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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 내가 이고, 내 뜻을 내가 지킨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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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책은 읽은 탓인가. 괜시리 장난기가 생긴다. 고등학교 시험문제 스타일로 이런 질문 어떨까. 다음중 소설 의 주제어로 가장 알맞은 것은? 1) 오수오지(吾守吾志) 2) 오고오군(吾告吾君) 3) 오재오천(吾載吾天) 4) 오재오두(吾載吾頭) 솔직히 말하면 좀 재미없게 읽었다. 도무지 성석제의 소설 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고리타분한 느낌이 들었다. 역사를 좋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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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책은 읽은 탓인가. 괜시리 장난기가 생긴다. 고등학교 시험문제 스타일로 이런 질문 어떨까. 다음중 소설 <인간의 힘="">의 주제어로 가장 알맞은 것은? 1) 오수오지(吾守吾志) 2) 오고오군(吾告吾君) 3) 오재오천(吾載吾天) 4) 오재오두(吾載吾頭) 솔직히 말하면 좀 재미없게 읽었다. 도무지 성석제의 소설 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고리타분한 느낌이 들었다. 역사를 좋아하는 내가 보기에도 자잘하게만 보이는 디테일의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사실은 그래서 이제서야 읽기도 했다. 성석제의 소설이라면 진작에 읽었을 법한데도 말이다. 감각이 둔한 겐가. 소설은 뒤로 가면서 진가를 드러냈다. 똘아이 채동구가 나이를 먹을수록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아서는 물론 아니다. 죽은 뒤에 높은 벼슬을 받아서도 아니다. 숨어있던 주제의식이 서서히 머리를 들때의 흥분 때문이었다. 숨어있던 성석제의 장난기를 찾아내면서였다. 줄거리를 말할 필요가 있을까. 벼슬 자리 하나는 커녕 제 앞가림도 못하는 시골 선비가 나라에 큰일만 있으면 무조건 집을 나선다는 이야기다. 나서서 큰일이라도 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이괄의 난이 났을 때에도, 정묘호란이 났을 때에도 채동구는 변란이 끝난 다음에야 임금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병자호란이 났을 때에는 때맞춰 남한산성에 도착하긴 했지만 임금의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애꿎은 생명 하나만 저 세상으로 보냈을 뿐이다. 청나라에 대한 실현되지 못한 도전이 문제가 됐을때에도 괜시리 옥살이만 하고 돌아온다. 집안에 이런 사람 하나 있으면 참말로 골치 아플 일이다.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다. 돌아오는 것이라고는 오히려 냉대와 비웃음 뿐이다. 그런데 왜 그랬을까. 300년이 지난 다음 채동구만큼이나 쓸데없이 신도비를 세우느라 부산떠는 후손이 있다. 그 후손마저도 고개를 흔든다. "나도 수없이 생각해봤네만 아직 모르겠네. 내가 지금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그 어른의 일생을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 하지만 채동구 자신은 분명히 알고 있었던듯 하다. 오랑캐의 면전에서 말했듯이, 내 머리 내가 이고(吾載吾頭), 내 뜻을 내가 지킨다(吾守吾志)는데 누가 뭐라는 것이다. 그 놈의 잘난 뜻이라는게, 지금에 와서 보면 어처구니 없는 뜻이다. 망한 나라 명에 대한 의리를 지킨답시고 수많은 목숨을 버리는 일이라니. 하지만 인간이 신이 아닐진대, 그 뜻이란 언제나 그를 가능성 역시 열려 있다. 그래서 문제는 "이 어른이 뭘 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했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다. "신념이 옳다 그르다가 문제가 아니라 끝까지 변함없이 그걸 지킨 것, 그게 사람에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 잘난 신념 덕분에 많은 사람이 죽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이려니...
