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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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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공지영오픈하우스/2015.9.8.sanbaram문유정은 세 번의 자살기도 끝에 정신병원 대신 고모인 모니카수녀를 따라 서울 구치소를 찾는다. 구치소에서 살인, 강간으로 사형수가 된 윤수를 만난다. 그는 모니카수녀님을 거부하지만 수녀님은 애원하다시피 윤수를 다독이며 다음 만남이 이루어진다. 이렇게 한 달간의 기간을 정하여 구치소를 매주 찾아가며 문유정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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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오픈하우스/2015.9.8.

sanbaram


문유정은 세 번의 자살기도 끝에 정신병원 대신 고모인 모니카수녀를 따라 서울 구치소를 찾는다. 구치소에서 살인, 강간으로 사형수가 된 윤수를 만난다. 그는 모니카수녀님을 거부하지만 수녀님은 애원하다시피 윤수를 다독이며 다음 만남이 이루어진다. 이렇게 한 달간의 기간을 정하여 구치소를 매주 찾아가며 문유정은 마음이 변하는 윤수를 목격한다. 인간 같지 않은 윤수를 용서할 수 없었던 유정의 마음도 조금씩 변했다. 고모가 엄마의 문병으로 함께 가지 못한 날 유정은 윤수에게 진짜 이야기를 하자며 자기의 자살 원인이 된 이야기를 쏟아낸다. 잘사는 집안의 막내딸로 태어나 프랑스 유학까지 마친 유정은 집안에서 운영하는 대학의 교수가 되어서도 자살을 기도하게 된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둘이는 가까워진다.


어려서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지 못해 엄마가 가출하고 동생 은수와 윤수는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린다. 아버지마저 농약을 마시고 죽고, 동생 은수는 열병 후 눈이 안 보인다. 형제는 고아원에 갔지만 거기서도 따돌림을 당한다. 그리워하던 엄마가 찾아와 같이 살았지만 의붓아버지와 의붓 형제와의 삶은 힘들었다. 결국 엄마는 형제를 다시 고아원으로 보낸다. 고아원에서 다시 폭력을 못 견뎌 뛰쳐나와 앵벌이를 하다가 눈이 먼 동생이 죽는다. 윤수는 나쁜 길로 들어서 아는 형의 꾀임으로 살인과 강간죄에 연루된다. 이로 인해 무기징역을 선고받게 되어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이런 사연을 간직한 윤수와 이야기를 나누며 문유정은 자신의 과거를 치유해간다.


모니카수녀는 윤수가 살해한 아주머니의 어머니를 찾아가 위로를 전한다. 할머니는 어렵게 윤수를 용서하고자 한줌씩 모은 쌀로 떡을 해가지고 구치소를 찾지만 힘들어 한다. 윤수는 할머니께 죄송하다고 용서를 빌며 천주교에 귀의하여 영세를 받는다. 유정은 부장검사인 오빠를 만나 윤수의 사형집행을 연기할 방법을 찾지만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 그러는 중에 가정폭력에 휘말린 어린이가 옆집 아이를 때려 숨지게 한 아이를 만나기도 하고, 자기의 장례비만 남기고 자기의 많았던 재산을 모두 사형수들을 위해 쓰고 죽은 봉사자의 장례식에도 참가한다. 그런 과정에서 윤수에게 사랑과 용서를 배운다. 윤수와 편지를 주고받던 강원도 산골 분교 아이들에게 동해바다 구경시켜줄 준비를 하던 중 갑자기 윤수의 사형이 집행이 되고…….


“엄마가 내가 죽었다 살아난 병실에 와서, 널 왜 낳았는지 모르겠다는, 평생을 내 귀에 웅웅거리는 소리를 하지만 않았더라도 내가 그렇게까지 소동을 피우지 않았을 거라는 말도 할 수 있겠다. 그러면서 내가 엄마와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더욱 화가 났었다.(p.29)”

이처럼 유정은 자기를 이해하려 하지 않고 엄마의 기준으로 오빠는 오빠 기준으로만 유정을 이해하려 하는 가족들에게 배신감을 느껴 살고 싶은 마음을 접게 되었다. 가족의 따뜻한 위로를 기대한 유정에게는 너무 싸늘한 반응이 억울하여 죽고 싶었던 것이다.


“미안하다. 용서하려구 왔는데… 수녀님이 아직은 안 된다구 했는데도, 내가 고집 피워서 왔는데, 미안하다. 아직은 다는 못하겠다. 얘야, 미안하다. 널 보니까 우리 애가 자꾸 떠오르고 내가 미워지려고 한다. 오기 전에 그러지 말자고 밤새워 한잠 못 자고 그렇게 다짐했는데… 미안하다. 왜 그랬느냐고, 꼭 그래야만 했느냐고 네 멱살이라도 자보 싶어지는구나. 날 위해서 기도해주겠니? 얘야. 네가 착하게 생긴 게, 네가 잘생긴 게. 네가 이렇게 떨고 있는 게 나를 더 힘들게 하는구나. 그래도 내가 또 오마. 진짜로 널 용서할 때까지… 오마.”(p.154)

