
끝으로 이 책은 참 별나다. 작가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에 밑줄이 그어져 있고, 또 맨 뒷장에는 고민해 볼 수 있도록 몇가지 문항이 준비되어있어 다시 생각할 여유를 갖게한다. 베스트셀러 작가라서 인지 글이 솔직하고 시원 담백하여 간만에 즐겁게 책을 덮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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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잘 챙겨 먹이고, 항상 명랑하고, 절대로 큰소리 내지 않는 여자, 아무리 화나고 못마땅한 일이 있어도 아이들에게 발산하지 않는 여자, 봉사활동 열심히 다닌다고 칭송이 자자한 여자, 아이들 잘 먹이고, 잘 챙겨 입히는 여자… 그러면서 섹스는 절대로 마다하지 않는 여자. 이런 엄마가 좋은 엄마라고? 웃기는 소리!”라며 당당하게 현모양처에 대한 고정관념에 반기를 든 여성이 있다. 그동안 나쁜엄마로 손가락질만 받아온 그녀의 반란이 펼쳐지리라 기대하며 나 또한 그닥 좋은 엄마는 못되기에 슬쩍 그녀에 편승하며 그녀의 반론을 들어본다.
이 책의 저자는 어느날 갑자기 아이넷을 제손으로 잘 키워보겠다고 잘나가던 변호사 자리를 박차고 나와 전업주부가 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다짐과는 달리 며칠 못되 반복적인 일상에 지루하고 아이 넷의 뒤치닥거리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며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녀의 글은 늘 세간의 도망[ 오르기도하지만 그만큼 주부들의 관심을 받게됨을 반영하는 것이며 곧 베스트셀러에 오르게 되었다. 그녀의 좌충우돌 육아보고서 이야기다.
저자는 엄마 노릇을 제대로 못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좋은 엄마라고 우기지도 않는다. 행복하고 건강한 자녀를 키우기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자기만이 옳다는 독선적인 사람들의 비난을 받아야만 했고 자신을 나쁜 엄마라고 비난을 퍼붓는 세상사람들을 향해 당당히 '그래, 나쁜엄마 맞다'고. 그녀가 당당하게 나쁜 엄마가 되겠다고 선언하지만 엄마 노릇을 제대로 못 하고, 이기적인 엄마란 죄책감을 쉽사리 떨쳐 버릴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그녀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며 솔직한 경험담을 이 책에 담았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가급적 솔직할 것을 권한다. 세상을 아름답게 과대포장하여 거짓 희망을 주기보단 솔직하게 절망을 이야기한다. 미국이란 나라의 잔혹한 역사나 인종차별에 대해서도 가르쳐주고 더불어 은총과 용기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주며 각자의 가치관을 자유롭게 형성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아이들에게 주고 있다.
부부싸움을 전혀 아이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몰래 할 수는 없다. 누가 싸웠다거나 안좋은 소식들은 민감하게 엿듣고 반응한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면 화해하는 소리도 들려 주고, 다투는말 뿐만 아니라 뉘우치는 말도 듣게해 주라는 것이다. 애들도 나중에 그들의 배우자와 싸우게 되겠지만, 그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과를 할 수 있도록 단련 시켜주자는 뜻이란다.
결혼하게 되면 한 남자를 놓고 시어머니와 머느리 사이애서 벌어지는 줄다리기는 오래전부터 있었던 현상이며, 미국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녀 역시 고부간의 갈등을 겪었으며 시어머니와의 관계에서 그녀가 이겼음을 인정한 후에 시어머니를 못마땅해 하거나 질투하는 것을 그만 두고 시어머니를 받아들이고 고맙게 생각하게 되었으며 친구처럼 편안 사이가 되었단다. 하지만 시어머니와 전쟁을 벌였듯 언젠가는 아들의 아내와 전투를 벌인다면 그땐 그녀가 패배자가될 것임을 그녀는 안다.
아이들을 키우며 한번쯤은 누구나 우리아이가 천재가 아닐까란 생각을 갖거나 천재이길 바란다. 그녀도 아이를 카우며 같은 감정을 경험하게 되지만 결국 현실을 받아 들인다. 아이들이 비현실적으로 높은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보통 아이들처럼 행동한다고 실망하는 보모들에게 아이들이 보여주는 기적같은 일들을 보라고 충고한다.