k****9 2004.03.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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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 없는 진짜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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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초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역사를 매우 중요한 과목중 하나로 배우고 달달 외운다. 그 어떤 나라보다 자기나라의 역사를 잘아는 국민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일 것이다. 그러나 그 대부분이 거짓말은 아니더라도 심한 과장과 억지로 만들어진 자부심으로 차 있다는 것을 아는 데는 그리 올래 걸리지 않았다. 작가가 서문에서 "도대체 우리 민족의 과거는 왜 이렇게 보잘것 없는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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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초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역사를 매우 중요한 과목중 하나로 배우고 달달 외운다. 그 어떤 나라보다 자기나라의 역사를 잘아는 국민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일 것이다. 그러나 그 대부분이 거짓말은 아니더라도 심한 과장과 억지로 만들어진 자부심으로 차 있다는 것을 아는 데는 그리 올래 걸리지 않았다. 작가가 서문에서 "도대체 우리 민족의 과거는 왜 이렇게 보잘것 없는가, 왜 우리 조상들은 언제나 당하기만 하고 살았는가"하는 의문을 갖는 것과 같은 이야기이다. 특히 조선 시대로 넘어오면서 부터 역사 전체가 사대주의 사상에 물들며, 중국에서조차 무너져버린, 옜사상들과 의리를 목숨처럼 중히 여기다 실제로 삼전도의 치욕까지 이어지는 모습이 우리 역사이다. 수많은 현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들을 써왔던 작가가 처음으로 매우 흥미있는 역사적 인물에 관한 소설을 썼다. 처음 읽을 때는 이문열의 "황제의 꿈"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다소 비슷한 문체와 소설적 기법들이 있기도 했지만, 이 책 속의 "동구"는 뭔가 다른 힘과 매력을 지닌 캐릭터였다. 좌충우돌 양반답지 않은 모험의 연속이지만, 끝내 죽지 않고 살아남아 의기를 보였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가치있는 그런 인물이다. 그럼에도, 우리 역사에 대한 불만과 아쉼움이 끊이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 사대의 대상이 미국으로 바뀐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 점이 그렇고, 또 그 명분을 "의리"라고 들이미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여전히 많고, 그 때만큼이나 인물 없음을 한탄히 여길만한 때이기에 또 그럴지도 모르겠다.

[인상깊은구절]
"이들은 싸우기 보다는 산으로 도망가 목매 죽기를 서슴지 않고, 또 그런 병사들을 동정하기 까지 한다." "강화가 함락되면서 전 우의정 김상용이 자결했다. ... 그의 손자와 노복이 따라 죽었다. ... 우승지 홍명형은 남문루의 불 속에 뛰어들어 죽었다. 전 좌랑 김수남도 함께 폭사했다. ... 생원 김익겸은 그의 어머니와... 떠나지 않고 함께 타 죽었다. 별좌 권순장도 ... 함께 죽었다. 사복시 주부 송시영은 먼저 스스로 염습할 기구를 마련해놓은 뒤 목을 매 ㅈㄱ었다. 사헌부 장령 이시직은... 목을 매 죽었따. 민성은 강화가 함락되던 날 아내와 세 아들, 세 며느리, 네 딸과 함께 목을 매었고, 그의 첩과 누이도 목을 매었다. 심현 부부는... 서로 마주 보고 목을 매어 죽었다. .... 그밖에 선비와 부녀로서 변란을 듣고 자결한 자와 적을 만나 절개를 지켜 굴복하지 않고 죽은 사람을 이루 다 기록할 수 없었다.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의 머릿수건이 물에 떠 있는 것이 마치 낙엽이 바람을 따라 떠다니는 것 같았다"고 사람들이 전했다.