차라리 강한 반발이라도 하고, 험상궂게라도 생겼으면 마음이 편했을 텐데 착한 얼굴을 하고 떨고 있는 윤수를 보는 할머니는 용서해야 겠다는 마음이 흔들리고, 미워지려 하는 마음이 미안하다는 것이다. 아직도 충분히 용서할 마음의 준비가 안 된 마음이, 불쌍한 윤수 때문에 미안하다는 것이다.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 뒤에는, 아이 때부터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폭력을 휘두른 어른들이 있어요. 짜기라도 한 것같이, 모두 저래요. 폭력이 폭력을 부르고 그 폭력이 다시 폭력을 부르죠. 너 한번 혼 좀 나봐라. 하면, 그래 나는 정말 혼 좀 나봐야겠다. 결심하는 인간은 하나도 없어요. 내가 단언해요! 인류가 시작된 이래 폭력이 폭력을 종식시킨 적은 없는데. 정말 단 한 번도 없는데….”(p.191)

이렇게 말하는 유정의 외삼촌 얼굴에 절망 어린 낙담과 화가 드러나는 것은 정신과 전문의로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 때문이었으리라.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존속 살인이니 묻지 마 살인의 그 근원에는 가정 폭력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을 치료해야 하지만 현실에선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스스로 헤쳐 나가길 바라는 요행 밖에 없다는 것이 배운 이로서 화가날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 말의 진의를 아직은 다 소화하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떨군 윤수의 머리 뒤로 램브란트의 그림 <돌아온 탕자>가 걸려 있었다. 저 탕자는 저 그림 속에 들어간 이래로 어제도 오늘도 돌아와 저렇게 무릎을 꿇고 있었다. 나는 무릎 꿇은 탕자의 신발을 바라보았다. 신발은 다 헤어지고 맨발이 드러나 있었다. 저 아버지는 어제도 오늘도 돌아온 아들을 저렇게 어루만지고 있었다. 램브란트가 그린 것은 돌아온 그 순간이었다. 램브란트는 그 이후 아버지가 그를 용서하고 나서 베푸는 잔치는 그리지 않았다.(p.230)”

마치 램브란트의 그림처럼 윤수는 지난 잘못으로 사형수가 되어 오늘도 사형집행을 기다리며 자기의 잘못을 빌고 있어야 하며, 그림 속의 아버지처럼 모니카수녀나 유정은 따뜻한 손을 내밀고 구원을 기다리지만 그뿐 그들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을 이 그림을 통해 나타낸다.


“검은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재판관이나 극악무도한 살인자나 더 큰 심판관의 입장에서 보면 똑같이 삶에 있어서 채무자인 것이다. 어떤 인간도 본질적으로 선하지 않고, 어떤 인간도 본질적으로 악하지 않기에 우리는 늘 괴로운 하루를 보낸다는 것을 말이다.(p.334)”

사람이 어떤 지위에 있던, 어떻게 살아가건 크게 보면 다 대동소이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서로 차별하며 욕심을 부리고, 다른 사람을 원망하고 미워하는 것은 모두 자기의 욕심 때문이라는 것이다. 살아있는 사람은 모두 변해간다. 그러나 죽으면 더 이상 변화할 수 없다. 그러니까 우리는 살았을 때 자신을 좀 더 이상적인 자기로 변화시키는데 힘써야 한다는 메시지를 이 책은 전해주는 것 같다.


지은이는 연세대 영문과 졸업. 1988년 계간 <창작과 비평>가을호에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고등어>, <봉순이 언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도가니> 등이 있고 소설집과 산문집 등 여러 권의 저서가 있다. 21세기문학상 등 여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이달의 사락 k******4 2017.03.27. 신고 공감 6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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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책읽기, 그 후의 깊은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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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이라는 이 유명 작가를 알게 된 것은 영화 ‘도가니’가 한참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굴 때였다. 청각장애 특수학교에서 벌어지는 인권 유린의 현장을 고발한 이 영화가 세상의 화두가 되자 먼저 책을 읽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고, 내쳐 영화까지 보았다. 영화를 보고, 작가의 사회 의식에 대해 생각하고, 함께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두 번째 접한 이 소설,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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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이라는 이 유명 작가를 알게 된 것은 영화 ‘도가니’가 한참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굴 때였다. 청각장애 특수학교에서 벌어지는 인권 유린의 현장을 고발한 이 영화가 세상의 화두가 되자 먼저 책을 읽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고, 내쳐 영화까지 보았다.

영화를 보고, 작가의 사회 의식에 대해 생각하고, 함께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두 번째 접한 이 소설, 역시 강동원과 이나영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백만 권 이상 팔린 대형 베스트셀러란다. 이런 작가를 여태껏 모르고 있었다니 나의 독서이력도 참 별 것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책은 사람과 사람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그 상처를 서로 보듬어가는 이야기이다.

사형수와 세 번의 자살에 실패한 여자. 두 사람 다 저마다 어릴 적의 상처를 지닌 영혼이다.

남자는 어릴 적 아버지의 학대를 못 이겨 동생과 함께 집을 나온 후 앵벌이와, 고아원, 소년원을 전전하며 불우한 시절을 보내고, 결국 동생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게 된다. 세상과 부자에 대한 원망과 미움이 그를 지탱하는 힘이 되고, 우연한 기회에 운명적인 사랑을 하게 되고, 그 여자와 뱃 속의 아기를 위해 마지막 한 탕을 준비한다. 그러나 어둠의 운명은 그를 그냥 두지 않고 또 한번 나락으로 떨어뜨리는데..

 

여자는 어릴 적 사촌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그 일을 아무렇지 않은 듯, 아니 그냥 조용히 덮어두려는 어머니에게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가장 힘들 때 그의 곁에서 가장 힘이 되어 주어야 할 가족에게서 배신당한 상처로 3번의 자살 시도를 하게 된다. 마지막 자살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자, 고모인 모니카 수녀의 권유로 사형수 면회를 따라 나서게 된다.

