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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 영화 "글루미 선데이"로 살펴보는 예술철학
"[미학] 영화 "글루미 선데이"로 살펴보는 예술철학" 내용보기
"어쩌면 도서관 사서 분들은 서가의 어디쯤에 이 책을 꽂아야 할지를 두고 얼마간 망설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언뜻 보아서는 글의 정체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도 이 글은 어떤 분류체계에도 깔끔하게 소속되지 않는다. 이런 글이 나오게 된 까닭은 (...) 필자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의도적으로 분류 불가능한 글쓰기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서문 맨처음부터 저자는 이렇
"[미학] 영화 "글루미 선데이"로 살펴보는 예술철학" 내용보기

"어쩌면 도서관 사서 분들은 서가의 어디쯤에 이 책을 꽂아야 할지를 두고 얼마간 망설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언뜻 보아서는 글의 정체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도 이 글은 어떤 분류체계에도 깔끔하게 소속되지 않는다. 이런 글이 나오게 된 까닭은 (...) 필자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의도적으로 분류 불가능한 글쓰기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서문 맨처음부터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황당하다. 의도적으로 분류 불가능한 글쓰기를 시도했다니. 그 심보는 어디서 비롯됐을까. 나 역시 포스팅 하기 전에 이걸 무엇으로 구분할지 계속 고민했다. 결국 책 제목대로 '미학'에 집어 넣기로 마음먹었다. 동시에 나 역시 내가 기존에 해 오던 서평 쓰기의 틀을 파괴해 보기로 했다.

 

"하이데거에 따르면, 예술철학은 예술에 '관한' 철학이 아니다. 다시 말해서 철학을 특정 분야나 대상을 기준으로 세분하여 형이상학, 윤리학, 인식론, 과학철학 등등으로 나누는 것처럼 예술철학이란 단순히 특정 예술 분야에 관한 지적 성찰이 아니라는 말이다. 하이데거가 '미학'을 신랄하게 비판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미학이 이런 분과적 학문으로 여겨졌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하이데거에게 예술은 미술관이나 콘서트홀이나 책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고급한 지적 오락도 아니고 대규모 문화산업이 생산한 소비상품 또한 아니다. 하이데거에게 예술은 우리 삶에 좀더 가까이에 있는 소중한 것이다."

 

정확히는 '미학'이 아름다움과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미학의 유래는 '감각적 인식의 학문'이자 '초월적 감성학'이다. 서양의 철학이 2500여 년 탐구해 온 이성이 아닌, 그간 배제되고 멸시 받았던 감성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말한다. 그런 저자의 정의대로라면 이 책은 확실히 미학 서적이 맞다.

 

"예술은 삶에 가까이 있지만, 동시에 멀리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예술이란 낯익은 일상의 삶에서 낯섦의 충격을 경험케 하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서 예술은 낯선 타자와의 사랑의 만남, 그리고 타자와의 이별의 경험(죽음)을 고스란히 간직하여 어떤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일을 뜻한다. 그리고 철학은 그런 예술을 사유하고 기억하며 새로운 예술을 준비하는 활동이다. 이런 점에서 예술과 철학은 존재에 응대하는 인간 고유의 본성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예술과 철학을 이렇게 규정할 수 있다면, 우리가 우리 자신의 본모습에 가까이 다가갈 때, 즉 사랑과 죽음을 경험할 때, 우리는 예술과 철학을 만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면 누구나 한 번은 사랑하고 죽는다. 그렇다면 인간이면 누구나 한 번은 예술과 철학을 만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예술과 철학은 인간의 조건이고 '예술-철학'과의 만남은 인간의 필연적인 운명이다."

 

책이 다루는 주요 주제는 사랑과 죽음이다. 사랑과 죽음의 순간에 느끼는 멜랑콜리의 감성이다. 그런데 이 멜랑콜리가 서양 예술철학을 관통하는 하나의 기저가 된다. 이것이 저자가 책 전반을 통해 논의하는 핵심이다.

 

사랑을 중심축으로 예술과 죽음, 질투와 배신, 전쟁과 복수, 인간의 자유와 존엄이라는 주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하지만 책은 그다지 난해하지 않다. 오히려 통속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그렇다고 이 책을 우습게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왜냐하면 이 책의 통속성은 인간의 조건이자 공감대를 형성하는 기반만을 이룰 뿐, 글을 천박하게 만들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의 시작과 끝을 있게 한 영화가 한 편 있다. 그것은 <글루미 선데이>다. 저자는 영화를 보고 난 후 책의 아이디어를 얻었고 또 집필하게 되었다고 밝힌다. 그래서 글 속에서 끊임없이 영화의 장면장면이 언급된다. 혹시라도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한 독자라면 책의 마지막에 있는 <붙이는 글2>를 가장 먼저 읽기 바란다. 저자는 친절하게도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해 놓았다.



c**********y 2010.09.25.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