r******t 2004.05.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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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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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서 남자 심리가 궁금해질 때가 있다. 요즘은 물론 안 그런 남자들도 있지만 상투 틀고 갓 씌우면 조선 시대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사람들이 종종 있다. 제사며 집안 얘기에 민감하고 관심이 많다. 집안 내에 시제나 벌초같은 행사는 절대 빼먹지 않고 가부장적 가치관에 깊이 물들어 있음은 물론이다. 왜 같은 부모에게 교육을 받아도 남성에겐 이런 유전자가 전해지는 것일까?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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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서 남자 심리가 궁금해질 때가 있다. 요즘은 물론 안 그런 남자들도 있지만 상투 틀고 갓 씌우면 조선 시대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사람들이 종종 있다. 제사며 집안 얘기에 민감하고 관심이 많다. 집안 내에 시제나 벌초같은 행사는 절대 빼먹지 않고 가부장적 가치관에 깊이 물들어 있음은 물론이다. 왜 같은 부모에게 교육을 받아도 남성에겐 이런 유전자가 전해지는 것일까? 여자 작가였다면 쉽사리 소재로 채택하지 않았을 것을 작가는 아주 손쉽게 힘 안들이고 써내려가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이 소설이 역사 소설을 차용하고 있다고 해서 딱딱하고 재미없지는 않다. 오히려 다른 소설에서 볼 수 없는 풍자와 해학이 살아 있어 잘 읽히며 재미있다. 학생이라고 칭해지는 벼슬없이 사는 지방의 토호가 전란을 맞이하여 하는 행태를 한 편의 코미디극을 방불케 한다. 진정한 충은 무엇이고 효는 무엇일까 하는 의문도 낳게 하고 조선 시대 신분제의 한계와 과거제도의 폐혜에 대해서도 생각하게끔 하는 진지함도 있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살아지는 삶도 후세에 의해서 얼마든지 왜곡될 수 있다는 한 편의 블랙 코미디다.
i****3 2005.10.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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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힘은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신념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데서 나오는것
"인간의 힘은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신념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데서 나오는것 " 내용보기
성석제라는 이름이야 익히 낯이 익었지만 그의 소설은 처음이다. 이 책은 조선 선조, 인조시대, 정묘호란, 병자호란을 시대적 배경으로 고령지방의 채동구라는 선비의 궤적을 따라가는 이야기이다. 역사적 인물인 그 선비를 호방한 객기와 의지를 가진 인물로 재구성한 것을 보면 그의 글쓰기 역시 작가의 성향을 나타내는 것은 아닐까 혼자 생각해본다. 고령지방의 한 퇴
"인간의 힘은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신념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데서 나오는것 " 내용보기
성석제라는 이름이야 익히 낯이 익었지만 그의 소설은 처음이다. 이 책은 조선 선조, 인조시대, 정묘호란, 병자호란을 시대적 배경으로 고령지방의 채동구라는 선비의 궤적을 따라가는 이야기이다. 역사적 인물인 그 선비를 호방한 객기와 의지를 가진 인물로 재구성한 것을 보면 그의 글쓰기 역시 작가의 성향을 나타내는 것은 아닐까 혼자 생각해본다. 고령지방의 한 퇴락한 양반 가문 적자가 아무로 원하지도 시키지도 않았건만 오로지 스스로 국가와 왕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서너번 가출 시도, 그러나 번번이 빈 손으로 돌아와 주변 사람들의 비웃음을 살 때에는 마치 그의 인생이 그대로 끝나버릴까봐 걱정까지 되었다. 그러나, 나는 인간의 힘 - 채동구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줄곧 돈키호테의 호기와 어리석을 정도로 순진무구한 저돌성이 떠올랐다. 칼집에서 빠지지도 않는 칼을 번쩍 들고, "이제 때가 왔다. 바람아! 등 뒤에서 나를 밀어라"고 외쳤을 때 그는 분명히 돈키호테였다. 그 대목에서는 그만 나도 모르게 시원한 웃음이 터져나왔다.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둘러싼 시대적 배경과 조정 신료들을 씨줄로 엮고, 그 속에서 무명의 선비를 날줄로 엮어내는 성석제의 글쓰기는 매력적이었다. 아무래도, 옳든 그르든 자신이 믿는 신념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데서 인간의 힘이 나오는 것 아닐까 싶다. 그러나 진정한 힘은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신념이이어 하겠지...