 

이렇게 여자(유정)와 사형수(윤수)는 매주 목요일 30분이라는 짧은 만남을 통해서 서로를 위로하고 위로 받게 되는데, 작가는 그 만남을 통해 사형제도의 모순과 비인간성을 설파하고 있다.

사실 사형제도라는 것이 사형받는 그 사형수에게나 의미 있는 것이지 피해자나, 다른 사람들에겐 큰 의미 없는 형벌이라고,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하나의 ‘쇼’ 일 수도 있다고.

실제 역사적으로도 지금껏 사형수들 중에 사형 후 진실이 밝혀져 진범이 밝혀진 경우도 여럿 있었다. 그리고 신이 주신 생명을 인간이 거두어 갈 수 있는가? 라는 해묵은 종교적 물음도 있다.

 

사형제도는 그 벌을 당하는 자들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있으나 마나 한 제도이다. 정신적으로 수개월 내지 수년 동안 육체적으로

생명이 다하지 않은 제 몸뚱이가 둘로 잘리는 절망적이고도

잔인한 시간 동안 그 형벌을 당하는 사형수에게만 의미가 있는 것이다.

다른 품위라고는 아무것도 없으니, 오직 진실이라는 품위라도

회복할 수 있도록 이 형벌을 제 이름으로 불러서 그것이 본질적으로

어떤지 인정하자. 사형의 본질은 복수라는 것을

알베르 카뮈 〈단두대에 대한 성찰〉

 

 

윤수로 인해 죽은 여인의 어머니, 노파가 윤수를 면회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평소 딸이 카톨릭 신자로 생활하여, 노파도 그 종교를 통해 윤수를 용서하리라 마음 먹고, 폐지 팔아 모은 돈으로 떡을 해서 유정과 모니카 수녀와 함께 윤수를 면회간다. 그리고 담담히 떡을 내밀지만, 끝내 오열하며 왜 죽였냐고, 돈만 뺏어갈 것이지, 왜 사람 목숨을 가져갔냐며 참았던 울분을 토해낸다. 그리고,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 너를 용서할 테니 그 때까지 살아있으라 하는 그 장면을 잊을 수 없다.

 

근래에 흉악범죄가 많이 발생하면서 사형제에 대한 논의가 다시 활발히 수면 위로 떠올랐다. 나도 예전엔 사형제 폐지론자였다. 그러나 근래 많이 발생하는 흉악범죄를 보면서, ‘만약 저들이 내 가족이었다면 나는 어떤 마음일까?’ 스스로 물어본 적이 있다. 사형제 폐지해야 한다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인간에게만 있다는 공감의 능력, 아니 공감의 감정. 너무나 사랑했던 이를 잃은 후 그 놈을 용서할 수 있을까? 만약 용서한다면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쉽게 답을 할 수 없다.

책에서 공지영 작가가 적극적으로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지만, 그의 글을 읽고 나 역시 공감하지만, 아직은 모르겠다. 내가 피해자 가족의 입장이라면 과연 용서가 가능할 지.

 

윤수가 사형당하고 사형장 밖에서 유정을 본 어떤 사람이 사형수의 누나 아니냐고 물었다. 예전에 몇 번 보았다고. 이 때 유정은 아니라고, 나는 저 사형수의 누나가 아니라고 말한다.

꼭 이천년 전 베드로가 예수를 부인한 것처럼..

그리고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유정처럼, 우리는 그동안 애써 모른척 하고, 외면하며 살아왔던 것은 아닐까? 분명 우리 곁에,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우리가 계급을 나누고, 우리가 그들을 멸시하며, 애써 외면하며 살았던 것은 아닐까? 낮은 데로 임하시고, 약자를 먼저 돌아보셨던 예수처럼, 우리도 이제 우리 옆을 돌아보며 살아야겠다.

먼저 나부터..



k*****m 2012.07.02. 신고 공감 6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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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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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힘겹게 읽게 되었다. 공지영 작가에 작품은 단 세 편(<봉순이 언니>, <도가니>,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을 읽었을 뿐이지만, 작품의 깊이에서 나오는 감동은 충분히 느끼고 있었다. 그의 작품은 흥미와 감동에서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도 지니게 되었다.   그러던 차에 작년 여름에 원주의 어느 헌책방에서 공지영 작가의 작품을 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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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힘겹게 읽게 되었다. 공지영 작가에 작품은 단 세 편(<봉순이 언니>, <도가니>,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을 읽었을 뿐이지만, 작품의 깊이에서 나오는 감동은 충분히 느끼고 있었다. 그의 작품은 흥미와 감동에서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도 지니게 되었다.

 

그러던 차에 작년 여름에 원주의 어느 헌책방에서 공지영 작가의 작품을 보았다. 내용은 모르지만 바로 구입한 뒤 며칠 있다가 책을 펼쳤다. 10여 쪽을 읽었지만 '1, 2, 3…'으로 나가는 이야기와, '블루노트 1, 2, 3…'으로 나가는 두 이야기가 혼란스러워서 읽기를 포기하고 책장을 덮었다. 조금만 더 참고 한 50쪽 정도 읽으면 진가가 느껴지리라고 생각을 했지만 내게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

 

그 뒤 이 책을 잊고 살았다. 제목조차도…. 그러다가 며칠 전 춘천에 여행을 갔을 때 어느 헌책방에서 공지영 작가의 작품을 보았다. 거의 새책에 가까운 작품을 보고 바로 구입했다.

