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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현대미술은 난해해'라는 말을 하곤한다. 이 '난해하다'라는 말이 참 난해한데 이 한마디에는 사실 이런 말들이 함축되어 있을 것이다.
'저게 작품이야? 우리 조카가 그린거랑 별로 차이가 없어보이는데.' '저까짓게 그렇게 비싸단 말이야? 줘도 안 갖겠다. 내 눈에는 그냥 쓰레기처럼 보이는데?' '지금 저기 보이는 저 깡통이 작품이야, 아니면 누가 버리고 간거야? 누구한테 물어볼수도 없고. '
이런 우리를 더욱난해하게 만드는 것은 "그냥 눈에 보이는대로 , 본인의 감각이 이끄시는대로 받아들이세요~"라는 전문가들의 조언같지 않은 조언일 것이다.
우리가 저런 모든 미술의 의혹들에대해 함구하고 있는 이유는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도 않고 본인의 감각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는 내 말라비틀어진 감성의 바닥을 들키거나 현대 미술의 발꿈치도 밟지 못하는 내 한심한 문화수준이 들통날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마치 벌거벗은 임금님을 보고도 아무도 옷이 옷이 아니라고 발언하지 못했던 것 처럼 말이다.
더구나 미술관에 함께 간 사람이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이라면 우리는 이 난해한 부스러기들 앞에서 조금이라도 무슨 의미를 찾아내기 위해 애써야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참, 썩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하는 '500일의 썸머'에서 가장 빵 터진 장면은 바로 이 미술관 장면이었는데 뉴욕의 현대미술관을 구경하던 두 사람이 나름대로 깊은 의미를 담아 구경하려다가 '똥'앞에서 도무지 이 짓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나와버리는 것이다.
요런 우리들의 답답했던 마음을 시원하게 긁어줄 재미난 책을 발견했다. 아무런 기대없이 도서관에 갔다가 발견한 책인데 너무 재미있어서 선 자리에서 몇 장은 후루룩 넘긴것 같다.
요즘 도슨트 수업을 들으면서 강의가 주로 현대미술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나름대로 이것저것 찾으면서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라 그런지 겹치는 부분도 많고 나름대로 생각이 정리되는 부분들도 많아서 더욱 이해가 쉬웠던 것 같다. 그런데 나처럼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한 번쯤 '그래서 현대미술이 뭔데??'라는 용감한 질문을 품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그림의 의미가 뭐예요?" 라고 물었던 어느 학생에게 미술사 시간에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그걸 말로 할 수 있다면 그림으로 그렸겠나?" 맞는 말씀이다. 그런데 이런 입장은 미술사 교수님뿐만 아니라 작가들도 마찬가지로 고수하고 있다. 이런 작가들의 초연한 입장이 우리의 미술 이해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작가들이 자기 작품의 자가 해석을 꺼리는 것도 수긍이 가기는 한다. 말로 설명해야 하는 순간 작품은 메인 요리가 아닌 양념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p.42>
이 작품은 요즘 미술공부를 하면서 정말 어쩔 수 없이 마주쳐야하는 작품이 있다. "다다이즘"의 대가인 뒤샹의 '샘'이라는 작품이다. 뒤샹의 이 작품을 시작으로 현대미술은 시작되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가는 이 작품을 만들려고 석고에 손을 댄 적도 없고 그냥 변기를 하나 사다놓고 가명을 써 작품이라고 출품한 것뿐이다. 당연히 이 작품은 미술을 모독했다고 욕을 먹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대단한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게 되었다.
이 작품은 어디가 그렇게 대단한 것일까? 막말로 누구라도 저기에 싸인만 하면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아닌가??
그런데 문제는 아무도 그런 발칙한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미 뒤샹이 하고 난 뒤 변기에 필명을 쓰고 작품이라 우기는 것은 더이상 신선하지도 발칙하지도 않다. 작품을 만드는 것은 바로 작가의 개성이다. 그리고 현대미술의 가장 큰 근간을 이루는 것은 바로 이 '발칙함'이다. 누군가 발칙한 상상을 했고 그것을 그대로 옮겼다면 그리고 그 개성이 함의적으로 받아들여진다면 그것은 작품이 될 수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미술계역시 음악계나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평론가들의 입김이 필요하다. 시장을 형성하는 힘은 별수없이 경제적인 논리이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 필요한 것은 바로 '대중'이다. 미술관은 대중에게 도도하면서도 대중에게 구애한다. 대중이 없는 아티스트는 돈이 되지 않고 돈이 되지 않는 미술관은 운영이 힘들어진다.
돈이 되는 미술은 더이상 수치가 아니므로 이런 논리가 불순하다고 할수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이 대중에서 하는 말은 한가지. 이런 여러가지 모순과 난해함에도 불구하고 "예술에 선심써라~!"
책의 내용도 재미있지만 말투도 재미있다. 미술에 관심있었던 분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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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미술관 뿐 아니라 미술가 등 미술이란 문화 전체에 걸친 여러 이야기들을 아주 시니컬하고 재미있는 문체로 풀어낸 책이다. 물론 그 대상은 대부부, 현대 미술. 미술작품에 엮인 여러가지 에피소드나 현대 미술품들이 어던 방식으로 생산되고 소비되고 있는가가 아주 흥미롭게 그려져 있다. 하지만 책의 설명과는 달리 미술 초보자보다는 어느 정도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보아여 더욱 흥미로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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