YES마니아 : 골드 m******0 2005.05.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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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이 전혀없는 실천력의 소유자 -채동구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이 전혀없는 실천력의 소유자 -채동구" 내용보기
저마다의 개성과 삶의 방식은 다르지만 자신이 처해 있는 현실과 이에 반해 머리속으로 상상하는 이상향은 상당한 거리감이 있는게 보편적인 인간의 군상일 것이다. 난 '인간의 삶을 한마디로 축약한다면 무엇일까?'하는 의문을 항상 가지고 있었는데 마치내 어느 소설의 구절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 '인생은 현실과 욕망의 끝없는 줄다리기' 이보다 인간의 삶을 적절히 표현한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이 전혀없는 실천력의 소유자 -채동구" 내용보기
저마다의 개성과 삶의 방식은 다르지만 자신이 처해 있는 현실과 이에 반해 머리속으로 상상하는 이상향은 상당한 거리감이 있는게 보편적인 인간의 군상일 것이다. 난 '인간의 삶을 한마디로 축약한다면 무엇일까?'하는 의문을 항상 가지고 있었는데 마치내 어느 소설의 구절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 '인생은 현실과 욕망의 끝없는 줄다리기' 이보다 인간의 삶을 적절히 표현한 문구가 있을까? 이마를 치며 감탄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현실과 욕망을 아니 현실과 이상을 동일시 한 인물을 찾을 수 있었으니 그가 바로 채동구다. 다소는 엉뚱하고 기이한 이 인물에 정이 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 소설의 구매동기는 저자가 성석제라는 아주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올 봄 '황만근...'의 매력에 쏙 빠진 난 지인들에게 이 책을 대여해 주면서까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저자의 사물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상상력이 날 감탄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황만근...'의 유머에 빠져 단숨에 책장을 넘기던 기억을 되살리며 기대에 부풀어 책을 펼쳤다.솔직히 전작에 비해 소설적 재미는 떨어지는 편이다. 역사적 사실을 기초로 한 지라 저자 특유의 만담필체도 많이 억제된 듯 하다. 하지만 저자와 같은 우리역사에 대한 회의감과 의문점(왜 우리 선조들은 외세에 당하고만 살았을까?)을 가졌던 독자들이라면 이소설로 다소의 후련함과 카타르시스를 느낄수 있을까 싶다.
7****4 2003.08.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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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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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라는 작가의 이름, 그리고 채동구라는 실존인물을 배경으로 그려낸 역사소설이라는 점에 끌려서 책을 구입하게 됐다. 소설을 보는 시각이야 워낙 다양하겠지만 얼마나 현실을 재밌게 재구성하고 작가가 그걸 얼마나 흥미롭게 풀어냈는지가 결국 '소설의 힘'이 아닐까 생각하고 이 두부분을 중심으로 평가해보고자 한다. 우선 병자호란을 전후로 한 시대상을 얼마나 재밌게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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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라는 작가의 이름, 그리고 채동구라는 실존인물을 배경으로 그려낸 역사소설이라는 점에 끌려서 책을 구입하게 됐다. 소설을 보는 시각이야 워낙 다양하겠지만 얼마나 현실을 재밌게 재구성하고 작가가 그걸 얼마나 흥미롭게 풀어냈는지가 결국 '소설의 힘'이 아닐까 생각하고 이 두부분을 중심으로 평가해보고자 한다. 우선 병자호란을 전후로 한 시대상을 얼마나 재밌게 구성했는가에 대한 평점 - ★★ 물론 소설이다보니 딱딱하고 재미없는 시대상을 역사책처럼 자세히 그려내는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채동구와 그 가족을 배경으로 그려낸 작가의 지도는 세밀하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흥미롭지도 않다. Focus in 된 부분이 Focus out된 부분을 상쇄할만큼 재미있게 기술되지 못했기 때문에 역사소설보다는 가상의 시대상을 기술한 것 같은 '허구'적 냄새와 느슨한 분위기가 소설을 지배한다. 채동구의 3번의 가출은 흥미로운 주제임에 분명하지만 그걸 요리할 수 있는 조리기구가 그리 훌륭하지는 않다. 작가가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는 힘에 대한 평점 - ★★★★ 성석제라는 작가만의 색깔은 이 책에서도 잘 표현되고 있다. 가벼운듯 하면서 무거운, 단순한듯 하지만 복잡한 그림을 그려나가는 작가는 결국 '하나의 믿음에 자기 목숨을 걸만큼 고지식한' 채동구의 모습에서 순간의 이익에 현혹되고 근시안적 사고체계로 점철되어 있는 현실의 모습을 교묘하게 비판한다. 강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약하지도 않게 수위조절을 해나가며 표현되는 작가의 주제의식은 이 책을 읽는 사람 각자에게 반성과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90점짜리 주제의식에 70점짜리 구성'으로 결론짓고 싶은 이 책은 재미보다는 의미를 추구하는 독자에게 잘 맞을 것 같다.
