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저 마음은 동할 뿐, 그 만큼 움직일 수 없는 나약함에 얽매인 나를 깨달은 순간, 나의 길을 가고 있을 뿐인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찾을 수 없는 순간, 그 무엇이라도 필요했다. 힘을 내어 걸음을 내딛으려하는데, 늪처럼 발을 잡아끄는 나에게 나는 그 무엇이라도 주고 싶었다. 김수영의 이름을 다시 듣던 그 날! 가슴이 뛰었다. 교과서로 알았던 시인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되어서 신선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그의 고통스런 속내가, 치열한 고뇌가 왜 이렇게 내 마음을 뛰게 하기도 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운 시를 만나게 되면 도대체가 더 궁금해지기도 하고 그의 강인하면서도 서글프게 느껴졌고, 그래서 나도 위로 받고, 나도 시인을 위로하고 싶었다. 오며 가며 꺼내들어 읽고 있다. 어려우면 어려운데로, 반가우면 반가운데로, 그렇게 읽고 있다. 김수영의 산문집도 기대가 된다. |
|
시인 자신이 6.25 상황에서 포로생활을 했고 억압의 시간들과만 함께 하다가 훌쩍 떠나버려서인지 자유를 갈망하는 목소리는 뚜렷하고 울림이 크지만 그 갈증을 채워주는 시가 충분히 쓰여지지 않은 채 생이 끝나버린 것만같아서 안타깝다. 시인의 모든 시에 공감하지는 않으나 그의 치열함만큼은 존경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안타까움을 김종삼 시인의 전집에서 채우고 있다. 후인의 복이다. 감사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