 

"아빠, 이 책 또 사셨어요? 이게 그렇게 재밌나 보네."

 

집에 돌아왔을 때 딸아이가 한 말이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두 번이나 구입했던 것이다. 그 때는 두 가지 점에서 실망을 했다. 첫째는 나의 한심한 기억력, 둘째는 이 책에 대한 실망이다. 오죽 인기가 없었으면 두 곳의 헌책방에서 헌책이 되어 뒹굴고 있었단 말인가? 그런 책을 두 번씩이나 사온 나는 뭐란 말인가?

 

다시 사나흘이 지난 뒤에 이 책을 펼쳤다. 역시 혼란스러웠다. 처음 몇 쪽까지는 주인공인 화자의 성별도 분간이 되지 않았다. 40여 쪽을 읽을 때까지도 연이어 나오는 두 이야기의 상관관계가 연결되지 않았다. 두 이야기를 번갈아 쓰는 실험소설인가 싶었다. 

 

수수께끼는 40여 쪽을 넘기면서 풀렸다. 이 이야기의 화자는 문유정과 정윤수이다. 유정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30이 넘은 나이에 대학교수로 있는 여성이다. 그녀는 어릴 때의 상처로 인해 소녀처럼 방황하고 있다. 윤수는 문제 가정에서 태어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으면서 끝내 철창에 갇혀 죽음을 기다리는 사형수이다.

 

유정의 이야기는 '1, 2, 3…'식으로 전개되고, 윤수의 이야기는 이어서 '블루 1, 2, 3…'으로 전개된다. 유정과 윤수는 네 번째 이야기 44쪽에서 처음으로 만난다. 그 만남의 자리에는 네 명이 동석한다. 유정과 윤수, 그리고 유정의 고모이자 사형수의 대모인 모니카 수녀, 윤수를 감시하는 교도관 이주임…. 444쪽에서 4명의 만남! 이 네 명이 작품의 두 주연이자 두 조연이기도 하다. 4가 네 번 겹치는 과정을 통한 이 만남은 우연일까, 작가가 의도하지 못한 가운데 이루어진 신의 섭리였을까?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던 유정이 유일하게 마음을 주고 있는 대상이 고모 모니카 수녀이다. 15세의 소녀를 강간한 뒤 살해하고, 그 어머니와 파출부 여성까지 죽인 윤수는 세상에 대한 증오로 가득한 삶을 살아 있다. 그런 유정과 윤수의 만남이 이 소설의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다.

 

공지영 작가의 작품 특징이 독자를 끌어들이는 강한 마력이 아니던가? 40쪽까지 읽은 독자라면 315쪽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헤어날 수 없을 것이다. 19과까지 이어지는 동안 모든 과마다 삽입된 탈무드나 성서의 잠언같이 가슴을 파고드는 명언들도 이 책의 매력을 더해준다.

 

마치 백과사전처럼 사형수에 관한 여러 상식을 흡수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형폐지론자가 되는 것은 매력이라고 해야 할까, 중독이라고 해야 할까?

 

"영국에서 한 때 소매치기를 없애기 위해 소매치기범인들을 공개 처형했다고 한다. 사형집행 장면을 보기 위해 군중들이 구름처럼 모였는데, 그 자리에서는 소매치기가 어느 때보다도 극성을 부렸다던가."

 

"1886년까지 영국 브리스틀 감옥에 입감된 167명의 사형수들 중에서 164명이 공개처형을 구경해 본 사람이라는 이야기도 있다던가."

 

범죄를 막기 위해 처형을 실시했는데

그 자리에서 범죄가 극성을 피웠다면…,

범죄를 막기 위해 공개적으로 사형을 시켰는데

사형수의 대부분이 그 처형을 본 사람이라면….

그렇다면 사형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이 책에서 느낀 벅차오르는 감동을 나의 무딘 붓으로는 표현을 할 수 없다. 다만 오늘 새벽에 마지막 50쪽을 읽는 30여분 동안 끊임없이 눈물을 쏟았다는 체험을 고백하면서 이 글을 마치겠다. 

 

책을 마치면서 작가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

"이 소설을 쓰는 동안 나는 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진정으로 참회하고 새로 태어난 사람들,

삶과 상처를 딛고 차마,

아무도 하지 못하는 용서를 하려는 사람들,

그분들과 함께 나는 감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을 보냈다."

 

작가의 말에서 나는 감히 '쓰는'을 '읽는'으로 고치면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 동참했다.

y******3 2011.01.14.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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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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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 소설을 쓰는 동안 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쓴다. 진정으로 참회하고 새로 태어난 사람들, 삶과 상처를 딛고 차마 아무도 하지 못하는 용서를 하려는 사람들.. 그분들과 함께 나는 감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이다. "그들은 나를 많도 울렸으며, 인간에게는 누구나 공통된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며 실은, 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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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 소설을 쓰는 동안 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쓴다. 진정으로 참회하고 새로 태어난 사람들, 삶과 상처를 딛고 차마 아무도 하지 못하는 용서를 하려는 사람들.. 그분들과 함께 나는 감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이다. "그들은 나를 많도 울렸으며, 인간에게는 누구나 공통된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며 실은, 다정한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고 싶어한다는 것, 그 이외의 것은 모두가 분노로 뒤틀린 소음에 불과하다는 것, 그게 진짜라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그래서였을까. 끝내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 간 윤수는 가장으로써 무능력했고 알콜에 찌든 남편을 버리고 자식들도 그곳에 버리고 집을 나간 엄마, 아버지가 자살 한 뒤 재혼한 엄마 집으로 들어갔을때, 오히려 의붓 아버지의 자녀와의 문제로 자신의 친 자식을 때리고, 급기야는 의붓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고아원으로 가는 두 아이들을 쳐다도 보지 않고 부엌으로 들어갔던 엄마. 엄마라는 그 무한정한 사랑앞에 두번이나 버림받아 도무지 감당하지 못할 인생의 갚을 치뤘음에도