'자기가 좋은 엄마인지 나쁜 엄마인지에 대해 너무 신경쓰지 않는 엄마, 양쪽 모두 될 수 있고, 어느 쪽도 아닐 수 있다는 걸 아는 엄마, 최선을 다하는 엄마. 나중에 보면 그저 그런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그것에 만족하는 엄마가 좋은 엄마다.' 나쁜 엄마의 고백을 듣고 있노라면 어떤 것은 우리의 정서와는 차이가 있으며 미국이기에 가능한 부분들이 분명있고 그녀의 말이 전부 옳다고 친성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많은 부분 고개를 끄이며 공감한다. 아무리 나쁜 엄마라도 떠나보내고 나서 그리워하고 애닳아 하는걸 보면 나쁜 엄마 좋은 엄마를 굳이 따지기전에 엄마라는 존재만으로 아이들에게는 힘과 용기를 얻고 안정과 위안이 되리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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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미친듯이 육아서를 탐독하던 때가 있었다. 큰 애를 낳고 어찌 키워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던 초보맘 시절이었다. 육아서를 읽고 도움을 많이 받은 건 사실이다. 특히 밥상머리 교육에 관한 것이나 아이들의 식생활 문제, 뇌발달에 따른 적절한 육아법이나 아이들의 심리 상태, 부모가 된 엄마의 내면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들은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나고 두 아이를 키우는 데 적잖이 보탬이 되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육아서를 읽다 보면 짜증이 나는 경우가 종종 생기기 시작했다. 아이가 하나였을땐 잘 몰랐던 사실인데 아이가 둘이 되고 보니 육아서에 적힌 대로 실천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나는 '평소 이런 엄마는 되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했던 일명 나쁜 엄마 리스트에 금지 행동과 말들을 정해 놓고 있었다. 아무리 아이가 날 힘들게 해도 이것만은 하지 말자 라고 결심했고 나름 잘 지켜왔는데 아이가 둘이 되면서부터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다. 예전엔 1년에 한번 큰소리 날까 말까 했던 집이 이젠 하루에도 몇번씩 악다구니와 온갖 짜증, 울음소리에 파묻혀 버렸다. 그나마 내가 끝까지 지키고 있는 것은 아이들에게 손대지 말자 라는 항목뿐이고 나머지는 이미 무너진지 오래다. 난 나름대로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데 큰 아이, 작은 아이 모두에게 잘 해주지 못하고, 집안일은 엉망이며, 신랑하고의 관계도 소원해졌고, 무엇보다 나 자신이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무척 괴로웠다. 그러던 와중에 발견하게 된 이 책, <나쁜 엄마>!! 세상에..나쁜 엄마라니..이건 나같이 육아에 지친 엄마들에게 더 이상 그렇게 아둥바둥 살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잘 안해줘도 애들은 다 알아서 크게 마련이다, 죄책감 갖지 말고 그냥 엄마가 마음가는대로 키워라 라는 달콤한 메세지를 전달해 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네 명의 아이를 키우며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시시콜콜한 육아 경험을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몇몇 구절은 100% 공감하고 이해가 되었지만 사실 왜 제목을 <나쁜 엄마>라고 정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저자는 스스로를 Bad Mother 라고 칭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이 정도면 훌륭한 엄마축에 속한다. 게다가 이 사람은 아이가 넷이나 되지 않은가 말이다. 희망을 품고 읽기 시작했지만 읽는 동안 점점 맥이 빠졌다. 역시 엄마들에게 '마음놓고 나쁜 엄마가 되세요' 라고 떠벌려대는 육아서가 존재하는 것 자체가 우스꽝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의 맨 마지막 구절은 무척 인상 깊었다. 자신이 좋은 엄마인지 나쁜 엄마인지에 대해 그리 신경쓰지 않는 엄마가 좋은 엄마다! 그래, 애들 굶기지 않고, 생활이 불편하지 않게 최소한의 뒷바라지는 해주며, 가끔 소리도 지르고 화도 내지만 곧 미안하다고 사과도 하고, 꾸준히 육아일기도 쓰며, 절대 때리지 않는 나도 쓸데없는 죄책감과 자괴감에 빠지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좋은 엄마에 속할 수 있다. 엄마도 사람이니 늘 좋을 수만은 없는 법, 스스로 기대를 너무 높이지 않고 그런대로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며 살아갈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지 않을까 한다. 이 책이 내가 원하는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진 못했지만 한 가지, 매우 중요한 깨달음을 주었다. 이제 좋은 엄마가 되려는 마음속의 짐을 내려 놓자는 것, 그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훨씬 편해질 것이며, 그것에 신경쓸 에너지를 아이들에게 쏟는다면 난 분명 지금보단 좋은 엄마가 되어 있을 거란 사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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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육아에 대한 생각 뿐 아니라 육아 중의 부부관계, 낙태나 조울증, 동성애 등에 관한 복잡한 생각에 대한 글솜씨를 발휘한 것에 대해 시원하게 생각하고 동의하는 면이 많다 그러나 가사를 도와주는 남편, 낙천적이고 관대한 남편, 남편 혼자 일하는데도 도우미를 사용할 수 있을만큼 충분한 수입 등에 관해 여러 번 언급하는 데에 대해서는, 경제적인 이유로 두 아이를 내동댕이치고 일할 수 밖에 없어 엄마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직장에서도 집중하지 못하며, 남편에게도 부부관계를 소홀히 하며 가사도 엉망으로 되어 있어 무엇하나 제대로 되어 있지 못한 나의 형편에 위로나 본받을 점을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나에게서는 점수를 후하게 받을 수 없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