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10.0
리뷰 총점
대책없는 낙관주의에 일침을 가하는 경쾌한 코믹오페라- [캔디드]
"대책없는 낙관주의에 일침을 가하는 경쾌한 코믹오페라- [캔디드]" 내용보기
비제의 [카르멘]에는 인간의 추악하고 퇴폐적인 본성이 바닥을 치고 베르디의 [돈 카를로스]에서는 권력을 향한 냉혹한 암투가 벌어진다. 구노의 [파우스트]에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기어이 채우고 말겠다는 인간 욕망의 엑스터시가 난무하며 오펜바흐의 [호프만 이야기]에는 소위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해 벌이는 사랑놀음의 헛된 판타지가 그려진다. 위 네 편의 오페라
"대책없는 낙관주의에 일침을 가하는 경쾌한 코믹오페라- [캔디드]" 내용보기

 

 비제의 [카르멘]에는 인간의 추악하고 퇴폐적인 본성이 바닥을 치고 베르디의 [돈 카를로스]에서는 권력을 향한 냉혹한 암투가 벌어진다. 구노의 [파우스트]에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기어이 채우고 말겠다는 인간 욕망의 엑스터시가 난무하며 오펜바흐의 [호프만 이야기]에는 소위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해 벌이는 사랑놀음의 헛된 판타지가 그려진다. 위 네 편의 오페라 드라마가 갖고 있는 각각의 키워드를 당장에라도 전복시킬 만한 오페라가 있다면..... 레너드 번스타인의 오페라 [캔디드]라고 말하고 싶다.

 

1759년 프랑스의 볼테르(1694~1778)는 당시의 세태를 유감없이 조롱하고 풍자한 소설 [깡디드]-불어식 발음-를 출간했다. 이 책은 제노바에서 분서되었고 파리에서는 출간 금지조치되었으며 바티칸 서고 목록은 이 책의 존재여부를 속였다. 자! 무슨 내용이었길래 이다지도 난리법석이었을까.

18세기 계몽사상가 볼테르는 독일의 철학자 라이프니쯔(1646~1716)가 주장한 예정 조화론, 즉 무릇 이 세상의 사물은 신의 의지로 미리 결정되었기에, 세상이란 가능한 한도내에서의 최고의 것(All is for the Best in the Best of All Possible Worlds)이라고 말한 설을 일말에 비판하고 통렬히 풍자했다. 그러므로 개인의 불행이나 국가의 재난은 그 중에서도 아주 사소하고 비천한 에피소드에 불과하다는 터무니없고 대책없는 낙관주의를 꼴림없이 야유하려고 시도했다. 원죄적 인간이 살아갈 방편은 그저 구원뿐이라는 중세적 종교관을 혁파하고 권위와 무례에 깊숙이 똥침을 찌르는 볼테르 원작 드라마에 번스타인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뉴욕 브로드웨이 오페라를 즐겨보자.

 

Life is Happiness Indeed

 

웨스트팔리아 궁정의 청년 캔디드와 그의 애인 쿠나곤드는 스승 판그로스박사에게 배운 낙천주의를 무기로 세계를 편력하려한다.  세상일이란 뜻대로 되는 것이 별로 없어 모험에 모험을 거듭해야 한다는 것과 대책없는 낙관주의로는 그 무엇도 이룰 수 없음을 결국 깨닫게 되는  교훈적 스토리이지만, 시종일관 환상적 여행을 통해 겪게 되는 에피소드중에도 종교와 권력에 대한 야유와 풍자는 신랄하다.

 

경쾌한 서곡의 시작과 더불어 그들이 노래하는 행복이란 순진무구한 무지속에서 발견되는 기쁨이다.

존재는 서로를 사랑하기에 행복하고 삶이란 절대적으로 완벽한 것이어서 행복하고 시간은 나를 위해 움직이니 행복하고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어서 행복하고 유일한 내 미모의 경쟁상대가 장미이기에 내 참는다는 젊은 피들의 행복론이 꽤 흥겹지만 몰라도 한참을 모르는 베짱이들의 연주일 뿐이다. 그들은 순진무구하고 야망이 없으며 인생은 그저 달콤하기에 행복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여기고 사는 젊음, 정말 행복할까?