"어머니를 용서합니다. 아니 이건 용서가 아니지요. 실은 보고 싶었다고, 너무나 그리워했었다고,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꼭 보고 싶었다고... 그게 진짜, 였다고 전해주십시오" p.292

 

유정은 어떠한가. 열 다섯 살 큰 댁에 놀러갔을때 결혼하여 가정까지 있던 사촌 오빠에게 강간당한 후 울며 집으로 돌아와 아픔을 호소하였을때, 입닥치라고 자신의 뺨을 후려 갈기던 엄마를 찾아가 "용서한다고" 고백한다.

 

윤수의 살인으로 힙겹게 살아가는 삼양동 할머니도 도무지 용서하기 어려운 용서의 장면에 맞선다. "내가 그놈을 죽인다고 우리 애들 맘에 든 멍이 사라진다면 이 늙은이 무서운 게 없겠지만.. 그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내가 가려구요. 그놈 하나만이라도, 그놈 맘이라도 편하게 가게....." p.104

 

각자의 삶의 모습에 가해자는 누구이고? 피해자는 누구인가? 를 생각해 보았다.

알콜중독에 무능력하고 자신을 폭행하는 남편을 만난 여인은, 일도 하지 못하고 술에 찌들어 남편을 패는 남자, 그 부모에게 버림받고 방치되어 끝내는 먼저 세상을 떠난 은수, 그리고 남겨진 윤수, 강간 당한 딸의 입을 막아선 엄마, 살인 현장에서 처참히 죽어간 세명의 여인 등

나는 이들의 삶의 전후를 알지 못하지만 추적해 간다면, 저마다 인생의 어느 싯점에서는 피해자도 되었다가 원치 않게 가해자도 되지는 않는지..

 

그 분노와 원한이 자신에게 향하여 철저히 자신을 미워하고 삶의 소망따위 포기한 채, 세상을 향해 쓴 소리를 뱉어내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런 윤수와 유정은 어쩌면 참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 이지만 모니카 수녀인 유정의 고모 때문에 감옥 종교 교화원에서 만나 어쩌면 같은 상처를 안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자신들의 아픔을 한 꺼플씩 벗겨가는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진정 자신이 원했던 것은 무엇이고, 어디가 잘못 되었던 것인지 반추해 본다.

 

매주 목요일에 있었던 둘의 만남속에 윤수는 삶의 소망을 품었고, 유정 또한 그러했다. 윤수의 사형이 집행되고, 그들 각자는 사실은 '사랑한다'고 말했어야 한다는 걸 뒤늦게 깨닫는다. 분노로 뒤틀린 만남이 아니라 사람간의 만남이 내 말을 인정해주고, 부드러운 말로 응해주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만 있다해도 그 사람은 진정 행복한 사람이라고 덧붙이고 싶다.

 

"아는 건 아무것도 아닌 거야. 아는 거는 그런 의미에서 모르는 것보다 더 나빠. 중요한 건 깨닫는 거야. 아는 것과 깨닫는 거에 차이가 있다면 깨닫기 위해서는 아픔이 필요하다는 거야"-p.160

유정의 외삼촌의 말씀을 상기해보면 오늘 내 앞에 있는 상대방을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 먼저 알고 알아지는 일들이 오늘도 내 삶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나 자신에게 묻고 싶다. 

 

성장이란 뭘까.

윤수와 유정이 묻어두었던 자신들의 상처를 대면하면서 가해자를 용서했을 때, 그들에겐 진정한 치유와 성장이 일어났던 것을 본다. 그것만이 정답이다. 묻어두면 해독하는데 더 오랜 세월이 걸리고 자신도 원치 않는 삶으로 흘러가 버린다. 용서는 어려운 것이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첫 시작이기에 용기를 내어야 할 일이다.

 

너무 늦으면 윤수가 사형된 후 찾았던 그의 어머니.

경기도 동두천에서 무의탁 노인들을 모신 곳에서 발견된 어머니. 치매에 걸린 이 노인은 춥지 않은 날엔 하루 종일 집 앞에 앉아서 우두커니 '운수' 라는 (은수와 윤수의 발음) 아들을 기다린다고.

너무 늦어버리면 용서할 기회도 용서받을 기회도 영영 할 수 없으니 말이다.

g*******s 2012.02.2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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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음을 감사하게 만드는 이야기!!(우.행.시)
"[책리뷰]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음을 감사하게 만드는 이야기!!(우.행.시)" 내용보기
요즘 공지영 작가의 소설과 산문에 푹 빠져살고 있는 중이다. 우연치 않게 공지영작가의 <괜찮다, 다 괜찮다> 라는 책을 읽고, 작가 공지영보다는 한 인간으로서의 공지영을 알게 되었고.. 그 매력 때문에 나는 공지영 작가의 책들을 다량 구매했다. 여러 책들이 배송되어 왔고, 겉표지의 내용과 디자인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나로서는 그중에서 <우행시>를 선택하는데 주저함이
"[책리뷰]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음을 감사하게 만드는 이야기!!(우.행.시)" 내용보기

요즘 공지영 작가의 소설과 산문에 푹 빠져살고 있는 중이다.