d******e 2003.09.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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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혹은 새로운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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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쯤 매일같이 타고 다니던 버스가 있다고 치자. 여느 날과 다름없이 이 버스를 타고 편안한 마음으로 지나가는 바깥풍경을 본다. 그런데 버스가 갑자기 제 노선을 이탈해 딴 길로 간다. 이 때 십 년 탄 승객은 어떤 마음일까. 아마 처음에 찾아드는 것은 당혹감일 게다. 내가 버스번호를 잘못 봤나 확인할 것이고, 그 다음에는 노선이 바뀌었나, 기사가 길을 착각하고 있는 건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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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쯤 매일같이 타고 다니던 버스가 있다고 치자. 여느 날과 다름없이 이 버스를 타고 편안한 마음으로 지나가는 바깥풍경을 본다. 그런데 버스가 갑자기 제 노선을 이탈해 딴 길로 간다. 이 때 십 년 탄 승객은 어떤 마음일까. 아마 처음에 찾아드는 것은 당혹감일 게다. 내가 버스번호를 잘못 봤나 확인할 것이고, 그 다음에는 노선이 바뀌었나, 기사가 길을 착각하고 있는 건가, 내가 납치 당하고 있는 중인가...... 기사에게 항의하기 직전까지 여러 종류의 생각이 순식간에 겹쳐질 것이다. 이번 성석제의 소설을 읽으면서 든 복잡한 심정이 그랬다. 성석제 특유의 입담과 유머는 진지한 것을 가볍게, 가벼운 것을 터무니없이 진지하게 다루는 데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인간의 힘』은 '진지한 것을 진지하게' 다룬다. 읽다가 이거 성석제 소설 맞어? 하고 책표지를 두어 번 되짚어 확인했을 만큼 그의 이전 소설과 확연히 다르다. 아마 다른 작가가 이 소설을 썼다면 그저 그렇게 지나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만큼 성석제라는 작가의 이미지가 그쪽으로 강하게 굳어졌었다. 조선 인조(仁祖) 연간에 채동구란 벼슬 없는 선비가 있었다(작가의 말에 의하면 작가의 외가 쪽 먼 친척이 된단다). 그는 서얼출신으로 이렇다 할 배경도 없고 과거 시험에 붙을 만한 학문적 재능이나 요령이 있지도 않다. 그저 가진 것은 충(忠)과 효(孝), 유교의 근간이 되는 그 두 가지 원리원칙에 대한 강한 신념뿐이다. 그는 이 신념에 의거하여 네 번 가출하게 된다. 인조반정 직후 논공행상에 불만을 가진 이괄이 난을 일으켰을 때, 정묘호란 때, 그리고 병자호란 때 두 번이다. 반란군과 오랑캐를 응징하기 위하여 홀몸으로 분기탱천, 돈키호테처럼 뛰어든다. 그러나 아무 것도 이룬바 없이 그때마다 터벅터벅 고향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지만 차츰 그 정성이 알려진다. 생전에는 그 덕으로 낮은 벼슬이나마 하게되고, 사망 후에는 정2품 벼슬까지 추증되기도 한다. 이것이 소설의 전부다. 성석제는 등장인물이 일관하여 지키려고 한 가치, 그것을 지키려는 의지를 <인간의 힘="">이라 믿는다고 한다. 그러나,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이 소설에 대해 불만이 많다. 자기가 가진 신념(타인의 것에게도 그렇겠지만)에 아무런 회의도 없이, 고집스레 밀어붙이기만 하는 걸 그렇게 이름 붙이는 것이 과연 정당할까. 자신의 신념을 훼손시키지 않고 평생 지켜낸 사람은 분명 아름다워 보인다. 