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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영화는 영화로서만 존재할 수 없다. 메세지를 전달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면, 어떠한 매체도 그 홀로 존재할 수 없다. 더군다나, 시각, 청각,
최근에는 촉각과 후각까지도 자극해 오는 '영화'라면.
현실과 가상의 경계는 무의미하다. 내가 이야기에 빠져드는 순간 그것은 실재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영화들이 한층 더 기특한 것은, 실재하지만 없는 척하며
인간의 존재를 파먹는 제국주의를 가상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까발린다는 것.
가상의 영역으로 와야 비로소 밝혀지는, 제국주의.
그리고 그 치하 아래 무엇이 잘못 되어가고 있는지 모른채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 당신과 내가 속한 대다수의 우리가 진정 원하는 건,
거대한 건물과 압도적인 물질 아래 부유하는 삶이 아니라,
작지만 섬세하고 세밀하게 서로를 위하며 사는 삶이다.
여기서 소개되는 영화들은 그러한 삶을 강하게 요구하는 시위이자, 움직이는
텍스트이다. 영화는, 영화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