우연치 않게 공지영작가의 <괜찮다, 다 괜찮다> 라는 책을 읽고, 작가 공지영보다는 한 인간으로서의 공지영을 알게 되었고.. 그 매력 때문에 나는 공지영 작가의 책들을 다량 구매했다. 여러 책들이 배송되어 왔고, 겉표지의 내용과 디자인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나로서는 그중에서 <우행시>를 선택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 책의 구성 >

 

책은 흰색의 페이지들로 구성되고, 중간중간 블루노트라는 파란색 페이지가 약간씩 첨부되는식의 구성을 띄고 있다.

흰색의 페이지는 <우행시> 문유정 주인공의 소설이고, 파란색 페이지는 <블루노트> 사형수 정윤수의 인생을 적은 자서전형식의 글이다.

 

 

< 책의 내용 >

 

소설의 주인공 문유정!! 자살을 3번이나하려고 하지만, 다시 삶의란 공간으로 들어오는 인물.. 그녀에겐 평생 수녀로 산 모니카 고모가 있다.

모나카 고모는 평생을 홀로 사형수를 찾아다니고, 그 사형수를 교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15살 유정이의 아픔을 이기내길 바랬고, 마지막의 선택으로 한달동안 그녀를 맡게된다. 문유정과 사형수 정윤수의 만남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사형선고를 받고, 붉은색 명찰을 단 정윤수..

그의 동생은 문유정이 부른 애국가를 좋아했고, 그런 문유정을 정윤수는 동경한다.

 

매주 목요일 10시에서 13시까지 허락한 문유정과 정윤수의 만남이 지속되며 소설은 진행된다. 문유정은 자신의 강간 상처로, 정윤수는 가정의 불행 상처로 둘은 공감대가 형성되고.. 친구가 된다.

하루하루 사형집행일을 기다리며 자신의 가치를 알아가는 윤수...

그런 윤수를 보며, 동질감을 가지게 되고, 자신의 가치를 알아가는 유정!!

 

"이 글을 쓰기 전에 원주 교도소에 있는 나의 공범 선배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중략)

그리고 신께서 허락하신다면 살아서 마지막으로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내 입으로는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말,을 꼭 하고 싶었다고......사랑한다고 말입니다."

- 페이지 321-323 블루노트중 -

 

정윤수의 용서와 사랑고백으로 소설은 마지막에 다다른다.

윤수의 사형집행 후, 나는 유정과 같이 눈물을 흘리며 오열하였다.

 

 

< 이 책을 읽고 나서 >

 

[죄는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

이 글은 사형수와 사형수와의 만남을 소설로 엮은 것이 아닌.....

인간과 인간의 만남을 소설로 엮은 것으로 나혼자 평하려 한다.

비슷한 상처로 동질을 형성하고, 그속에서 친구를 찾고 위로하는 상황들...

그랬기에 이책은 한시도 나의 눈과 정신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소설의 마지막에 정윤수는 세상의 모든 것들을 용서한다.

미약한 한 인간으로서 우리가 용서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그리고 생각했다. 내 삶에서 용서할 수 있는 것들은 용서하자고...

 

'오늘도 이렇게 아침에 눈을 뜨고, 세상을 바로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가 아침에 눈을 뜨고, 의식을 되찾는 순간 되새기며 옹알거리는 한마디이다. <우행시>를 읽기전 잠시나마 하루를 시작하는 나의 기도문 같은 주문을 잊은 채 살고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다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으며...... 나의 삶에 다시 한 번 감사함을 느낀다.

 

 

< 공지영 작가의 팬으로서>

 

공지영 작가는 많은 베스트셀러를 만들어 내면서, 이책을 가장 소중히 여긴다 한다. 공백기를 깨고, 가정의 먹고사는 일 때문에 걱정하면 쓴 책.. {내가 <괜찮다, 다 괜찮다> 에서의 내용을 잘 기억하고 있다면... 맞을 것이다.} 

책장을 한장한장 넘기면서, 나를 사형제 폐지론자로까지 만들어버리는 공지영작가님의 대단함에 다시한번 놀라면서......

다음 책 <도가니>의 첫 페이지를 열어보려합니다. 공지영 파이팅!!



t******9 2010.12.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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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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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눈물샘이 마르지 않는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 느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한 인간의 비극적이면서도 불행한 삶을 들여다보는 일은 적지 않은 애증이 온 몸을 휘감았다. 더구나 그 대상이 평범한 사람이 아닌 사형수라고 하니 뭐랄까, 날카로운 고통이 아닐 수 없었다. 이처럼 공지영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사형수라는 만만치 않는 삶의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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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눈물샘이 마르지 않는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 느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한 인간의 비극적이면서도 불행한 삶을 들여다보는 일은 적지 않은 애증이 온 몸을 휘감았다. 더구나 그 대상이 평범한 사람이 아닌 사형수라고 하니 뭐랄까, 날카로운 고통이 아닐 수 없었다.