하지만 그 신념이 거저 얻어진 게 아니라, 다른 인간들과의 치열한 부대낌 속에서 담금질 된 것일 때 그렇다. 그리고 채동구는 이괄을 반란군으로 낙인찍었으면서도, 광해군을 끌어내린 인조반정 자체에 대해서는 충(忠)이라는 '일관된 가치'를 적용시키지 않는 이중잣대를 보여준다. 그 점도 작가가 주인공에게 부여하고 싶었던, 일종의 아우라(aura)가 형성되는 걸 방해하고 있다. " 난 이 어른이 뭘 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네. 이 어른은 초지일관해서 당신 가실 길을 가셨네. 남들이 우습다고 하고, 미쳤다고도 했지만 어른은 신념을 지키셨네. 신념이 옳다 그르다가 문제가 아니라 끝까지 변함없이 그걸 지킨 것, 난 바로 그게 사람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네." (본문 259쪽) 마지막 부분에 등장인물의 입을 빌어 채동구의 삶이 사뭇 거룩하게 표현된다. 변절과 배신, 기회주의가 난무하는 작금의 세태에 한 방 일침을 가했다고 이해할 수도 있겠다. 허나, 앞서 말했듯 그러기에는 채동구의 신념이 고뇌 없이 획득된 것이라서 이 말은 공허하게 울려 퍼질 뿐이다. 아직은 모르겠다. 성석제의 이 '변화'가 새로운 시도의 하나인지, 아니면 이문열·이인화 같은 '영남 사대부 문인'들의 의고적 취향에 합류하기로 작정한 것인지는. 아마 다음 작품들을 좀더 유심히 지켜보아야 하리라.
s********2 2004.01.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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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약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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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소설을 많이 보았다고는 할수 없지만... 인간의 힘은 약간은 실망이다. 내용면에서 실망이라는 게 아니고, 성석제 특유의 그 재미튀는 소설이라는 점에서 실망이다. 물론, 채동구라고 하는 인물이 워낙 희화성을 지닌 인물이라 스토리 자체적으로 풍기는 맛이야 있다. 그러나, 역사소설이라는 그 굴레때문일까. 너무 많은 역사적 기록들의 인용은 스토리 진행을 사뭇 더디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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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소설을 많이 보았다고는 할수 없지만... 인간의 힘은 약간은 실망이다. 내용면에서 실망이라는 게 아니고, 성석제 특유의 그 재미튀는 소설이라는 점에서 실망이다. 물론, 채동구라고 하는 인물이 워낙 희화성을 지닌 인물이라 스토리 자체적으로 풍기는 맛이야 있다. 그러나, 역사소설이라는 그 굴레때문일까. 너무 많은 역사적 기록들의 인용은 스토리 진행을 사뭇 더디게 하고, 덕분의 옥에 티를 약간 묻히고 있었다. 역사를 배경으로 한 만큼 당시의 생활을 가능한 자상하게 설명해주려고 한 작가의 노력일지도 모르지만. 이미 알고 있는 역사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역시나 따분한 요소였다. 하지만, 그 외의 것은 정말 성석제다운 이야기, 성석제스러운 재미와 입담이다. 재치있는 말장난도 여전하고, 날렵하게 쭉쭉 뻗은 문장들은 소설의 재미를 한껏 덧붙인다. 또, 모든 이야기가 끝나면서 축축히 젖은 무언가를 툭하고 던지는 듯한 그 화두. 작가의 조금은 지나친 자상함덕에 티가 살짝 묻었지만, 역사에서 발굴해 낸 화석은 성석제 버젼으로 제대로 태어난 것 같다. 한국판 돈 키호테의 화석 구경 한번 해보시지 않으시려오?