 

The Best of All Possible Worlds

 

젊은이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이렇게 외쳐도 될까말까한 젊음에게 스승인 판그로스박사는 낙천주의에 대한 예찬을 늘어놓는다.

태양아래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인류는 하나이고 우리 모두는 형제다. 가능한 세계에서 최선의 것을 이해하는 것. 전쟁이란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야. 위험으로 부자와 빈자를 통합하고 귀족과 평민을 평등하게 하지. 모든 가능한 세계에서 최선의 것을 증명해라. 그럴려고 그들은 여행을 떠난다. 세상의 모든 것은 좋은 것이며, 계획된 것이고, 옳고 바른 것이다.

이쯤되면 중증의 낙천주의가 틀림없다.  형식과 구태의연한 풍속을 벗어버리는 몸부림이 어찌 18세기로 제한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에도 분명 21세기적 계몽질이 필요한 건 아닐까?

 

It Must Be so

 

한없이 행복할 줄 알았던 세계가 균형을 잃고 한순간에 무너진다. 그 와중에도 우리의 주인공 캔디드는 스승님의 낙천주의를 꼬박 믿고 그의 애인 쿠나곤드는 파리에 입성하여 권력자들의 첩이 된다. 자신의 신세를 한탄도 하지만 기왕이면 샴페인과 함께 쾌활한 나날을 보내면 좋지 않겠나하는 낙천적 안일무드로 일상을 향유한다. 여주인공의 콜로라투가 인상적이지만 드라마는 이쯤되면 막간다는 표현이 딱이다. 정신적 사유가 망가진 시대, 영혼의 그림자는 온데 간데 없이 향락과 금품에 놀아나는 존재의 가벼움을 비꼬며 사람을 죽였다 살렸다하는 파우스트적 전개방식이 하룻밤 악몽처럼 허공을 떠돈다.

장미가 유일한 경쟁상대라고 우쭐하던 미모의 쿠나곤드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캔디드는 그녀와의 재회를 감격해하며 사랑의 도피행각을 계획한다. 아르헨티나를 거쳐 해적들을 만나는 등 고난과 역경속에서 불운한 연인들은 또 한번의 이별을 맞게 되는 신의 장난을 거친다.

 

Eldorado

 

황금의 도시, 엘도라도에서 일말의 돈을 번 캔디드는 배를 구입하여 집으로, 웨스트팔리아로 돌아가려하지만 불행하게도 세계는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배가 침몰하고 기적적으로 목숨만 구한 캔디드는 비참한 몰골의 쿠나곤드를 베니스에서 발견한다. 참으로 신출귀몰한 공간 이동과 함께 우리의 대책없는 주인공들은 고향으로 돌아가 새로운 삶의 프레임을 구상하려고 한다. 더 이상 행복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21세기 일상의 주인공인 당신의 키워드는 분명 "행복"이 아닌가. 버트란트 러셀은 가만히 누워있으면 홍시가 떨어질 거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 행복은 스스로 얻고자 노력할 때, 의지적 투쟁이 있을 때 온전히 나의 것이 될 수 있다 했다. 나는 러셀의 정변에 공감한다. 실로 노력없이 얻어지는 행복은 없으며 단순한 일상의 견딤속에 흔연히 찾아오는 그 찰라적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다. 내게는 완벽한 일상도 없고 필요로 하는 걸 가질 수 있는 여력도 없고 오직 장미만이 라이벌인 미모도 사라진 지 오래되었고(헐~~), 젊음도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제외한 그 외의 것들속에서 행복을 찾고 싶다.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듣는 것 같았다. 종종 서곡의 경쾌한 멜로디가 반복되어 듣는 와중에 거듭 흥얼거렸다.  그토록 번스타인의 곡은 대중적이기에,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하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가 그의 것이 아닌가.

 

 

 

 

 

 

 

 

 

 

 

 

 

 



b*******e 2012.09.20. 신고 공감 10 댓글 21