이처럼 공지영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사형수라는 만만치 않는 삶의 무게에 대해 고백을 한다. 어쩌면 사형을 둘러싼 정신적인 암(癌)에 대한 투병이며 휴먼 스토리다. 사형수와 만남과 이별을 통해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떻게 죽음에 다가서야 하는지 우리들에게 묻고 있다. 그것은 곧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되묻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형수에 대한 동정심은 위험해 보인다. 자칫 잘못하다간 치명적일수도 있다. 피해자를 대신해서 사형수를 비난하는 것도 부족한데 극악무도한 죄를 용서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칼날을 휘두르게 된다.

또한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형수에게도 산다는 것이 과연 행복한 일인지 무척이나 회의적이었다. 그것이 그들에게는 고통이 아닐까?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사형수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뒤늦게 후회하는 것이 사형제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교화라는 것은 통렬한 보복 같았다.

저자에게 이런 일이 심상치 않음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상처를 주고받는 사회에서 치료를 위한 배려는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갈등만 부추긴다. 사형수에게 상처는 무슨 상처냐며 몰아세우는 것은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교도소를 드나들면서 그들의 아픈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본 저자는 그들도 피해자라고 말한다. 너무나 절박한 목소리와 눈빛이 사형수의 진짜 모습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명찰 대신 ‘서울 3987’이라는 검은 글씨의 죄수 번호는 다름 아닌 가짜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참 묘한 일이 생겨났다. 착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 가엽게 여기는 마음도 함께 했다. ‘인간에 대한 예의’가 무엇인지 다시금 물컹거렸다. 내 몸 안에 숨겨져 있던 막막함이 꿈틀거렸다. 나는 정말로 사형수를 용서할 수 있을까?


톨스토이는『부활』에서 다음과 같이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 용서해야 한다고 했다. 그때에 베드로가 다가와서 예수께 말하였다. “주님, 한 신도가 내게 죄를 지을 경우에 내가 몇 번이나 용서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일곱 번까지가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해야 한다.”(마태복음 18장)

돌이켜 보면 다른 사람을 이만큼 용서한다는 것은 저자말대로 바보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행복한 일이다. 그러면서 나 자신을 진정으로 용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이든 죄인이든 누구나 인간이라는 이름 앞에서 자신의 아픔을 자신이 용서할 수 있을 때 삶이든 죽음이든 행복한 것이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다. 남의 불행에서 생기는 동정심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리가 행복하다고 하는 것은 어정쩡한 오만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형수의 불행을 보면서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오만함의 경계를 슬프면서도 밝게 무너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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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ㅇㅔ 다시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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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 한장 읽어나갈수록 기억이 되살아 나고있다…한장 한장 읽어나갈수록 기억이 되살아 나고있다…한장 한장 읽어나갈수록 기억이 되살아 나고있다…한장 한장 읽어나갈수록 기억이 되살아 나고있다…한장 한장 읽어나갈수록 기억이 되살아 나고있다…읽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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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 한장 읽어나갈수록 기억이 되살아 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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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8 2026.07.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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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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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시간에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이 많이 되었다. 대부분이 처음 보는 책이어서 고민이 더 되었던 것같다. 공지영이란 작가를 들어본 적은 꽤 있어 이 책을 선택하였다. 사실은 표지가 예뻐서 끌렸던 것 같다. 다시 생각해보니까 이 책이 예전에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책이란 걸 기억해내서 더 관심이 갔다. 제목만 보면 '행복한 시간'이라 하니 결말이 슬플 것같기도 해서 슬픈 내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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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시간에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이 많이 되었다. 대부분이 처음 보는 책이어서 고민이 더 되었던 것같다. 공지영이란 작가를 들어본 적은 꽤 있어 이 책을 선택하였다. 사실은 표지가 예뻐서 끌렸던 것 같다. 다시 생각해보니까 이 책이 예전에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책이란 걸 기억해내서 더 관심이 갔다. 제목만 보면 '행복한 시간'이라 하니 결말이 슬플 것같기도 해서 슬픈 내용의 책이 읽고 싶었기에 이 책을 고르게 되었고 읽을수록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져갔다.

 

이 책에서 자살 시도를 3번이나 한 유정과 사형수 윤수와 모니카 고모에 의해 만나게 된다. 둘은 계속 1달동안 만나게 된다. 읽다보면 나중에 윤수가 죽인 여자의 엄마, 모니카고모, 유정 이렇게 만나는 장면이 있다. 여기에서 윤수가 죽인 여자의 어머니가 윤수의 힘들고 고달프던 유년시절을 알아주셔서 용서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깊다. 자신의 딸을 죽였으면 화가 치밀어 올라 죽이고 싶고, 서로 마주보고 있고 싶지도 않을텐데 자신이 먼저 용서를 하겠다, 보러 가겠다는 말을 하여 깜짝 놀랐다. 이것 또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윤수 또한 얼마나 죄송했을까 상상이 약간 간다.

 

이 책을 읽으면서 기억에 남고 공감되는 구절이 계속 머리에 남아있다. '죽고 싶다'를 바꿔 생각하면 '살고 싶지 않다'이고, 그걸 또 바꿔 생각하면 '잘 살고 싶다'라는 말이다. 우리는 평소에 장난식으로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곤 한다. 그러나 가끔 정말 힘들 때 진심으로 '죽고 싶다'라는 말을 내뱉은 적이 있다. 이어서 '죽지 못해 산다'는 말을 이어붙이곤 한다. 그만큼 정말 힘들 때가 찾아오면 그런 말이 입에서 나온다. 그러나 이 구절을 읽고 생각의 변화가 찾아왔다. '죽고 싶다'를 바꿔 생각해보면 '잘 살고 싶다'니까 '내가 힘든 것을 극복하고 잘 살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더욱 열심히 살아야지라고 느꼈다.