e******1 2003.12.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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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철학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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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인간의 힘'을 읽고서 또 여러가지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조선시대에 실제로 존재했다고 하는 선비 '채동구'. 소설을 읽어보면 정말 어이 없는 신념을 가지고 4번씩이나 가출을 하게됩니다. 그러나 알고보면 다 뜻이 있는것이었죠. 나라를 생각하고 충성을 다하는 마음! 뭐, 책을 읽는 저로써는 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성석제는 소설읠 말미에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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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인간의 힘'을 읽고서 또 여러가지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조선시대에 실제로 존재했다고 하는 선비 '채동구'. 소설을 읽어보면 정말 어이 없는 신념을 가지고 4번씩이나 가출을 하게됩니다. 그러나 알고보면 다 뜻이 있는것이었죠. 나라를 생각하고 충성을 다하는 마음! 뭐, 책을 읽는 저로써는 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성석제는 소설읠 말미에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그가 가출을 해서 무엇을 얻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만큼 신념을 가지고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끝까지 행동으로 보여준것이 의미있는 것이다.' 요즘 세상은 참으로 행동하기가 어려운 세상입니다. 뭔가 튀는 행동을 하게되면 곧바로 그룹내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압박을 당해서 외톨이가 됩니다. 옷을 튀게 입어도 안되고 머리를 튀게 염색해도 안되고 신발을 짝짝이고 신고다녀고 안되는 세상. 몇해전에 나왔던 '이적'의 노래 '왼손잡이'처럼 우리가 사는 지금 세상은 튀는 놈에게는 적당한 공격으로 혼자 돌출 행동을 하려는 놈에게는 왕따의 채찍을 후려갈기는 세상이 된것입니다. 회사에 다니는 저로써로 상사가 어이없는 일을 시키면 아무말 없이 그냥 하고 마는 처지입니다. 윗전에서 일을 시키면 그냥 기어다니는 개처럼 충성스럽게 일해야 회사에서 살아남을 수가 있죠. 거기다 토를 다는 날에는 바로 불호령이 떨어지고 회사에 쓸모없는 이단아로 내몰리기 딱 좋은 케이스로 낙인 찍힙니다. 안되는 것은 안된다고 말하고 하기 싫은 것은 하기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그게 정말 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흙탕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채동구의 이야기는 참으로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자신의 소신, 신념을 끝까지 행동으로 옮긴 그의 결단이야말로 조선시대를 넘어서 지금의 세상에 더욱더 필요한 것이 아닌가요?
w***e 2003.09.2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매우 고루함에도 불구하고 지켜야 하는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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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는 내가 주목하는 작가이다. 아마도 가 내가 처음 읽은 그의 작품이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이후 그가 쓴 글은 대부분 읽던 차, 이번에 까지 읽게 되었다. 은 이전의 그의 소설과는 사뭇 다르다. 우선 소재가 한 인물, 그것도 과거시대의 사람이라는 점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보다 분명한 변화는 그의 글에 가벼움보다는 진지함이 깃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의 글이 갖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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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는 내가 주목하는 작가이다. 아마도 <황만구>가 내가 처음 읽은 그의 작품이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이후 그가 쓴 글은 대부분 읽던 차, 이번에 <인간의 힘="">까지 읽게 되었다. <인간의 힘="">은 이전의 그의 소설과는 사뭇 다르다. 우선 소재가 한 인물, 그것도 과거시대의 사람이라는 점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보다 분명한 변화는 그의 글에 가벼움보다는 진지함이 깃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의 글이 갖고 있는 가벼움은 내용보다는 문체에 힘입은 바 컸는데, 이번 소설에는 문체가 상당히 정돈되어 있음을 느낀다. 아마도 작가 스스로 이 글을 쓰면서 많은 생각을 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이 소설은 한국판 돈키호테 혹은 시골선비의 가출기로 읽힐 수도 있다. 동시에 이 소설은 조선시대 한 시골선비의 상경기를 통해 삶의 원칙에 대해 많은 생각할 거리를 주고 있다. 그 원칙이 매우 고루함에도 불구하고 지켜야 하는 이유같은 것 말이다. 성석제 선생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본다.
c*****0 2003.09.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