 

이 책을 기반으로 하여 만들어진 영화가 옛날에 상영되었다고 하는데 시간이 된다면 영화를 찾아서 보고 싶다. 영화에서 책을 얼마나 잘 표현해내었는지도 궁금하다. 오늘날, 정말 많고 많은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그러한 기사를 접할 때마다 소름이 끼치고 섬뜩하다. 사람들은 '살인자'를 보면 '저것은 사람도 아니여, 짐승이지'라는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나는 '저 사람이 왜 죽였지?' 라고도 생각해봤으면 한다. 윤수로 예를 들면 살인 누명을 썼고, 유년시절이 정말 불우하였다. '살인자 윤수'말고 '그냥 사람 윤수'는 정말 안타깝고 불쌍한 사람이다. 정말 이 책을 읽고 사형수, 살인자들에 대해 복잡미묘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작가는 미사를 다니며 사형수들이 혐오스럽지가 않고 너무나 선한 눈매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오히려 그들과 함께 있으면 잠도 더 잘 온다고 하였다. 이 책을 쓰면서 작가가 너무난 행복했다하였다. 약간 의아하면서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이 책을 읽었어도 사실 작가가 왜 이 책을 썼을까에 대한 추측, 답을 확신을 갖고 답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깨달은 점이 많다. 인간의 죽음, 살인, 사형수, 인간의 삶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또한 행복했다.

 

나는 이 책에 대한 점수를 매겨본다면 솔직히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다. 인간의 죽음, 인간의 삶에 대해, 또 인간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또한 사형제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책속에서 윤수는 사형수이다. 전과가 있긴 하지만 강간, 살인을 했다고 누명을 쓰기도 하였다. 그러나 윤수는 죽었다. 유정은 윤수가 죽기 전에 조금의 시간만큼이라도 만나게 해달라고 빌었다. 그러나 만나지 못하였다. 이처럼 서로 각각 상처가 많은 두 남녀의 사랑도 느낄 수가 있다. 다양한 관점과 시선으로 이 책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왜 사는지 모르겠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특히 추천하고 싶다.

l*****8 2016.08.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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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하는 자들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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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푸른숲2013.6.9.pm 6:432013.6.12.pm 8:00요즘은 아이와 있는 시간이 길다보니 마음 속이 자글자글 끓어 넘치는 뚝배기가되버리는 순간이 많다.어디로 방향 하여야 할지모르는 분노들을...지난 일기를 읽으며아이가 절실하게 그리웠던 순간으로만 애써치환시킨다.아이 잘못이 아니다.나만 고치면 된다.아이는 곧 좋아지리라.안좋은 습관으로부터 나태한 게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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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공지영
푸른숲
2013.6.9.pm 6:43
2013.6.12.pm 8:00

요즘은 아이와 있는 시간이 길다보니
마음 속이 자글자글 끓어 넘치는 뚝배기가
되버리는 순간이 많다.
어디로 방향 하여야 할지
모르는 분노들을...
지난 일기를 읽으며
아이가 절실하게 그리웠던 순간으로만 애써
치환시킨다.
아이 잘못이 아니다.
나만 고치면 된다.
아이는 곧 좋아지리라.
안좋은 습관으로부터 나태한 게으름에서
영악한 머리씀까지...
나는 엄마니까...안고 가야한다.
나의 태생을 원망하기보다..
할머니의 무지와 방임을 탓하기보다
아빠의 무책임함보다... 아.
모든 걸 내 탓으로 하는 것도 그만하자고
맘 먹었던 순간이 엊그제 같은데..
나쁘게 살자고 작심해놓고...
하긴...그들은 그것이 가져올 영향은 몰랐을 거라고
그래야..한다. 아니라면 나는 견딜 수 없어질 테니...
원망이 샘처럼 솟아 오를때..
지난 나를 돌아보는 일.
나를 보며 그들을 이해하기..
지옥같던 내 마음을 짚어 그들도 그랬으려니...하기.

책이 무얼 할 수 있겠냐...특히 소설이..
나에겐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통로가 된다.
아는 것이.아니라...이해하려..그것이 나만의 오해로
점철된 거짓일 지라도...
아름답게 보지않으면 어쩔 방법이 없으니.
모두 가엾다.보기.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탓이오...

 

 

 

 

 

 


 

 

ㅡ슬픔이 가면만 쓰지 않으면 그 속에는 언제나 어떤 신비스럽고 성스럽고 절실한 것이 있다ㅡ그것은 온전히 자기의 것˝ 이면서 가끔 타인의 잠겨진 문을 여는 열쇠가
되기도 했다ㅡ
* 오래전 책을 읽다 메모한 것. 중에서
아마도 ㅡ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ㅡ을 읽다말고 ...일기를
썼던 모양 이다.일기장에.기록을 옮기다 보니..

어둠 속에서 우리는 우리를 젖게 하는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도무지 모를 테니까.
헤드라이트 빛 속에만 내리는 이 겨울 비 처럼
어두워서 보이지 않는 것이 (않는 것들이)
세상에는 많이도 있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ㅡ우리들의 행복한 시간ㅡ중에

느끼지 못하는 것보다 사악한 것은 한가지 뿐이다.
그건 당신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

ㅡ 인간은 왜 악에 굴복 하는가 ㅡ
『 찰스 프레드 앨퍼드 』

y*****7 2015.06.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